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록에 비파가 맨 처음 등장하는 것은 고려말 충신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 1337-1392)의 포은선생문집(圃隱先生文集)이다. 포은선생 후손이 유생들과 함께 나중에 엮은 중판집에 다음과 같은 양주식비파(楊州食枇杷)라는 시가 있다. 그런데 이 시의 배경은 우리나라가 아니고 중국 강소성 남경 인근에 있는 양주이다. 내용으로 봐서는 그 당시 고려에서는 비파가 재배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에 사신으로 여러 번 방문한 바 있는 포은선생은 양주와 인연이 깊어 2013년 국내 후손들의 협력으로 중국 양주시에 있는 당나라 유적박물관인 당성유지박물관(唐城遺址博物館)에 선생의 동상이 봉안되어 있다. 그 인근에는 최치원(崔致遠, 857~908)선생의 기념관도 있다고 한다.
楊州食枇杷(양주식비파) – 정몽주(鄭夢周), 박대원역
稟性生南服(품성생남복)
貞姿度歲寒(정자도세한)
葉繁交翠羽(엽번교취우)
子熟蔟金丸(자숙족금환)
藥裹收爲用(약과수위용)
冰盤獻可飡(빙반헌가찬)
嘗新楚江上(상신초강상)
懷核種東韓(회액종동한)
타고난 성품이야 남방에 자라는 것이나
곧은 자태는 추운 겨울도 지낼 수 있네
잎이 무성하여 물총새 깃 섞인 듯하고
열매가 익어서 금 탄환이 모인 듯하네
약봉지에 넣어 두면 소용이 있을 테고
얼음 쟁반에 담아 올리면 먹을 만하리
초나라 강가에서 새 비파를 맛보고는
씨를 품고 가서 동한에다 심어 보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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