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7 가지과 – 고추 감자 토마토 등 채소와 약초 독초로 구성된 과

 

 

가지과의 모식종은 black nightshade로 불리는 까마중인데 덜 익은 열매와 잎에 독이 있다.

 

 

 

가지과는 학명 Solanaceae로 표기하는 거대한 속이다. 전세계 102속에 2,793종이 속하기 때문인데 우리나라에 등록된 식물은 22속의 87종에 불과하여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는 생육하기 어려운 열대 식물들이 많기 때문이다. 가지과는 알카로이드라는 약성과 독성을 가진 식물들이 많아 예로부터 약으로 많이 사용되었고 인류의 중요한 식재료인 채소들도 많이 포진하는 과이다. 국내 등록된 식물 대부분은 초본이라서 목본은 천사의나팔속과 야래향속 브룬펠시아속 구기자속 및 가지속 등 5개 속으로 분류되는 원예품종 포함 23개 수종이다. 하지만 가지과 초본에는 가지 뿐만 아니라 감자와 고추 토마토 등 우리 일상 생활에 필수적인 매우 중요한 채소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그 외에도 담배와 까마중 배풍등 페튜니아 독말풀 꽈리 미치광이풀 등 익숙한 이름의 식물들도 가지과에 속한다. 하지만 갈 길이 멀어서 일일이 탐구하지 못하고 대부분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그래서 목본 탐구 중에 틈틈이 기회가 있다면 이들에 대하여 최대한 깊이 언급하고자 한다.  

 

천사의나팔은 가지과 독성 목본이다.

 

 

가지과의 학명 Solanaceae는 과의 모식속인 가지속의 학명 Solanum에서 온 것이다. 가지속의 속명 Solanum의 어원은 명확하지는 않지만 안락함이나 위로감 또는 진정을 뜻하는 라틴어 solamen에서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부 종에서 추출한 성분을 과거에 자상이나 화상 등의 치료용이나 진정제로 많이 사용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1753년 린네가 명명한 가지속의 대표격인 모식종은 가지가 아니고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에 널리 자생하는 서양에서 black nightshade로 불리는 까마중이다. 린네가 1753년 식물분류학을 창설하면서 가지속으로 여러 종을 직접 명명하였는데 그 중에는 가지와 감자 그리고 토마토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 기라성 같은 종들과 같은 속임에도 불구하고 존재감이 떨어지는 까마중을 모식종으로 삼았다는 것은 요즘 시각으로는 전혀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까마중은 덜 익은 열매나 잎에 약한 독성이 있어 그리스시대부터 진통제나 피부치료제 등의 약으로 널리 사용되었기에 서양에서는 매우 중요한 식물로 취급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마취성 효능까지 있어 속명 Solanum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되어 후세 학자들이 이 까마중을 모식종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중일 삼국에서는 어느 나라도 이를 까마중과 까마중속이라고 하지 않고 감자과 감자속이라고 부른다. 감자가 우리 동양에서는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행앵도리(杏櫻桃李)가 속한 Prunus속을 중국에서는 학명 그대로 자두나무속(李屬)이라고 하지만 한일 양국에서는 벚나무(櫻)속이라고 부르는 것과 유사한 사례이다.

 

가지과의 학명 Solanaceae는 프랑스 식물학자인 Antoine Laurent de Jussieu (1748~1836)가 1789년에 명명한 것이다. 이는 가지속이 명명된 1753년으로부터 36년 후가 된다. 원래 린네의 식물분류법에는 과(科) 즉 family가 없었다. 그래서 당초 린네는 kingdom(계) 아래 class(강)와 order(목) 그리고 genus(속)와 species(종) 등 4개 단계로만 분류하였는데 후세 학자들에 의하여 나중에 class(강) 위에 phylum 즉 문(門)을 추가하고 genus(속) 위에 family 즉 과(科)를 추가하여 문강목과속종(門綱目科屬種)이라는 현재의 6단계가 된 것이다. 가지과 즉 식물분류학에서 다시 아과(sub family)로 세분할 수 있는데 국내 등록된 가지과 식물들은 아과(亞科)로 세분하면 다음 표와 같이 야래향아과와 담배아과 페튜니아아과 호접초아과 및 가지아과 등 5개 아과로 분류할 수 있다.

 

 

아과명	족(tribe)	속(genus)	속명	종수
야래향아과	야래향족	Cestrum	야래향속	6
	브로왈리아족	Browallia	브로왈리아속	1
	나팔담배꽃족	Salpiglossis	나팔담배꽃속	1
담배아과	담배족	Nicotiana	담배속	4
페튜니아아과		Brunfelsia	브룬펠시아속	6
		Nierembergia	솔잎도라지속	3
		Petunia	페튜니아속	18
호접초아과		Schizanthus	호접초속	1
가지아과	고추족	Capsicum	고추속	1
	독말풀족	Brugmansia	천사의나팔속	5
		Datura	독말풀속	4
	사리풀족	Atropa	아트로파속	1
		Hyoscyamus	사리풀속	1
		Physochlaina	피소클라이나속	1
		Scopolia	미치광이풀속	1
	구기자족	Lycium	구기자속	1
	페루꽈리족	Nicandra	페루꽈리속	1
	땅꽈리족	Alkekengi	꽈리속	1
		Physaliastrum	가시꽈리속	1
		Physalis	땅꽈리속	5
		Tubocapsicum	알꽈리속	1
	가지족	Solanum	가지속	23
합  계		22속		87종

 

 

가지(좌)와 감자(우) 구분하기 어렵다.

토마토(좌)는 가지과이지만 우측 고구마는 가지과가 아닌 메꽃과이다.

고추(와) 꽈리(우)

목본인 천사의나팔(좌)과 초본인 독말풀(우)은 근연종으로 독성식물이다.

담배(좌)와 독초인 미치광이풀(우)

목본인 브룬펠시아(자스민)와 페튜니아의 인기 원예품종인 사피니아(우)

유럽에서 deadly nightshade로 불리는 독초 Atropa belladon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