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수국과 기타속/말발도리속

665 상록말발도리 설희(雪姫) = 중국 다복선수소(多辐线溲疏) Deutzia multiradiata

낙은재 2019. 3. 1. 18:14

상록말발도리 설희(雪姫)

중국 다복선수소(多辐线溲疏)

꽃자루와 꽃받침에 온통 복선 상상모가 밀생한다.


상록말발도리 설희(雪姫)

중국 다복선수소(多辐线溲疏)

잎은 혁질이고 딱딱하며 가장자리에 침같은 거치가 있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품종은 아니지만 수국과 말발도리속으로 분류되는 상록수를 하나 알아보자. 몇 년 전에 어느 화원에서 일본에서 들여왔다는데 그 이름을 정확하게 모르겠다고 하여 가져와서 키우던 왜성 관목인데 올해는 제법 풍성하게 꽃을 피웠다. 그래서 마침 작년 7월부터 시작하여 무려 8개월이나 끌었던 수국속 탐구를 이제 마무리하고 다음은 또 다른 거대한 집단인 목련이나 산딸나무의 탐구를 시작할까 하는 중이라서 잠시 말발도리속인 이 생소한 품종에 대하여 제대로 파악하고 가고자 한다. 최소한 내 집에서 키우는 식물은 이름 정도는 파악하고 있어야 그 식물에 대한 예의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말발도리속은 우리나라에서는 장미목 범위귀과로 분류하지만 최신 서양 분류법에서는 층층나무목 수국과로 분류한다. 우리나라에는 말발도리속으로 모두 30종이 등록되어 있지만 원예종이나 변종을 제외한 원종 기준으로는 15종이고 그 중 말발도리와 물참대, 매화말발도리, 바위말발도리 그리고 꼬리말발도리 등 5종이 우리나라에서도 분포하는 자생종이다. 그중 꼬리말발도리는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희귀 고유종이다. 그런데 우리 자생종으로 아름다운 말발도리 종류가 다섯이나 되는데도 일본에서 온 빈도리와 그 변종인 만첩빈도리가 우리에게 더 많이 알려져 친숙하게 되어 있는 현실이 다소 안타깝다. 그외에도 핑크색 꽃이 피는 종 등 다양한 말발도리 종들이 더 등록되어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중국이 원산지이다. 중국은 전세계 말발도리 60여 종 중 50여 종이 분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등록된 말발도리 15종 모두가 한중일이 원산지인데 이들 중 일부 수종의 우리나라 등록명을 보면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라틴어로 된 이름보다는 원산지 중국의 한자 이름으로 국명을 정하였다면 얼마나 이해가 빠를까? 예를들면 '세트쿠엔시스말발도리'라고 등록된 수종이 있는데 이는 중국 사천지방 고유종으로서 중국 이름은 사천수소(四川溲疏)이다. 중국은 말발도리를 수소라고 한다. 수소(溲疏)는 오줌의 소통을 뜻하는데 이는 말발도리의 뿌리와 잎 그리고 열매를 이뇨제로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트쿠엔시스 즉 setchuenensis는 사천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그냥 사천말발도리라고 하였으며 간단할 것을 굳이 라틴어로 그렇게 어렵게 부를 필요가 있냐 말이다. 아무리 담당자가 유럽에서 식물분류학을 배웠다고 하더라도 이건 아닌 것 같다. 세트쿠엔시스는 유식한 사람들이나 아는 라틴어이지만 사천(四川)은 전국민이 다 아는 한자식 우리말이라는 것을 정녕 모른다는 말인가?



상록말발도리 설희(雪姫)

중국 다복선수소(多辐线溲疏)

가지가 직립하지 못하고 휘어지거나 처지는 성질이 있는데 이렇지 않고 직립하는 품종도 있다고 한다.


상록말발도리 설희(雪姫)

중국명 다복선수소(多辐线溲疏)

원래 개화기는 4~6월이지만 실내서 벌써 지금 현재 꽃을 피우고 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름을 모른다고 하였지만 그 꽃 모습이 말발도리를 닮아 일본에서 상록 말발도리를 찾아보니 단번에 일본에서 도키와우츠기 '유키히메' (トキワウツギ ‘雪姫’)라고 하는 품종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도키와(常磐)는 상록이라는 뜻이고 우츠기(空木)는 관목의 이름에 두루 쓰이는 말인데 여기서는 말발도리속을 의미한다. 그래서 일본 남서부 열대 섬지방이 원산지인 상록 말발도리이겠거니 하고는 바빠서 그냥 두었는데 이번에 파악해 보니 전혀 일본과는 무관한 중국 사천성이 원산지인 세계적인 희귀종이다.


중국 이름은 다복선수소(多辐线溲疏)이다. 비교적 최근인 1983년 중국 식물학자 왕문채(王文采 : 1926~ )교수가 사천성 남천구(南川) 금불산(金佛山) 해발 1,300~1,600m 지역에서 1930년에 발견된 신종을 잎에 방사형 털이 밀생한다고 다복선수소(多辐线溲疏)라고 명명한 것이다. 학명도 같은 뜻인 Deutzia multiradiata 즉 multi는 다(多)이고 radiata는 방사(放射) 또는 복사(輻射)이므로 여기서는 복선(辐线)을 의미한다. 나중에 우리나라에 등록이 된다면 지금 추세로 봐서는 멀티라디아타말발도리로 등록될 가능성이 높다. 그보다는 말발도리속으로는 흔하지 않은 상록이므로 상록말발도리라고 부르는 일본 이름이 훨씬 와닿는다.


상록말발도리 설희(雪姫)

중국명 다복선수소(多辐线溲疏)

3번이나 9번과 같이 성상모가 사방으로 뻗어 나간다고 다복선수소라고 명명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Wen Tsai Wang(王文采)박사는 같은 사천성 남천구(南川) 금불산(金佛山) 해발 960m에서 1957년에 발견된 또 다른 신종도 같은 해인 1983년에 중국명 광엽수소(光叶溲疏) 학명을 Deutzia nitidula라고 명명을 한다. 잎 표면에 광택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명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 수종은 2001년 위 다복선수소(多辐线溲疏)로 편입되어 통합된다. 그러니까 광엽수소는 잎 표면에 털이 상대적으로 적어 광택이 더 나고 다복선수소는 잎 앞뒤면 별모양 털이 사방으로 촘촘하게 뻗어나가는 차이점을 보이기는 하지만 둘을 각각 별도의 종으로 분류하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하여 통합한 것이다. 


이 Deutzia multiradiata 수종은 중국에서도 그다지 널리 알려진 종이 아니며 서양에서도 거의 존재를 찾기 어려운데 이상하게 일본에는 어떻게 도입되었는지 더러 보인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원종인 Deutzia multiradiata나 Deutzia nitidula는 안 보이고 유키히메(雪姫)라는 원예종으로만 유통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누가 언제 육종하였는지 또는 원종과 어떤 점에서 차이를 보이는지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 추측컨대 이는 일본에서 상업적인 목적으로 별명과 같은 의미에서 유키히메(雪姫)라는 것을 덧붙인 것이 아닌가 한다. 만약 그렇다면 중국 원산의 희귀 상록말발도리가 마치 일본에서 육종된 품종인 양 둔갑하게 되는 것이다. 원래 아열대 기후인 중국 사천성이 원산지이지만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던 것이라서 내한성이 제법 강하여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일본에서는 닛코 부근에서도 노지에서 월동한다고 하므로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도 노지월동이 가능해 보인다.


이  름 : 상록말발도리 '설희'

학  명 : Deutzia multiradiata ‘Yukihime'

이  명 : Deutzia nitidula ‘Yukihime'

이  명 : Deutzia multiradiata

분  류 : 수국과 말발도리속 상록 관목

원산지 : 중국 사천성

중국명 : 다복선수소(多辐线溲疏), 광엽수소(光叶溲疏)

수  고 : 1~2m

잎특징 : 박혁질, 협란형

잎크기 : 3.5~8 x 2~4.5cm

내한성 : 중부지방 노지월동은 불가능



상록말발도리 설희(雪姫)

중국명 다복선수소(多辐线溲疏)


상록말발도리 설희(雪姫)

중국명 다복선수소(多辐线溲疏)


상록말발도리 설희(雪姫)

중국명 다복선수소(多辐线溲疏)


상록말발도리 설희(雪姫)

중국명 다복선수소(多辐线溲疏)


상록말발도리 설희(雪姫)

중국명 다복선수소(多辐线溲疏)


상록말발도리 설희(雪姫)

중국명 다복선수소(多辐线溲疏)


상록말발도리 설희(雪姫)

중국명 다복선수소(多辐线溲疏)


상록말발도리 설희(雪姫)

중국명 다복선수소(多辐线溲疏)

잎 뒷면은 회백색이며 성상모가 밀생하는데 확대해 보면 12~16방향으로 털이 뻗어 나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