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콩과 싸리속 괭이싸리는 우리나라 남부지방에 분포하는 키가 80cm 미만으로 자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식물 전체에 길고 부드러운 털이 덮여 있어 학명 Lespedeza pilosa의 종소명도 장유모로 덮여있다는 뜻의 pilosa로 명명되어 있다. 이는 원래 식물분류학을 창설한 린네가 동양식물을 조사하기 위하여 일본에 파견한 직계제자인 스웨덴의 툰베리가 조선 정조 8년인 1784년에 일본에서 발견하여 묏황기속으로 판단하고 Hedysarum pilosum Thunb.라고 명명하였던 것이다. 그러다가 나중에 툰베리가 못다한 일을 마무리하려고 일본에 와서 무려 7년이나 체류하면서 식물 탐사를 한 독일의 지볼트가 1843년 싸리속으로 변경하여 현재의 학명인 Lespedeza pilosa (Thunb.) Siebold & Zucc.라고 재명명한 것이다.
직립하지 않고 바닥에 누워서 자라는 털이 많은 이 초본을 우리나라에서는 1949년 박만규선생이 우리나라식물명감에서 털풀싸리라고 매우 적절한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같은 해 발간된 정태현 등의 조선식물명집에서는 일본 이름 ネコハギ(네코하기) 즉 고양이싸리(猫萩)를 그대로 따라서 괭이싸리라고 한다. 글쎄 괭이싸리의 황갈색 털을 일본에서는 고양이 털과 비슷하다고 본 것이다. 이렇게 식물에서 일본 이름을 그대로 따른 것이 한둘이 아니지만 싸리속의 또 다른 우리 자생종 개싸리의 이름 또한 일본의 イヌハギ(이누하기) 즉 개싸리(犬萩)를 그대로 번역한 것에 불과한데 이는 털이 많은 것이 비슷하지만 고양이싸리(猫萩)보다 키가 좀 더 크기 때문에 일본에서 붙인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냥 싸리와 유사하다고 우리 자체적으로 붙인 이름인 줄로만 알고 있는 것이다. 헐~!!


싸리속 비수리들을 탐구하다가 아직 비수리가 몇 종 더 남았는데도 느닷없이 괭이싸리를 왜? 라고 하겠지만 사실 우리 이름 비수리는 싸리와 실질적으로는 다름이 없기 때문에 그 이름에 특별한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 즉 비수리라는 이름을 가진 싸리속 식물과 싸리라는 이름을 가진 싸리속 식물들에게 어떤 뚜렷한 차이점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수리들만 모아서 유사종이라고 하거나 이들만을 서로 비교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다만 앞 게시글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싸리속을 두 조(組) 즉 two section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그 때 큰싸리조와 싸리조 중에서 싸리와 참싸리 조록싸리 등은 큰싸리조로 분류되고 비수리들과 괭이싸리, 개싸리 좀싸리 등은 싸리조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괭이싸리는 비록 이름은 싸리라고 불리지만 우리나라서 비수리로 불리는 싸리속 식물들과 같은 싸리조를 구성하고 있어 굳이 표현하자면 싸리보다는 비수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큰싸리조와 비교하여 싸리조의 특징은 잎과 열매가 작고 꽃 중에 폐쇄화가 섞여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싸리속은 큰싸리조에 속하는 종은 모두 xx싸리라고 불리우고 싸리조에 속하는 종은 xx싸리와 xx비수리 또는 xx파리채라고 불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싸리나 비수리 그리고 파리채 그 이름 자체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싸리속을 호지자속(胡枝子属)이라고 하며 싸리를 호지자(胡枝子)라고 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싸리속 식물을 xx호지자(--胡枝子)라고 한다. 그리고 비수리와 땅비수리를 특별히 단단한 빗자루라는 뜻인 xx철소추(--铁扫帚)라고 하며 이 괭이싸리는 호지자도 철소추도 아닌 단단한 말채찍이라는 뜻으로 철마편(铁马鞭)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실제로 우리나라 국생정 도감에서도 괭이싸리의 줄기가 철사처럼 가늘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철마편(铁马鞭)으로 불리는 식물이 꽤 많은데 이 괭이싸리의 정명인 것으로 봐서는 줄기가 말채찍으로 쓰기에 매우 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 괭이싸리는 중국에서 철마편(铁马鞭) 외에 금선등(金钱藤)이나 야화초(野花草) 등의 별명으로도 불린다. 싸리속 식물 모두를 xx하기(--ハギ)라고 일관성 있게 부르는 일본에서는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괭이싸리를 고양이싸리라는 뜻인 ネコハギ(네코하기)로 부르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이명은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 국표식에는 꽃자루가 12mm에 달하는 긴괭이싸리라고 괭이싸리의 변종을 학명 Lespedeza pilosa var. pedunculata T.B.Lee로 등록하고 있는데 이는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즉 무효학명인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땅비수리와 괭이싸리의 교잡종이라는 넓게 퍼지면서 자란다는 땅괭이싸리도 학명 Lespedeza x patentihirta T.B.Lee로 등록되어 있으나 이 또한 유효한 학명이 아닌 우리나라에서만 인정하는 학명인 것 같다. 둘 다 사진도 한장 없는데 긴괭이싸리는 충남 공주에서 채집하였다는 표본이라도 있지만 땅괭이싸리는 분포지 정보도 없고 표본도 하나 없다.

학명이란 특정 식물에다가 전세계에 통하는 하나의 이름을 붙여 전세계가 공통적으로 인식하기 위함인데 나름대로 규칙과 절차를 밟아서 적법하게 발표해야지 아무렇게나 알파벳만 조합한다고 유효한 학명이 되는 것이 아니란 것을 삼척동자도 알겠건만 이게 뭐란 말인지 정말 안타깝다. 실체가 분명 존재하는데 어떤 연유로 우리나라에서만 통하는 학명이 되었다면 후세 학자들이 보완 수정 재발표하여 적법한 학명으로 인정을 받게 하던지 아니면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 삭제를 하던지 그것도 저것도 아니면 학명이 없이 별도로 국명만 올리던지 해야지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학명 즉 심사 테이블에 올려지지도 못한 학명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명명자 T.B.Lee 즉 고 이창복박사에게 누를 끼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등록명 : 괭이싸리
이 명 : 털풀싸리
학 명 : Lespedeza pilosa (Thunb.) Siebold & Zucc.
분 류 : 콩과 싸리속 다년생 초본
원산지 : 한중일
특 징 : 전주 장유모 밀생, 가는 줄기가 넓게 기면서 자람
길 이 : 60~80cm
줄 기 : 거의 분지하지 않고 지면을 포복
탁 엽 : 뾰족형, 3mm, 선단점첨
엽 병 : 6~15mm
엽 서 : 우상복엽 3소엽
소 엽 : 관도란형 도란원형, 선단원형, 근절형 미요, 소자첨, 기부원형 근절형, 정생엽 대
크 기 : 1.5~2 x 1~1.5cm
엽 모 : 양면 장모 밀생
화 서 : 총상화서 액생, 잎보다 짧음
포 편 : 뾰족형, 5~8mm, 상부변연 모
총화경 : 극단, 장모 밀생
소포편 : 2, 피침상첩형, 1.5mm, 배부증륵 장모, 변연모
꽃받침 : 장모, 5심렬, 상방 2렬편 기부합생, 상부 분리
열 편 : 협피침형, 3mm, 선단장점첨, 변연 장연모
화 관 : 황백색 백색
기 판 : 타원형, 7~8 x 2.5~3mm, 선단미요, 판병, 익판이나 용골판보다 짦음
폐쇄화 : 1~3 집생, 줄기 상부 엽액, 무경, 결실
열 매 : 협과 광란형, 3~4mm, 볼록거울 모양, 양면 장모 밀생, 선단 첨훼
화 기 : 7~9월
과 기 : 9~10월
용 도 : 전주약용, 거풍활락(祛风活络) 건위익기안신(健胃益气安神)
내 한 : 영하 18도, 한중일 모두 온난한 지역에서 자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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