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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9 꽈리 – 산장(酸漿) 괘금등(挂金灯)

낙은재 2025. 1. 17. 14:05

꽈리의 꽃과 열매

 

 

 

꽈리는 가지과 가지아과 땅꽈리족 꽈리속으로 분류되는 다년생초본이다. 꽈리도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땅꽈리속 즉 Physalis속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19세기 초부터 꽈리는 별도의 꽈리속 즉 Alkekengi속으로 분류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 되었으나 큰 호응을 받지 못하다가 최근의 유전자 분석 덕분에 힘을 얻어 현재는 세계적으로 거의 모두 그 분리론을 수용하고 있다. 따라서 꽈리속의 유일한 종이 되었다. 그래서 1921년 조선식물명휘나 1937년 조선식물향명집에서부터 표기해 오던 린네가 1753년 명명한 학명 Physalis alkekengi L.을 버리고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는 1802년 독일 식물학자인 Conrad Moench(1744~1805)가 발표한 학명 Alkekengi officinarum Moench로 등록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국내 자생하는 꽈리는 원종이 아니라 그 변종이라는 주장이 강하여 한동안 Physalis alkekengi var. franchetii 또는 Alkekengi officinarum var. franchetii로 표기하다가 다시 복귀하는 등 그 과정이 결코 간단치 않았음을 말하고 있다. 이 변종은 현재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므로 중국과 일본에서는 원종과 변종 둘 다 기록하고 있지만 우리는 처음에는 원종이라고 하다가 도중에 변종으로 바꾸었다가 현재는 다시 원종만 기록하고 있어 국내는 둘 중 하나만 자생하거나 재배한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과거부터 쭉 제주도와 북한 또는 강원도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등 거의 전역에서 자생하는 우리 토종으로 알려졌으며 해외에서도 우리 자생종으로 인정하는데 최근 국내에서는 자생식물이 아닌 재배식물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꽈리 원종보다는 변종이 흔한 일본에서도 그 원산지가 불확실하여 오래 전에 도입된 귀화식물로 분류하고 있어 우리도 그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한다. 반면에 중국은 꽈리 원종과 변종 모두의 원산지임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중국에서도 전통적으로 약재로 써온 것은 주로 변종이라고 한다.  

 

 

꽈리 원종은 1550년 이탈리아에서 변종은 1867년 일본에서 표본을 채집했다. 우리나라는 처음에는 원종을 나중에는 변종을 그러다가 현재는 다시 원종을 꽈리라고 부른다.

 

 

 

필자는 어느 식물이든 이렇게 학명의 변천사를 항상 언급하는 이유는 학명이 바로 국제적으로 널리 통하는 세계 공통의 명칭인 데다가 국내외 도감을 펼쳐보면 발간된 연도에 따라서 그 학명이 제각각 달리 표기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꽈리는 중국과 우리나라 외에도 파키스탄과 튀르키예 불가리아 등 유럽에서도 자생하기에 린네가 1753년 식물분류학을 창설하면서 땅꽈리속으로 분류하여 Physalis alkekengi L.이라고 명명한다. 여기서 속명 physalis는 bladder 즉 방광(膀胱)이나 주머니를 뜻하는 그리스어이며 종소명 alkekengi는 bladder cherry라고 풍선(방광)으로 감싸진 체리를 뜻하는 아랍어에서 온 것이다. 즉 둘 다 변형된 꽃받침이 풍선처럼 감싸고 있는 열매의 모습에서 온 것이다. 그로부터 약 50년 후 독일 식물학자인 Conrad Moench (1744~1805)가 꽈리를 땅꽈리속에서 분리 독립하여 새로운 속을 창설하면서 그 속의 유일한 종으로 1802년 Alkekengi officinarum Moench라는 학명을 발표한다. 여기서 종소명 officinarum은 약용식물이라는 뜻이다. 한편 이번에는 일본 해군 창설을 위하여 일본에 갔던 프랑스 의사 겸 식물학자인 Paul Amedée Ludovic Savatier (1830~1891)가 1867년 일본 요코스카에서 채집한 표본을 대상으로 영국 식물분류학자인 Maxwell Tylden Masters (1833~1907)가 새로운 종인 Physalis franchetii Mast.를 1894년 발표한다. 여기서 종소명 franchetii는 프랑스 식물학자인 Adrien René Franchet (1834~1900)의 이름에서 온 것이다. 이 종이 나중에는 꽈리의 변종으로 편입되어 Physalis alkekengi var. franchetii라고 표기되다가 현재는 새로운 속인 Alkekengi officinarum var. franchetii (Mast.) R.J.Wang으로 학명 표기되는데 한때 우리나라에서는 이 학명들로 꽈리를 표기했었다.

 

다시 정리하면 유럽과 중동 그리고 중국에서 자생하는 Alkekengi officinarum인 꽈리를 중국에서는 그 열매에서 신맛이 난다고 산장(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꽈리는 바로 이 종이라고 판단하여 조선식물명휘나 조선식물향명집에서는 이 학명으로 꽈리가 등록되어 있었다. 한편 일본에서는 나중에 발견되어 꽈리의 변종으로 편입된 Alkekengi officinarum var. franchetii를 호오즈키(ホオズキ)라고 부르며 한자로는 산장(酸漿)이라고 썼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느 시점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우리 꽈리가 원종이 아닌 이 변종인 것으로 판단하여 변종으로 표기하기 시작하여 웬만한 우리나라 도감에도 죄다 변종으로 학명 표기가 되어 있다. 그러다가 지금 현재는 다시 원종인 Alkekengi officinarum로 표기하고 있어 오락가락해 왔다. 원종을 산장(酸)이라고 하는 중국에서는 변종을 괘금등(挂金灯) 금등롱() 홍고랑(姑娘) 포포초(泡泡草) 등 매우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며 더 광범위한 지역에서 자생하며 더 널리 약재로 사용되어 왔다. 반면에 변종을 산장(酸漿)이라고 하는 일본에서는 원종은 요우슈호오즈키(ヨウシュホオズキ) 즉 양종산장(洋種酸漿)이라고 하며 외래종 취급을 한다. 그만큼 일본에서는 주로 변종이 널리 재배되고 있다는 것으로 뜻하며 둘 다 일본 자생종이 아닌 귀화식물이라고 한다.  

 

원종과 변종의 차이는 변종의 줄기가 더 튼튼하고 마디가 부풀어 올라서 팽대하며 전반적으로 털이 적다는 것이다. 원종은 잎 양면에 유모가 있지만 변종은 엽연에만 단모가 있고 꽃자루도 유모가 밀생하는 원종과는 달리 털이 거의 없으며 특히 결실기에는 털이 없다. 그리고 꽃받침 열편을 제외한 외통부에 털이 성글게 있다가 결실기에는 탈락하여 매끈한 무모 상태가 된다는 점이 다르다. 이런 기준으로 동정해 보니 실제로는 두 종의 특징이 혼합된 교잡종 같은 개체들도 보여서 분명하게 둘을 구분하기가 결코 쉽지는 않다. 그리고 국내 여러 도감이나 인터넷에 올려진 꽈리 사진들 중에는 변종도 많이 섞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내도 중국이나 일본과 마찬가지로 꽈리 원종과 변종 둘 다 자생하거나 재배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원종과 변종 사이를 오락가락할 것이 아니라 둘 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록할 것이 요망된다는 말이다.

 

원종은 줄기 마디가 볼록하지 않고 열매 등에 털이 많으나 변종(우)는 줄기에 마디가 볼록하고 열매 풍선에 털이 거의 없다.

 

 

 

꽈리라는 우리 이름은 꼬아리라고 동의보감 등에 기록된 옛 한글 이름으로 봐서 꼬여 있다는 뜻의 꼬와 둥글다는 뜻의 아리가 합성되어 만들어진 이름이라고 풀이한다. 우리 한글로 기록된 이름은 아마 1446년 발간된 구급방(救急方)을 1500년대 중반에 복각한 구급방언해(救急方諺解)에서 酸漿(산장)은 꽈리라고 분명하게 언급한 것이 최초가 아닌가 한다. 그 이후 수많은 문헌에 꽈리가 꼬아리나 꼬와리 꾸아리 등 매우 다양한 형태의 한글로 기록되어 있으며 전국 지역마다 부르는 명칭이 무려 수십 가지나 되어 놀랍다. 이는 분명 우리 자생종이거나 아니면 까마득한 먼 옛날부터 우리 민족의 삶과 밀접한 관계에 있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한자어로 된 명칭은 중국 이름 산장(酸漿) 그대로 세종실록지리지 등에 기록된 것이 보인다. 중국 이름 산장(酸漿)의 산(酸)은 시다는 뜻이고 장(漿)은 즙이나 옷에 먹이는 풀 등을 말한다. 예를 들면 두장(豆漿)은 두유를 말하고 이장(泥漿)은 머드(mud)를 뜻하고 지장(紙漿)은 펄프(pulp)를 말한다. 따라서 이 열매로 신맛이 나는 걸쭉한 액체를 만들어 산장(酸漿)이라고 하면 식용이나 약용하였다는 말이다. 물론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국에도 그 열매의 특이한 모습 때문에 붙은 이름이 많다. 이런 이름은 원종보다도 변종에 많은데 대부분 중국인들이 유난히 좋아하는 등롱(燈籠, )을 닮았다는 의미에서 괘금등(挂金灯)이나 금등롱() 등으로 부른다. 꽈리는 현재도 일부에서 약용으로 재배하겠지만 대부분의 민간 정원에서는 관상용으로 재배하는데 과거에는 식용으로도 널리 활용되었다. 일본에서는 꽈리를 호오즈키(ホオズキ)라 부르는데 이는 뺨(頬, ほお)이 돌출(突, つく)한다는 뜻인데 아이들이 열매를 입에 물고서 소리를 내면서 놀았기에 붙은 이름이 아닌가 하지만 생각건대 열매 기부가 움푹 들어가고 주변이 볼록 튀어나와서 애기 뺨처럼 생겼기 때문은 아닌가 한다. 하지만 일본에서도 한자로는 산장(酸漿) 또는 귀등(鬼燈)으로 쓴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꽈리를 식용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세계 제2차 대전 전까지 꽈리는 놀랍게도 청과시장에서 취급하는 과일의 일종이었다고 한다.   

 

 

꽃받침이 자라서 풍선처럼 생긴 주머니속 열매를 식용한다.
열매 기부의 볼록한 모습이 일본의 탈인 오카메(おかめ) 뺨을 닮았다.

 

 

 

꽈리는 중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그 열매를 괘금등(挂金灯) 또는 산장(酸浆)이라고 하며 폐열담해(肺热痰咳) 인후종통(咽喉肿痛) 골증로열(骨蒸劳热) 소변임삽(小便淋涩) 등의 치료용으로 활용하였으며 우리나라도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이나 구급방(救急方) 또는 동의보감(東醫寶鑑) 등 수많은 의서에 산장(酸漿)이 기록되어 있지만 재물보나 광재물보 등 실학자들의 문헌에도 언급되는데 이는 관상용 화초로도 인식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끝으로 조선 후기 실학자인 유득공(柳得恭, 1748~1807)이 저술한 고운당필기(古芸堂筆記) 중 꽈리 관련된 부분을 소개한다. 그 제목이 잡훼유화(雜卉幽花)인데 이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매력이 있는 화초라는 의미이다. 여기서 양용수는 명나라 학자 양신(楊愼, 1448~1599)을 말한다.  

 

고운당필기 제4권 잡훼유화(雜卉幽花) - 한국고전번역원 김윤조(역)

 

또 산장(酸漿)이라는 꽃이 있는데, 작고 흰 꽃을 피우며 열매가 사랑스럽다. 일명 등롱초(鐙籠草), 피변초(皮弁草), 천포초(天泡草), 왕모주(王母珠), 낙신주(洛神珠)로, 모두 그 열매에서 나온 이름이다. 양용수(楊用修)의 《치언(巵言)》에 “연경의 들에서 나는 과실 홍고랑(紅姑娘)은 밖으로 붉은 주머니가 드리워져 있고 안에는 구슬 같은 빨간 씨앗이 들어 있는데 시고 단맛이 나서 먹을 만하다. 함초롬히 섬돌에 둘러 나고 푸른 풀 향기를 띠어 역시 사랑스럽다.” 하였으니, 이는 바로 산장이다. 지난날 내가 연경에 갔을 때 한 여자가 손으로 산장을 갖고 놀기에 뭐냐고 물었더니 곧바로 홍고랑이라고 대답하였다. 우리 풍속에 아녀자들이 이것을 몹시 좋아해서 뾰족한 까끄라기 끝으로 속을 파낸 후 불어서 팽창시켜 입술과 이 사이에 끼고 소리를 내곤 한다.”

 

 

등록명 : 꽈리

학   명 : Alkekengi officinarum Moench

분   류 : 가지과 꽈리속 다년생초본

원산지 : 한국(?) 중국 유럽 서아시아 몽고

영어명 : bladder cherry, Chinese lantern

중국명 : 산장(酸漿)

일본명 : 양종산장(洋種酸漿)

특   징 : 기부포복생근

높   이 : 40~80cm

줄   기 : 기부 목질성 분지 희소 마디 불팽창 유모 유지 밀생

잎크기 : 5~15 x 2~8cm

잎모양 : 장난형 능상란형 정단점첨 기부부대칭 협설형 하연엽병

잎거치 : 전영 파상 조아거치 매병소수 부등대적 3각형대아치

잎면모 : 양면 유모 연맥교밀 상면모 불탈락 연엽맥 단경모

잎자루 : 1~3cm

꽃자루 : 6~16mm 개화시 직립 후향하만곡 유모밀생 과시불탈락

꽃받침 : 활종상 6mm 유모밀생 악치삼각형 변연경모

화   관 : 폭상 백색 지름 1.5~2cm 열편개전 활이단 정단협착 삼각형첨두 외면단유모 변연연모

수   술 : 화관비 단

화   주 : 화관비 단

과   경 : 2~3mm 유모 다소 숙존

과   악 : 2.5~4 x 2~3.5cm 박혁질 망맥현저 10종륵 등색 화홍색 유모숙존 정단폐합 기부요함

열   매 : 장과 구형 등홍색 지름 1~1.5cm 유연다즘 종자 신장형 담황색 2mm

개화기 : 5~9월

결실기 : 6~10월

내한성 : 영하 40도

 

 

꽈리 열매의 풍선은 꽃이 진 다음 꽃받침이 발육하여 열매를 완전히 감싸면서 만드어 진 것이다.
꽈리
꽈리
꽈리
꽈리

 

 

 

 

명   칭 : 꽈리변종(가칭)

학   명 : Alkekengi officinarum var. franchetii (Mast.) R.J.Wang

분   류 : 가지과 꽈리속 다년생초본

원산지 : 한국(?) 중국

중국명 : 괘금등(挂金灯)

일본명 : 호오즈키(ホオズキ) = 산장(酸漿) 귀등(鬼灯, 鬼燈)

높   이 : 60~90cm

잎특징 : 호생 광란형 큰거치

잎크기 : 5~12 x 3~9cm

꽃특징 : 화관 배형 지름 1.5cm 5렬 평개 5각형 중심 담록색 백모 밀생

꽃받침 : 짧은 통형 5렬 화후 성장 길이 4~6cm 열매를 감쌈 주황색

열   매 : 장과 지름 1~1.5cm 적색

개화기 : 6~7월

특   징 : 원종인 꽈리에 비하여 분포지역에 중국과 우리나라 등 극동에 제한되며 줄기가 강하고 마디가 팽대하며 꽃이나 열매 등에 털이 거의 없다는 점이 원종과 구분된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는 국내의 꽈리가 바로 이 변종이라고 판단하여 그렇게 학명을 표기했다.

 

 

꽈리 변종
꽈리 변종
줄기 마디가 팽대한 모습이 보인다.
꽈리 변종
꽈리 변종
꽈리의 하트형 종자는 길이가 겨우 1mm에 불과하다.
꽈리 변종
꽈리 변종 - 미등록 상태이지만 국내에도 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