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인동과/산분꽃나무속

109 불두화(佛頭花)와 여타 Snowball 나무들

낙은재 2016. 5. 14. 10:28



불두화


불두화


오늘 음력 4월 초파일 부처님오신날 해마다 이맘때쯤 꽃을 피우며 그 꽃 모양이 부처님의 머리를 닯았다고 불두화란 이름을 가진 나무를 목본 109번째로 탐구한다. 꽃이 햐얀 공같이 생겨서 아름다워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인기있는 흔한 나무이지만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들 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나무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중국에는 목수구(木绣球)라는 것과 분단(粉團)이란 것이 있다. 일본에는 대수구(大手毬)가 있다. 이 중 중국의 분단과 일본의 대수구는 우리나라에서 설구화를 말한다는 것은 앞에서 다룬 바 있다. 목수구는 우리나라에는 마크로케팔룸분꽃나무로 등록되어 있다. 


마크로케팔룸분꽃나무

중국에서 매우 인기 있는 목수구(木绣球)이다. 

자양화라고도 하며 추위에 좀 약하고 잎모양이 불두화나 설구화와는 완전히 다르다.


중국 최고의 정원 소주 졸정원 정문 입구에 있는 목수구


이게 일본 원산 설구화이다.

우리나라에도 보급되고 있다.


이것은 일본에서 개량한 나무수국이다.

잎이 여느 수국과는 다르다.

노지월동이 되므로 우리나라에도 최근에 많이 보급되고 있다.


일본사람들은 이런 모양의 꽃을 매우 좋아하여 다양한 종류를 즐기고 있다. 나무수국을 포함 각종 둥근모양 수국들이 그러하고 공조팝나무도 소수구(小手毬)라며 좋아하고 중국에서 들어온 목수구와 우리나라에서 들어간 불두화(手毬肝木)도 있다. 서양사람들도 Snowball이라 하면서 매우 즐긴다. 스노우볼 수국(snowball hydrangea)과 스노우볼 바이버넘(snowball viburnum)으로 구분을 하는데 수국 종류로는 미국수국 아나벨리를 가장 선호하는 것 같고 이 바이버넘(산분꽃나무속) 중에서는 중국에서 온 목수구와 유럽백당나무의 원예종인 유럽 스노볼(European Snowball Viburnum)이 가장 많이 보급된 것 같다. 


이게 European Snowball Viburnum이라고 불리는 유럽 불두화이다.


European Snowball Viburnum이라고 불리는 유럽 불두화의 멋진 모습

아마 이 나무도 비가 오면 꽃차례가 밑으로 처질 것이다.


미국수국 아나벨리도 불두화 꽃을 많이 닮았다.

국내 노지월동이 된다.


미국수국 아나벨리

이 수국은 내한성도 강하고 신년지에서 개화하지만 목대 힘이 좋아 처지는 법이 거의 없다.

요즘 인기 절정이다. 최근에는 핑크색 아나벨리도 들어 온다.


 미국수국 핑크 아나벨리

색상이 있어 스노우볼은 아니지만..


유럽 스노볼은 그 학명을 Viburnum opulus 'Roseum'으로 표기하며 Viburnum opulus 'Sterile'과 동일시 하는데 이 것은 우리 불두화의 이명이기도 하다. 따라서 유럽의 스노볼 바이버넘은 우리나라 불두화와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결국 불두화는 중국에서는 목수구에 치여 그냥 유럽협미라고 백당나무와 동일하게 소홀히 취급해 버리고 일본에서는 에도시절 한국에서 건너왔다고만 소개하고 자기들 것 즉 설구화나 수국을 즐기기에 바빠 별 관심을 못 끌지만 유럽에서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흔하게 심는 정원수라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아니 거꾸로 우리나라에 유럽백당의 변종인 백당나무가 흔하고 유럽 스노볼 나무인 불두화가 어떻게 동양 3국 중 우니나라에만 이렇게 널리 분포된 것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참고로 법당 앞에 핀 흰꽃이란 뜻의 백당나무란 이름과 부처님머리라는 뜻의 불두화란 이름은 같은 불교국가인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통하지 않는 이름이다. 즉 이를 불교와 연관시킨 것은 우리나라 자신이란 말이 된다.


등록명 : 불두화

이  명 : 수국백당나무

학  명 : Viburnum opulus f. hydrangeoides (Nakai) Hara

이  명 : Viburnum opulus var. pubinerve f. sterile Makino

이  명 : Viburnum opulus var. sterile Makino 등

분  류 : 연복초과(구 인동과) 산분꽃나무속 관목

원산지 : 유럽, 일본 자료에는 한국이라고 나옴 

중국명 : 불명

일본명 : 테마리칸보쿠(テマリカンボク:手毬肝木)

영어명 : European Snowball, Guelder Rose(네덜란드 원산이란 뜻)

수  고 : 3 ~ 5m

꽃색상 : 처음에는 녹색 나중에는 백색으로 피며 종자는 맺지 못함

꽃구성 : 무성 장식화로만 구성되어 있음

특  징 : 잎에 털이 없고 3개로 갈라지는 등 나머지는 백당나무와 동일함

전년지에서 나와 단단하게 지지되는 설구화에 비하여 불두화는 꽃이 연약한 긴 신가지 끝에서 나오므로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아래로 숙이는 특성이 있어 특히 개화기 비가 올 때는 지지대가 필요하다. 그리고 전정은 꽃이 진 다음 바로 해야지 나중에 가을에 하면 꽃이 생길 신가지가 나올 터전을 자르게 되므로 이듬해 꽃을 보기 어렵다.


이 나무에 대하여는 의문점이 남는다. 

첫 째 유럽백당나무의 변이종인지 아니면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도 자생하는 백당나무의 변이종인지가 그것이다. 우리 자생종 백당나무의 변이종이라면 당연히 원산지가 한국이 되어 우리나라 자생종으로 표기되어야 함에도 재배종으로 표기되어 있다. 그리고 학명을 보면 이명으로 Viburnum opulus var. pubinerve f. sterile Makino이렇게 등록되어 있는데 이는 유럽백당이 아니라 우리 자생종 백당나무의 변이종임을 표시하고 있다. 그런데 왜 재배종인가? 그리고 일본 자료에는 학명이 Viburnum opulus var. calvescens form. sterile로 되어 있어 이는 Viburnum opulus var. calvescens (Rehder) H. Hara로 쓰는 백당나무에서 불임성으로 변이된 종임을 누가 봐도 알 수 있다. 유럽백당의 학명은 Viburnum opulus이며 유럽 스노볼 바이버넘의 학명은 Viburnum opulus 'Roseum' 또는 Viburnum opulus 'Sterile'으로 쓴다. 


유럽백당과 우리백당의 차이점은 꽃밥의 자색여부와 잎 뒷면의 털인데 불두화는 무성화이므로 꽃밥은 확인할 수가 없고 잎 뒷면의 맥액에 모여 있는 털은 백당나무 못지않게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그럼 실물로 보나 학명으로 보나 우리 자생종이라고 하여도 무방할 것으로 보이는데 국생정에 아무런 설명도 없이 사진만 올라 있고 국표식에는 그냥 재배종이라고만 표기되어 있으며 일부 백과사전에서는 아예 유럽원산이라고 설명하고 있어 안타깝다.


불두화의 뒷면 맥액에 털이 있다.

아래 우리나라 백당나무와 동일하다. 

따라서 불두화는 유럽백당나무의 변이종인 우리나라 백당나무의 변이종이라고 할 수 있다.


백당나무


불두화(왼쪽)과 백당나무(오른쪽) 잎 뒷면


백당나무(왼쪽)와 불두화(오른쪽) 잎


두 번째 의문은 우리 자생종 백당나무에서 변이된 종이라면 언제? 그리고 왜? 동양 3국 중 우리나라에서만 변이종이 발견되었냐는 것이다. 앞으로 이 분야의 연구가 필요하겠다. 우리나라 거의 모든 사찰이나 사찰 주변 민가에 그리고 최근에는 웬만한 전원주택 정원에 엄청나게 많이 심는 이런 수종을 연구하지 않으면 무엇을 연구하랴?


세 번째 의문은 불두화이던 설구화이던 아님 중국의 목수구이던 모두 무성화로만 구성되어 있어 결실을 맺지 못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우리나라서 불두화가 열매가 맺힌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때 속에 종자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한데 어떻든 아래와 같이 붉은 열매가 달린 나무가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변이 중에 있는지 아님 이런 또 다른 종이 있는지 궁금하다.


불두화의 열매

잎이나 화서 그리고 사그라진 옆 가지의 꽃대로 봐서 불두화가 분명하다.

대개 이런 경우 열매 속에 씨앗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확인해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불두화


불두화

가을에 전정하였으므로 꽃이 몇 개 안달렸다.


불두화


불두화

꽃이 커지면서 무게를 못이겨 처진다.


불두화

완전하게 개화하기 전에는 연두색이다.



불두화


불두화


불두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