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초본을 탐구한다. 우연히 이 꽃을 알게 되었는데 그 이름을 비롯하여 원산지 학명 그 어느 것도 제대로 된 정확한 정보가 없는지 인터넷 상에서 여러가지 설이 난무하는 데다가 어떤 분이 노인들이 과거에는 흔했는데 요즘 못보다가 최근에 다시 본다고 말했다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다섯 번째 초본 탐구대상으로 정했다.
유통명 : 히말라야바위취 (미등록종)
학 명 : Bergenia stracheyi (Hook.f. & Thorns.) Engl
우선 위와 같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이렇게 예쁜 꽃을 피우는 이 꽃의 정체를 우리나라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설왕설래한다는 것 자체가 안타깝다. 모든 사람들이 이꽃의 이름이 히말라야바위취라는데는 별 이의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다년생 상록초본의 원산지가 시베리아라는 말이 있고 이명으로 베르게니아, 시베리아바위취, 설원화 또는 설화 및 동설화, 분홍설화 등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학명은 거의 모두가 잘 모르는데 몇 년 전에 원예신문에서 Bergenia cordifolia Sternb.이라고 소개한 적이 있고 일부 판매업체에서는 또 다른 학명 Bergenia ciliata (Haw.) Sternb.을 내걸고 있다.
자 그럼 지금부터 탐구여행을 시작하자. 우선 최근에 이 식물이 많이 알려진 것은 히말라야바위취라는 강명희님의 소설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작가가 히말라야 트레킹을 갔을 때 석축틈에서 자라나 분홍색 꽃을 피우는 즉 열악한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살아 남는 이 식물을 보고서 남루하고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모진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라고 한다.
바위취
Saxifraga stolonifera Curt.
범의귀과 범의귀속 다년생 초본
중국명 : 호이초(虎耳草)
일본명 : 유끼노시타(雪下)
돌부채
Bergenia coreana Nakai
범의귀과 돌부채속 다년생 초본
우리 자생종으로서 알타이산맥 원산인 코르디폴리아돌부채의 변이종이다.
그림 출처 : 조선향토대백과
그런데 여기서 첫 단추가 잘못되었다. 위 그림에서 보듯이 이 히말라야에서 온 식물은 위 바위취와는 많이 다르다. 우리나라 자생종으로 돌부채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과 비슷하다. 그럼 결국 바위취가 아닌데 바위취로 이름을 붙인 것이다. 바위취는 범의귀과의 범의귀속 식물로서 범의귀과 돌부채속인 이 식물과는 4촌지간이라고 할 수 있는 다른 속이므로 이름을 붙이려면 히말라야돌부채라고 했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건 작가의 잘못만은 아니다. 왜냐햐면 어차피 이 식물은 국내 미등록종이므로 우리나라에는 아직 정명이 없다. 그래서 아마 일본 정보에 의존하였을 가능성이 높은데 일본에서 이를 히말라야바위취라고 하기 때문에 그렇게 알고 부른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우리의 돌부채와 같은 말은 없고 히말라야바위취를 우리의 돌부채와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따라서 일본의 히말라야바위취는 바위취의 일종이라서 부른 이름이라기보다는 바위취와는 좀 다른 특정식물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돌부채 종류 전체를 통칭하는 말이 되기도 한다. 즉 돌부채속을 일본에서는 히말라야바위취속으로 부른다. 자생종이 없는 일본으로서는 명치시대에 이미 들어와 자리잡은 히말라야바위취가 이 bergenia속을 대표하는 종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말이된다.
일본에서 히말라야바위취라고 하는 이 식물의 학명은 Bergenia stracheyi이며 원산지는 서부 히말라야와 아프가니스탄 및 타지키스탄이다. 그런데 작자가 인터뷰에서 이 식물의 원산지가 시베리아라고 한 것 같은데 그 건 아마 그 이전에 국내 등록된 외래종 돌부채가 있는데 그 중 하나의 일본명이 시베리아바위취이며 영어명 또한 Siberian tea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 것의 학명은 Bergenia cordifolia Sternb또는 Bergenia crassifolia (L.) Fritsch 이다. 이름은 시베리아이지만 실제로는 중국 신강과 몽고 및 러시아 접경지역 알타이산맥이 원산지이다. 얼핏 봐서는 이 히말라야바위취와 쉽게 구분이 잘 가지 않는다. 그래서 시중에서 히말라야바위취를 시베리아바위취라고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아래와 같이 잎이 두툼한 것이 특징인 이 식물은 분명 히말라야바위취와는 다른 종이며 국내 등록명은 코르디폴리아돌부채 또는 크라시폴리아돌부채이다. 국내서는 다른 종으로 따로 등록되어 있으나 국제적으로는 서로 같은 동의어로 보고 있다.
코르디폴리아돌부채 (일본명 : 시베리아 바위취)
Bergenia cordifolia Sternb = Bergenia crassifolia (L.) Fritsch
중국명 : 후엽암백채(厚叶岩白菜)
이 종이 bergenia속의 모식종이다.
코르디폴리아돌부채 (일본명 : 시베리아 바위취)
Bergenia cordifolia Sternb = Bergenia crassifolia (L.) Fritsch
중국명 : 후엽암백채(厚叶岩白菜)
명 칭 : 스트라케이돌부채(가칭)
유통명 : 히말라야바위취
학 명 : Bergenia stracheyi (Hook.f. & Thorns.) Engl.
분 류 : 범의귀과 돌부채속 다년생 초본
원산지 : 서부 히말라야, 아프가니스탄, 타지키스탄
중국명 : 단병암백채(短柄岩白菜)
일본명 : 히말라야유끼노시타(ヒマラヤユキノシタ)
높 이 : 20cm
잎특징 : 양면무모
잎자루 : 1~1.8cm
꽃색상 : 분홍색
화과기 : 6~10월 (원산지 기준)
개화기 : 3~5월 (일본 기준)
속명 Bergenia는 독일 의사겸 식물학자의 이름에서 왔으며 종소명 stracheyi는 티벳에서 활동한 인도 출신 식물수집가의 이름에서 왔다.
유통명 : 히말라야바위취 (미등록종)
학 명 : Bergenia stracheyi (Hook.f. & Thorns.) Engl.
유통명 : 히말라야바위취 (미등록종)
학 명 : Bergenia stracheyi (Hook.f. & Thorns.) Engl.
유통명 : 히말라야바위취 (미등록종)
학 명 : Bergenia stracheyi (Hook.f. & Thorns.) Engl
유통명 : 히말라야바위취 (미등록종)
학 명 : Bergenia stracheyi (Hook.f. & Thorns.) Engl
유통명 : 히말라야바위취 (미등록종)
학 명 : Bergenia stracheyi (Hook.f. & Thorns.) Engl
그런데 이를 두고 다른 이름으로 베르게니아라고 하는 것은 속명을 말하는 것으로 돌부채속 전체를 뜻하므로 특정식물을 지칭하는 것은 될 수 없고 또 다른 비슷한 이명들이 있는데 그게 설화, 동설화, 설원화라는 것이다. 설화(雪花), 동설화(冬雪花) 설원화(雪原花)라고 한자로표기될 것 같은데 모두 눈 덮힌 설원에서 피는 꽃이란 뜻이 된다. 얼핏 들으면 해발 3,900~4,500m인 히말라야 고산지대가 원산이므로 일리가 있어 보이나 알고보면 실소를 금치 못한다. 우선 이 식물은 내한성이 강하여 추운 지역에서 자라지만 그렇다고 복수초나 노루귀 같이 이른 봄 눈속에서 개화하는 것은 아니다. 위 개화기에서 보듯이 추운 원산지에서는 6월이 되어서나 개화를 한다. 따라서 설화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원산지 중 하나이며 전세계 9종 중 6종이 분포한다는 중국에서도 그런 의미의 별명은 전혀 안보인다.
게다가 결정적인 것은 이 이름이 일본에서 온 것 같은데 바위취를 지칭하는 일본 이름은 설화가 아니라 설하(雪下)이다. 눈 아래에서도 푸른 잎을 유지하며 살아있는 식물이란 뜻이지 눈속에서 꽃을 피운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즉 일본말 유끼노시타(ユキノシタ)의 한자어는 雪下이다. 이것이 와전되어 설화로 잘못 인식되어 이런 웃지못할 엉뚱한 이름이 탄생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나도 오랫동안 바위취가 설화인줄로 알고서 이른 봄에 피는 꽃도 아닌데 왜 설화일까 하고 궁금해 했었다. 그러고 설하는 바위취를 뜻하지 결코 돌부채가 될 수는 없다. 굳이 일본 이름을 따라하려면 히말라야설하나 분홍설하라고 제대로 하는 것이 옳다. 일본을 무조건 따라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한데 제대로 따라하지도 못하는 것이 더더욱 우습다. 나머지 동설화나 설원화 모두 설화에서 비롯된 잘못된 이름으로 판단된다.
인터넷의 어느 분 글에서 집안 어른께서 옛날에는 이꽃이 흔했다는 말에 귀가 번쩍인다. 어찌 최근에 히말라야에서 작가가 봤다는 꽃을 그 노인이 어떻게 봤을까? 그래서 찾아보니 우리나라 자생종으로 돌부채라는 것이 북한에 존재하고 있다. 다만 평안북도 노봉 해발 2,200m 부근에서 자생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아마 남한에는 표본 몇 개만 존재하는가보다. 아마 그 어르신은 이북출신일 것이다. 과거 분단전 북에서 많이 봤던 약용식물을 오랫동안 못 보다가 최근에 비록 종은 다르지만 히말라야에서 온 비슷한 것을 봤으니 그 기분이 어떠하였을까?
돌부채
우리나라 자생종
Bergenia coreana Nakai
1970년 묘향산에서 채집하였다고 한다. 70년대에 과연 가능한 일인가?
돌부채
우리나라 자생종
Bergenia coreana Nakai
1914년 강원대에서 채집한 표본이다.
돌부채
우리나라 자생종
Bergenia coreana Nakai
이건 러시아지역에서 퍼온 사진이다.
등록명 : 킬리아타돌부채
학 명 : Bergenia ciliata (Haw.) Sternb.
중국명 : 선모암백채(腺毛岩白菜)
영어명 : Hairy bergenia
히말라야 인근 남 캬슈미르와 남서 네팔이 원산지인 또 다른 돌부채가 히말라야바위취라고 유통되는 것 같다.
중국명과 영어명에서 나타나듯이 차이점은 잎이 털로 덮여있다는 점이다.
등록명 : 킬리아타돌부채
학 명 : Bergenia ciliata (Haw.) Sternb.
중국명 : 선모암백채(腺毛岩白菜)
영어명 : Hairy bergenia
등록명 : 킬리아타돌부채
학 명 : Bergenia ciliata (Haw.) Sternb.
중국명 : 선모암백채(腺毛岩白菜)
영어명 : Hairy bergenia
결론적으로 전세계 9종이 있다는 베르게니아속을 일본에서 히말라야바위취라고 통칭한다고 엄연히 우리 자생종으로 돌부채라는 이름이 있는 우리까지 따라서 히말라야바위취라고 한다는 것은 절대 안될 일이다. 이미 국표식에 등록된 외래 재배종들은 모두 xxx돌부채라고 국명이 정해지고 있으므로 그 전례를 따라 스트라케이돌부채라고 부르던지 아니면 원산지명을 붙여 히말라야돌부채로 부르는 것이 옳다고 본다. 특히 엉뚱하게 설화라고 어설프게 일본을 따라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그리고 시중에서 히말라야바위취라고 불리는 돌부채들이 실제로 히말야야 원산 히말라야돌부채인지 아니면 서부 네팔 원산 킬리아타돌부채 또는 모식종이며 일본에서 시베리아바위취라고 부르는 크라시폴리아돌부채인지 그도저도아닌 북에서 넘어온 진짜 귀한 우리 자생종 돌부채인지는 면밀히 관찰하지 않고서는 그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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