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꽃나무수국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나무수국의 하위 품종(f.)으로 큰꽃나무수국이라는 것이 등록되어 있다. 우리 이름 큰꽃나무수국은 1980년 발간된 이창복의 대한식물도감에 의한다. 등록된 학명은 Hydrangea paniculata f. grandiflora Ohwi로 품종명 grandiflora는 꽃이 크다는 뜻이므로 우리 이름은 여기서 유래함이 분명해 보인다. 이 학명은 일본학자 오이 지사부로(大井 次三郎 : 1905~1977)가 1965년 명명한 것이다. 이 품종은 일본 야생에서 발견된 종으로서 원종인 나무수국 즉 Hydrangea paniculata가 다수의 양성화와 일부 장식화가 섞여 피는 것에 반하여 이 품종은 거의 모두 장식화로만 구성된 큰 꽃이 핀다는 것과 개화시기가 원종에 비하여 한 달가량 늦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래서 원산지인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는 품종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은 나무수국의 원예종으로 취급하여 학명 표기도 Hydrangea paniculata 'Grandiflora'로 표기한다.
아종과 변종, 품종 및 원예종의 차이
참고로 여기서 품종과 원예종 그리고 아종과 변종에 대하여 한번 알아보고 가자. 식물불류학적으로 식물을 분류할 때 크게 계문강(界門綱)으로 시작하지만 실질적으로 구체적인 분류는 목(目 : Order)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목은 다시 과(科 : Family)로 세분되고 과는 다시 속(屬 : Genus)으로 세분된다. 그 속을 다시 종(種 : species)으로 세분하는 것이 일반적인 분류체계이다. 이 것이 바로 학명인데 현실적으로는 주로 맨 끝의 두 개의 분류 단계인 속과 종으로 구성된 이름을 사용하므로 이를 이명법 즉 binomial nomenclature라고 한다. 그러나 종을 다시 세분할 필요가 있을 경우 그 하위 분류군을 만들어 종 뒤에 붙여서 표기할 수가 있는데 그 것들이 바로 아종(subspecies)과 변종(variety) 및 품종(form) 그리고 원예종(cultivar) 들이다. 그 대체적인 개념과 표기방법은 다음과 같다.
아종 : supsp. : 지역적으로 또는 위치적으로 분포범위가 다르고 특성의 차이점도 크지만 독립된 종으로 보기에는 동질성이 많은 경우
변종 : var. : 지역적으로 분포 범위가 다르거나 같은 범위내라도 여러 면에서 특성 차이를 보이는 경우
품종 : f. : 동일 분포 범위내에서 한 가지 특성에서 차이를 보일 경우
원예종 : '원예종명' : 인간의 개입에 의하여 특성 변이가 일어난 경우
원예종을 제외한 아종과 변종 품종은 인위적인 변이종이 아니라 자연에서 저절로 발생한 변이종을 말한다. 그리고 아종과 변종 그리고 품종은 원종과의 특성 차이의 정도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므로 같은 식물을 두고서 식물학자들 간에도 변종이다 품종이다 하면서 서로 논쟁할 정도이므로 결코 간단치는 않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큰꽃나무수국도 그 좋은 예로서 학자에 따라서는 학명 Hydrangea paniculata f. grandiflora로 표기하고 품종으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현재 대세는 원예종으로 취급하여 Hydrangea paniculata 'Grandiflora'로 학명 표기하는 것이다. 애당초에는 나무수국 원종을 명명한 지볼트가 1866년 Hydrangea paniculata var. grandiflora라는 변종으로 발표하였다는 것을 보면 하나의 수종이 처음에는 변종으로 그 다음 품종으로 변하였다가 최종적으로 원예종으로 분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원산지 일본의 이름
나무수국 원종을 노리우츠기(ノリウツギ : 糊空木)라고 부르는 원산지 일본에서는 양성화는 거의 없고 장식화로만 구성된 큰꽃나무수국 외에도 두 개의 품종을 추가 분류하고 있는데 하나는 큰꽃나무수국과는 반대로 장식화가 전혀 없이 양성화로만 구성된 홋카이도 히다카(日高)지방에 자생하는 히다카노리우츠기(ヒダカノリウツギ)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잎 양면에 단모가 밀생하는 아이치현(愛知県) 고유종 비로도노리우츠기(ビロードノリウツギ)이다. 일본에서 품종으로 분류하는 3개의 품종 외에도 서양인들이 일본 야생에서 발견하여 원예종으로 명명한 '플로리분다'나 '프라이콕스' 또는 '타르디바' 등도 있는 걸로 봐서는 일본에는 나무수국의 다양한 변이종들이 자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큰꽃나무수국은 특이하게 일본에서 미나즈키(みなづき : 水無月)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미나즈키 즉 수무월(水無月)은 일본에서 음력 6월을 이르는 말인데 이는 설이 분분하지만 음력 6월에 날씨가 더워져 고인 물이 마르기 때문이라는 설이 우세한 것 같다. 이 큰꽃나무수국이 음력 6월에 꽃이 핀다고 수무월(水無月)꽃도 아니고 그냥 수무월(水無月)이라고 한다는 것이 좀 특이하기는 하다. 일본에서는 정명인 미나즈키 외에 피라미드아지사이(ピラミッドアジサイ)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이는 온전한 원추형인 꽃차례의 형상에서 온 이름인데 여기서 피라미드 노리우츠기라고 하지 않고 피라미드 아지사이 즉 수국이라고 한 것을 보면 과거 일본에서는 이 수종이 나무수국의 변이종이 아닌 별도 수국의 한 종으로 인식하였던 것 같다.
Peegee Hydrangea = PG Hydrangea
여하튼 일본에서 나무수국을 발견하여 1829년 Hydrangea paniculata로 명명하고 서양에 처음으로 소개한 독일 의사 지볼트(Siebold)가 한참 후에야 다시 일본에 들어가 1862년 실물을 유럽으로 가져가게 되는데 그 때 가져간 것이 나무수국이 아니고 큰꽃나무수국이었다. 그리고 1866년 이를 나무수국의 변종으로 Hydrangea paniculata var. grandiflora라고 명명한다. 여기서 Paniculata와 Grandiflora의 이니셜인 PG를 따 서양에서는 이 나무수국을 PG Hydrangea 또는 Peegee Hydrangea로 통하게 된다. 처음 100년 동안은 서양에서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20세기 말에 와서 내한성이 강하고 당년지에서 개화한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다양한 원예종들이 개발되어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유럽에서는 워낙 큰꽃나무수국이 나무수국의 원종같은 행세를 하여왔기 때문에 Peegee Hydrangea가 나무수국의 대명사가 되어 나무수국 전체를 통칭하는 용어로도 쓰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PG Hydrangea를 무조건 큰꽃나무수국을 지칭하는 것으로 판단하면 안된다. 그리고 가끔 큰꽃나무수국을 Hydrangea paniculata 'Peegee'로 표기하는 경우도 보는데 이는 정확한 표기는 아닌 것 같고 굳이 쓰려면 Hydrangea 'Pee Gee'라고 해야 될 것 같다.
등록명 : 큰꽃나무수국
학 명 : Hydrangea paniculata f. grandiflora
이 명 : Hydrangea paniculata 'Grandiflora', Hydrangea 'Pee Gee'
원산지 : 일본
일본명 : 미나즈키(みなづき : 水無月)
특 징 : 양성화는 거의 없고 장식화로만 구성된 최대 길이 45cm에 달하는 큰 꽃차례, 원종에 비하여 한달 가량 늦게 개화
내한성 : 영하 37도
수 고 : 3 ~ 7m
큰꽃나무수국
꽃가지가 밑으로 처지는 것이 특징이다.
큰꽃나무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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