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장미과 벗나무속/벚나무아속

1820 대만벚나무 – 종벚나무

낙은재 2023. 5. 1. 11:15

대만벚나무 – 종벚나무
대만벚나무 - 종벚나무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대만벚나무 ‘수페르바’로 등록된 원예품종이 있다. 학명이 Prunus campanulata 'Superba'로 되어 있는데 2011년 최초 등록 당시에는 캄파눌라타벚 '수퍼바'라고 하다가 곧이어 캄파눌라타벚나무 ‘수페르바’로 수정되더니 다시 현재의 이름인 대만벚나무 ‘수페르바’로 변경되었다. 이런 국명의 변경 기록이 당연히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남겨져 있어야 함에도 전혀 아무런 기록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학명은 기억하지 못하고 국명만 알고 있을 터인데 어찌 과거 이름과 현재의 이름이 같은 식물을 지칭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겠냐 말이다. 여하튼 국내에 대만벚나무 ‘수페르바’라는 원예품종이 등록되어 있지만 그 원종인 대만벚나무는 등록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 원종인 대만벚나무 즉 Prunus campanulata에 대하여 탐구한다.

 

이 수종은 중국 복건성에서 1861년에 채집한 표본을 대상으로 한참 후인 1883년에 러시아 식물학자인 칼 맥스모비치(Karl Maximovich, 1827~1891)가 Prunus campanulata Maxim.이라는 학명을 부여한 것이다. 여기서 종소명 campanulata는 Bell-shaped 즉 종모양이라는 뜻이다. 아래로 처지면서 붉은 색으로 피는 이 수종의 길이 6mm인 꽃받침이 종모양을 하고 있는 데다가 꽃잎이 활짝 펴지지 않고 반쯤만 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어 일반명 중에도 bellflower cherry라는 이름이 있으며 중국명도 종화앵도(钟花樱桃)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시중에서도 종벚나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데 그 이유는 학명이나 중국이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를 Duncan & Davis라는 뉴질랜드 최대 원예종묘업체에서 도입하여 처음 심은 천리포수목원에서 종벚나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수종은 대만에서 많이 자생하며 대만의 타이중시(臺中市)에서는 시화로 지정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남부 복건성과 절강성 광동성 광서성 등 매우 광범위한 지역에서 자생한다. 그런데 어쩐지 영어권에서는 대만벚나무 즉 Taiwan cherry나 대만의 옛 이름 포모사 벚나무라고 즉 Formosan cherry로 주로 부른다. 이 수종의 실물을 1899년 서양에 처음 선보인 영국의 Messrs Sanders of St Albans라는 난(Orchid) 전문 원예업체가 혹시 대만에서 온 벚나무로 소개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런데 광범위한 지역에서 자생하는 나라는 중국이고 게다가 표본이 채집된 장소도 중국복건성인데 대만벚나무로 불리는 것이 못마땅하였던지 중국 근대 임업개척자이자 수목분류학자인 진영(陈嵘, 1888~1971)선생이 1959년 발간한 중국수목분류학(中国树木分类学)에는 종화앵도(钟花樱桃)라는 이름 외에도 복건산앵화(福建山樱花)라는 이름도 붙였다. 대만에서 이 수종을 산앵화(山樱花)로 부르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이름이다. 중국에서 산앵화로 부르는 학명 Prunus serrulata(꽃벚나무)인 수종이 따로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하튼 당초 영국에 반입된 나무는 흔적이 없고 현재 서양에 널리 보급된 나무는 1915년 그 유명한 식물채집가인 어네스트 윌슨이 일본에서 가져가 미국 아놀드수목원에 심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 오키나와에서도 자생지가 발견되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어 일본도 원산지라고 하지만 일부 일본 학자들은 대만에서 인위적으로 건너 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회의를 표한다. 여하튼 이 수종의 영어명이나 우리 이름이 대만벚나무이기는 하지만 주 원산지이자 최초 발견지는 중국이고 실질적으로 서방에서 반출해 간 나라는 일본이므로 대만은 그저 원산지 중 하나라는 것 외에는 특별한 연고가 없다는 말이다.

 

대만벚나무 - 대만에서 산벚나무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일본에서는 이 벚나무가 음력 정월에 꽃을 피운다고 간지쯔자쿠라(ガンジツザクラ) 즉 원일앵(元日桜)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일본 정명은 추운 날씨에 붉은 꽃을 피우는 벚나무라고 칸히자쿠라(カンヒザクラ) 즉 한비앵(寒緋桜)이라고 한다. 대만에서는 산벚나무 외에 비한앵(緋寒櫻)이라고 일본과는 반대로 부르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벚꽃의 개화시기 등에 사용하는 표준으로 꽃벚나무나 왕벚나무를 기준으로 삼지만 아열대기후인 남쪽 가고시마현이나 오키나와현에서는 왕벚나무가 살지 못하기 때문에 이 칸히자쿠라 즉 대만벚나무를 벚나무의 표준으로 삼는다고 한다. 그만큼 온난한 지역에서 흔히 보이는 벚나무라는 말이다. 그럼 결국 각국의 이름들에서 이 수종의 특징이 거의 다 드러난다. 이른 봄 추운 날씨에 붉은 종모양의 꽃을 피우는 벚나무라는 것이다. 실제로 천리포수목원의 호수변에 심어진 큰 나무에서 잎이 나기 전에 새빨간 꽃이 풍성하게 핀 모습을 보면 감탄을 금치 못하게 되는데 다만 내한성이 영하 18도에 불과하여 중부지방에서는 심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이 대만벚나무는 꽃이 조기에 개화하고 진한 분홍색 꽃이 아래로 처지면서 피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이를 다른 벚나무 수종들과 교잡시켜 새로운 원예품종을 개발하려고 많이 시도한다고 한다. 

 

등록명 : 대만벚나무

유통명 : 종벚나무

학    명 : Prunus campanulata Maxim.

이    명 : Cerasus campanulata (Maxim.) Masam. et S.Suzuki

분    류 : 장미과 벚나무속 벚나무아속 낙엽 관목 교목

원산지 : 중국 남부, 대만, 오키나와(?)

중국명 : 종화앵도(钟花樱桃) 복건산앵화(福建山樱花)

일본명 : 칸히자쿠라(カンヒザクラ) 한비앵(寒緋桜)

영어명 : Taiwan cherry, Formosan cherry, bellflower cherry

수    고 : 3~8m

수    피 : 흑갈색

가    지 : 소지 회갈색 자갈색 눈지 녹색, 무모

동    아 : 난형, 무모

엽    편 : 난형, 난상타원형, 도란산타원형, 박혁질

잎크기 : 4~7 x 2~2.5cm

잎모양 : 선단점첨, 기부원형, 변급첨거치, 부정제

잎색상 : 상면 녹색, 무모, 하면 담록색, 무모 혹 맥액 족모

측    맥 : 8~12대

잎자루 : 8~13mm, 무모, 정단 상유선체 2

탁    엽 : 조락

꽃차례 : 산형화서, 2~송이, 선엽개방, 하향, 반개

꽃크기 : 지름 1.5~2cm

총포편 : 장타원형, 5 x 3mm, 양면복생유모, 총경단, 2~4mm

포    편 : 갈색, 1.5~2mm, 변선치

꽃자루 : 1~1.3cm, 무모 혹 단유모

꽃받침 : 악통종상, 6 x 3mm, 무모, 기부팽대, 악편장원형 2.5mm, 전연

꽃부리 : 도란상장원형, 분홍색, 선단 짙은 색, 오목, 꽃받침과 함께 낙화

수    술 : 39~41매

암    술 : 수술보다 김, 무모

열    매 : 핵과 난구형, 10 x 5~6mm, 정단첨, 핵표면 미능문

과    경 : 1.5~2.5cm, 선단팽대, 악편숙존

개화기 : 2~3월

결실기 : 4~5월

용    도 : 관상용

내한성 : 영하 18도

 

대만벚나무 – 종벚나무
대만벚나무 – 종벚나무
대만벚나무 – 종벚나무
대만벚나무 – 종벚나무
대만벚나무 – 종벚나무
대만벚나무 – 종벚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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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우리나라에 등록된 원예품종인 대만벚나무 수페르바’에 대하여 간단하게 알아본다. 실질적으로 원종과 차이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등록명 : 대만벚나무 ‘수페르바’

학  명 : Prunus campanulata 'Superba'

분   류: 장미과 벚나무속 벚나무아속 낙엽 소교목

원산지 : 원예품종

육종가 : 뉴질랜드로 추정

 

국내 등록된 대만벚나무 ‘수페르바’라는 품종은 아마 뉴질랜드에서 선종된 원예품종인 것으로 추정은 되지만 어쩐 일인지 개발에 관한 정확한 정보가 보이지 않는다. 키가 5m까지만 자라서 원종에 비하여 사이즈가 아담하고 꽃의 색상이 더 진하며 꽃에 꿀이 많아 뉴질랜드인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꽃의 꿀을 먹고 사는 새 즉 밀식조(蜜食鳥)의 일종인 투이(Tui)라는 이름을 가진 새의 먹이감으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그래서 뉴질랜드에서는Tui tree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뉴질랜드 북섬 특히 오클랜드에서는 이 대만벚나무가 새들의 배설물에 의한 번식이 매우 왕성하여 뉴질랜드 자연 숲을 망친다고 생태교란종으로 지정하여 식재와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그래서 뉴질랜드에서는 sterile(불임) 즉 종자를 맺지 못하지만 꿀은 많이 배출하여 투이새의 겨울 먹거리용 적합한 품종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는데 아마 그런 차원에서 개발된 것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수페르바는 천리포의 예를 봐서도 키가 결코 작지 않으며 심지어는 결실도 된다. 그래서 최근에는 뉴질랜드 당국에서 불임이라고 확인되어 식재가 허용된 대만벚나무 품종은 뉴질랜드의 유명한 육종가인 Felix Jury(1912~1997)가 개발한 ‘Mimosa’와 ‘Pink Cloud’라는 두 품종이라고 공시한 바도 있다. 서양인들은 정원으로 새를 불러들이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새를 유인하기 위하여 식물을 심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벌새 즉 hummingbird를 불러들이기 위하여 미국능소화를 정원에 심는 것이다.

 

대만벚나무 ‘수페르바’ - 천리포수목원 
대만벚나무 ‘수페르바’
대만벚나무 ‘수페르바’와 투이새
대만벚나무에 거꾸로 매달린 투이와 공중비행하며 미국능소화의 꿀을 빠는 벌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