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비아나 무릇 (Scilla peruviana L.)
초본은 시간들여가며 자세하게 알고싶지는 않았으나 엊그제 들여온 화분을 워낙 엉뚱한 이름으로 인터넷 쇼핑몰이나 화원에서 팔고 있길래 알아본다. 수입 식물들 이렇게 손쉽게 달콤한 이름을 자기들 멋대로 지어서 유통시키면 그게 제 이름인 줄 알고 있는 소비자들을 어떻게 하라는지 참으로 걱정이 된다. 외국에는 어림도 없는 이야기이다. 정확한 이름은 물론 상세한 재배방법에 대한 정보를 함께 제공하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아닌가? 영국에서는 헤베의 경우 무려 몇 년간의 무상 에프터서비스 보장까지 하는 것도 봤다. 노지월동이 안되는 것을 된다고 불확실한 정보를 줘서 팔고난 다음 이듬해 봄에 그 나무가 죽어도 나몰라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각설하고 오늘은 화초로는 처음으로 유럽에서 들어 온 무릇에 대하여 알아본다. 지금 시중에서 블루 주얼리라고 팔고 있는 푸른색의 큰 꽃이 특이하면서도 아름다워 매우 인기있는 품종이다. Blue Jewelry. 우리나라서 유통업체에서 작명한 이름이 분명해 보이다. 이 화초가 진즉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 [페루비아나 무릇]이란 이름으로 등록되었는데도 저렇게 이름을 막 지어 유통시키고 있다. 정확한 이름을 알려주고 별명을 나름대로 지어서 부르는 것을 얼마든지 좋지만 이건 도대체 정체가 뭔지를 모르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저럴 수가 없어 보인다.
무릇속에는 전세계에 50여 종의 식물이 존재하는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백합과로 분류하지만 외국 자료에는 아스파라거스과(Asparagaceae)나 히야신스과(Hyacinthaceae)로 분류되어 있다. 왜냐하면 무릇속이 과거 백합과에서 히야신스과로 옮겼다가 최근에 다시 아스파라거스과로 옮겨 정착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무릇과 흰무릇 등 두 개의 우리 자생종과 다섯 개의 도입종 합하여 모두 7종이 등록되어 있다.
등록명 : 페루비아나 무릇
학 명 : Scilla peruviana L.
분 류 : 백합과 무릇속(Scilla) 다년생 초본
신분류 : 아스파라거스과 무릇속
원산지 : 지중해 서부연안
영어명 : Portuguese Squill, Caribbean Jewels, Cuban Lily 외
중국명 : 지중해면조아(地中海锦枣儿)
일본명 : オオツルボ (大蔓穂 : 대무릇)
높 이 : 50cm
개화기 : 2 ~ 5월
내한성 : 영하 10도, 영하 17라는 자료도 있으므로 남부지방 노지월동 가능성 있음
1753년 린네가 처음 이름을 지을 때 이 화초가 스페인에서 왔음에도 불구하고 싣고온 선박이름이 페루였는데 그만 남미 페루에서 온 식물로 잘못 알고서 이름을 페루에서 온 무릇이란 뜻인 Scilla peruviana(실라 페루비아나)로 지었다. 그래서 그 이후에 페루 실라(무릇) 또는 캐리비안 주얼스, 쿠바 나리 등 실제와는 동떨어진 영어 이름이 붙게 되었다. 나중에 실수에 의한 것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식물이름은 그러한 이유로 변경할 수 없다는 원칙하에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Caribbean Jewels라는 영어 이름도 있던데 거기서 착안을 했는지 꽃 색상을 합하여 Blue Jewelry (블루 주얼리)라고 국내서 이름을 지어 유통하는 것까지는 좋으나 정확한 이름 즉 우리나라 등록명이나 학명은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
가끔 우리나라 고유 자생종 금강초롱꽃을 발견자인 일본인 나카이교수가 일본의 초대 조선 공사였던 하나부사의 이름을 따서 학명을 Hanabusaya asiatica (Nakai) Nakai로 명명한 것을 이제서라도 변경했으면 하는 주장들을 보게 된다. 아픔이 있는 우리로서는 애국심으로 한번쯤 해봄직한 주장일지는 몰라도 유럽 바로 지척인 스페인에서 온 식물이름이 저 멀리 페루에서 왔다고 명백한 실수로 명명된 것도 고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식물이름을 사람 이름을 따서 짓는 것은 일반적이므로 우리가 아무리 하나부사가 마음에 안든다고 주장하더라도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페루비아나 무릇 (Scilla peruviana L.)
페루비아나 무릇 (Scilla peruviana L.)
페루비아나 무릇 (Scilla peruviana L.)
페루비아나 무릇 (Scilla peruviana L.)
페루비아나 무릇 (Scilla peruviana L.)
페루비아나 무릇 (Scilla peruviana L.) 재배지
페루비아나 무릇 (Scilla peruviana L.)
페루비아나 무릇 (Scilla peruviana L.) 야생 모습
페루비아나 무릇 (Scilla peruviana L.)
그럼 아래서 부터는 우리나라에 등록된 도입종과 자생종을 살펴본다.
비폴리아 무릇 Scilla bifolia L.
비폴리아 무릇 Scilla bifolia L.
시베리카 무릇 Scilla siberica Haw.
봄소식을 전하는 야생화로 인기가 있다고 한다.
시베리카 무릇 Scilla siberica Haw.
이 품종은 남부지방 노지월동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미스크츠켄코아나 무릇 Scilla mischtschenkoana Grossh.
미스크츠켄코아나 무릇 Scilla mischtschenkoana Grossh.
아우툼날리스 무릇
가을에 꽃이 피는 품종이다.
아우툼날리스 무릇
Scilla autumnalis L.
우리 자생종 무릇
Scilla scilloides (Lindl.) Druce
우리 자생종 무릇
Scilla scilloides (Lindl.) Druce
우리 자생종 흰무릇
Scilla scilloides f. albiflora Y.N.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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