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명 Magnolia 'Elizabeth'로 등록된 목련 '엘리자베스'는 목련 육종가들 사이에서는 매우 커다란 의미를 갖고 있는 품종이다. 자연 상태에서 피는 식물의 꽃을 있는 그대로 즐기기에 결코 만족하지 못하는 서양 사람들은 목련에 관하여도 그들의 끊임없는 탐욕(?)을 여지 없이 드러낸다. 그래서 그들은 우선 꽃의 모양과 색상 그리고 개화시기 및 개화 지속 기간 등에 대하여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선을 시도하게 된다. 여기에다가 강한 내한성도 중요한 포인트이고 나무의 성장세나 전체의 사이즈와 수형 그리고 강한 꽃향기 및 심지어는 번식의 용이성도 상업성 차원에서는 그들이 원하는 중요한 품종 개발 목적 중 하나가 된다. 이런 다양한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노란색 꽃이 제대로 돋보이게 피는 목련 품종을 만드는 것 또한 많은 육종가들의 바램이 아닐 수 없다.
자연상태에서 노란색 꽃이 피는 목련이 전혀 없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황백색 꽃이 피는 초령목속을 제외하더라도 중국에서 광엽의단성목란(光叶拟单性木兰)으로 불리는 중국 원산 Magnolia nitida나 우리나라에 드라베목련으로 등록된 중국 운남 원산의 Magnolia delavayi 그리고 미국 원산으로 버지니아목련이나 태산목도 황색을 약간 띤 유백색의 꽃을 피운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상록수라서 꽃이 잎 속에 숨거나 가려서 거의 존재감이 없다. 따라서 잎이 나기도 전에 꽃만 아름답게 피어 사람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는 동양 원산의 캠밸목련이나 사전트목련 등과 같은 황홀한 광경을 연출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잎이 나기도 전에 꽃이 피는 동양에서 건너 온 백목련이나 별목련 등 낙엽수들과는 교잡을 시도하였으나 상록수와 낙엽수 사이의 교잡은 아직까지 거의 성공하지 못하여 이들을 부모종으로 활용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낙엽수로서 노란 꽃이 피는 수종은 미국과 캐나다 원산의 황목련 즉 Magnolia acuminata가 거의 유일하므로 이 수종이 세상의 거의 모든 노란 꽃이 피는 목련 원예품종의 어느 한 쪽 부모종으로 활용된 것이다. 이런 시도를 처음 한 곳은 바로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부르클린식물원의 R&D 부서인 Kitchawan Research Center이다. 이 키차완연구센터는 브루클린식물원이 있는 뉴욕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뉴욕주 오시닝(Ossining)시에 있는데 이 연구센타에서 1953년 육종팀의 창설을 주도한 Evamaria Sperber라는 여성박사가 1956년에 처음으로 황목련과 백목련의 교잡을 시도한 것이다. 이 교잡으로 태어난 교잡종은 여태까지 보지 못하였던 잎이 나기도 전에 노란 꽃이 피는 세계 최초의 목련 품종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브루클린식물원에서는 이 품종에다가 키차완연구센타 건립시 부지를 제공한 후원자 Elizabeth Van Brunt여사의 이름을 기려 품종명을 Magnolia 'Elizabeth'라고 붙이고 1977년에 발표한 것이다.


한편 Evamaria Sperber박사는 사실 그 이전인 1940년 경에 황목련과 동양의 자목련을 교잡시켜 1959년에 첫 꽃을 피었는데 그 색상은 순수 노란색과는 거리가 먼 부모종의 꽃 색상인 황색과 자색이 혼합된 자황색 꽃을 피웠던 것이다. 하지만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어 품종명을 개발자의 이름을 따서 'Evamaria'라고 하고 1972년에 발표하였던 것이다. 비록 'Evamaria'라는 품종이 노란색은 아니었지만 향후에 이 품종에다가 다시 황목련을 재교잡시켜 노란색 꽃이 피는 '옐로우 버드'나 '해티 카탄' 등 많은 원예 품종의 부모종으로 활용이 된다. 그래서 미국 식물학자 George Kalmbacher(1897-1977)가 1972년에 황목련과 자목련의 교잡종에다가 Magnolia x brooklynen이라는 학명을 부여한 것이다. 목련 '엘리자베스'도 바로 그 브루클린식물원의 키차완연구센터에서 같은 사람에 의하여 개발한 품종이지만 이번에는 브루클린목련이라고는 하지 않고 그냥 목련 '엘리자베스'라고 하는 이유는 부모종이 황목련과 자목련이 아닌 황목련과 백목련의 교잡종이기 때문이다.

관목인 자목련과는 달리 백목련은 교목이기 때문에 키가 30m나 되는 대교목인 황목련과의 교잡으로 탄생한 목련 '엘리자베스'는 당연히 키가 10m가 넘게 자라는 교목이다. 황목련과 자목련의 교잡종인 브루클린목련의 키가 대개 6m 안팎인 점에 비하면 큰 편이라서 우리나라 정원에서는 다소 부담스럽지만 서양 특히 미국의 기준에서 보면 이 정도가 선호하는 적당한 사이즈인 것으로 보인다. 브루클린식물원 육종팀들은 황목련과 백목련의 교잡으로 최초의 노란색 원예 품종을 개발하고서도 그 이후로는 주로 황목련과 자목련의 교잡에 치중한 것으로 보이지만 여타 육종가들은 노란색 꽃을 얻기 위하여 오히려 자목련보다는 백목련을 더 많이 활용한 것 같다. 그리고 '엘리자베스'는 백목련을 닮아서 잎이 나기 전에 꽃이 먼저 피는 특성을 보여 항상 잎과 동시 또는 잎이 난 뒤에 피어 꽃의 존재감이 없었던 문제를 확실하게 해소하게 되었다. 이 점에 있어서는 거의 대부분 잎과 동시에 꽃이 피는 브루클린목련들과도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개화시기는 황목련을 닮아서 백목련보다는 늦게 피므로 이른 봄 늦서리의 냉해 피해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엘리자베스'의 개화시기는 접시꽃목련보다는 약 1주일 늦고 별목련보다는 2~3주 늦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얼핏 생각하면 이른 봄 빨리 꽃피는 품종을 선호할 듯 하지만 목련은 너무 일찍 꽃이 피면 늦서리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그만큼 높으므로 오히려 개화시기가 약간 늦은 품종을 일반적으로 선호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서양 특히 미국 북부지역에서는 백목련의 인기가 그다지 높지가 않다. 가을부터 꽃망울이 맺히기에 잔뜩 기다렸는데 이른 봄 꽃망울이 하나하나 터지면서 수많은 꽃이 만발하려는 찰나에 하루 아침에 찬 서리에 처참하게 망가져 누렇게 변색한 꼴을 본 사람이라면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목련의 육종 목적도 개화시기를 앞당기는 품종이 아니라 늦추는 쪽으로 발전해 왔던 것이다. 이 품종은 1993년 영국 왕립원예학회인 RHS로부터 우수 정원수(AGM)로 선정된 바 있다.

등록명 : 목련 '엘리자베스'
학 명 : Magnolia 'Elizabeth'
분 류 : 목련과 목련속 낙엽 교목
원산지 : 북미 원산 황목련과 중국 원산 백목련의 교잡종
육종가 : 미국 브루클린식물원의 Evamaria Sperber가 1956년 교잡, 1977년 발표
수 고 : 12m
꽃특징 : 황색에서 점차 유백색을 변함
내한성 : 영하 29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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