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물푸레나무과/개나리속

273 개나리에게도 이런 깊은 내용이, 연교(連翹)

낙은재 2017. 2. 9. 22:29

개나리 장주화


개나리 단주화


봄이면 우리나라 전역을 붉게 물들이는 것은 진달래요 노랗게 물들이는 것은 개나리인 것을 모르는 우리 국민은 없다.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흔하게 보는 꽃나무라서 개나리에 대하여 뭘 더 자세하게 알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 또한 물푸레나무과이므로 한 번쯤은 훑어보고 넘어가려고 한다. 그런데 쉽게 생각하고 시작하고 보니 실상은 전혀 딴 판으로 매우 혼란스럽다. 한 때 무궁화 대신에 우리나라 국화로도 지정하려고 한 바도 있으며 현재 수도 서울시의 꽃으로 선정된 개나리를 평소 이렇게도 모르고 있었단 말인가? 헐!!


1. 개나리는 우리 자생종인가 아니면 외래 재배종인가?

2. 개나리도 종류가 있는가? 

3. 개나리는 암수한그루인가 아니면 암수딴그루인가?

4. 개나리 열매를 본 적이 있는가?

5. 개나리도 한약재로 사용되는가?

6. 개나리와 만리화 그리고 영춘화, 미선나무는 어떤 관계인가?


그럼 지금부터 여기에 대하여 차근차근 파악해 보자. 우선 개나리의 어원은 다소 이견이 있지만 초본인 나리와 비슷하지만 나리보다는 못한 꽃이 피는 나무라는 뜻에서 개나리나모라고 하다가 개나리나무 그리고 개나리로 변천한 말이라는 것이 통설이다. 한글이 창제되기도 전에 한자를 빌려 견내리화(犬乃里花)로 기록한 조선조 초기 태종때인 1417년에 중간된 고려 중기의 의학서적인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에도 나온다. 그 후 한글이 창제되어 비슷한 내용을 한글로 기록한 성종시대의 문서인 1489년 발간된 구급간이방(救急簡易方)에 개나리라고 한글로 분명하게 기록되어 있다. 즉 견내리화(犬乃里花)가 개나리를 한자로 표기한 것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옛 자료에는 개나리를 한자로 개랄이(介辣伊)로 표기한 경우도 보인다.


여기까지를 보면 개나리는 오랫동안 사용되었던 우리 고유의 언어이구나 하고 생각하게된다. 그러나 여기 엄청난 반전이 있다. 여기 향약구급방이나 구급간이방에서 말한 개나리는 지금의 개나리가 아닌 백합의 일종을 말하는 것이다. 즉 목본인 개나리가 아니라 초본인 참나리에 대비되는 나리의 일종을 말하는 것이다. 이 두 문서에도 분명하게 백합의 속운(俗韻) 또는 향명(鄕名)이라고 한 것이데 그 것은 빼먹고 개나리 부분만 발췌하여 개나리가 등장하는 우리나라 최초 문서기록이라고 하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지금의 목본인 개나리와 관련하여 그렇게 언급하면 정말 웃기는 이야기가 되어 버린다. 


참나리


그럼 결국 과거의 개나리는 참나리와 비교되는 초본 나리의 일종이었는데 최근에 와서 이상하게 노란꽃이 피는 물푸레나무과의 개나리속 나무의 이름으로 변질되어 버렸고 초본인 백합과 백합속에서는 개나리라는 이름은 슬그머니 사라지고 단지 현재 당나리로 등록된 중국에서 들여온 야백합(野百合)의 이명으로만 당개나리가 등재되어 남아 있을 뿐이다. 


정명 : 당나리, 이명 : 당개나리

개나리가 백합의 일종을 말할 때 당개나리는 당나리의 이명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목본인 중국원산 연교(连翘)의 우리나라 정명이 되어 있기도 하다.


그리고 [한국식물생태보감]의 저자 김종원박사의 조사에 의하면 개나리의 옛 이름은 19세기 자료에 보이는 가지꽃, 붓꽃 또는 개나리나모라고 한다. 이 중 개나리나모에서 변천된 개나리나무는 현재도 개나리의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그리고 정약용의 마과회통에 보면 개나리를 그 당시 한자어로는 신이화 또는 연교 및 영춘화 등으로 부르고 있었다고 하며 또한 연교를 '어어리나모의 여름(열매)이다.'라고 명의 허준이 말하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현재 어어리나모와 비슷한 이명으로 어사리라는 것이 국표식에 등재되어 있는데 연관성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신이화(辛夷花)와 연교 및 영춘화는 모두 중국에서 온 이름으로서 중국에서 신이화는 자목련을 영춘화는 지금의 영춘화를 지칭하는 것으로 개나리와는 무관하지만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이들이 개나리를 지칭하는 것으로 잘못 판단한 것 같고 오히려 연교는 중국에서 개나리를 지칭하는 말이지만 중국에서 고추나물을 소연교(小连翘)라고 하므로 여기서 헷갈려 개나리를 연교라고 하면 안된다고 지적하는 내용도 문헌에 나온다. 사진이 없던 시절이라 충분히 이해가 간다.


우리 자생종 개나리는 모두 우리 고유종이다.


개나리를 한국 특산식물이라고 대부분의 도감에서 설명하지만 그것은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4종에 한하여 그런 것이고 전세계적으로는 11종이나 분포한다. 이 중 유럽의 단 한종을 제외하면 우리와 중국 및 일본 즉 동양 3국에 주로 분포하는데 그 중 우리나라의 자생종은 개나리와 산개나리 그리고 만리화와 장수만리화 등 모두 4종이며 이들 모두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고유종이다. 그외 일본에 두 종이 자생하고 나머지는 중국과 그 인근지역이 원산지이다. 하나 매우 특이한 것은 한중일 3국에서 원산지가 중복되는 경우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자생하는 환경에 따라서 형질의 변화가 발생하여 나라에 따라 모두 다른 종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개나리의 속명은 Forsythia인데 이는 18세기 스코틀랜드 식물학자인 윌리엄 포사이스(William Forsyth)의 이름에서 딴 것이며 우리나라 대표격인 개나리의 학명은 Forsythia koreana (Rehder) Nakai인데 이는 한국 특산임을 종소명에서 내포하고 있고 당초 독일인 알프레드 레이더에 의하여 중국 원산인 의성개나리의 변종으로 기록되었다가 나중에 일본 나카이에 의하여 독립된 종으로 승격된 셈이다. 따라서 개나리를 넓게 개나리속 전체를 통칭하는 말이라면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좁은 의미에서의 특정 수종인 개나리를 두고 말하는 것이라면 개나리는 우니라라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임이 분명하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개나리의 종류


우리나라 개나리속에는 22개 수종이 등록되어 있는데 원예종이나 변종을 제외한 원종들은 다음과 같다. 

등  록  명

학   명

원  산  지

이명, 원산지명

특 기 사 항

개 나 리

Forsythia koreana

우리 고유종

개나리나무

줄기 처짐, 결실율 낮음, 자생지 미발견

산개나리

Forsythia saxatilis

우리 고유종

북한산개나리

직립성, 결실

만 리 화

Forsythia ovata

우리 고유종

금강개나리

중국명 난엽연교(卵叶连翘), 직립, 결실율 고

장수만리화

Forsythia velutina

우리 고유종

장수개나리

직립성, 결실율 높음

당개나리 

Forsythia suspensa

중 국

연교(连翘)

직립 또는 줄기 처짐

의성개나리

Forsythia viridissima

중 국

금종화(金钟花)

직립성

기랄디아나개나리

Forsythia giraldiana

중 국

진연교(秦连翘)

직립성

구주개나리

Forsythia europaea

유럽 발칸반도

Forsythia 

직립성

미국(서양)개나리 

Forsythia × intermedia

교잡 원예종 

border forsythia 

직립, 의성개나리와 당개나리의 교잡종 


그럼 여기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개나리속 수종인 개나리부터 자세하게 알아보자. 

등록명 : 개나리

이  명 : 가을개나리, 개나리나무, 신리화, 어사리 등

학  명 : Forsythia koreana (Rehder) Nakai

분  류 : 물푸레나무과 개나리속 낙엽 관목

원산지 : 우리 고유종

중국명 : 조선연교(朝鲜连翘)

일본명 : 조선연교(チョウセンレンギョウ)

수  고 : 3m

줄  기 : 3~6m 길이, 끝부분 늘어짐, 신년지 녹색, 노지 회갈색, 피목 명현, 속이 비어있음

뿌  리 : 다수 잔뿌리 

잎특징 : 대생, 난형피침형, 첨두, 넓은 예형, 윤채, 양면 무모, 중앙이상 거치, 전연

잎크기 : 3~12 x 3cm

잎자루 : 1~2cm

꽃차례 : 1~3송이 액생

꽃받침 : 녹색, 4렬

꽃부리 : 1.5~2.5cm, 4심렬

꽃  술 : 수술 2, 암술 1개, 단주화와 장주화 

열  매 : 삭과, 난형,편평, 15~20 x 7~9mm, 사마귀 돌기

종  자 : 갈색, 5~6mm 길이, 날개

개화기 : 3~4월

결실기 : 9월

용  도 : 염료, 약용


개나리는 엄연한 나무인데도 불구하고 서울시에서 1971년 서울시의 꽃과 나무를 지정하면서 꽃은 개나리로 나무는 은행나무로 선정하였다. 아니 개나리가 꽃이란 말인가? 그렇지 개나리도 분명 꽃이다. 다만 나무 둘을 선정하고서 하나는 꽃이고 하나는 나무라니 좀 이상하게 느껴졌을 뿐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 국화도 무궁화인 나무이다. 주요국 국화를 살펴보면 영국은 장미, 미국은 산딸기, 일본은 벚꽃, 중국은 매화 모두 목본이다. 그러나 독일 수레국화, 네덜란드 튜립, 스위스 에델바이스, 이탈리아 데이지, 스웨덴 은방울꽃 등 초본도 만만치 않게 많다. 과거 무궁화를 대신할 우리나라의 국화 논란이 있을 당시 개나리는 우리 고유종이라고는 하지만 국내서 뚜렷한 자생지가 발견되지 않아서 우리 자생종임이 의문시 된다고 제외된 바 있다. 참고로 진달래도 거론되었는데 진달래는 이전에 북한에서 국화로 사용한 바 있다고 배제되었다. 지금의 북한 국화는 우리 자생 목련의 일종인 함박꽃나무이다. 그런데 북에서는 이 나무를 목란이라고 한다. 


개나리 단주화


개나리 장주화


개나리 열매

종자가 아니라 이 껍질을 약재로 쓴다.


개나리는 가지가 일정 크기로 자라면 활처럼 처진다.


개나리 잎


개나리

비가오면 꽃이 아래로 처져 비를 피한다.


개나리 장주화


개나리 단주화


동경 고이시카와식물원에 있는 개나리

장주화로 보인다.


개나리 단주화이다. 줄기 속은 비어있으나 부분부분 가로막이 있다.


개나리 잎 거치


개나리 단풍


개나리 단풍과 열매


개나리는 자웅이주가 아닌 이형화주성 양성화이다.


많은 자료에서 개나리속을 자웅이주라는 설명을 하는데 실제로는 꽃 모습이 암술대가 수술 위로 솟아 나오는 것이 있고 그 반대로 수술 아래에 숨는 경우가 있는데 전자를 암술대 즉 화주가 길다는 뜻으로 장주화(長柱花) 그 반대인 후자를 단주화(短柱花)라고 한다. 우리나라 일부 도감과 일본에서는 이를 암꽃과 수꽃이라고 하며 개나리속은 자웅이주라고 설명하지만 단주화와 장주화가 한 나무에서 발견되지는 않으며 어느 한 그루만 있는 경우 결실을 하지 못하지만 단주화와 장주화 두 그루가 있을 경우에는 양 그루 모두 결실을 하기 때문에 암수꽃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래서 원산지 중 하나인 중국과 우리나라 대부분의 도감에서는 개나리속을 자웅이주라고는 하지 않는다. 


식물이 이렇게 암술의 길이를 달리하는 이유는 자가수분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식물도 동물이 근친교배를 피하려는 것과 같은 이치로 우수한 형질로 발전하기 위하여 자가수분은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암수술의 길이를 달리하여 단주화가 피는 나무와 장주화가 피는 나무로 구분되는 것이다. 이 경우 단주화와 단주화 또는 장주화와 장주화 상호간에는 수분이 되지 않고 단주화와 장주화 사이에서만 수정이 되는 것이다. 이런 특성을 이형화주성(異型花柱性) 또는 이형예현상(異型蘂現象) 및 화주이장(花柱異長), 이화주성(異花柱性)등으로 부르며 영어로는 Heterostyly이라고 한다. 이 일본식 또는 중국식 용어를 우리말로 풀이한다면 암술대나 꽃술이 다르거나 길이가 다른 특성이라는 것이다. 이런 자가불화합성을 가진 식물은 사과, 배, 무우, 배추, 코스모스, 해바라기 등 매우 많다. 즉 단주화의 경우 수술이 길어 꽃가루가 밑에 있는 암술에 떨어져 저절로 수분은 되더라도 수정에까지는 이르지 못하여 결실을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이상한 것은 일본 자료에 미선나무에 이어서 개나리도 자웅이주라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개나리가 자웅이주라는 주장을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이 개나리 또한 독립된 종으로 승격시킨 장본인이 일본 학자 나카이가 아니던가. 그가 잠시 원장으로 재직했던 동경의 고이시카와(小石川)식물원에 가면 아직도 우리나라 개나리가 조선연교라는 이름으로 심어져 있다. 그런데 왜 이형화주성을 몰라서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정말 궁금하다. 


일본의 거의 모든 도감은 개나리는 모두 자웅이주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일부 아마추어 자료에서는 일본 자기들 원산인 쇼우도지마렌교우(小豆島連翹 : Forsythia togashii)는 자웅이주가 아닌 이형화주성(異型花柱性)이라는 관찰결과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일본에는 개나리가 그렇게 보편적인 식물이 아니라서 제대로 관찰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 오류일까? 아니면 혹시 긴 수술은 긴 암술과 짝을 이루며 짧은 수술은 짧은 암술과 짝을 이루므로 개개 꽃술로 봤을 때는 자웅화가 각기 다른 나무에서 피므로 일본에서는 이런 경우도 자웅이주라고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여기에 대하여는 다음 글에서 좀더 상세하게 파악해 봐야 겠다.


개나리 장주화


개나리 장주화


개나리 장주화


개나리 장주화


개나리 장주화


개나리 단주화


개나리 단주화


개나리 단주화


개나리 단주화

수술이 높이 나와 이를 수꽃이라고 하는 도감도 있으나

열매가 달리므로 단주화도 절대 수꽃이 아닌 양성화이다. 다만 자가수분을 하지 않을 뿐이다.


개나리의 결실율이 낮은 이유는?


개나리속 여러 수종 중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이 개나리(Forsythia koreana)는 결실율이 이상하게도 매우 낮아 열매를 거의 볼 수가 없다. 그런데 그 이유가 아직 시원하게 밝혀진 것이 없어 연구대상으로 남아 있다고 판단된다. 위에서 말한 단주화 장주화 즉 이화주성은 개나리에만 해당되는 특징은 아니고 개나리속 거의 모두에 해당되는 특성이므로 우리 자생종 개나리가 특별하게 결실율이 낮은 것은 별개의 문제가 된다. 물론 그 이유 중 하나는 주로 삽목에 의하여 번식을 하는 개나리는 대개 같은 나무에서 잘라낸 가지로 대량 삽목하므로 단주화나 장주화 어느 하나의 특성을 가진 나무가 한 장소에 심어질 가능성이 높아 결실이 어렵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 만으로는 유독 이 개나리의 결실율이 매우 저조한 것을 설명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판단된다. 어느 자료에 의하면 우리 개나리는 단주화와 장주화에 의한 교차수분이 이루어져도 그 결실율이 30% 정도에 그친다고 하니 높은 편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개나리가 우리 자생종이라고는 하지만 종자번식이 어려워 야생에서의 자생지가 전혀 발견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가 주변에서는 비록 종자는 없더라도 워낙 삽목과 휘묻이 등으로 번식이 잘 되며 빨리 자라므로 전혀 문제가 없다.


개나리는 유명한 한약재, 생약명 연교(連翹)


우리 국민들 대부분은 개나리는 그저 봄소식을 맨 먼저 전하는 꽃으로만 알고 있는데 한의학에서는 매우 유명한 약재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그 기원은 저 멀리 중국 삼황오제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아주 먼 옛날 약 5천 년전 중국의 삼황오제 시절 황제내경으로 유명한 황제(黄帝)의 의학스승이었던 기백(岐伯)이란 사람이 약초를 채취하러 손녀와 함께 깊은 산에 들어가서 여러 가지 약초를 직접 씹어서 맛을 보면서 시험하던 중 불행하게 독초에 중독되어 거품을 물고 의식을 잃자 옆에 있던 손녀가 다급하여 주위에 있는 푸른 나무잎을 따서 입으로 씹어 그 즙액을 할아버지 입에 넣어주자 얼마 후 의식을 찾아서 귀가하였다고 한다. 나중에 기백이 그 식물을 다시 찾아 연구한 결과 매우 뛰어난 청열해독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어 그 때부터 약으로 사용하였으며 그 나무의 이름을 손녀의 이름인 연교(連翹)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상이 중국에서 연교의 이름 유래를 설명하는 내용이다. 따라서 연교의 이름 유래를 글자도 다른 연꽃의 연(蓮)에서 찾거나 교(翹)를 새의 꼬리와 결부시키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개나리 푸른 열매를 특별히 청교(靑翹)라고 한다.

일부 증상에는 이 청교가 더 효험이 있다고 한다.


연교(連翹)


우리나라에서도 중국명을 그대로 사용하는 개나리의 생약명 연교(連翹)는 원래 중국 원산 4종 중 중국명 연교(连翘)와 금종화(金钟花)의 열매를 이르는 말이다. 즉 개나리속이라고 모두 약효가 동일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여하튼 연교는 항균 해독 청열 등에 특별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아스피린이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매우 널리 사용되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개나리는 결실율이 낮아 많은 열매를 얻기 어려워 이미 약효가 검증된데다가 결실율이 높은 중국의 금종화(金钟花)를 들여와 경북 의성지방에서 대량으로 재배하여 국내서 약으로 사용하였는데 이를 우니나라에서는 의성개나리라고 부르는 것이다. 


의성개나리, 중국명 금종화(金钟花)

줄기가 처지지 않고 곧바로 자라는 것이 개나리와 차이점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아스피린 등에 밀려 의성의 개나리 밭은 거의 모두 사라지고 지금은 대부분 마늘 밭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열매 외에도 개나리의 뿌리와 줄기, 잎 모두를 약으로 사용하며 그 꽃으로는 술도 담고 열매로는 약용 외에도 기름을 짜서 염료와 화장품 원료로 또는 식용유로도 이용된다고 하니 개나리는 분명 재평가하여야 할 나무로 판단된다. 최근에 우니나라 개나리를 성분분석한 결과 오히려 의성개나리에서는 없는 약효도 발견되었다고 하니 결실율만 높으면 얼마든지 약으로 사용하여도 문제는 전혀 없을 듯하다.


개나리 에센스 오일

일본에서 아마 피부미용에 사용하는 것 같다.



만리화는 개나리 일종, 그리고 유사종 영춘화와 미선나무


우리나라 개나리속에는 개나리라는 이름 외에도 만리화라는 이름을 가진 수종도 두 종이나 있다. 이들도 비록 이름은 다르지만 개나리속의 한 종류일 뿐이며 구체적으로 이들과 여타 개나리와의 차이점은 다음에 이들을 다룰 때 알아보기로 한다. 그리고 이른 봄 개나리 비슷하게 잎이 나기도 전에 노란 꽃을 피워 매우 비슷하게 보이는 영춘화라는 꽃나무가 있는데 이는 개나리속이 아닌 자스민(영춘화)속으로 분류되는 전혀 다른 종이다. 이 영춘화와 개나리의 차이점은 앞의 영춘화 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꽃잎의 수와 가지의 색상 그리고 잎의 모양이나 거치 등으로 구분하나 가끔 개나리 꽃잎이 4개가 아닌 5~6개인 변태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서양에서 우리나라 특산 미선나무를 흰개나리라고 white forsythia로 부르고 있는데 미선나무 또한 개나리속이 아닌 미선나무속으로 분류되며 워낙 꽃 색상에서 크게 다르기 때문에 개나리와 구분하기가 그다지 어려울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미선나무나 영춘화 모두 속은 다르지만 개나리와 같은 물푸레나무과라는 점은 동일하여 식물 분류체계적으로 아주 먼 사이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미선나무는 개나리와 같은 이형화주성(異型花柱性)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영춘화

꽃잎이 5~6개이고 가지가 녹색이며 나중에 3출엽이 나온다.


미선나무

단주화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