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歲寒圖) 하면 누구나 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也(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야)를 외우지는 못해도 떠올리게 된다. 교과서에 실리지 않았던가? 이는 논어 자한(子罕)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씀인데 바로 이 구절은 그림 좌측 옆에 추사가 직접 쓴 긴 문장 즉 발문(跋文)속에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그림의 여백에 쓰여진 문장이나 시를 통틀어 제발(題跋)이라고 한다. 題는 題辭(제사)로서 책이나 그림의 머리에 적은 글이나 시를 말한다. 그리고 跋은 跋文(발문)을 뜻하며 책이나 그림의 끝이나 뒷면에 내용의 대강(大綱)이나 간행 경위(經緯)에 관한 사항을 간략(簡略)하게 적은 글을 말한다.
그러므로 세한도 사진에서 보면 우측 歲寒圖는 말 그대로 그림의 제목 화제(畵題) 즉 題辭(제사)이고 그옆의 藕船是賞(우선시상)은 ‘우선 보시게나’라는 뜻으로 제자인 우선(藕船) 이상적(李尙迪)을 위하여 그린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리고 그 옆 완당(阮堂)이라는 호와 낙관이 보인다. 그리고 저 아래 큰 인장이 있는데 그 내용이 장무상망(長毋相忘)으로 이는 중국 한나라 때부터 청동 거울 등에 새긴 명문(銘文)으로 “오랫동안 서로 잊지 말자”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림 좌측 긴 문장이 바로 발문(跋文)인 것이다. 여기서 跋(발)은 원래는 산을 넘는다는 뜻이지만 글이나 그림의 끝이나 후면에 적은 창작 취지나 감상평 등을 말한다. 세한도는 추사 본인의 발문 외에도 이상적이 중국에서 받아온 16명 전문가들의 감상평이 매우 길게 붙어 있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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