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장미과 아몬드아과/장미과 기타

2056 담자리꽃나무

낙은재 2024. 11. 7. 08:33

 

백두산 담자리꽃나무

 

 

 

식물분류학에서 현재 대략 110개 속 8,138종으로 구성된 장미과(科, Family)는 장미아과와 아몬드아과 그리고 담자리꽃나무아과로 3분 할 수 있다. 같은 아과(亞科, subfamily)라고는 하지만 전체의 76.7%의 종(種)이 장미아과에 속하고 나머지 22.9%의 종이 아몬드아과에 속하므로 담자리꽃나무아과의 종은 겨우 0.4%에 지나지 않으며 구성하는 속(屬)도 겨우 4개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들 4개 속을 하나의 아과로 분류하기를 주저하여 장미아과에 포함시키는 학자들도 있다. 여하튼 지하 뿌리에 질소를 고정하는 박테리아로 구성된 혹이 있다는 특징을 가진 담자리꽃나무아과 4개 속 중에서 우리나라에는 담자리꽃나무속 4개 종만 등록되어 있다. 그리고 이 4종 중에서 담자리꽃나무 한 종은 평안도와 함경도 등 북한 최북단지역에서도 발견되는 우리 자생종이다.

 

장미과 분류도와 동북아시아 최북단에서 자생하는 담자리꽃나무 분포도

 

 

한중일 그리고 극동러시아가 원산지인 이 식물은 상록으로서 다년생 목질 뿌리에서 여러 줄기가 나와서 키가 겨우 10cm미만 포복성으로 자라는 반관목인 이 수종을 우리나라에서는 담자리꽃나무라고 부른다. 담자리는 담(毯) 즉 털을 물에 빨아 짓이겨 평평하고 두툼하게 만든 조각으로 만든 자리를 말한다. 이 수종이 고산지대 평원에서 지면에 낮게 깔려서 자라는 모습이 마치 양탄자와 같이 보이기 때문이다. 담자리라는 식물 이름이 하나 더 있는데 그게 바로 같은 백두산 인근에서 자생하는 진달래속 황산차의 북한명 담자리참꽃이다. 참고로 황산차의 일본명은 모전철쭉(毛氈躑躅)이다. 모전(毛氈)이나 전담(氈毯) 또는 담(毯) 모두 담요(毯-)나 양탄자(洋--)와 비슷한 의미이다.

 

바로 이런 모습에서 담자리꽃나무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목질 줄기가 있기에 반관목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 수종을 주 원산지인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에서는 일본 식물학자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 1882~1952)이 1918년 명명한 학명 Dryas octopetala var. asiatica (Nakai) Nakai로 현재 표기하고 있지만 서양에서는 이상하게시리 이 나카이의 학명을 쓰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 흥미롭다. 우선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스웨덴 식물학자이자 탐험가인 Oskar Eric Gunnar Hultén(1894~1981)이 한참 후인 1946년에 명명한 Dryas octopetala subsp. ajanensis (Juz.) Hultén으로 표기하다가 최근에는 아예 독립된 종으로 1929년 러시아 식물학자인 Sergei Vasilievich Juzepczuk(1893~1959)가 명명한 학명 Dryas ajanensis Juz.로 표기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대륙의 북방 광범위한 지역에 분포하는 참담자리꽃나무 즉 린네가 1753년 식물분류학을 창설하면서 명명한 학명 Dryas octopetala L.의 변종으로 나카이가 일찌감치 1918년에 명명하였음에도 훨씬 뒤에 명명된 학명을 서양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물론 나카이는 참담자리꽃나무의 하위 품종(f.)이나 변종(var.)으로 명명하였지만 서양 학자들은 아종(subsp.)이나 독립된 하나의 종(genus)으로 명명하였기에 다르기는 한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누가 나카이의 발표 자료를 살려서 아종이나 원종으로 재명명한다면 그 기산점은 소급되어 올라가기 때문에 적명(嫡名)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Dryas asiatica (Nakai) xxx.로 말이다.

 

신학명 Dryas ajanensis의 종소명은 표존 채집지인 위 Ayan이라는 지역명에서 왔다.

 

 

속명 Dryas는 그리스 신화 속 나무 요정인 Dryad에서 온 것인데 Dryad는 처음에는 참나무의 요정 즉 oak nymphs이었으나 나중에는 보편적인 나무의 요정으로 변했다. 그리고 참담자리꽃나무의 종소명 octopetala는 꽃잎이 8장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담자리꽃나무의 꽃잎은 최대 16장까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6~10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많다. 신학명의 종소명이 된 과거 변종명 ajanensis는 극동 러시아 오호츠크(Okhotsk) 해안에 있는 Ajan이라는 지명으로 현재는 Ayan이라고 한다. 참담자리꽃나무를 선녀목(仙女木)이라고 하는 중국에서는 담자리꽃나무를 동아선녀목(东亚仙女木)이라고 부른다. 중국의 선녀가 곧 서양의 fairy이자 nymph이므로 결국 학명의 속명에서 온 명칭인 것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새로운 식물의 명칭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서방 세계와 발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중국의 모습을 보면 배울 점이 있어 보인다. 중국에서는 참담자리꽃나무의 꽃잎이 여러 장이라고 다판목(多瓣木)이라고도 한다.

 

그리스 신화 나무의 요정인 Dryad에서 속명 Dryas가 왔다.

 

 

 

일본에서는 이 수종을 쵸우노스케소우(チョウノスケソウ, 長之助草)라고 다소 특이한 이름으로 부른다. 이 이름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이 수종을 일본 혼슈 도야마현(富山县) 다테야마(立山)에서 처음 발견한 식물 채집가인 스가와 쵸우노스케 (須川長之助)의 이름에서 온 것이다. 그는 러시아의 저명한 식물학자인 Karl Maximovich (1827~1891)가 일본에서 식물 채집 활동을 할 당시 동행하면서 조수 역할을 하였던 사람이다. 그 시기가 1889년인데 이 표본이 맥스모비치를 통하여 훗날 러시아 식물학자 Sergei Vasilievich Juzepczuk에게 전해져 그가 1929년 Dryas tschonoskii Juz.라는 학명을 발표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학명은 훗날 같은 해 같은 학자에 의하여 발표된 학명 Dryas ajanensis Juz.와 동일 종임이 밝혀져 이명처리 되고 있다. 여하튼 이렇게 최초 발견과 채집에서부터 40년이 걸려서 학명이 탄생한 것인데 그 사이에 일본학자 나카이가 유라시아 원산 참담자리꽃나무의 품종과 변종으로 각각 1916년과 1918년에 발표한 것이다. 이래서 한중일 3국에서는 나카이가 1918년 변종으로 명명한 학명을 쓰지만 서양에서는 1946년 스웨덴 학자가 명명한 Dryas octopetala subsp. ajanensis를 쓰다가 최근에 와서는 1929년 러시아 학자가 명명한 Dryas ajanensis를 정명으로 인정한다. 이와 같이 과거 사정을 파악하고 보니 누가 중간에서 끼어 든 셈인지 헷갈리게 된다. 채집은 맥스모비치가 먼저인데 발표는 나카이가 먼저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중에 이리 저리 통합이 되고 보니 마치 누가 중간에서 가로채기 한 것처럼 보이지만 학자들의 발표 당시에는 각각 다른 종으로 판단하였기에 그런 비신사적인 행위와는 거리가 멀다.

 

1985년 일본 우표에 등장한 담자리꽃나무

 

 

 

 

참담자리꽃나무에 비하여 담자리꽃나무는 잎이 상대적으로 넓고 측맥의 수가 7~10쌍으로 많고 꽃의 지름이 1~2.5cm로 상대적으로 작다. 반면에 참담자리꽃나무는 잎모양이 장원형 또는 타원형으로 길쭉하고 선단이 뭉텅하게 둔하며 측맥은 5~7쌍으로 적고 꽃의 지름이 최대 3.5cm로 크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래서 담자리꽃나무를 중국에서는 관엽선녀목(宽叶仙女木)이라고도 부른다.

 

참담자리꽃나무는 담자리꽃나무와는 달리 잎이 길쭉하다.

 

 

 

등록명 : 담자리꽃나무

학   명 : Dryas octopetala L. var. asiatica (Nakai) Nakai

신학명 : Dryas ajanensis Juz.

분   류 : 장미과 담자리꽃나무속 상록 반관목

원산지 : 한중일 극동 러시아 

중국명 : 동아선녀목(东亚仙女木) 관엽선녀목(宽叶仙女木)

일본명 : 쵸우노스케소우(長之助草)

영어명 : white dryad, Ajan Mountain-avens

수   고 : 3~9cm

뿌   리 : 목질

줄   기 : 총생 포복 기부다분지

엽   편 : 아혁질 타원형 관타원형 근원형

잎크기 : 5~20 x 3~12mm

잎모양 : 선단원둔 기부절형 근심형 변연외권 원둔거치

잎면모 : 상면유모소생 혹무모 하면 백색융모

잎면맥 : 측맥 7~10쌍 하면 중맥및측맥 융기 황갈색분지장유모

잎자루 : 4~20mm 백생융모 황갈색분지장유모 밀생

탁   엽 : 막질 조상피침형 4~5mm 대부분 엽병에 첩생 선단첨예 전연 장유모

꽃자루 : 2~3cm 과기 6~7cm 백색융모 밀생 분지장유모 다수 선모

꽃크기 : 지름 1.5~2cm

꽃받침 : 길이 7~9mm 백색권모소생 다수 심자색 분지유모 심자색 담황색선모

악   편 : 난상피침형 5~6mm 선단근첨예 외면 심자색 분지유모 및 백색유모 소생 내면 선단 장유모

화   판 : 6~10 주로 8매 최대 16매 도란형 8~10mm 백색 선단원형 무모

수   술 : 다수 화사 4~5mm 무모

화   주 : 견모

열   매 : 수과 각원란형 3~4mm 갈색 장유모 선단 화주 1.5~2.5cm 숙존 우상견모

개화기 : 7~8월

내한성 : 영하 45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