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전원(電源) 스위치(switch)를 한자어로 개폐기(開閉器)라고 부르는데 이 또한 중국식 용어가 아닌 일본식 한자어이다. 중국에서는 개관기(開關器)라고 한다. 저는 수년 전 이렇다는 것을 알고 나서 깜짝 놀랐지만 그 덕분에 항상 만리장성의 동쪽 끝에 산과 바다 사이에 있는 관문 산해관(山海關)의 이름이 왜 관(關)인지를 몰랐던 오랜 궁금증을 해소했던 기억이 있다. 산해관은 천연 요새라서 명나라 말기 오삼계(吳三桂)가 철통같이 지킬 때는 감히 청군이 함락하지 못하였는데 오삼계가 스스로 문을 열고 청군에 투항하여 함께 농민 반란군 이자성(李自成)을 쳐서 결국 명나라를 멸망시키고 청나라를 건국하게 만들었다는 바로 그 역사적인 문이다.
우리나라 자생 다년생 초본으로 비수리라는 것이 있는데 그 이름이 시중에서 야관문(夜關門)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풀의 효능이 워낙 뛰어나 남자가 복용하면 여인이 밤의 빗장을 여는 문이라고 흔히 풀이하며 방송 예능 프로에서도 떠든 적도 있다. 하지만 스위치를 개관기(開關器)라고 한다는 것을 안다면 그런 속설에 현혹되지는 않을 것이다. 야관(夜關)은 밤에 문을 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닫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중국에서 왜 이 식물을 야관문이라고 부를까? 그 이유는 낮에 잎이 열렸다가 밤이면 오그라들기 때문입니다. 마치 자귀나무 잎처럼 말이다. 실제로 비수리는 간과 눈에 좋고 이뇨와 해열 효능이 약간 있어 약으로도 쓰기는 하지만 주로 동물의 사료로 쓰이는 흔한 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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