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물푸레나무과/개나리속

274 산개나리, 털산개나리, 긴산개나리 그리고 장주화와 단주화, 이화주성

낙은재 2017. 2. 11. 23:29


산개나리

단주화로 보인다.


산개나리 장주화


산개나리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생하는 개나리속 식물은 개나리 외에도 북한산에서 발견된 또 다른 종이 있다. 이 산개나리는 주로 암석지대에서 자라는 것이 발견되어 그런 취지의 학명 Forsythia saxatilis을 얻었는데 처음에는 주로 석회암지대에 분포하는 일본의 야마토렌교(Forsythia japonica)의 변종으로 1919년 나카이에 의하여 Forsythia japonica var. saxatilis Nakai라는 학명으로 발표되었다가 독립성이 인정되어 나카이박사 스스로 1921년 현재의 학명인 Forsythia saxatilis (Nakai) Nakai로 수정 발표한 것이기 때문에 나카이 이름이 두 번 들어가 있다. 


최초에 나카이의 제자 이시도야가 북한산 암벽틈에서 발견하였으므로 일본에서는 이 종을 바위개나리(イワレンギョウ)라고 부르는데 이는 '암석지대에서 발견된' 이라는 뜻의 학명의 종소명 saxatilis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 이후 발견되는 자생 산개나리는 바위가 아닌 일반 산지에서 자라므로 우리 이름은 바위개나리가 아닌 산개나리로 등록된 것 같다. 


개나리보다 키와 꽃 크기가 좀 작으며 높은 데서는 아래로 처지기도 하지만 주로 위로 직립하여 차이점을 보인다. 잎의 크기에 대하여는 국생정을 비롯한 많은 도감에서 개나리가 산개나리보다 크다고 기록하지만 개나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여 1982년 개나리와 산개나리의 이화주성을 밝힌 바 있는 이상태교수는 오히려 산개나리 잎의 크기가 개나리보다 더 크다고 기록하고 있다. 산개나리는 잎뒷면에 털이 있고 배면 잎맥이 돌출하며 잎자루도 1cm 이하로 1cm 이상인 개나리에 비하여 짧으며 잎몸과 잎자루의 비가 8배 이상으로 8배 이하인 개나리와 차이가 난다. 


산개나리

잎 뒷면에 털이 많고 맥이 돌출하고 있다.


산개나리 장주화

꽃이 하나씩만 핀다.


이 산개나리 또한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다. 처음에는 북한산에서만 발견되어 북한산개나리라는 이명도 가지고 있는데 북한산에서도 아직까지 대규모 자생지는 발견되지 않고 간혹 한 두 개체가 발견될 뿐이며 그 대신에 관악산에서도 산견되고 있어 자생지가 북한산에 한정된 것이 아님을 시사하고 있다. 그 후 전라북도 임실군 덕천리에 약 230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이 발견되어 거기가 이 종의 남방한계선이 아닐까 하여 그 학술적 가치가 높아 1997년 천연기념물 제388호로 지정된 바 있다. 우리나라 고유종인데다가 자생지도 많지 않아서 2012년 산림청의 특별산림보호대상종으로 지정되어 법적으로 보호를 받고 있다.


임실군 덕천리 산개나리 군락지

천연기념물 제388호


임실군 덕천리 산개나리 군락지

천연기념물 제388호


임실군 덕천리 산개나리 군락지

천연기념물 제388호


등록명 : 산개나리

이  명 : 북한산개나리

학  명 : Forsythia saxatilis (Nakai) Nakai

분  류 : 물푸레나무과 개나리속 낙엽 관목

원산지 : 우리나라 고유종

자생지 : 북한산, 관악산, 임실

잎특징 : 대생, 난형, 잔톱니, 뒷면 맥상모

잎자루 : 2~10mm, 잔털

꽃색상 : 연한 노랑색, 엽액생, 1개씩

꽃받침 : 2mm, 녹색, 열편 2mm

꽃부리 : 4렬, 선상 장타원형, 열편 길이 18mm이하

열  매 : 삭과, 성숙시 2렬

줄  기 : 1년생 자주색, 무모, 2년지 회갈색, 골수 갈색 계단상

개화기 : 4월

결실기 : 9월

용  도 : 약용

우리나라에는 산개나리의 변종으로 잎이 길쭉한 피침형인 긴산개나리와 잎이 긴산개나리보다 크고 털이 있는 종을 털산개나리로 등록하고 있으나 국제적으로는 인정받지 못하고 둘 다 산개나리의 이명으로 취급받고 있다. 따라서 애써 찾아다니며 구분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자생 산개나리 관악산 [사전출처 : 한겨레신문]

단주화


산개나리 관악산 [사전출처 : 한겨레신문]

잎뒷면 털과 잎맥 돌출 등 산개나리 특징이 보인다.

톱니가 밑에까지 있어 상반부에만 있는 개나리와 차이를 보인다.

잎이 개나리보다 커 보여 이상태박사의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산개나리 관악산 [사전출처 : 한겨레신문]

줄기 속에 꽉찬 계단상 골수가 보인다.


산개나리 열매 한택수목원


개나리속은 모두 단주화와 장주화로 구성된 이화주성 양성화이다.


이 산개나리를 탐구하면서 산개나리 뿐만아니라 개나리속 전체의 양성화와 자웅이주 논란의 답을 얻은 것 같다. 즉 이 산개나리를 포함하여 개나리속의 모든 나무들이 화주이장(花柱異長)의 특성이 있는 양성화라고 중국에서는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개나리속은 모두 자웅이주로 기록하고 있어 대립되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 도감들은 대부분 양성화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아직도 명쾌하게 언급하지 않거나 간혹 자웅이주라고 설명하는 도감도 보인다. 이런 혼란이 온 이유에 대하여 이제사 상당부분 파악이 된다.


당초 나카이박사가 산개나리를 묘사할 당시에는 이화주성(異花柱性)에 대하여 전혀 언급이 없었으며 정태현박사는 장주화만 기재하고 있으며 이우철박사는 개나리는 단주화로 산개나리는 장주화라고 기재하였고 이창복박사는 아예 단주화, 장주화에 대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아서 현재 국생정 기재문에 이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학계에서는 한동안 개나리는 단주화이며 산개나리는 장주화로 오인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 후 1982년 이상태박사 등이 북한산성에 식재된 개나리와 산개나리 개체를 대상으로 정밀 연구하여 각기 장주화와 단주화가 있음을 확인하고 이 연구결과를 한국식물분류학회지에 발표하였으나 북한산의 자생지가 자취를 감췄다고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논란 상태에 있었다고 한다. 그 후 2008년 그 유명한 재야학자 전의식선생님 등에 의하여 북한산과 도봉산 일대 의정부 호원동과 양주 장흥면에서 자생하는 산개나리의 소수 개체가 발견된 것이다. 그 당시 호원동에서 발견한 개체는 단주화였으며 장흥면 개체는 장주화였음을 확인하여 산개나리는 단주화와 장주화 모두 있는 이화주성임이 명백하다고 북한산국립공원에서 발표한 바 있다.    



산개나리 좌 장주화 우 단주화


자생 산개나리 도봉산

 

자생 산개나리 도봉산


여기에다가 거의 모든 도감에서 개나리속은 자웅이주라고 설명하는 일본에서도 이와 배치되는 아마추어들의 관찰기록이 속속 올라오는 등 이화주성에 대한 논란이 점차 거세지자 현재는 일본 학계에서도 상당부분 이화주성에 대하여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여기 일본식물생리학회(日本植物生理学会) 2014년에 게재된 관련 질문에 대하여 나고야대학의 이시구로(石黒)교수가 답한 아래 내용을 보면 이제 개나리를 더 이상 자웅이주라고는 고집할 이유는 없을 듯 하다.


이시구로교수의 답변 요지

1. 개나리속은 단주화에도 씨방이 있고 장주화에도 꽃가루가 있는 엄연한 양성화이므로 수꽃이나 암꽃이 아니라 이화주성 양성화이다.

2. 단주화의 꽃가루를 받은 장주화의 결실율이 장주화의 꽃가루를 받은 단주화의 결실율보다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3. 한 나무에서 단주화와 장주화가 피지는 않는다.

4. 아주 드물게 단주화 또는 장주화만의 그룹에서도 결실하는 경우가 발견된다.

5. 특정 수종의 단주화 또는 장주화 경향은 꺾꽂이 번식에 의한 우연한 결과일 뿐 그 수종의 특성은 될 수 없다. 즉 일본에서는 중국 원산 당개나리는 거의 대부분 장주화이고 우리 개나리는 거의 대부분 단주화라고 기재한 도감도 있으므로 이를 바로잡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무려 5천 년 전부터 약으로 사용한 중국에서는 진즉 알고 있었던 화주이장 양성화 특성을 개나리속 나무가 별로 없는 일본 학자들은 잘 몰라서 초기에 간과하였고 그들의 영향을 받은 우리 식물학계도 그대로 따라하다가 나중에 1982년 이상태박사 등에 의하여 양성화임이 확인되었으나 아직까지도 흔쾌히 인정하지 않고 도감에 게재하지도 않고 있는 실정이다. 왜냐하면 주류 학자들의 스승인 일본에서 아직 자웅이주라고 말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참으로 답답하다. 이래서 재야 식물학자로 평생을 현장에서 실물 관찰로 살다가신 전의식선생님이 위대한 것 아니겠는가? 


참고로 암술대 즉 화주(花柱)의 길이가 차이나는 두 종류의 꽃이 피는 나무들이 있다. 암술대가 수술 위로 솟아 나오는 것이 있고 그 반대로 수술 아래에 숨는 경우가 있는데 전자를 암술대 즉 화주가 길다는 뜻으로 장주화(長柱花) 그 반대로 수술이 긴 후자를 단주화(短柱花)라고 한다. 단주화와 장주화가 한 나무에서 발견되지는 않으며 어느 한 그루만 있는 경우 결실을 하지 못하지만 단주화와 장주화 두 그루가 있을 경우에는 양 그루 모두 결실을 하기 때문에 암수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식물이 이렇게 암술의 길이를 달리하는 이유는 자가수분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식물도 동물이 근친교배를 피하려는 것과 같은 이치로 우수한 형질로 발전하기 위하여 자가수분은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단주화와 단주화 또는 장주화와 장주화 상호간에는 수분이 되지 않고 단주화와 장주화 사이에서만 수정이 되는 것이다. 이런 특성을 이형화주성(異型花柱性) 또는 이형예현상(異型蘂現象) 및 화주이장(花柱異長), 이화주성(異花柱性)등으로 부르며 영어로는 Heterostyly이라고 한다. 이런 자가불화합성을 가진 식물은 사과, 배, 무우, 배추, 코스모스, 해바라기 등 매우 많다. 즉 단주화의 경우 수술이 길어 꽃가루가 밑에 있는 암술에 떨어져 저절로 수분은 되더라도 수정에까지는 이르지 못하여 결실을 못하는 것이다. 


산개나리

휘어지는 개나리와의 차이점을 쉽게 구분하기는 어려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