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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5 때죽나무 - 고급 정원수로 손색이 없는 우리 자생종

낙은재 2018. 4. 7. 18:21

때죽나무


때죽나무


때죽나무과 때죽나무속 때죽나무는 우리나라 거의 전역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나무이다. 그러나 그다지 큰 나무가 아닌데다가 잎 모양새도 별다른 특징이 없어서 꽃과 열매가 없다면 쉽게 알아보기가 힘든 수종이라서 아주 친숙하지는 않다. 한중일 3국에 분포하는데 1836년 일본에 체류하던 독일 의사 지볼트가 수집한 표본을 근거로 독일 식물학자 Joseph Gerhard Zuccarini(1797~1848)가 Styrax japonicus로 마치 일본 고유종인 양 명명한 것이다. 그래서 영어 일반명도 Japanese snowbell이다. snowbell은 하얀 종 모양의 꽃이 피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Styrax는 당초 소합향을 채취하는 나무인 줄 알고서 린네가 잘못 명명한 것이지만 외국의 일부 때죽나무에서 수지를 채취하여 소합향(styrax)과 비슷한 안식향(benzoin)이라는 향료를 만들기 때문에 전혀 엉뚱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런데 때죽나무의 일본화는 학명과 영어명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 나무 과피(果皮)에서 추출되는 독성이 있는 배당체(配糖體)를 에고사포닌(egosaponin)이라고 하는데 에고가 바로 때죽나무의 일본이름 에고노키(エゴノキ)에서 온 것이다. 에고(エゴ)는 이 나무 열매를 먹을 경우 목과 혀를 자극하는 아리한 맛을 뜻하는 일본어 エグイ(에구이)에서 유래한다. 즉 때죽나무 사포닌이라는 뜻으로 일본에서 만든 말인데 마치 서양에서 온 용어인 양 국내서 너도나도 에고사포닌이라고 하여 이 용어의 국제화에 일조를 하고 있다. 사포닌이란 원래 여러 식물 또는 일부 동물에도 있는 스테로이드 또는 스테로이드알카로이드, 트리텔펜 등의 배당체로서 물에 녹아 비누처럼 발포작용을 일으키는 물질의 총칭을 말한다. 쪽동백나무에도 있고 무환자나무에도 있고 인삼에도 있다. 그 어원을 거슬러 가면 soap 즉 비누가 나온다. 


때죽나무 열매


말이 나온 김에 또 하나, 우리나라 일부 한의학계에서 이 나무의 생약명을 너도나도 제돈과(齊墩果)라고 하는데 이 것도 일본에서 온 용어인데 알고 보면 정말 웃긴다. 원래 중국에서는 이 나무를 야말리(野茉莉)라고 하며 중약명(中药名)도 야말리이다. 그런데 일본에서 이 때죽나무 열매가 올리브와 비슷하여 그만 올리브나무의 중국 이름인 제돈과(齊墩果)로 잘못 부른 것이다. 중국에서는 서양의 올리브나무를 정명으로 목서람(木犀榄)이라고 하지만 별명으로 제돈과(齐墩果)라고도 부른다. 이는 과거 페르시아에서 올리브가 건너올 당시 현지 이름이 제홀(齐匫)이었다는 데서 비롯된다고 중국의 태평광기에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유양잡조(酉阳杂俎)를 인용하여 중국 명의 이시진(李时珍)이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설명하는 제돈과(齐墩果)는 때죽나무가 아니고 올리브나무이다. 그래서 현재 일본에서도 실수를 인정하고 제대로된 도감에서는 이런 이름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아직 일본에서는 때죽나무의 생약명을 마주자(麻厨子)라고 하는데 이는 본초강목에 등장하는 올리브의 또 다른 중국 고명이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이미 1948년에 마키노박사가 제돈과는 올리브나무이며 이는 때죽나무와는 다르고 중국의 감람과도 다르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그러고 보니 생약명(生藥名)이라는 용어도 다분히 일본 냄새가 나는 용어이다. 한약명(韓藥名)이나 약재명(藥材名)이면 충분할 것을....


올리브나무 Olea europaea 중국명 목서람(木犀榄)

이게 중국에서 제돈과(齊墩果)라고도 하는 지중해 원산 올리브인데 일본에서 열매가 비슷하여 때죽나무에다가 제돈과(齊墩果)라는 이름을 잘못 붙였다. 따라서 결국 때죽나무의 중국 중약명은 야말리(野茉莉)이고 일본 생약명은 마주자(麻厨子)이며 우리나라 일부에서는 제돈과(齊墩果)라고 하여 같은 나무의 약재명이 모두 다르다. 문제는 우리는 일본의 잘못된 것까지 따라하는 셈이 되어 안타깝다.


우리나라 이름 때죽나무는 우리 독창적인 이름인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그 정확한 유래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여러 가지 설이 분분하는데 이 나무의 과피에 함유된 사포닌에 독성이 있어 이를 빻아서 물에다 풀면 물고기가 떼로 죽는다고 떼죽나무가 변하여 때죽나무가 되었다는 설에서부터 과피의 사포닌이 비누역할을 하여 빨래감의 때를 쭉 빠지게 한다고 때쭉에서 때죽나무가 되었다는 설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열매가 달린 모습이 중의 머리가 떼로 보인다고 떼중에서 때죽나무로 변하였다거나 수피에 때가 있어 그렇다는 등 다소 황당한 설까지 있다. 이 나무의 이명 중에 때쭉나무가 있는 것으로 봐서 비누가 없던 시절 비누 대용으로 사용하여 빨래의 때를 쭉 빠지게 하기 때문이라는 설이 가장 그럴 듯하게 들린다. 같은 비누 대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쪽동백나무의 이명 중에 때쪽나무라는 것이 있다는 것도 뭔가 연관성이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때죽나무을 비누대용으로 사용한 것은 한중일 3국의 공통된 점이라는 것도 빨래와 관련된 설을 뒷받침하는 것 같다. 


때죽나무의 이명 중에 노가나무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노각나무가 변한 것으로 판단된다. 아마 이 나무 잎 모양이 노각나무와 비슷하여 구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은 것이 아닌가 한다. 사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때죽나무는 특별한 특징이 없어서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나무는 아니다. 그래서 온 세상에서 모두 착오로 잘못 부르는 이름이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우선 서양에서는 소합향과 안식향을 혼동하여 속명 자체가 styrax가 되었으며 일본에서는 열매가 올리브를 닮았다고 제돈과라고 불렀고 우리는 노각나무로 부른 것이다. 중국도 예외는 아니라서 이 나무 잎이 고욤나무를 많이 닮았다고 별명으로 군천자(君迁子)라고 부르는 것이다. 군천자는 중국에서 감나무과 감나무속 고욤나무를 이르는 말이다. 실제로 때죽나무의 수평으로 길게 뻗는 줄기와 잎 모습이 고욤나무를 많이 닮았다.


좌 : 때죽나무,  우 : 노각나무

열매가 없다면 구분하기 힘든다.


고욤나무

이 나무도 때죽나무와 많이 비슷하다.


과거에는 비누 대용으로나 고기잡이 독이나 염료로 또는 거풍제습(祛风除湿)용 약으로 사용되었지만 그런 용도가 거의 사라진 요즘도 매우 강한 향기가 나는 엄청나게 많은 꽃을 거의 수평으로 뻗는 가지 아래로 처지게 소복하게 피우고 열매 또한 아래로 조롱조롱 매달아 아름다움을 선사하므로 정원수로서 인기가 매우 높다. 특히 키가 그다지 높게 자라지 않으므로 가정의 소규모 정원에도 매우 잘 어울리는 수종이다. 요즘은 분홍색 꽃이 피거나 가지도 아래로 처지는 원예종들도 많이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 산야에는 때죽나무 외에도 고광나무 정향나무 개회나무 연달래 함박꽃나무 말발도리 가막살나무 분꽃나무 가침박달 풀또기 누리장나무 불두화 백당나무 노각나무 괴불나무 히어리 등 정원수로 적합한 매우 아름다운 관목 또는 소교목 토종 나무들이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우리 주변의 화원에 가보면 토종은 가격 경쟁력이 없다고 거의 외래종 일색으로 판매하고 있어 계속 이대로 가도 되나 걱정이 앞선다. 이대로 세월이 흘러가면 후세들은 집이나 학교 또는 직장에서 늘상 보는 수목들이 온통 외래종들로만 구성되어 있어 그들과만 친숙해져 진짜 우리 토종들은 수목원에나 가야 볼 수 있으며 그 결과 오히려 우리 것에 대하여 이질감을 느끼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이 때죽나무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마치 일본 고유종 같은 학명과 영어 일반명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여기 양평만 하여도 뒷산에 잠깐만 올라가면 몇 그루는 그냥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전역에 매우 흔한 나무이다. 우리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중국에 자생하는 약 30여 종의 때죽나무 중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흔한 수종이다. 그러니까 결코 일본 나무로 인식되어서는 안될 수종이라는 것이다. 다만 중국에서 진령(秦岭)과 황하이남에서 주로 분포하는데 이 때문인지 이상하게 우리나라 도감에서 강원도 이남에서만 자생한다고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홋카이도에서도 자생하며 서양의 경우도 내한성이 영하 26도는 된다고 하니 남한은 물론 북한에서도 웬만한 지역에서는 노지월동에 문제가 없을 듯하다.


등록명 : 때죽나무

이  명 : 노가나무, 족나무(제주도), 때쭉나무

학  명 : Styrax japonicus Siebold & Zucc.

분  류 : 때죽나무과 때죽나무속 낙엽 관목 소교목

원산지 : 우리 자생종, 중국, 일본

중국명 : 야말리(野茉莉)

일본명 : 에고노키(エゴノキ)

영어명 : Japanese snowbell

수  고 : 4~8m(소수 10m)

수  피 : 암갈색 혹 회갈색, 평활

가  지 : 눈지초편, 개시시 담황색 성상유모, 이후탈락 변무모, 암자색, 원주형

엽  편 : 호생, 지질혹 근혁질, 타원형혹 장원상 타원형내지 난상타원형

잎크기 : 4~10 x 2~6츠

잎모양 : 정단급첨혹 둔점첨, 상초만, 기부설형혹 관설형, 변근전연혹 상반부 소이거치

잎면모 : 상면제외한 엽맥에 소성상모 외, 그외 무모에 약간 거침, 하면 주맥과 측맥 회합처 외 백색장염모, 기타 무모

잎  맥 : 측맥매변 5~7조, 제3급 소맥 망상, 교밀, 양면균명현융기

잎자루 : 5~10mm, 상면유 홈, 소성상단유모

화  서 : 총상화서 정생, 화5~8송이, 장5~8cm, 유시하부의화 생엽액, 화서경무모

화  판 : 백색, 장 2~3cm

화  경 : 섬세, 개화시하수, 장2.5~3.5cm, 무모

방  향 : 강한 향기

포  편 : 선형혹선상피침형, 장4~5mm, 무모, 쉽게 탈락

화  악 : 누두상, 막질, 고4~5mm, 관3~5mm, 무모, 악치단이불규칙

화  관 : 열편란형, 도란형혹타원형, 1.6~2.5 x 5~9mm, 양면균피성상세유모, 화뢰시복와상배열, 화관관 장3~5mm

화  사 : 편평, 하부연합성관, 상부분리, 분리부분의 하부 백색장유모, 상부무모, 화약장원형, 변연피성상모, 장5mm

열  매 : 난형, 길이8~14mm, 지름8~10mm, 정단단첨두, 외면밀피회색성상융모, 뷸규칙추문

종  자 : 갈색, 침추문

화  기 : 4~7월

과  기 : 9~11월

특  징 : 양성수종, 속성수, 산성 비옥한 깊은 토양 선호 

내한성 : 영하 26도 

용  도 : 정원수, 목재 - 산공재, 황백색내지 담갈색, 무늬치밀, 재질초견강, 기구, 조각 등 세공용 목재, 종자 - 착유, 비료, 윤활유

약  용 : 중약명 - 野茉莉, 꽃, 충영내 백분, 잎, 열매 - 거풍제습에 효과, 풍습비통(风湿痹痛) 치료


때죽나무

한택수목원


때죽나무


때죽나무


때죽나무


때죽나무


때죽나무


때죽나무


때죽나무


때죽나무


때죽나무


때죽나무


때죽나무


때죽나무


때죽나무


때죽나무

단풍이 그다지 매력적이지는 않다.


때죽나무


때죽나무


때죽나무 충영

때죽납작진딧물, 학명 : Ceratovacuna nekoashi

6월경에 발생한다.


때죽나무 충영

때죽납작진딧물, 학명 : Ceratovacuna nekoashi

그러고 보니 여기도 일본의 흔적이 있다. 종소명 nekoashi는 이 충영이 고양이 발을 닮았다는 일본말이다. 


때죽나무 충영

때죽납작진딧물, 학명 : Ceratovacuna nekoashi


때죽나무 충영

때죽납작진딧물, 학명 : Ceratovacuna nekoashi

충영내 백분을 중국에서는 약재로 사용한다.


때죽나무 충영

때죽납작진딧물, 학명 : Ceratovacuna nekoashi

겨울에도 이 상태로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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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죽나무의 원예종들이 다수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3개 종이 등록되어 있다.


때죽나무 '카리용' 

한택수목원

가지가 처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때죽나무 '카리용'

천리포수목원


때죽나무 '파르게시'

꽃자루가 자주색이다.


때죽나무 '파르게시'


때죽나무 '파르게시'


때죽나무 '핑크 차임스'

꽃이 핑크색이다.


때죽나무 '핑크 차임스'


때죽나무 '핑크 차임스'


때죽나무 '핑크 차임스'


때죽나무 'JL Weeping' -미등록종-

핑크색 꽃이 피며 가지가 처진다.


때죽나무 'JL Weeping' -미등록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