만병초 '크레스트'는 학명을 Rhododendron 'Crest'라고 등록되어 있는데 이를 ‘Hawk Crest’라고도 한다. 1900년대 중반 이를 육종한 영국 Exbury에 있는 로스차일드가문에서 중국 사천성이 원산지인 선황색 꽃이 피는 Rhododendron wardii 즉 중국명 황배두견(黄杯杜鹃)과 Rhododendron campylocarpum이라는 또 다른 선황색 꽃이 피는 중국 서장성이 원산지인 중국명 만과두견(弯果杜鹃)을 주로 이용하여 많은 노란색 꽃이 피는 품종들을 개발하였는데 이들을 Hawk Group라고 부르기 때문에 그 Hawk 그룹의 ‘크레스트’ 품종이라는 뜻으로 ‘Hawk Crest’라고도 부르는 것이다. 글쎄 왜 매라는 뜻을 가진 Hawk그룹이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Crest는 그 중 으뜸이라는 뜻으로 사용한 것 같다. 실제로 이 품종은 노란색 만병초 중에서 가장 훌륭한 품종이라고 한동안 인정받아 왔었다.
이 ‘크레스트’ 품종은 로스차일드가문에서 중국 황배두견과 유백색 꽃이 피는 ‘Lady Bessborough’를 교잡시켜 1953년에 발표한 연한 녹황색 꽃이 피는 품종이다. ‘Lady Bessborough’는 로드차일드가문의 Lionel de Rothschild (1882-1942)가 1933년에 개발한 품종으로서 중국 만과두견(弯果杜鹃)과 학명 Rhododendron discolor인 중국명 나팔두견(喇叭杜鹃)간의 교잡종으로서 담홍색 또는 백색 꽃이 피는 품종이다. 그러니까 이 품종은 중국 원산의 만병초 3개 수종이 복합 교잡되어 탄생한 것이다. 이 'Crest'는 Lionel de Rothschild가 시작하였으나 그의 사후에 꽃이 처음 피기 시작하여 그의 아들인 Edmund Leopold de Rothschild (1916~2009)가 1953년에 발표한 품종이다.
에드먼드 로스차일드는 국제적인 금융재벌로도 유명하지만 그가 제2차 세계 대전에 영국 포병장교로 참전하였기에 소령 즉 Major로 불리기를 매우 좋아하였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아버지 Lionel de Rothschild 또한 소령이었지만 제1차 세계 대전 때 두 동생은 참전하였지만 본인은 가업을 지키느라 참전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고 한다. 이렇게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몸소 실천하는 영국의 귀족들은 그래서 시민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것이다. 우리 선조들도 과거에는 이들 못지않게 나라에 어려움이 닥치면 몸을 바쳐 충성하는 것을 당연시 하였는데 최근에 와서는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아 보인다.
만병초 ‘크레스트’는 키는 4m까지 자라고 잎의 길이는 14cm이고 너비는 5.5cm로 매우 큰 편이다. 꽃은 지름 100mm에 길이 65mm의 종형으로 피며 색상은 연한 황록색이며 12송이씩 모여서 피는 것이 특징이다. 내한성은 영하 21도로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는 약간 부족한 면이 있어 아쉽다.
등록명 : 만병초 '크레스트'
학 명 : Rhododendron 'Crest'
그 룹 : 로도덴드론, 만병초아속
부모종 : 황배만병초와 ‘Lady Bessborough’
육종가 : 영국 로스차일드가문, 1953년
내한성 : 영하 21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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