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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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 황철나무, 털황철나무

낙은재 2017. 8. 20. 20:51


황철나무

가지가 옆으로 퍼진다.


앞에서 사시나무속 백양(사시나무)절 탐구를 마쳤으므로 이제 청양(황철나무)절 파악을 시작한다. 청양(靑杨)이란 이 나무의 수피가 어릴 때는 약간의 녹색을 띠고 있기 때문에 사시나무속을 수피의 색상을 기준으로 백양, 흑양, 회양 등으로 분류하려니 상대적인 청양이 된 것이다. 그러므로 벽오동이나 산겨릅나무 같은 청색 수피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하여튼 이 황철나무절이 간단할 줄 알았으나 의외로 매우 어지럽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에는 청양절 자생종으로 황철나무와 털황철나무, 물황철나무 그리고 당버들 등 4종이 등록되어 있지만 국제적으로 학명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다른 종의 유사학명으로 통합 분류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통일된 것이 아니고 나라마다 제각각이므로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될지 모르겠다. 즉 아직 제대로 연구된 결과가 없는지 국제적으로 널리 인정되는 이론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황철나무는 우리 국표식에서는 Populus maximowiczii A.Henry로 학명 표기되어 있는데 우리와 중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Populus suaveolens로 표기하고 있다. 그리고 털황철나무는 모두가 한결같이 황철나무에 통합시키고 있다. 문제는 물황철나무이다. 이는 황철나무와는 특히 잎에서 여러면으로 다른 점을 보이는데도 이마저도 황철나무에 통합시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웃 중국과 일본에서 독립된 종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서양에서도 일부 인정하고 있는데다가 무엇보다는 이 학명이 Populus koreana 즉 코리아나로 되어 있으며 영어로 Korean poplar로 불리고 있으므로 무조건 독립된 종이라는 설을 따르고 싶다. 그러고 보면 우리 자생종 중에서는 당버들만 아무도 시비걸지 않는 독립된 종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버들이 아닌데 버들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도 마땅하지 않은데 당나라 즉 중국의 버들이라는 이름이라서 더더욱 못마땅하다.


황철나무의 수피 

회녹색이므로 중국에서는 청색이 선명하지는 않지만 청양(靑杨)이라고 부른다. 하나 청색이 분명하지 않으므로 영어권에서는 백양과 흑양은 화이트 포플러 또는 블랙 포플러라고 부르지만 이 청양은 블루나 그린 포플러 대신에 발삼 향기가 난다고 발삼 포플러로 부른다.  


황철나무는 우리나라 외에도 중국 일본 러시아에 자생하는데 우리나라 특히 중부이남에는 흔하지 않다. 수목원이 아닌 야생에서는 강원도 깊은 산이 아니면 쉽게 볼 수 없는 나무이다. 실제로 설악산 오대산 두타산 등 강원도 일부에서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표식의 학명 Populus maximowiczii는 19세기 러시아 식물학자 맥스모비치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것으로 중국에서는 이를 요동지방에서 많이 자생한다고 요양(辽杨)으로 부른다. 그런데 통합된 학명인 Populus suaveolens의 종소명은 향기가 있다는 뜻이다. 중국에서는 이를 첨양(甜杨)이라고 부른다. 달콤한 향기가 나는 사시나무라는 뜻이다. 중국에서 향양(香杨)이라고 부르는 물황철나무의 향기가 더 진하지만 황철나무도 향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사실 향기가 나는 특성은 사시나무속 중 청양절(Populus sect. Tacamahaca)에 속하는 나무들 모두에 해당되는 특성이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발삼향이 난다고 청양절(靑杨節) 나무들은 balsam poplars라고 부른다.


황철나무는 일본에서도 자생하는데 일본 이름은 도로노키(ドロノキ : 泥の木)인데 이는 진흙나무라는 뜻이다. 목재가 아무런 쓸모가 없어 진흙만도 못하다는 설과 주로 강가나 계곡의 진흙 속에서 자란다는 설, 홋카이도 원주민 언어에서 왔다는 설, 그리고 수피가 진흙색이라는 설이 있다. 그외에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설은 나무는 무르지만 베거나 가공할 때 이상하게 톱이나 대패 등 금속 도구의 마모가 심하다고 목재 속에 진흙 성분이 섞여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라는 것이다. 추위를 좋아하는 이 나무 일본에서도 효고현(오사카 부근) 이동지역 즉 북쪽지역에서 자생한다고 한다.  


우리이름 황철나무는 그 어느나라에서도 영향을 받지 않은 우리 독자적인 이름인 것으로 판단된다. 한자어 황철목(黃鐵木)에서 왔다는데 중국에서나 일본에서는 통하지 않는 이름이다. 따라서 그 유래를 아무리 찾아도 평북방언이라는 것 외에는 알 수가 없다. 또 다른 이명으로 황털나무라는 것이 있는 것으로 봐서 이 나무 수피나 동아 점액질의 색상이 누런 색을 띠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철이 도대체 무슨 이유로 붙었는지 아리송하다. 혹시 황털이 변하여 황철이 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종자의 솜털이 워낙 두드러지니까 털은 아무래도 솜털을 말하는 것으로 이해가 된다. 그리고 또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백양으로도 불리었는데 아마 이는 사시나무속 전체를 백양으로 구분없이 인식하던 시절 이야기인 것 같다. 이제 황철나무는 중국식 분류에 의하면 청양(靑杨)에 해당하므로 더 이상 백양(白杨)으로 불러서는 안될 것 같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딱히 이 황철나무를 약으로 사용한다는 정보가 없으며 우리나라 국생정 정보에도 그런 내용이 전혀 없지만 사시나무나 은백양의 수피를 기침 천식 등 기관지 관련 치료약으로 사용한다는 정보는 있으므로 이 황철나무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 황철나무를 우리 이름이 비슷한 두릅나무과 황칠나무로 혼동하여 편두통이나 류마치스 통증 치료에 좋다고 오해하면 안될 것 같다. 가끔 황철나무를 설명하는 한의학 자료에 황칠나무 사진이 보여서 하는 말이다. 그러나 뽕나무에서 자란다는 상황버섯이 뽕나무보다는 오히려 황철나무에서 더 많이 발견된다고 하는 정보는 보인다.  


두릅나무과 황칠나무

이름은 비슷하지만 황철나무와는 전혀 다른 나무이다.


이 나무의 학명과 나라마다의 국명이 혼란스러운 것은 이 나무가 처음에는 독립된 종으로 판단하고 Populus maximowiczii로 명명하였으나 나중에 Populus suaveolens Fisch. ex Loudon와 동일한 종으로 판단하여 이 학명을 쓰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나라별 이름도 독립종으로 분류할 때의 처음 이름과 나중에 통합된 종의 이름이 더해져 두 개를 가지게 된 것이다. 거기에 또 혼란스러운 것은 Populus suaveolens Fisch.가 두 개의 아종으로 구분이 되는데 그 중 우리 황철나무는 Populus suaveolens subsp. suaveolens 아종에 속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Populus suaveolens Fisch. ex Loudon는 통합된 종 전체가 아닌 subsp. suaveolens 아종과 동일한 학명으로 보면 된다. 물론 이런 분류체계에 세계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정말 복잡하고 머리가 아프다.


등록명 : 황철나무

학  명 : Populus maximowiczii A.Henry

신학명 : Populus suaveolens subsp. suaveolens

이  명 : Populus suaveolens Fisch. ex Loudon

이  명 : Populus suaveolens subsp. maximowiczii (A.Henry) Tatew.

분  류 : 버드나무과 사시나무속 낙엽 교목

원산지 : 우리 자생종, 중국, 일본, 러시아

중국명 : 요양(辽杨), 통합후 - 첨양(甛杨)

일본명 : 도로노키(ドロノキ : 泥の木)

영어명 : Japanese poplar, 통합후 - Mongolian poplar

수  고 : 30m

수  관 : 넓게 퍼짐

수  피 : 어린나무 회녹색혹담황회색, 평활, 노수피 회색, 심구렬

가  지 : 원주형, 조장, 밀피단유모, 초시담홍색, 후변회색

맹  아 : 원추형, 광량, 점성

과지엽 : 

도란상타원형, 타원형, 타원상란형혹관란형, 5~10(14) x 3~6cm, 선단단점첨혹급첨, 통상 비틀림, 기부근심형혹근원형, 변연선원거치, 첩모, 상면심록색, 주름, 혹근평활, 하면창백색, 양면맥상단유모, 엽병원형, 장1~4cm, 소유모

맹지엽 : 교대, 활란원형혹장란형, 엽병단

꽃차례 : 자웅이주, 미상화서(유제화서)

웅화서 : 5~10cm, 화서축무모, 포편첨렬, 변연장유모, 수술 30~40

자화서 : 세장, 화서축무모

과서장 : 10~18cm

열  매 : 삭과 난구형, 무병혹근무병, 무모, 3~4판열

개화기 : 4~5월

결실기 : 5~6월

자생지 : 해발 500~2,000m

특  성 : 반음에도 강함, 내한성 강, 산림 계곡 비옥토양, 속성수, 종자 및 삽목 번식

목  재 : 백색, 경연, 무늬 곧음, 치밀, 내부성강, 비중 0.5, 제지, 건축, 조선, 성냥개비, 상자 등용 

우리나라에는 털황철나무라고 Populus maximowiczii var. barbinervis Nakai라는 학명으로 변종이 하나 더 등록되어 있으나 황철나무와의 변별점도 불분명하고 국제적으로 모두 황철나무의 유사종으로 통합분류하고 있어 굳이 구분할 필요성이 없어 보인다. 변종명 barbinervis는 잎맥위에 털이 있다는 뜻인데 황철나무 또한 그런 경우가 있다.


황철나무


황철나무

주름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선명하게 보인다.


황철나무


황철나무


황철나무


황철나무


황철나무


황철나무


황철나무


황철나무


황철나무 웅화


황철나무 자화


황철나무

맹아가 점액질로 덮여 있는데 여기서 향기가 난다.


황철나무


황철나무

어린 나무이거나 고목의 윗부분은 왼쪽과 같이 녹색을 띠고 다이아몬드 피목이 보이나 고목의 밑부분은 세로로 갈라진다.  


황철나무

어린 나무의 수피와는 다르게 깊게 세로로 갈라져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황철나무

무늬가 곧바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