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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육박나무

낙은재 2016. 9. 30. 15:36

육박나무


육박나무


나무 수피가 얼룩말 무늬의 6각형 조각으로 벗겨진다고 그 이름이 붙었다는 또 하나의 녹나무과의 수종 육박(六駁)나무를 탐구한다. 여기서 박(駁)은 얼룩말 박자이다. 제주도와 전남 그리고 경남 일부에서만 자생하는상록 교목인데 그 수피가 과거 해병대 얼룩무늬 군복을 닮았다고 자생지 주변 주민들이 해병대나무 또는 국방부나무라는 애칭을 붙인 나무이다. 우리 외에 일본과 대만에도 자생하는데 일본에서는 우리와 비슷한 맥락으로 수피가 새끼 사슴을 닮았다고 가고노기(カゴノキ : 鹿子の木)로 부르며 중국은 조선목강자(朝鲜木姜子)로 부르는데 이는 학명에서 온 이름으로 보인다.


나무는 특이하지만 그 내용은 간단하게 넘어갈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다소 복잡하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낡은 앵글러 분류체계를 고수하며 이 나무를 녹나무과 육박나무속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세상 그 어디에도 그렇게 분류하는 데는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더 웃기는 것은 서양은 물론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새로운 학명으로 부르는데 그 학명이 바로 우리나라를 뜻하는 코레아나이다. 그 표본을 우리나라에서 채집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나라 이름이 들어간 학명으로 변경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냥 무관심하게 지나칠 일은 아니라고 보이는데도 우리나라 자료에서는 아무도 여기에 대하여 언급하지 않고 있다. 참으로 황당하다. 그럼 그 내막을 자세히 알아보자.


과거 오랫동안 사용하던 학명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현재도 쓰는 학명이 Actinodaphne lancifolia인데 이는 육박나무속(Actinodaphne)명에다가 뾰족한(피침형) 잎을 뜻하는 lancifolia를 종소명으로 결합한 이름이다. 그런데 우리와 같은 원산지인 일본과 중국에서는 이 나무를 육박나무속이 아닌 까마귀쪽나무속(Litsea)으로 분류하고 종소명을 우리나라 원산을 뜻하는 coreana를 결합하여 Litsea coreana로 쓰고 있다. 그 이유는 최근 APG 분류체계에서의 유전자 분석과 네덜란드계 인도네시아 식물학자 Kostermans 등의 연구결과 총화경이나 포편 그리고 엽편산생 등이 육박나무속이 아닌 까마귀쪽나무속(Litsea)에 가깝다는 것이 이유였다. 실제로 우리나라 자료에 보면 속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까마귀쪽나무와 유사종으로 비교한 내용들이 더러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국표식에는 Litsea coreana라는 학명은 이명으로도 조차도 등재되어 있지 않다. 


육박나무가 포함된 완도 주도의 상록수림

천연기념물 28호


이게 후박나무인데 잎은 좀 닮았어도 꽃은 완전히 다른데 우리나라서 채집한 육박나무 표본자료가 처음에는 후박나무로 취급받았다.

참고로 후박나무는 잎이 두툼하다는 뜻으로 후박(厚朴)나무이라서 육박(六駁)나무와는 한자의 글자가 다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대개 학명의 속이 변경되면 종소명은 그대로 따라가 유지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경우는 마치 새로운 종인 양 종소명도 lancifolia에서 coreana로 바뀐 것이다. 그 이유는 이미 까마귀쪽나무속에는 lancifolia라는 종소명을 사용하는 종이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래전 1912년에 프랑스 식물학자 AH Leveille가 북한에서 채집한 자료로 명명한 Litsea coreana를 사용한 것이다. 그런데 이 학명은 발표 당시 일본 학자 나카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후박나무와 동일한 것으로 취급받아 묻혀버렸던 것이었는데 최근 Kostermans교수가 재연구하여 다른 종임을 밝혀 뒤늦게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 나무의 원산지 동양 3국 중 중일 양국에서 채용하는 학명이 된 것이다. 참고로 아직은 계속 논란 중에 있기 때문에 기존 학명 Actinodaphne lancifolia이나 신학명 Litsea coreana 모두 합법명은 아니다. 우리 자생종에 외국 이름이 붙었다고 난리를 치는 우리가 정작 외국에서 우리 이름을 붙여줘도 우리만 채용하지 않고 외면하고 있는 꼴이다. 


등록명 : 육박나무

학  명 : Actinodaphne lancifolia (Siebold & Zucc.) Meisn.

분  류 : 녹나무과 육박나무속

신학명 : Litsea coreana H.Lév.

신분류 : 녹나무과 까마귀쪽나무속 상록 교목 자웅이주

원산지 : 우리 자생종, 일본, 대만

분포지 : 제주도, 전남, 경남

일본명 : 가고노기(カゴノキ : 鹿子の木)

중국명 : 조선목강자(朝鲜木姜子)

수  고 : 8 ~ 15m

지  름 : 30 ~ 40cm

수  피 : 회색, 소인편상 박락, 탈락후 녹피반점

가  지 : 유지- 홍갈색, 갈녹색, 무모, 노지 - 흑갈색, 무모

동  아 : 기다란 피침형, 인편무모 혹 상부유모

화  아 : 엽액, 구형, 3~4개 모여 남

잎모양 : 호생, 도란상타원형 혹 도란상피침형  

잎크기 : 4.5~9.5 x 1.4~4cm, 선단둔점첨, 기부설형, 혁질

잎색상 : 상면 - 심녹색, 무모, 하면 - 분녹색, 무모

잎  맥 : 우상맥, 측맥 매변 7~10조, 양면미돌기, 중맥 양면돌기, 망맥불명현

잎자루 : 6~16mm, 무모

꽃차례 : 자웅이주, 산형화서, 액생, 무총경 혹 극단총경

포  편 : 4, 교호대생, 근원형, 외면 황갈색사상단유모, 내면 무모

소화경 : 매화서 3~4송이, 화경굵고 짧음, 장유모 밀

화  피 : 열편 6, 난형 혹 타원형, 외면 유모

수  술 : 9개, 화사 장유모, 선체전형, 유명, 퇴화암술 무

꽃  밥 : 4실

암  꽃 : 암술 1, 자방 근구형, 화주 희소유모, 주두 2렬, 퇴화수술 9개, 실모양, 장유모

열  매 : 액과, 구형, 7~8mm, 적색으로 성숙

종  자 : 연갈색, 상반부 흑갈색 얼룩 무늬

과  탁 : 편평, 6렬 화피열편 숙존

과  경 : 약5mm, 꽤 조장

개화기 : 8 ~ 9월

결실기 : 익년 여름 ~ 가을

목  재 : 약간 견고, 건축, 기구, 악기 제조용


중국명 조선목강자(朝鲜木姜子)에는 이 나무 속명이 목강자(木姜子)임을 확실하게 내포하고 있다. 즉 육박나무속이 아닌 까마귀쪽나무속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에서는 육박나무속은 황육남속(黄肉楠属)이라고 하고 까마귀쪽나무속을 목강자속(木姜子)이라고 한다. 대만 학자 C.E.Chang이 저간의 사정을 모르고 1976년에 발표한 학명 Litsea orientalis는 부족한 정보의 산물이라고 중국자료에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표식에서는 엉뚱한 Litsea orientalis는 육박나무의 이명으로 등록하고 정작 Litsea coreana는 그 어디에도 언급이 없다. 


그럼 여기서 이 나무의 정체성에 대하여 중국을 중심으로 좀 더 깊게 이야기를 해보자. 우선 우리나라 국생정의 기재문에 육박나무의 뿌리를 시피장근(豺皮樟根)이라고 하며 냉위동통, 혈리, 온열리, 관절통풍, 울증을 치료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건 아니다. 중국의 시피장(豺皮樟)이란 수종은 육박나무가 아니다. 그 학명이 Litsea rotundifolia Hemsl. var. oblongifolia (Nees) Allen인 까마귀쪽나무속의 또 다른 나무로서 수피에 얼룩반점도 없고 열매도 남자색으로 성숙한다. 이 나무의 뿌리를 시피장근(豺皮樟根)이라고 하며 성질은 신(辛), 온(温)하고 거풍제습(祛风除湿),행기지통(行气止痛),활혈통경(活血通经)。풍습관절통(风湿关节痛),질타손상(跌打损伤),통경(痛经),위통(胃痛),설사(泄泻),수종(水肿)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게 혼동된 이유는 바로 중국에 육박나무의 변종인 표피장(皮樟)이란 수종이 있기 때문이다. 그 표피장의 학명은 Litsea coreana Lvl. Var.Sinensis이다. 이 나무의 뿌리를 표피장근(皮樟根)이라며 이 또한 약용하는데 성질은 고(苦), 온(溫)하며 거습소종(祛湿消肿)、행기지통(行气止痛)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전문가가 아닌 내 눈에도 우리나라 국생정의 정보가 육박나무의 변종인 표피장보다는 엉뚱한 시피장 쪽을 설명하고 있는 것 같아서 이의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시피장(豺皮樟)과 표피장(豹皮樟)은 한자의 글자가 너무 비슷하여 중국에서도 많이 헛갈린다고 한다. 시(豺)는 승냥이를 말하며 표(豹)는 표범을 말한다. 승냥이는 얼룩 무늬가 없다. 따라서 육박나무 또는 그 변종의 특성을 나타내기에는 표피장이 당연히 어울린다. 결국 같은 무늬를 두고서 우리는 얼룩말무늬로 중국은 표범무늬로 일본은 애기사슴무늬로 표현한 것이 재미있다. 그래서 정리를 하면 중국 본토에는 우리나라 육박나무와 동일한 수종은 없고 그 변종인 표피장(豹皮樟)이 있는 것이다. 이 표피장은 원종인 육박나무와 동일하게 얼룩무늬가 있으나 잎모양이 약간 다르고 열매가 초기에는 적색이지만 나중에 흑색으로 성숙하고 잎의 상면에 광택이 있고 중맥 위 그리고 잎자루에 털이 있다는 점 등이 차이점이다. 이 표피장도 오랫동안 육박나무속으로 분류되었는데 그 때 이름은 양자황육남(揚子黄肉楠)이었다. 양자는 양자강을 의미한다. 그러다가 최근에 육박나무를 따라서 까마귀쪽나무속으로 변경된 것이며 그 때 대만 원산 육박나무를 새로이 등재하면서 중국정명을 학명 그대로 따라 조선목강자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원종은 조선목강자 변종은 표피장 그리고 또 하나의 변종은 털표피장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는 어정쩡한 상태가 된 것이다. 




육박나무

왼쪽 : 수꽃, 오른쪽 위 : 암꽃


육박나무 수꽃과 동아, 잎뒷면

    

육박나무

잎은 호생이다.


육박나무

잎맥은 삼출맥이 아닌 우상맥이다.


육박나무

뒷면은 분녹색이다. 전후면 모두 무모이다.


육박나무 거목


육박나무 수피


육박나무 동아



육박나무


육박나무 수꽃망울


육박나무 수꽃망울


육박나무 수꽃망울



육박나무 수꽃



육박나무 수꽃



육박나무 수꽃


육박나무 수꽃


육박나무 수꽃 개화후


육박나무 암꽃망울


육박나무 암꽃망울



육박나무 암꽃


육박나무 암꽃


육박나무 암꽃


육박나무 암꽃


육박나무 암꽃 개화후


육박나무 열매



육박나무 열매


육박나무 열매

지름 7~8mm


육박나무 열매



육박나무 열매



육박나무 열매


육박나무 열매


육박나무 열매


육박나무 열매


육박나무 종자



육박나무 잎

전면 광택, 무모, 측맥 7~10조, 잎자루 6~16mm


육박나무 잎

중맥 돌기


육박나무 잎

하면 분녹색, 무모, 중맥 돌기



육박나무 잎


육박나무 수피

어릴 때는 얼룩 무늬가 없다.



육박나무 수피


육박나무 수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