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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2 묏대추나무와 대추나무의 복잡한 학명

낙은재 2025. 5. 25. 08:17

묏대추나무
묏대추나무에는 가시가 있다.

 

 

 

 

갈매나무과 대추나무속으로 우리나라에 등록된 수종은 5종인데 그 중에서 단 한 종이 우리 자생종이고 나머지는 모두 외래종이다. 바로 그 자생종 하나가 묏대추나무인데 이는 하나의 독립된 종은 아니고 대추나무의 하위 분류군인 변종으로 분류되어 학명 Ziziphus jujuba var. spinosa로 등록되어 있다. 여기서 변종명 spinosa는 가시가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해외 일부에서는 이를 원종인 대추나무에 통합시키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거나 재배하는 대추나무는 원종 외에도 두 개의 변종이 있는데 하나는 키도 작고 잎도 작고 열매도 작고 둥글며 핵의 양끝이 둔하며 맛이 신 자생종 이 묏대추나무이고 또 다른 하나는 가시가 없어 중국에서 무자조(無刺棗)라고 부르는 var. inermis로 표기하는 변종이다. 그런데 현재 세계적으로 이 원종과 두 변종의 분류 방법이 학자마다 달라 혼란스럽다. 우선 서양에서는 이들 변종 둘을 원종에 통합시키거나 아니면 두 변종을 각각 인정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현재 가시가 없다는 Ziziphus jujuba var. inermis는 원종 Ziziphus jujuba에 통합하고 신맛이 나서 중국에서 산조(酸枣)라고 부르는 가시 변종은 인정하여 묏대추나무라고 등록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는 두 변종을 각각 인정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두 변종을 인정하고 있다가 최근에는 모두 원종에 통합하려는 추세에 있다. 이들 원종과 변종의 내역은 다음과 같다.

 

 

대추나무 원종과 묏대추나무의 열매 비교 - 왼쪽 큰 것이 대추이다.

 

 

 

학  명 : Ziziphus jujuba Mill.

국  명 : 대추나무

중국명 : 조(枣)

일본명 : 야마나츠메(ヤマナツメ) = 산조(山棗)

 

학  명 : Ziziphus jujuba var. spinosa (Bunge) Hu ex H.F.Chow

국  명 : 묏대추나무

중국명 : 산조(酸枣)

일본명 : 사네부토나츠메(サネブトナツメ) = 핵태조(核太棗)

 

학  명 : Ziziphus jujuba var. inermis (Bunge) Rehder

국  명 : 대추나무(에 통합 이명처리)

중국명 : 무자조(无刺枣)

일본명 : 나츠메(ナツメ) = 조(棗)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크게 복잡해 보이지는 않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당초 재배용 대추나무를 원종이 아닌 가시가 없는 변종 즉 학명 Ziziphus sativa var. inermis (Bunge) C.K.Schneid.로 동정하여 분류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1921년 조선식물명휘는 물론 1937년의 조선식물향명집에서도 그렇게 학명 표기하였다. 그러다가 독일 식물학자인 Joseph Gaertner(1732~1791)가 명명한 학명 Ziziphus sativa가 Ziziphus jujuba로 통합된 후에도 계속 가시 없는 변종인 학명 Ziziphus jujuba var. inermis (Bunge) Rehder를 대추나무의 학명으로 사용하였다. 그러다가 최근에 현재의 학명 Ziziphus jujuba Mill로 변경되었는데 그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2007년까지도 변종으로 표기하고 있었다. 이는 과거에는 대추나무를 변종으로 인식하다가 최근에 와서 오동정임을 인정하고 원종으로 재인식해서가 아니고 이들 둘이 통합되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원종 학명으로 표기하는 것일 뿐이다. 왜냐하면 국내에서 과수용으로 재배하는 대추나무는 가시가 없기 때문에 중국에서 무자조(无刺枣)라고 부르는 학명 Ziziphus jujuba var. inermis가 타당하는 주장이 현재도 많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가시 없는 변종을 나츠메(ナツメ) 즉 조(棗)라고 하고 원종은 야마나츠메(ヤマナツメ, 山棗) 즉 산대추나무로 부르고 있다.

 

묏대추나무 또한 초창기인 1921년 조선식물명휘에서나 1937년 조선식물향명집에서는 현재와 같은 가시 있는 변종 즉 var. spinosa로 표기했지만 나중에는 원종으로 표기하여 왔다. 그래서 1980년 이창복선생의 대한식물도감에도 묏대추나무의 학명을 Ziziphus jujuba Mill로 표기하고 있었으며 그 후로도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 쭉 이어지다가 최근에 다시 var. spinosa인 변종으로 복귀한 것이다. 이 당시는 이 변종을 원종과 통합하여 분류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또한 일본의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일본에서는 원종을 산조(山棗)라고 하기 때문에 결국 우리 이름 묏대추나무와 같은 의미가 된다. 이와 같이 대추나무와 묏대추나무는 그 학명이 매우 복잡하게 우왕좌왕하면서 계속 변화해 왔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그만큼 뚜렷한 구분이 없다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어차피 혼란스러운 이들 변종 둘 다를 아예 원종에 통합하는 것도 나름대로 하나의 방법이 될 듯하며 실제로 그렇게 하는 나라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그 옛날 중국에서 대조(大棗)라고 부르는 원종을 도입하여 재배하면서 대조가 대초가 되었다가 대쵸에서 다시 대추로 변하여 오늘날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알고보니 중국에서 원종이 아닌 가시가 없는 무자조(无刺棗)를 들여다 재배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토종 묏대추나무는 중국 외에도 우리나라와 극동 러시아에서도 자생하는데 그 학명 Ziziphus jujuba var. spinosa (Bunge) Hu ex H.F.Chow는 원래 러시아 식물학자인 Alexander Georg von Bunge (1803~1890)가 1833년 Ziziphus vulgaris var. spinosa Bunge로 명명하였던 것을 중국 식물학자들에 의하여 1934년 현재의 학명으로 재명명된 것이다. 왜냐하면 Ziziphus vulgaris가 Ziziphus jujuba에 흡수 통합되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학명은 중국의 식물학자인 호선숙(胡先驌, Hu, Hsen-Hsu, 1894~1968)이 명명한 것을 또 다른 중국 식물학자인 주한번(周汉藩, Chow, Hang Fan, 1884~1944)이 격식을 갖추어 발표한 것이다.

 

등록명 : 묏대추나무

학  명 : Ziziphus jujuba Mill. var. spinosa (Bunge) Hu ex H.F.Chow

분  류 : 갈매나무과 대추나무속 낙엽 관목

원산지 : 한 중 러

중국명 : 산조(酸枣)

일본명 : 사네부토나츠메(サネブトナツメ) = 핵태조(核太棗)

수  고 : 0.9~3.7m

수  피 : 회백색

가  시 : 탁엽이 변함 0.9~2.6cm

잎크기 : 3.3~5.8 x 1.6~3.2cm

잎자루 : 2~6.8mm

꽃차례 : 액생 취산화서

꽃자루 : 2.3~6.9mm

꽃특징 : 황록색 5수성 수술 5 암술대 2~3렬

열  매 : 구형 광타원형 16~26 x 14~21mm 암적색 핵 1 양단 둔

종  자 : 타원형 적갈색

내한성 : 영하 29도

용   도 : 산조인(酸枣仁) 약용

 

 

묏대추나무
묏대추나무
묏대추나무
중국에서 오래 전부터 약으로 썼던 산조인 즉 묏대추 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