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다룬 담팔수와 자라는 환경도 비슷하고 모양 특히 잎 모양이 너무나 비슷한 또 하나의 제주도 특산수종 소귀나무에 대하여 알아보자. 소귀나무과 소귀나무속 상록 교목이다. 소귀나무과에는 우리 자생종인 소귀나무 외에 미주대륙에서 건너온 두 개의 종이 더 등록되어 모두 3종의 나무가 국내 어디에선가는 자라고 있다고 보면 된다. 식물 분류체계상 일반적으로 "문강목과속종" 6단계로 분류하지만 실제로는 과 이상인 "문강목"은 별 의미가 없고 나라마다 제각기 달라서 평소 잘 쳐다보지도 않지만 이 소귀나무과는 그 정도가 좀 심한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가래나무목으로 분류하지만 미국 등 외국에서는 참나무목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아예 소귀나무목으로 분류하고 있다. 학명도 우리는 Myrica rubra로 표기하지만 최근 상당수 학자들이 Myrica속의 대부분의 수종을 화서와 열매의 구조에 따라서 분리 신설한 Morella속으로 분류하고 있다. 소귀나무과는 원래 소규모 과라서 세계적으로 3개 속에 50여 개의 수종만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소귀나무속 단 하나의 속에 3개 수종이 등록되어 있다. 이 나무를 우리는 순수 우리말 이름인 소귀나무라고 부르는데 일부에서는 잎 모양새가 소의 귀를 닮았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나 가당치 않은 이야기로 들리고 이 나무의 자생지인 제주도의 방언에 의한 이명이 속나무인 것을 보면 소의 귀와는 무관해 보인다. 하지만 어디서도 소귀나무의 정확한 어원을 파악할 길은 없다. 우리나라 외에도 중국과 일본 등지가 원산지인데 동양 3국에서 부르는 이름이 제각기 달라서 흥미롭다. 중국에서는 이를 버들잎을 가진 매실이라고 양매(杨梅)로 부르지만 일본에서는 산복숭아(山桃)로 부른다. 그런데 이 나무 열매 어디가 매실이나 복숭아를 닮았는지 이해가 잘 안된다. 하여튼 극동 3국이 제각기 부르는 것으로 봐서 각기 원산지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중국인들의 양매 사랑은 매우 역사가 깊다. 우리가 잘아는 월왕 구천과 오왕 부차의 대를 이은 오랜 전쟁에서 오월동주(吳越同舟), 와신상담(臥薪嘗膽)이니 서시빈목(西施矉目)이나 토사구팽(兎死狗烹) 등 많은 고사성어가 만들어 졌지만 거의 망했던 월나라가 다시 오나라를 차지하는 데는 모사 범려(范蠡)의 공이 절대적이다. 그 범려가 중국 역사상 최고의 미인이라는 서시(西施)와 은퇴후 인적이 없는 산골에 숨어 살면서 먹거리를 찾아 헤매다 시어서 잘 먹지도 못하는 과일이라도 따려고 미친듯이 나무를 흔들어 대다가 팔을 다쳐 피를 흘리게 되었고 이를 본 서시가 서글퍼서 눈물을 흘리게 되는데 이 때 이들이 흘린 피와 눈물을 보고 하늘이 감동하여 맛있는 과일을 내렸는데 그 것이 바로 서산 백양매라는 전설도 있다.
또 하나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삼국지의 조조가 군대를 이끌고 가다가 병사들이 목이 말라 고생하자 조조가 꾀를 내어 저 앞에 매림이 있다고 소리를 쳐서 군사들이 갑자기 그 열매의 신 맛이 떠올라 조건반사로 침이 나와서 갈증을 해소하였다는 이야기가 삼국지에 나온다. 여기서 말한 매실은 우리가 잘아는 매실주나 매실청을 담는 매화꽃이 피는 매실나무가 아니다. 매실을 생식하지는 않는다. 조조가 말한 매자는 생으로 먹을 수 있는 이 양매( 杨梅) 즉 소귀나무 열매를 말한다. 거의 대부분의 삼국지에 이 것을 매실이라고 번역하여 중국인들은 생매실도 먹나 하고 의아하게 생각했던 기억이 이제사 난다. 이 외에도 이태백을 비롯한 수많은 문인들의 시에 양매가 등장한다.
平头奴子摇大扇 (평두노자요대선)
五月不热疑清秋 (오월불열의청추)
玉盘杨梅为君设 (옥반양매위군설)
吴盐如花皎白雪 (오염여화교백설)
평두건을 쓴 어린 노비가 큰 부채를 부치니
오월인데도 덥기는 커녕 가을날씨 같구나
옥쟁반에는 군을 위해 소귀나무열매를 담았고
백설같이 흰 오나라 소금은 마치 꽃같구나
이런 시는 십중팔구 양매(杨梅)를 딸기나 버들과 매실 등으로 번역하게 된다. 우리나라 제주도에도 있는 소귀나무 열매인줄 어찌 쉽게 알겠는가. 하여튼 애주가 이태백은 유배중에도 술을 즐기고 있다. 양매를 안주 삼아. 신맛을 없애려고 소금을 곁들여 먹은 것으로 보인다.
앞의 비파나무편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비파나무 매니아 소동파의 "식여지(食荔枝)"란 시에도 양매가 등장한다. 소동파가 저 멀리 영남(남만)으로 귀양가서 평소 잘 못 보던 그 지역 과일을 먹으면서 읊은 노래이다.
“罗浮山下四时春,芦橘杨梅次第新。
라부산하사시춘, 노귤양매차제신
日啖荔枝三百颗,不辞长作岭南人”。
일담여지삼백과, 불사장작령남인
나부산아래는 사계절 봄이라서 비파와 양매가 차례로 열리네
하루에 여지를 300개씩 먹으니 영남에 오래 머물라해도 사양하지 않겠네.
여지(荔枝)는 무환자나무과의 상록교목인 리치를 말하며 노귤(芦橘)은 비파나무를 말한다.
등록명 : 소귀나무
학 명 : Myrica rubra (Lour.) Siebold & Zucc.
이 명 : Morella rubra Lour.
분 류 : 소귀나무과 소귀나무속 상록 교목 자웅이주
원산지 : 우리 자생종, 중국, 일본, 필리핀
중국명 : 양매(杨梅), 별명 - 산양매(山杨梅), 주홍(朱红)、주용(珠蓉)、수매(树梅)
일본명 : 야먀모모(ヤマモモ : 山桃)
영어명 : Chinese bayberry, Japanese Bayberry, red bayberry 등
수 고 : 15m 이상, 지름 60cm 이상
줄 기 : 수피 회색, 노시 종향 천렬, 소지 동아 무모, 피공 불명확, 유지 선체
수 관 : 원구형
잎특징 : 혁질, 무모, 2년 후 탈락, 소지상단부분에 밀집, 맹아위 가지 잎은 타원형 또는 설형 피침형
잎크기 : 16cm 이상, 정단 점첨 혹 급첨
잎거치 : 중부 이상 희소적 예거치, 중부 이하 전연, 기부 설형
정단엽 : 개화지 상 잎은 설상도란형 혹 장타원상도란형, 5~14 x 1~4cm, 기부 설형, 전연, 중부이상 소수예거치
잎색상 : 상면 심록색, 유광택, 하면천록색, 무모, 희소적 황색선체, 건조기 상하 양면 잎맥 현저, 하면 융기
잎자루 : 2~10mm
꽃차례 : 엽액상 단독 혹 수조 총생, 원주상, 1~3cm, 통상 불분지 수상
포 편 : 기부 포편 불임, 잉성포편 근원형,전연, 배면 무모, 선체, 1mm, 매포편내 1웅화
웅 화 : 2~4매의 난형소포편, 4~6매 수술, 꽃밥 타원형, 암홍색, 무모
자 화 : 엽액 단생, 수꽃에 비하여 자화서는 짧고 가늠, 5~15mm, 포편은 웅화와 비슷, 복와상배열, 매포편액내 1암꽃
소포편 : 자화 통상 4매의 난형 소포편
자 방 : 난형, 극소, 무모, 정단 극단의 화주와 2 선홍색의 세장화주, 내측유두상 요기 주두면
과 실 : 매 자화서 상단, 희귀하게 웅화에서도 달림, 구상 핵과, 외표면 유두상볼록, 1~1.5cm 지름, 재배품종 3cm 좌우, 외과피 육질, 다즙액 및 수지, 달고 신 맛, 성숙시 심홍색 자홍색
종 자 : 활타원형 혹 원란형, 약간 압편상, 1~1.5 x 1~1.2cm, 내과피 매우 단단함, 목질
개화기 : 4월
결실기 : 6~7월
용 도 : 적갈색 염료, 수렴제로 약용, 수피에 탄닌이 풍부원예종 : 인공적인 재배역사가 길어 다양한 원예품종이 개발되었음
속명 Myrica는 그리스어로 향기있는 식물의 이름에서 왔으며 또 다른 속명 Morella은 작은 뽕이라는 뜻이며 종소명 rubra는 붉은 색을 뜻하는데 과일의 색상에서 왔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관상용 외에 유실수로 재배하여 생과일을 식용하기도 하며 일본에서는 음료용 쥬스의 원료로 중국에서는 과일주로 많이 활용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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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소귀나무속에 등록된 미주대륙에서 온 외래 재배종 두 개의 그림만 훑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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