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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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 헴슬리때죽나무 - 중국 원산 노괄령(老鸹铃)

낙은재 2018. 4. 15. 11:07

헴슬리때죽나무

꽃받침 열편이 날카롭기는 하다.


헴슬리때죽나무

잎의 거의 마주나기 배열이다.


때죽나무과 때죽나무속에는 우리 자생종 때죽나무와 쪽동백 그리고 좀쪽동백 등 3종을 제외하고도 중국과 미국에서 도입된 외래종이 5종이나 더 등록되어 있다. 오늘부터는 이들에 대하여 간단하게 알아본다. 각기 자기들 고향에서 멀리 우리나라에까지 이주해 와서 국내 어느 수목원에선가 새로운 터전을 잡고서 잘 자라고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마음이다. 아직 탐구하지 못한 우리 자생종들도 많은데 그다지 중요성이 떨어지는 이들까지 탐구하는 이유는 우리 자생종들과 유사한 같은 속 수종들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이 우리 자생종들을 제대로 파악하는데 매우 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항상 언급하는 이야기이지만 정확하지도 충분하지도 않는 우리나라 도감들의 정보만 가지고 씨름하면서 식물을 파악하려고 하면 분명 그 한계가 있어 때로는 좌절을 느끼게 된다. 시야를 밖으로 넓히면 우리 자생종들의 정체나 개념이 때로는 매우 쉽게 파악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 먼저 헴슬리때죽나무라고 등록된 중국 고유종 때죽나무부터 알아보자. 중국 하남과 섬서 사천 등 중부 이남지역에서 자생하는 교목으로서 중국명은 노괄령(老鸹铃)이다. 노괄(老鸹)은 까마귀를 뜻하는 말인데 왜 까마귀방울이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중국에서도 찾기 어렵다. 1900년에 독일 식물학자 Friedrich Ludwig Emil Diels(1874~1945)가 사천성에서 채집한 표본에 의거 영국 식물학자 William Botting Hemsley (1843-1924)의 이름을 기려 학명을 Styrax hemsleyanus로 명명한 것이다. 웬만하면 원산지 중국이름으로 불러도 될 듯하다만 노아시 만큼이나 중국이름이 생소하여 우리나라에서는 학명을 쫓아서 헴슬리때죽나무라고 하는 것 같다. 하기야 중국 자기들도 赫斯黎野茉莉라고 즉 헴슬리때죽나무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야말리(野茉莉)는 중국에서 때죽나무를 이르는 말이다.  


때죽나무속에는 전세계 모두 120종이 분포하고 그 중 30여 중이 중국에 자생하는데 도대체 무슨 차이점이 있길래 이들을 일일이 구분할가 정말로 궁금하다. 그런데 이 헴슬리는 나름대로 구분 포인트가 보인다. 우선 잎 모양에서 때죽나무와는 다르고 쪽동백을 많이 닮았으나 크기가 약간 작다. 그런데 확실한 구분 포인트는 바로 잎이 거의 대생하는 것이다. 쪽동백이나 좀쪽동백 그리고 때죽나무 모두가 잎이 호생하였는데 반하여 이 헴슬리는 잎이 거의 마주나기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꽃차례는 쪽동백보다는 짧고 때죽나무나 좀쪽동백보다는 길다. 또 다른 포인트는 꽃받침 열편이 매우 뾰족하여 날카롭다는 것이다. 게다가 3차 잎맥이 거의 평행으로 달려 어지럽고 무엇보다도 쪽동백의 특성인 엽병내아(葉柄內芽)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정도의 정보로도 최소한 우리 자생종들과는 쉽게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중국 도입 4종 가운데 이 헴슬리때죽나무를 제일 먼저 파악하는 것은 이 종만이 우리 자생종들과 마찬가지로 화관렬편과 꽃망울이 복와상배열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중국 도입 3종은 모두 섭합상배열의 모습을 보인다. 이 수종은 우리나라에도 왔던 E.H 윌슨에 의하여 1900년에 영국에 처음 상륙하였으나 아직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나무는 아니다. 그러나 영국왕림원예협회의 우수품종 즉 AGM로 선정된 바도 있을 정도로 나름대로 매력이 있어 유럽과 북미 식물 애호가들로부터는 여전히 인기가 있다고 한다.   


등록명 : 헴슬리때죽나무

학  명 : Styrax hemsleyanus Diels

분  류 : 때죽나무과 때죽나무속 낙엽 교목

원산지 : 중국 고유종

중국명 : 노괄령(老鸹铃), 赫斯黎野茉莉(혁사려야말리)

수  고 : 12m

개화기 : 5~6월

결실기 : 7~9월

내한성 : 영하 23도   


헴슬리때죽나무


헴슬리때죽나무


헴슬리때죽나무


헴슬리때죽나무 (8~14번)


헴슬리때죽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