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인문학(人文學) 광장/낙은재 세상이야기

세미원(洗美苑) 불이문(不二門)과 세한정(歲寒庭)

낙은재 2026. 7. 16. 17:07

불이문과 세한정에 전시된 세한도 목각 작품

 

 

세미원은 원래 상수원보호 구역인 데다가 그린벨트로 오랫동안 묶여 있었던 관계로 그동안 민간인 출입이 제한된 구역이었는데 세월이 가면서 불법 투기한 쓰레기 수천 톤이 쌓여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환경운동가 이훈석씨가 2002년 시민단체 우리문화가꾸기의 상임이사 시절 남양주에서 한강유역환경청과 학술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하여 '수생식물의 산업자원화와 환경자원화' 가능성을 타진한 결과 그 당시 환경부와 손학규 경기도지사의 예산지원 약속을 받아 양평에 연꽃 공원을 조성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그 후 양평군에서 갈산공원 인근을 제시하였으나 그는 두물머리를 고집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 지역이 상수도 보호구역이기에 인근 주민과의 마찰 및 정부 부처의 수많은 규제에 직면하였다고 한다. 그러니까 아이러니 하게도 더러운 쓰레기더미를 정리하고 수질을 개선하고 보기에도 좋은 연꽃을 심겠다는 계획이 국가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각종 법률 때문에 시행이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온갖 어려움을 뚥고 드디어 2004년 사단법인 형태의 세미원 오픈에 성공하여 각계에서 많은 칭찬을 들었다고 한다. 그때 세워진 시비가 바로 남이와 선조의 의주우음 시비이다. 국가 백년 대계를 위한 환경보호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은 남이의 시비에서 그리고 여러 반대에 시달려 상처받은 마음의 흔적은 선조의 시비에서 느낄 수 있다. 그러다가 추가 자금이 필요하자 양평군에서 마치 개인 사기업처럼 운영되는 체제를 재단법인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한다. 따라서 2012년 재단으로 발족하게 되지만 대표는 여전히 이훈석씨가 맡았으며 바로 그때 정문인 불이문(不二門)과 세한정(歲寒庭)을 건립하였다고 한다. 

2012년 건립한 불이문은 이훈석 대표가 시민단체에 몸담고 있을 때 불교 유물이나 전통 식물 등과 관련된 전시와 학술 활동을 한 이력이 있었던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사실 연꽃 자체도 가장 중요한 불교 전통 식물 중 하나이다. 불이문이란 너와 나, 삶과 죽음, 선과 악 또는 자연과 인간이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불교 유마경(維摩經)의 不二法門(불이법문)을 말하는데 아마 독단적인 운영에 대한 커져가는 반대파들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3년 세한정을 건립하면서 그 당시로는 거금을 들였는데 바로 이 공사비 일부를 횡령하였다는 이유로 감사를 받고 2015년 사임하고 나중에는 사법처리까지 받았다고 한다. 그가 물러난 이후 퇴직 공무원들이 잠시 운영을 맡다가 지금은 외부 조경 전문가가 대표에 취임하여 두물머리와 합하여 순천만과 태화강에 이은 우리나라 세 번째 국가정원으로 지정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2026년 현재 주차장과 화장실 등의 시설확충을 위한 장기 공사가 진행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