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꽃나무라고 학명 Rhodotypos scandens (Thunb.) Makino로 표기하는 장미과 황매화속으로 분류되는 우리 자생종이 있다. 병아리꽃나무속의 유일한 종인 이 수종은 우리나라에서는 전국 각지 해안지방에서 드물게 발견되며 중국에서는 절강성에서부터 요녕성까지 다소 서늘한 중북부지방에서 자생하며 일본에서도 혼슈 중부지역에 분포하지만 일본에서는 개체수가 줄어들어 멸종위기종으로 관리하고 있다. 키가 1.5m 이내로 자라는 관목인데 줄기가 직립이라기보다는 아치형으로 다소 옆으로 뻗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4~5월에 지름 3~4cm의 백색 꽃을 피우며 마주 나는 짙은 녹색 잎은 예리한 이중 거치가 있으며 주름이 많고 뒷면에 털이 많다. 꽃이 없는 시기에 잎 모양만으로도 관상가치가 있는데다가 내한성이 강하고 생명력이 강하여 나름대로 정원수로 인기가 있다.
이 수종은 1823년 일본을 방문하여 수년 간 체류하면서 일본 식물을 탐사하고 일본인들에게 식물분류학과의학을 전수한 독일 의사겸 식물학자인 필리프 프란츠 폰 지볼트(Philipp Franz von Siebold, 1796~1866)가 1830년 황매화속으로 분류하여 Kerria tetrapetala Siebold라는 학명을 부여한다. 여기서 종소명 tetrapetala는 꽃잎이 4장이라는 뜻이다. 황매화의 꽃잎은 5장 이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아무래도 황매화와는 다른 것으로 판단한 지볼트가 1841년 새로운 속을 신설하여 Rhodotypos kerrioides Siebold & Zucc.라고 명명하게 된다. 이 때 신설된 병아리속의 속명 Rhodotypos는 장미꽃을 닮았다는 뜻이고 종소명 kerrioides는 황매화속을 닮았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런 줄로 알고 있었는데 나중인 20세기 들어와서 일본 식물학자인 마키노 토미타로(牧野 富太郎, 1862~1957)가 그 이전에 일본에 1년 3개월간 체류하면서 일본 식물을 탐사하였던 린네의 제자 칼 페테르 툰베리(Carl Peter Thunberg, 1743~1828)가 1794년 황마속으로 분류하였던 학명 Corchorus scandens Thunb.과 동일종임을 파악하고서 이를 병아리꽃나무속으로 변경하여 1913년 Rhodotypos scandens (Thunb.) Makino라고 재명명한 학명이 현재 전세계가 인정하는 학명이다. 최종 학명의 종소명 scandens는 덩굴성이라는 뜻인데 실제로 병아리꽃나무는 줄기가 직립하기는 하지만 어린 가지는 아치형으로 옆으로 처지기 때문에 다소 덩굴성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당초 높이 2~4m로 곧게 자라는 황마속으로 분류하였기 때문에 덩굴성 특징이 두드러졌던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를 명대 저술된 의학서 월씨의관(赵氏医贯)을 근거로 계마(鸡麻)라고 하는데 그 연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황매화(棣棠)를 닮았지만 백색 꽃이 핀다고 백체당(白棣棠)이라고도 부르며 그 외에도 잎 모양에 따라서 삼각초(三角草) 또는 열매의 모양에서 쌍주모(双珠母) 등으로 부른다. 중국에서는 병아리꽃나무의 뿌리와 열매가 혈허신휴(血虚肾亏)를 치료하는 보혈(补血) 익신(益肾)의 효능이 있다고 한약재로 쓴다. 일본에서도 이 수종을 백색 꽃이 피는 황매화(山吹)라는 취지에서 시로야마부키(シロヤマブキ)라고 하며 한자로는 백산취(白山吹)라고 쓴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명인 병아리꽃나무 외에 개함박꽃나무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비록 사이즈는 작지만 그 꽃모양이 함지박을 닮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병아리꽃나무의 어원이다. 일각에서는 꽃필 때의 모습이 병아리를 닮았다는데 글쎄 뭐가 닮았다는 것인지 전혀 공감이 가지 않는다. 중국 정명인 계마(鷄麻)의 계(鷄)가 닭을 뜻하므로 어떤 연관성이 있을 법하지만 현재 중국 계마(鸡麻)의 어원을 중국에서도 설명하지 못하기에 더 이상 파악할 길이 없어 답답하다.
병아리꽃나무는 우리나라에 등록된 장미과 아몬드아과 황매화족 3개 속 중 하나인 병아리꽃나무속의 전세계 하나 뿐인 종이다. 황매화족은 황매화속과 네비우시아속 그리고 병아리꽃나무속 등 3개의 속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이하게 모든 속이 실질적으로 하나의 종으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병아리꽃나무는 같은 속은 아니지만 황매화와는 매우 가까운 근연관계에 있으며 실제로 매우 비슷한 면모를 보인다. 특히 일본에는 백색 꽃이 피는 황매화가 있는데 이야말로 병아리꽃나무와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속이 다를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므로 찾아보면 차이점은 많다. 우선 꽃잎 수가 병아리꽃나무는 4장이지만 황매화는 기본이 5장이고 여러 장인 품종도 있다. 그리고 황매화의 꽃받침인 매우 작은 5개로 구성되어 있지만 병아리꽃나무의 꽃받침은 대개 2개로 매우 크고 그 보다 작은 2개의 부악편이 존재한다는 점이 다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황매화의 잎은 어긋나기인데 병아리꽃나무의 잎은 마주나기라는 점에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등록명 : 병아리꽃나무
학 명 : Rhodotypos scandens (Thunb.) Makino
분 류 : 장미과 황매화족 병아리꽃나무속 낙엽 관목
원산지 : 한중일
중국명 : 계마(鸡麻), 백체당(白棣棠) 삼각초(三角草) 쌍주모(双珠母) 등
일본명 : 시로야마부키(シロヤマブキ, 白山吹)
수 고 : 0.5~2m
줄 기 : 소지 자갈색, 눈지 녹색, 광활
잎차례 : 대생
잎크기 : 4~11 x 3~6cm
잎모양 : 난형, 정단점첨, 기부원형 미심형, 변연 첨예중거치
잎면모 : 상명 유시 유모 이후 탈락, 하면 견복유모, 노시 탈락, 연맥 희유모
잎자루 : 2~5mm, 소유모
탁 엽 : 막질 협대형, 소유모, 불구탈락
꽃차례 : 단화 신초상 정생
꽃크기 : 지름 3~5cm
꽃받침 : 대, 1~1.5cm, 난상타원형 정단급첨, 변연예거치, 외면견복유
부악편 : 세소, 협대형, 4~8mm
꽃부리 : 백색, 도란형
열 매 : 수과(瘦果) 4개, 흑색 갈색, 사타원형, 길이 8mm, 광활
개화기 : 4~5월
결실기 : 6~9월
내한성 : 영하 34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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