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기타 과 식물/갈매나무과

2121 대추나무

낙은재 2025. 5. 24. 08:28

 

 

 

 

 

대추나무는 현재 전 세계에서 재배하는 과일 나무이지만 원래는 중국이 원산지이다. 그 자생지는 한랭한 중국 동북지방에서부터 온난한 중국 남방지역까지 매우 광범위하다. 대추나무는 그만큼 기후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크다는 것을 말한다. 길림성과 요녕성도 그 원산지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과거 우리 선조들이 살았던 고조선이나 고구려 지역에서도 자생한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이 이를 중국에서 도입된 외래종으로 분류해야만 하니 단군이나 주몽할아버지가 안다면 매우 서운해 할 것 같다. 여하튼 이 수종 일찍이 아랍으로 건너가 거기서 그리스와 로마를 거쳐서 유럽으로 보급되었다. 그래서 린네가 식물분류학을 창설할 당시인 1753년에 이를 갈매나무속으로 분류하고 종명을 고대 그리스에서 부르던 이름으로 하여 학명 Rhamnus zizyphus L.를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 수종의 갈매나무와 다름을 파악한 영국 식물학자 Philip Miller (1691~1771)가 1754년 린네가 명명한 종소명을 속명으로 승격시킨 새로운 대추나무속 즉 Ziziphus속을 창설한다. 린네의 zizyphus와 발음이 같지만 스펠링이 달라진 이유는 린네 이전에 이런 속명을 쓴 다른 학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밀러는 대추나무를 신설된 속으로 변경하여 명명한 학명 Ziziphus jujuba Mill.를 1768년 발표했다. 여기서 종소명 jujuba는 이 수종의 라틴어 이름에서 온 것이다. 결국 Ziziphus와  jujuba는 같은 의미이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현재도 대추를 영어로 jujuba나 Chinese jujube 또는 red date, Chinese date라고 부른다. 여기서 Date는 서양에서 그 열매가 대추와 매우 닮은 대추야자를 이르는 말이다.

 

 

서양에서 date라고 부르는 대추야자인데 그 열매가 대추와 매우 닮았다.

 

 

 

중국에서는 대추나무를 가시가 많다고 아래 위로 가시 朿(자) 자를 합하여 棗(조)라고 한다. 그 외에도 枣树(조수) 枣子(조자) 大枣(대조) 红枣树(홍조수) 등 다양한 별명으로 부르는데 바로 이 대조(大枣)가 우리나라로 전해지면서 대초에서 대쵸로 다시 대추로 변했다는 것이 우리 이름의 유래에 대한 정설이다. 일본에서는 대추를 나츠메(ナツメ)라고 하며 한자로는 조(棗) 또는 夏芽(하아)라고 쓴다. 여기서 夏芽(하아)는 여름이 다 되어서야 잎이 나오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실제로 대추나무는 6월 빨라야 5월 말경에 새잎이 나오기 때문에 정원수로서는 인기가 없다. 하지만 한 번 잎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 싸이클은 매우 빨라서 곧바로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중국에서는 기원전 9~7세기에 쓰여진 시경(詩經)에 豳风·七月(빈풍 칠월)이라는 제목의 시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八月剥枣(8월박조) 十月获稻(10월획도) 즉 8월에 대추를 털고 10월에 벼를 수확한다라는 뜻이다. 대추는 일일이 열매를 따는 것이 아니라 나무 줄기에 큰 충격을 줘서 떨어뜨리기 때문에 여기서 剥(박)이라는 글자를 썼다. 실제로 화석 등의 자료에 의하면 중국의 대추 재배역사는 4천 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 대추와 관련된 많은 시사(詩詞)가 있지만 송나라 대시인 동파거사(東坡居士) 소식(蘇軾, 1037~1101)이 쓴 조사(组词) 형식의 사(詞)인 浣溪沙·徐门石潭谢雨道上作五首(완계사. 서문석담사우도상작5수) 중 대추가 나오는 4수를 감상한다.

 

浣溪沙·徐门石潭谢雨道上作五首 - 蘇軾(소식)

 

簌簌衣巾落枣花(속속의건락조화),

村南村北响缫车(촌남촌북향소차)。

牛衣古柳卖黄瓜(우의고류독황과)。

酒困路长惟欲睡(주곤로장유욕수),

日高人渴漫思茶(일고인갈만사차)。

敲门试问野人家(고문시문야인가)。

 

우수수 옷과 두건 위로 대추꽃이 떨어지고

촌락 여기저기서 물레 도는 소리 들리는데

삼베옷 입고 버드나무 아래서 오이를 파네

과음의 피로에 길은 멀어 잠이 쏟아지는데

해 높이 뜨자  목이 말라 차 생각 간절하여

시골농가 문 두드려서 한 잔 부탁해본다네

  

이 노래는 소동파가 서주(徐州) 태수로 재임하던 시절인 1078년 봄에 가뭄이 들어 주민들과 함께 성 동쪽 20리 밖 석담(石潭)이라는 곳에서 기우제를 지냈는데 마침내 비가 내리자 주민들과 함께 하늘에 감사하기 위하여 석담으로 가는 도중에 쓴 사라고 한다. 여기서 浣溪沙(완계사)는 사패명이며 徐门(서문)은 서주(徐州)를 말하며 石潭(석담)은 성 동쪽 20리 밖에 있는 사수(泗水) 강가의 지명을 말한다. 簌簌(속속)은 의성어이며 缫车(소차)는 물레를 의미하며 牛衣(우의)는 남루한 의복을 말한다.

  

우리나라 중남부지방에도 대추를 매우 오래 전부터 재배하고 있었음이 사료로 확인이 된다. 승려 일연(一然)이 1281년 편찬한 삼국유사(三國遺事) 가락국기(駕洛國記)의 서기 48년 7월 27일(음력)에 가락국 수로왕이 아유타국(阿踰陀國)의 공주를 왕후로 맞이하는 과정에서 허황옥(許黃玉)이 수로왕(首露王)을 처음 대면하면서 나눈 대화 내용이 다음과 같다.

 

妾也浮海遐尋於蒸棗(첩야부해하심어증조) 移天夐赴於蟠桃(이천형부어반도) 螓首敢叨龍顔是近(진수감도용안시근).

소녀는 배를 타고 바다 멀리 가서 증조를 찾았고 또 아득한 하늘로 가서 반도를 찾아서 이제 아름다운 모습으로 감히 용안을 가까이서 뵙게 되었습니다.

 

증조와 반도

 

 

 

여기서 증조(蒸棗)란 찐 대추를 말하며 반도(蟠桃)는 납작복숭아를 말하는데 모두 중국 신선 전설과 관련이 있는 과일이다. 반도는 서왕모(西王母) 등과 얽힌 전설로 유명하고 대추(棗)도 여량산(吕梁山) 산신들이 3년 동안 바둑 한 판을 두면서 판조(板棗) 즉 납작한 대추 세 개만 나눠 먹었다거나 한무제가 도술을 익혀 신선이 된 안기생(安期生)으로부터 참외만 한 대추를 받았다는 전설도 있다. 과거에는 아유타국은 인도이며 증조와 반도는 대추와 복숭아라고 해석하였는데 최근에 와서 아유타국이 동남아에서부터 중국 발해 연안까지라는 다양한 설이 있으며 심지어는 증조와 반도도 실제 과일이 아니라 이들을 닮은 섬이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글쎄 여기저기 섬들을 헤매다 왔는데 어떻게 아름다운 모습이 될 수 있을까 싶다. 선과를 맛보고 왔으니 예뻐졌다고 해석해아 되는 것 아닌가? 여하튼 그게 과일이든 섬이든 고려시대 일연스님은 김수로왕 시절에도 대추가 가락국에 알려진 과일이라는 것을 믿고 있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실제로 삼국유사보다 먼저인 1241년 편찬된 이규보(李奎報, 1169~1241)선생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수록된 고률시 제44수에 이런 구절이 있어 고려시대에 대추나무를 재배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傍墻培棗栗(방장배조률)

匝地種桑桋(잡지종상이)

담장 옆에 밤나무 대추나무 심고

여기 저기 주위에 뽕나무 심으며

 

뒤이어 1363년 간행된 이제현(李齊賢, 1288~1367)선생의 익재난고(益齋亂藁)에도 아래와 같은 시가 실려 있다. 여기서의 무대는 중국이지만 그래도 대추가 널리 알려진 신선의 과일이라는 것은 말해준다.

 

접련화(蝶戀花) 한 무제(漢武帝)의 무릉(茂陵) – 이제현

 

石室天壇封禪了(석실천단봉선료)。

靑鳥含書細報長生道(청조함서세보장생도)。

寶鼎光沈仙掌倒(보정광침선장도)。

茂陵斜日空秋草(무릉사일공추초)。

百歲眞同昏與曉(백세진동혼여효)。

羽化何人一見蓬萊島(우화하인일견동래도)。

海上安期今亦老(해상안기금역로)。

從敎喫盡如瓜棗(종교끽진여과조)。

 

신을 모신 석실과 천단을 지어서 봉선을 마쳤으며

파랑새가 서신을 물고 와 장생의 길 알려주었으나

호사스럽던 솥의 광채 사라지고  선장은 쓰러지고

무릉의 석양은 부질없이 가을 풀들을 비추고 있다

인간의 삶 백 년은 하루밤 사이처럼  덧이 없는데

누가 날개가 있어 한 번인들 봉래섬을 보았겠는가

바다의 신선이 된 안기생도 지금은 역시 늙었으리

가르침 따라 오이만한 대추를 다 먹었어도 말이다.

 

여기서 파랑새 즉 청조(靑鳥)는 이 새가 것을 보고 동방삭(東方朔) 서왕모(西王母) 사자(使者)라고 한무(漢武) 고사(故事)에서 유래(由來) 것이고 선장(仙掌)은 한무제(漢武帝)가 건장궁建章宮에 세워 이슬을 받도록 신선의 손바닥처럼 만든 승로반(承露盤)의 동주(銅柱)를 말하는데 금장(金掌)이라고도 한다. 안기(安期)는 신선술을 익혀 신선이 되어 한무제가 만나기를 갈구했던 도인을 말한다. 한무제는 만년 66세의 나이에 안기생으로부터 오이만큼 큰 대추를 선물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조선시대에 와서는 세종때 영의정을 지낸 황희(黃喜, 1363~1452)정승이 은퇴 후 전원생활을 하면서 읊은 그 유명한 대초 볼 붉은 골이라는 시조가 있다. 중국의 대조(大棗)가 대초에서 대쵸로 그리고 현재의 대추가 되었는데 조선초에는 대초로 불렸음을 알려 준다.

 

대초 볼 붉은 골 – 황희

 

대초 볼 붉은 골에 밤은 어이 뜯들으며

벼 벤 그루에 게는 어이 나리는고

술 익자 체장사 돌아가니 아니 먹고 어이리.

 

 

 

 

등록명 : 대추나무

학   명 : Ziziphus jujuba Mill.

이   명 : Ziziphus jujuba var. inermis (Bunge) Rehder

분   류 : 갈매나무과 대추나무속 낙엽 관목 소교목

원산지 : 중국

중국명 : 枣(조)

일본명 : 나츠메(ナツメ, 棗, 夏芽)

수   피 : 살색 회갈색

줄   기 : 장지, 단지 무아소지 광활 자홍색 회갈색 지자형 곡절

가   시 : 2개 탁엽 가시 3cm 조직 단자 하만 4~6mm

단가지 : 단조 구상(矩狀) 자노지

당년지 : 소지 녹색 하수 단행 혹 2~7개 족생 단지상

엽   편 : 지질 난형 난상타원형 난상구원형

잎크기 : 3~7 x 1.5~4cm

잎모양 : 정단둔 원형 희예첨 소첨두 기부초부대칭 근원형

잎거치 : 원치상거치

잎색상 : 상면 심녹색 무모 하면 천록색 무모 연맥 다소 소미모

잎면맥 : 기생 삼출맥

잎자루 : 1~6mm 혹 장지상엽 1cm 무모 소미모

탁   엽 : 가시 섬세 후기 상탈락

꽃특징 : 황록색 양성 5기수 무모 단총화경

꽃차례 : 단생 2~8송이 밀집 액생 취산화서

꽃자루 : 2~3mm

꽃받침 : 난상삼각형

꽃부리 : 도란원형 기부 유조 여웅예등장

화   반 : 후 육질 원형 5렬

자   방 : 하부장 화반내 화반과 합생 2실 매실 1배주

화   주 : 2반렬

열   매 : 핵과 구원형 장란원형 2~3.5 x 1.5~2cm 성숙시 홍색 후변 홍자색 중과피육질 후 미감 핵정단예첨 기부예첨혹둔 2실 1~2종자

과   경 : 2~5mm

종   자 : 편타원형 10 x 8mm

개화기 : 5~7월

결실기 : 8~9월

내한성 : 영하 23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