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시나무
잡종강세를 보여 성장세가 빠르고 산지적응을 잘하는 점 때문에 산림녹화 수종으로 선정되었다.
우리나라 사시나무속 백양절에는 모두 7종의 나무가 등록되어 있다. 그 중에 사시나무와 그 변종인 긴잎사시나무와 털사시나무가 있고 유럽에서 들어온 은백양이 있다는 것을 앞에서 탐구한 바 있다. 거기에다가 사시나무와 은백양의 교잡으로 태어난 두 종이 있는데 그게 바로 수원사시나무와 은사시나무이다. 여기에 일본에서 들여온 일본사시나무 하나를 더 추가하면 모두 7종이 된다.
그럼 이번에는 우리나라 자생종 사시나무와 유럽에서 온 은백양의 교잡종에 대하여 알아보자. 정명이 하나는 수원사시나무이고 하나는 은사시나무인데 우리나라 국표식 목록에는 학명을 Populus glandulosa Uyeki와 Populus tomentiglandulosa T.B.Lee로 등록되어 있지만 서양에서는 물론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누구 하나 인정하지 않는 학명 같다. 따라서 외래종 같으면 그냥 무시하고 지나쳐야 당연하겠지만 그럴 수가 없는 것이 전후에 황폐한 국토를 하루빨리 녹화하려고 온 국민이 노력할 때 서울대학 임원연구원에서 속성수로 개발하여 전국에 보급하여 여기저기에 심었던 나무가 바로 은사시나무이므로 그 실체가 분명히 존재함을 온 국민이 알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중요한 나무이기 때문이다.
그럼 과연 이 두 수종은 어떤 나무이며 어떤 과정을 거쳐서 탄생하였는지 그리고 모처럼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신품종이 왜 이렇게 학명 표기조차도 어렵게 되었는지 알아보자. 우선 수원사시나무는 한국에서 최초로 수목 연구분야를 개척한 일본인 우에끼(植木秀幹)박사를 빼고는 이야기할 수는 없다. 나카이와 동년배이면서도 그의 제자로도 불리는 그는 한국에 와서 서울농대 전신인 수원농전에서 오랫동안 교수로 재임하면서 우리나라 수목연구의 장을 연 사람이다. 미국 하바드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동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가 바로 우리나라 식물분류학의 태두들인 정태현박사나 이창복박사의 스승이기도 하다. 그의 학통은 이창복 김태욱 장진성 이유미박사로 대를이어 오면서 한국 식물분류학계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장진성박사는 서울대 교수이며 이유미박사는 국립수목원장이기도 하다.
이 우에끼박사가 1925년 수원 학교 부근에 있는 여기산에서 특이한 사시나무를 발견하게 된다. 새로운 종으로 판단하고 처음에는 유럽사시나무의 한 변종으로 Populus tremula var. glandulosa라는 학명표기를 하였다. 그러나 유럽사시나무에 비하여 잎이 더 크고 선체가 잎 기부에 있으며 나중에 없어지지만 뒷면에 털이 있다는 점에서 독립된 종으로 판단하고 1934년 Populus glandulosa Uyeki학명으로 수정 발표를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국표식에도 그렇게 등록되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미 오래전인 1794년 다른 사람이 미국산 미루나무의 유사종으로 발표한 Populus glandulosa Moench라는 학명이 있었기 때문에 Populus glandulosa Uyeki는 사용할 수 없는 학명이 되어 버린다. 게다가 나중에 이창복박사가 사시나무와 은백양의 교잡종 같다고 발표를 한다. 그러므로 수원사시나무를 학명표기하려면 Populus tremula var. glandulosa Uyeki로 하여야 일단 학명 규칙에는 부합한다. 그러나 해외 일부에서는 사시나무의 유사종으로 판단 사시나무에 통합 분류하기도 한다. 따라서 아직까지 미해결 학명으로 남아있다.
수원사시나무
엄연히 서울농대 또는 부근 야산에 실체가 있다는데도 이렇게 잎 사진 한장 없어 표본만이라도 올릴 수 있는 것은 다분히 국생정 도감 덕분이라고 감사해야 하나 참.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부모의 형질 중간을 나타내며 그 중 사시나무쪽에 가깝다. 다만 부모 어느쪽에도 없는 잎 기부 선체가 있는 점이 특이하다. 그래서 선체가 있다는 뜻인 glandulosa로 명명한 것으로 보인다.
사시나무
우리 자생종이다.
은백양
유라시아가 원산지이다. 1900년 전후로 서양에서 선교사에 의하여 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수원사시나무는 누가 인위적으로 교잡 육종한 것이 아닌 자연교잡종인데도 수원 서울농대 인근 지역에만 겨우 몇 그루만 발견되었고 그것도 이상하게 모두 수그루만 존재함이 확인되었다. 이를 삽목하여 수원 캠퍼스에 심어두고 있었는데 인근에 있는 은백양과 다시 교잡하여 새로운 종이 탄생한 것을 1954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은사시나무이다. 수원사시나무는 모두 수그루이고 은백양은 모두 암그루이므로 자연스럽게 교잡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새로운 종은 수원사시나무에 비하여 은백양쪽을 더 닮았으며 잎 기부에 선체가 없고 잎의 거치가 더 깊고 털이 더 많았다. 그리고 잎자루도 거의 둥글다가 윗부분만 납작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특이한 것은 이 나무는 가끔 자웅동주 그루도 보인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시나무속 뿐만 아니라 버드나무과 전체가 모두 자웅이주인 것에 배치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창복박사는 1955년 이를 은사시나무로 명명하고 학명을 Populus tomentiglandulosa T.B.Lee로 발표한 것이다.
그 당시 산림청 임목육종연구서에서는 산지 녹화에 적합한 나무의 개발에 힘쓰고 있었는데 이 수원사시나무와 은백양을 교잡한 품종이 성장도 빠르고 삽목도 잘되고 자웅동주도 보여 번식도 용이하므로 산지 조림수종으로 선정된다. 이를 육종한 사람이 바로 우리나라의 육종학의 거두 현신규박사였다. 정부의 대대적인 산림녹화사업과 맞물려 이를 대량으로 생산하여 전국에 보급 식재하게 된 것이다. 나중인 1978년 산림녹화 목표가 초과 달성되자 그 공로로 당시 박정희대통령이 현박사를 치하하고 그 신품종 즉 현박사가 명명한 은수원사시나무를 그의 이름이 들어간 현사시나무라고 개명하라고 권유를 한다. 그는 사양하였으나 산림청에서는 그대로 시행하여 이후 관공서에서는 모두 현사시나무라고 부르게 된다. 서울대 학생시절 우에끼교수의 제자이기도 한 그는 미국유학에서 육종학을 배워 귀국후 리기테다소나무를 개발하는 등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있었으며 나중에 과학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는 그가 이 나무를 선택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사시나무는 산지에서 잘 자라지만 삽목이 어렵고 이의 교잡종 수원사시나무도 토양을 가리지 않고 산지에서도 잘 자라지만 이 또한 삽목 번식이 어렵고 성장이 더디다는 결정적인 흠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은백양은 토질을 가리지 않고 잘 자라며 병충해에도 강하지만 성장시에 수분을 많이 필요해서 산지에는 부적합한 데다가 줄기가 곧지 않아서 재목으로 쓰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사시나무는 성장도 빠르고 병충해에도 강하고 물을 많이 필요하지 않으며 내한성도 강하여 산지에 식재하여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소 목재로서의 쓰임새가 적은 단점은 있었지만 그 당시로는 성냥개비나 나무젓가락 수요도 만만치 않았으므로 민둥산을 메우기 위한 속성수를 원하던 시대 요구에 매우 적합한 수종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은사시나무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현신규박사는 1954년부터 본격적으로 포플러를 연구하다가 처음에는 속성수인 이태리포플러를 도입하여 저지대에 심었고 다음에 속성수이면서 산지적응력이 높다는 점 때문에 이 교잡 수종을 개발하여 정부에 산지 녹화용으로 추천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1968년 정부의 장려 수목 품종으로 지정되어 대대적인 조림이 시작된 것이다. 평지에는 이태리포플러를 산지에는 은사시나무를 주로 심은 것이다. 그는 1965년에 이 신품종을 은수원사시라는 이름으로 명명하고 학명도 xPopulus albaㆍglandulosa라고 표기하였다. 그러나 이미 10년 전에 동료 이창복교수가 자연상태에서 교잡된 종을 발견하고 은사시나무로 발표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아직도 우리나라 도감에서는 자연교잡은 은사시나무로 인공교잡은 현박사가 직접 명명한 은수원사시나무로 부른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관공서에서는 박정희대통령이 명명한 현사시나무라고 부르고 있어 더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그의 스승인 우에끼가 발견한 수원사시나무를 모를리가 없고 동료 이창복박사가 그 교잡종인 은사시나무의 존재를 발견후 알려줘 이미 충분히 알고 있었던 현신규박사가 왜 새롭게 은수원사시나무라고 명명하였는지에 대하여는 알 수가 없다. 다른 종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자기가 10여년 전부터 열심히 노력하고 육종하여 전국에 보급되고 나중에 대통령이 명명까지 하게 되는 신품종을 자기 스스로 명명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같은 종을 뚜렷한 이유도 없이 나중에 새로운 이름으로 명명한다는 것은 아무리 존경받는 학자이고 농촌진흥청장까지 지낸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이 분명하다.
그러나 실제로 전국에 보급된 나무는 이창복박사가 발견한 자연교잡종이 아니라 현신규박사가 육종한 품종이므로 더더욱 문제가 간단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지금 국표식에는 등록 정명은 은사시나무로 하고 은수원사시나무는 이명으로 처리하며 학명도 이창복의 Populus tomentiglandulosa T.B.Lee로 기록하지만 종분류 신분은 자생종이 아닌 재배종으로 표기하고 있어 교잡개량종 취급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어색하다. 즉 수원사시나무가 자생종으로 표기되는 것과는 대비가 된다. 하여튼 그렇기 때문인지 이 학명은 우리나라를 제외한 그 어느 나라 문서에서도 그 존재를 확인할 수가 없다. 그리고 교잡 개량종으로 표기를 하려면 학명도 Populus xtomentiglandulosa라고 표기하여야 올바르다고 일부에서 주장하는데 타당성이 있어 따른다.
등록명 : 은사시나무
이 명 : 은수원사시나무
학 명 : Populus xtomentiglandulosa T.B.Lee
이 명 : Populus tremula var. glandulosa x Populus alba
분 류 : 버드나무과 사시나무속 낙엽 교목
원산지 : 수원사시나무와 은백양의 교잡종
수 고 : 20m, 지름 80cm
성정체 : 자웅이주 또는 자웅동주
잎특징 : 거치가 제법 깊은 편이고 뒷면에 백색 털이 밀생하다가 나중에 탈락, 선체 없음
잎자루 : 윗부분만 편평
수 피 : 다이아몬드 피목
용 도 : 젓가락, 성냥개비, 나무도시락, 포장박스, 제지용 펄프 등
특 징 : 산지 조림에 적합한 속성수
종소명 tomentiglandulosa는 털이 많은 수원사시나무라는 뜻이 아닐까 한다. 중국 원산의 모백양(毛白杨 : P. tomentosa)과 수원사시나무의 교잡설도 있으나 은백양과 수원사시나무의 교잡이 분명한데 뜬금이 없다.
은사시나무
사진출처 : 우리나무의 세계2
은사시나무
사사나무는 물론 수원사시나무에 비하여 거치가 깊어 거의 결각수준이고 잎 기부에 선체가 없다. 잎이나 잎자루에 털은 은백양에 비하면 매우 적은 편이다. 잎자루도 은백양을 닮아 윗부분을 제외하면 거의 둥글다.
은사시나무
성장이 매우 빠른 속성수이므로 헐벗은 산을 메우기에는 제격이었다.
은사시나무
은사시나무
사진출처 : 우리나무의 세계
은백양을 닮아 다이아몬드 피목이 있다.
자작나무과 자작나무속 자작나무와는 거리가 많이 멀지만 외견상 비슷한 점이 있어 흔히들 이 다이아몬드 피목으로 구분 포인트로 삼는다.
등록명 : 수원사시나무
학 명 : Populus tremula var. glandulosa Uyeki
이 명 : Populus glandulosa Uyeki
분 류 : 버드나무과 사시나무속 낙엽 교목
원산지 : 우리 자생종, 수원 여기산
잎특징 : 약한 거치, 뒷면 털 나중에 탈락, 기부에 선체
잎자루 : 윗부분 편평
사시나무와 은백양의 자연교잡종으로 추정되며 은사시나무에 비하여 사시나무 특성을 더 많이 가지고 있으며 한정된 지역에 한정된 개체만 존재한다. 부모에 없는 형질인 잎 기부에 선체가 있다. 그래서 변종명을 glandulosa로 즉 선체가 있다는 뜻으로 명명한 것 같다. 모두 수그루만 발견되고 삽목도 잘 안되며 성장도 느린편이라고 한다. 유럽에서 유럽사시나무와 은백양의 교잡으로 태어난 은회양도 대부분 수그루라고 하니까 이것이 사시나무속의 특성인지 흥미로운 점이다.
수원사시나무
수원사시나무
수원사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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