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목련과/기타목련속

1054 드라베목련 - 중국 운남 원산의 상록 목련

낙은재 2020. 9. 14. 14:07

드라베목련

 

 

학명 Magnolia delavayi Franch.인 중국 원산의 목련의 일종인 상록 교목을 과거에는 국명을 델라바이목련이라고 하다가 최근에 드라베목련이라고 이름을 수정하여 등록하고 있는데 델라바이이던 드라베이던 모두 같은 종소명 delavayi를 표기한 것이 분명한데도 중간에 국명이 변경된 것이다. 우리나라 국표식에 이 delavayi라는 종소명으로 등록된 식물이 무려 14종이나 된다. 델라바이꿩의다리라고 하다가 최근에 중국금꿩의다리라고 국명을 변경한 Thalictrum delavayi Franch.를 제외하면 모두 종소명을 그대로 한글로 표기하여 국명으로 추천하고 있는데 그 표기를 일부는 델라바이라고 하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드라베라고 하고 있다. 글자로 봐서는 델라바이라고 해야 옳을 듯하고 실제로 과거에는 그렇게 붙였다가 최근에 드라베라고 수정하고 있는데 왜 그렇게 수정하는지 궁금하다. 델라바이를 그대로 두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 것인가? 그리고 delavayi라는 종소명이 붙은 식물들은 대부분 중국이 원산지이라서 우리에게 보다 친숙한 한자식 중국 이름이 있는데도 도대체 delavayi가 뭐가 그리 중요하길래 모두 한결같이 발음 그대로를 국명으로 쓰는지 그것도 참으로 궁금하다.

 

알고 보니 종소명 delavayi는 무슨 뜻이 있는 라틴어가 아니고 19세기 중국 식물 탐사로 유명한 Père Jean-Marie Delavay (1834~1895) 즉 페레 장마리 델라베이라는 프랑스 사람의 이름이다. 그는 파리 선교회 소속으로 1867년 중국 광동에 파견된 이래 1895년 중국 운남에서 61세로 사망할 때까지 중국에 머물면서 식물 채집에 헌신한 자로서 중국 남방지역에서 무려 20만 점이라는 실로 어마어마한 량의 식물 표본을 채취하여 파리 자연사박물관에 보냈는데 그 중에는 신종으로 발표된 것만도 1,500종이 넘는다. 그가 그렇게 엄청난 활동을 하였기에 식물학자들이 몇몇 종에다가 그의 이름으로 종소명을 붙였는데 그 중 하나가 원산지 중국에서 산목련(山玉兰)으로 불리는 바로 이 드라베목련이다. 처음에는 델라바이목련이라고 하다가 최근에 드라베목련으로 변경되었다. 그 외도 원래 원산지 중국에서 자모란(紫牡丹)으로 불리는 Paeonia delavayi Franch.도 우리나라 이름은 과거 델라바이모란이다가 최근에 드라베모란으로 변경되었으며 중국 이름 산계화(山桂花)인 Osmanthus delavayi Franch.도 처음에는 델라바이목서라고 하다가 최근에 드라베목서라고 변경하고 있다.

 

서양인들은 delavayi를 드라베라고 발음하기도 하지만 대개 델라바이라고 발음한다. 그러나 원래 선교사 Delavay를 그의 모국인 프랑스에서는 드라베라고 하기 때문에 드라베라고 하더라도 전혀 엉뚱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갑자기 외래어표기법이라도 변경된 것도 아닐 터인데 왜 이렇게 수정하였는지 모르겠다. 국가표준식물목록이 그들의 낙서장도 아닌데 델라바이로 되어 있던 이름을 그렇게 가볍게 고쳐도 된다는 말인가? 설혹 델라바이가 외래어표기법에 약간 저촉된다고 하더라도 일단 식물 이름으로 국명을 정했으면 웬만하면 그냥 그대로 둬야 하는 것이 아닌가? 언제 식물 이름이 맞춤법을 따랐다는 말인가? 그럼 앞으로도 맞춤법이 변경될 때마다 식물이름도 변경할 참이던가? 델라바이라는 이름이 그렇게도 귀에 거슬렸다는 말인가? 정말 시급하게 고쳐야 할 오류 아니 엉터리가 얼마나 많은데 그 것들은 그냥 방치하면서 이런 쓸데없는데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된다. 그리고 프랑스 선교사 델라바이가 중국의 식물을 엄청나게 채집해 간 것이 유럽에서는 위대한 식물탐험가로 칭송할 수 있을지언정 우리까지 그렇게도 고맙다고 해야 한다는 말인가? 하나 같이 원산지 중국 이름은 철저히 배격하는 이유는 뭐란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드라베목련보다는 중국산목련이 그리고 드라베목서보다는 산목서가 드라베모란보다는 자모란이 훨씬 더 그 식물의 특성 파악에 적합한 이름이라고 판단되는데 아니라는 말인가?

 

학명 Magnolia delavayi Franch.는 델라바이선교사가 채집하여 보낸 표본을 파리 자연사박물관 소속 식물학자이던  Adrien René Franchet (1834-1900)가 1889년에 명명한 것이다. 그래서 그 학명이 지금까지도 사용되어 우리나라에도 그렇게 등록되어 있지만 2008년 목련속 분리론자들인 중국과학원 오정일(吴征镒, 1916~2013) 즉 Wu Cheng Yi원사(院士)와 하념화(夏念和,1963~ ) 즉 Xia Nian-he연구원에 의하여 앞 게시글의 코코목련과 마찬가지로 장훼목련속(长喙木兰属)으로 분류하여 Lirianthe delavayi (Franch.) N.H. Xia & C.Y. Wu로 재명명된다. 그러니까 통합론자들은 목련속으로 분류하되 세분할 경우 코코목련과 동일한 목련아속의 상록목련조(常綠木兰組)로 분류하지만 분리론자들은 아예 별도의 속으로 독립시켜 분류하는 것이다. 그런데 또 다른 중국 식물학자 사마영강(司马永康, 1967~ )박사 즉 Y. K. Sima와 육수강(陆树刚, 1957~ ) 운남대교수 즉 S. G. Lu는 이를 기존의 중국 목련속 즉 망글리에티아속으로 분류하여 Manglietia delavayi (Franch.) Sima & S.G.Lu라는 학명을 부여한 바도 있어 갑자기 혼란스러워 졌다.  

 

드라베목련 - 골돌과 부리가 길어서 장훼목련속(长喙木兰属)으로 분류될 만해 보인다.

 

 

1884년 중국 운남성 이원(洱源)현에서 프랑스 선교사 드라베에 의하여 처음 발견된 드라베목련은 주로 해발 1,500~2,800m인 산지 계곡 주변 활엽수림에서 자생하기 때문인지 중국에서는 정명을 산목련(山玉兰)이라고 하며 별명으로 야목련(野玉兰)이라고도 한다. 사천성 서부와 귀주성 서부 그리고 운남성에서만 자생하여 중국에서는 비교적 분포지가 좁은 편이지만 다양하고 특별한 별명들이 있다. 그 중에는 불교의 경전에 나오는 우담바라(Udumbara)꽃이라는 뜻으로 우담화(优昙花) 또는 산바라(山波萝)라는 것도 있어 흥미롭다. 이는 명나라 시절 유명한 여행작가이자 지리학자인 서굉조(徐宏祖)가 쓴 서하객유기(徐霞客游记)에 소위 식물왕국인 운남성의 기화이초를 탐험하던 중에 곤명시 공죽사(筇竹寺)와 안녕온천의 조계사(曹溪寺)에 가면 담황색 연꽃을 닮은 향기가 매우 짙은 큰 꽃이 6월에 피는데 이를 안녕(安宁) 우담수(优昙树)라고 부른다고 소개하는 내용이 있다. 실제로 곤명시 안녕온천 인근 조계사에 가면 지금도 우담수 고목이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드라베목련을 불교의 성스러운 나무로 매우 귀하게 취급을 한다. 특히 커다란 꽃의 화피편이 넓게 펴진 가운데 원주상 취합과가 있는 모습이 마치 연좌대 위의 부처님 단좌(端座)를 방불케 한다고 불교의 성스러운 나무로 불리고 있는 것이다.

 

우담바라는 원래 불교 경전속에 나오는 상상의 꽃인데 요즘은 이런 모습을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서하객유기(徐霞客游记)에서 우담화라고 소개한 곤명 조계사의 드라베목련나무(왼쪽)과 연좌대 위에 부처가 앉은 모습과 매우 흡사한  꽃모습

 

 

그 외에도 중국 별명에 토후박(土厚朴) 야후박(野厚朴) 등이 있는데 이는 드라베목련의 수피를 후박(厚朴) 즉 중국목련과 마찬가지로 위장약으로 쓰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피 외에도 꽃망울도 신이(辛夷)와 마찬가지로 비염치료에 쓰인다. 이런 깊은 내용이 있기에 드라베목련은 중경시의 시나무로 지정되어 있으며 운남성의 8대 명화 중 하나로 꼽힌다. 이렇게 중국에서 매우 진귀한 관상 정원수로 대접을 받는 이 수종을 단지 프랑스 사람 드라베가 가장 먼저 유럽에 알렸다고 유럽에서 드라베목련이라고 한다고 우리까지 덩달아서 드라베목련이라고 부를 이유가 도대체 어디에 있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운남상록목련이라고만 해도 어떤 나무인지 느낌이 팍 올 것 같다.

 

등록명 : 드라베목련

과거명 : 델라바이목련

학   명 : Magnolia delavayi Franch.

신학명 : Lirianthe delavayi (Franch.) N.H. Xia & C.Y. Wu

이   명 : Manglietia delavayi (Franch.) Sima & S.G.Lu

분   류 : 목련과 목련속 상록 교목

신분류 : 목련과 장훼목련속 상록 교목

이분류 : 목련과 망글리에티아속 상록 교목

원산지 : 중국

중국명 : 산목련(山玉兰), 우담화(优昙花), 토후박(土厚朴) 등

영어명 : Delavay's magnolia

수   고 : 12m

수   피 : 회색 회흑색, 거칠고 갈라짐

가   지 : 눈지 올리브 그린색, 당황갈색 평복유모, 노지 튼튼, 원점상 피공

잎특징 : 두터운혁질, 난형, 난상장원형, 10~32 x 5~20cm, 선단원둔, 기부 관원, 변연 파상, 앞면 권곡장모, 뒷면 무모, 중륵 편탄 혹 오목, 모, 배면 교직장융모, 백분, 맥상 잔류모, 측맥 11~16조, 망맥치밀, 양면 볼록

잎자루 : 5~10cm, 유모, 탁엽흔 엽병 전장

꽃자루 : 직립, 3~4cm

꽃특징 : 방향, 배상, 지름 15~20cm, 화피편 9~10, 외륜3편 담록색, 장원형, 6~10 x 2~4cm, 향외반권, 내양륜 유백색, 도란상 숟갈형, 8~11 x 2.5~3.5cm, 내윤보다 좁음

꽃수술 : 210매, 1.8~2.5cm 길이

암술군 : 난원상, 정단첨, 3~4cm, 100매 암술, 세황색 유모

열   매 : 취합과 난상장원형, 9~20cm, 골돌 협타원형, 배봉선 양판 전렬, 세황색유모, 정단 가장자리 밖으로 휘어짐

개화기 : 4~6월

결실기 : 8~10월

내한성 : 영하 12도

 

드라베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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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베목련
드라베목련
드라베목련

 

이 드라베목련에는 1994년 미국 Louisiana Nursery에서 개발하였다는 화피편이 최대 33장까지나 되는 겹꽃이 피는 원예품종도 있다고는 하나 사진 한 장 구하기도 어렵다. 

 

등록명 : 드라베목련 '멀티테팔'

학   명 : Magnolia delavayi 'Multitep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