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물푸레나무과/ 수수꽃다리속

311 메이어리 라일락 '팔리빈' - 국내서 미스김라일락으로 유통되는 또 다른 왜성종

낙은재 2017. 3. 25. 09:38

메이어리 라일락 '팔리빈'

미국사람 메이어가 북경에서 발견하여 러시아사람 팔리빈의 이름을 함께 붙인 왜성 라일락

미스김라일락보다 더 작다.


이번에는 중국 교령화의 또 다른 왜성 원예종인 메이어리 라일락 '팔리빈'을 알아보자. 이 종은 그 이름은 생소하기만 하지만 국내서 실물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종으로서 우리 마당에만도 두 그루나 있다. 물론 미스김라일락인 줄로만 알고서 구입해다가 심은 것이다. 미스김에 비하여는 나무 크기도 작고 잎 크기도 작아 더 아담한 사이즈이며 잘 자라지도 않아 수령이 10년이 되어도 다 크지도 않는다. 그러나 꽃향기는 미스김 못지 않으며 꽃 색상은 더 진하다. 그러나 단풍은 미스김의 암적색 같은 맛은 나지 않으며 분재용으로는 매우 적합하나 아주 넓은 정원에서는 너무 왜소하여 존재감이 다소 약한 편이다. 미스김라일락과 마찬가지로 이 팔리빈도 라일락에 기승하는 흰가루병으로부터 자유로워 많은 사랑을 받는다.


그럼 이 나무의 내력부터 파악해 보자. 실상은 이 나무는 미스김보다 훨씬 먼저 왜성 원예종으로 널리 보급된 종이다. 1908년 미국 농무성 소속 식물 채집가였던 네덜란드 출신 프랭크 메이어는 중국 북경 인근의 풍태정원(丰台庭院)이란 곳에서 특이한 라일락을 발견하게 된다. 이 것의 삽목용 가지를 잘라 미국으로 보내 육성된 종으로 동시대의 유명한 러시아 식물채집가였던 이반 팔리빈의 이름으로 명명된 것이다. 참고로 메이어는 중국에만 수 차례 탐사하러 갔다 온 사람인데 결국 중국 양자강에서 사고로 익사하였으며 팔리빈은 우리나라에도 와서 손탁 등의 협조를 받아 우리나라 식생을 조사한 바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라일락 수종 중에서 가장 사이즈가 작은 이 나무는 야생 그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아서 변종으로 판단하고 그의 원종을 찾으려고 노력하였으나 찾을 수가 없어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가 한동안 우리 털개회나무 즉 중국 관동교령화로 잘못 알려져 영어권에서 이 나무를 지금도 왜성 코리안 라일락이라고 하는 것 같다. 털개회나무를 영어로 코리안 라일락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즉 영어권에서 진짜 우리나라가 원조인 미스김은 그냥 미스김라일락으로 통하고 이 팔리빈이 코리안라일락 좀 더 정확하게는 Dwarf Korean Lilac이라고 하는데 실상은 우리와 전혀 무관하다.


처음 발견 당시 대부분 접목된 상태였던 이 특이한 왜성 나무의 분류에 관하여는 지금도 설왕설래 논란 중인데 원산지 중국에서는 나중에 야생에서 자생하는 것이 발견되었다며 이 종을 별도 독립된 종으로 분류한다. 그 이름은 남정향(蓝丁香)이며 그 아래 두 개의 변종이 있는데 그 중 소엽남정향으로 메이어리 라일락 '팔리빈'을 분류하는 것이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남정향(蓝丁香) Syringa meyeri

소엽남정향(小葉蓝丁香) Syringa meyeri var. spontanea = S. meyeri cv. Palibin

백화소엽남정향(白花 小葉蓝丁香) Syringa meyeri f. alba



남정향(蓝丁香) Syringa meyeri

소엽남정향(팔리빈)이 자색꽃인데 반하여 남정향은 남자색이다. 수고는 동일하게 왜성이지만 잎 사이즈가 좀 더 크고 넓으며 잎맥과 꽃색상에서 소엽남정향(팔리빈)과 차이가 난다.


그러나 APG 분류체계에서는 남정향은 교령화의 유사종으로 소엽남정향과 백화소엽남정향은 교령화의 아종인 소엽교령화의 유사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따라서 정명으로는 메이어리라일락 '팔리빈'은 우리나라 미등록종 Syringa pubescens subsp. microphylla (소엽교령화)의 원예종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따라서 미스김라일락이 Syringa pubescens subsp. patula(털개회나무)의 원예종인 것과 대비된다. 그러나 원산지 중국에서 별도의 독립된 종으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그 어느 도감에서도 Syringa pubescens subsp. microphylla 'Palibin'이라고 표기하지 않고 모두 Syringa meyeri 'Palibin' 또는 Syringa meyeri var. spontanea 'Palibin'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등록명 : 메이어리라일락 '팔리빈'

학  명 : Syringa meyeri 'Palibin'

분  류 : 물푸레나무과 수수꽃다리속 관목

원산지 : 중국

중국명 : 소엽남정향(小葉蓝丁香)

수  고 : 1.5m

너  비 : 2.1m

줄  기 : 지엽밀생, 직립, 회갈색, 피공

소  지 : 4릉형, 미유모, 피공

엽  편 : 근원형, 관란형

잎크기 : 1~2 x 0.8~1.8cm

잎특징 : 엽연첩모, 상면심록색,  미대자갈색, 무모, 하면담록색, 무모, 연맥기부유모

잎  맥 : 근장상5출맥, 명현

잎자루 : 무모, 혹미유모

꽃차례 : 원추화서, 직립, 측아생, 희정생, 2.5~10 x 2.5~4cm, 화밀생, 미유모

꽃자루 : 1~2mm, 미유모

꽃받침 : 암자색, 무모혹피유모, 장2mm, 조각예첨

꽃부리 : 자색

화관관 : 근원주형, 1.5cm, 열편전개, 장원형, 장2~4mm, 선단내만 주머니 또는 부리상

화  약 : 초천갈색 후 흑색, 장원형, 장2mm, 화관관후부2mm위치

열  매 : 타원형, 장1~2cm, 선단점첨, 피공

개화기 : 5월, 2차개화 8~9월

결실기 : 9~10월

내한성 : 영하 40도

전  정 : 매3년 약하게



메이어리라일락 '팔리빈'

환경이 좋으면 매년 2번 개화한다.


메이어리라일락 '팔리빈'


메이어리라일락 '팔리빈'

이 정도 자라려면 약 20년은 되어야 가능할 듯


메이어리라일락 '팔리빈'


메이어리라일락 '팔리빈'


소엽남정향(小葉蓝丁香)


사진은 라일락은 아니지만 라일락에 기승한다는 흰가루병(mildew)이란 이것이다.


미스김라일락와 메이어리라일락 '팔리빈'의 구분법


같은 왜성으로 둘 다 많은 사랑을 받는 품종인데 자세히 살펴보면 의외로 매우 간단하게 구분이 되어 설명이 필요없지만.


1. 나무 높이에서 미스김이 약 1m 정도 더 크다.

2. 잎모양이 미스김은 길고 뾰족하지만 팔리빈은 원형에 가깝다.

3. 꽃색상은 미스김은 자주색에서 나중에 백색으로 변하지만 팔리빈은 진한 자색이다.

4. 잎맥이 팔리빈은 장상 5출맥에 가깝다.

5. 단풍의 색상이 팔리빈은 노랗게 밋밋하지만 미스김은 암적색(burgundy)으로 특이하다. 

6. 마지막으로 그 고향이 미스김은 북한산 백운대이지만 팔리빈은 북경 풍태정원이다.

7. 참고로 미국시장에서 두 종의 가격은 70 ~90cm 묘목 하나에 40~50불로 동일하다.


미스김라일락(좌)와 메이어리라일락 '팔리빈'(우)의 잎 비교


미스김라일락(좌)와 메이어리라일락 '팔리빈'(우)


미스김라일락의 단풍


미스김라일락의 특이한 단풍


메이어리라일락 '팔리빈' 단풍


메이어리라일락 '팔리빈'

가끔 이럴 때도 있는데 여기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