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이미 1980년대에 국내 도입되어 민간에서 재배하였다는데 2000년대에 와서야 국표식에 등재되고 최근에 시중에서 널리 공급되고 있는 붉은색 꽃이 피는 홍철쭉이라는 관목 정원수가 있다. 그런데 시중에서 황색 꽃이 피는 비슷한 품종인 황철쭉과 주로 같이 판매하기 때문에 둘을 합하여 흔히 홍황철쭉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게 화원에서만 그렇게 부르는 것이 아니고 얼마 전까지 국명을 홍황철쭉이라고 하다가 홍철쭉으로 변경한 것이다. 우리 국표식에 홍철쭉은 원종으로 학명 Rhododendron japonicum로 등록되어 있고 황철쭉은 그 하위 품종 형식으로 Rhododendron japonicum f. flavum으로 따로 등록되어 있다. 일본 홋카이도 남부에서 규슈까지 전지역에 자생하는 홍철쭉을 일본에서는 꽃 색상이나 털의 유무 등에 따라서 1개 원종에 4개의 품종으로 분류한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에서 자생하는 앞에서 본 양척촉 즉 중국황철쭉과 매우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이 논쟁에 참여하여 무수한 학명을 쏟아내고 있어 어지럽기 짝이 없다.
처음에는 중국 양척촉 즉 Rhododendron molle는 황색꽃이 피고 잎에 털이 많고 일본 홍철쭉은 홍색꽃에 잎에 털이 없으므로 구분이 쉽게 되는 듯싶었으나 일본에서 노란색 황철쭉을 비롯하여 털이 많은 품종들이 발견되자 복잡해진 것이다. 그래서 홍색 털이 없는 품종만 Rhododendron japonicum으로 살려두고 나머지 황색꽃이나 털이 있는 품종들은 모두 중국 양척촉으로 편입시켜 Rhododendron molle의 하위 품종으로 분류하는 학자들이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아예 색상이나 털의 유무와는 무관하게 일본에서 발견된 종 모두를 양척촉의 아종으로 편입시켜 Rhododendron molle subsp. japonicum (A.Gray) K.Kron이라는 학명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 양척촉은 원종으로서 황색꽃에 털이 많은 수종이지만 일본 홍철쭉은 아종으로서 꽃색상도 다양하고 털의 유무도 다양한 수종이 되는 것이다. 일단 일본과 중국에서는 일본 홍철쭉이 중국 양척촉의 아종이라는 데는 의견 일치를 보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홍철쭉의 학명도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게다가 우리나라에 등록된 학명 Rhododendron japonicum C.K.Schneid는 홍철쭉이 아니라 일본 쯔쿠시사쿠나게(筑紫石楠花)라는 만병초를 이르는 엉뚱한 학명이므로 홍철쭉을 독립된 종으로 표기하더라도 학명은 Rhododendron japonicum (A. Gray) Suringar라고 제대로 써야 한다. 그런데 원산지 일본에서 중국 양척촉의 아종이라는데 우리가 굳이 독립된 종으로 분류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이러던 저러던 미국 식물학자 Asa Gray(1810~1888)가 과거 아잘레아속으로 분류하여 1858년에 Azalea japonica A. Gray라고 명명할 당시의 표본을 토대로 삼고 있다. 즉 하나를 두고서 학자들 간에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이다.
홍철쭉은 붉은 색 꽃이 피는 철쭉이라는 뜻이 분명한데 이미 그렇게 정해졌으니까 그러려니 하지만 따지고 보면 매우 불합리한 이름이다. 철쭉의 범위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우리 연달래 철쭉도 그렇고 산철쭉이나 참꽃나무도 모두 홍색 계통의 꽃이 피며 특히 영산홍의 경우는 이 홍철쭉과 거의 흡사한 색상의 꽃이 피는 품종도 많은데 이 일본에서 뒤늦게 들어온 수종에다가 일반 명사에 가까운 홍철쭉(紅躑躅)이란 이름을 붙인 것은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 그런 점에서는 민간에서 부르는 이름인 구봉화가 나름대로 차별성은 있다. 홍철쭉은 가지 끝에 주로 2~8개의 꽃송이가 모여서 핀다는데 원종인 중국 양척촉의 경우는 최대 13송이가 모여서 핀다고 한다. 그래서 9송이 꽃이 모여서 핀다고 구봉화로 부르는 이름은 산철쭉의 2~3송이나 철쭉의 3~6송이에 비하여 많은 특징을 잘 나타내는 이름이라고 판단된다. 구봉의 봉은 봉오리라는 뜻으로 한자어로 굳이 바꾼다면 꽃봉오리 뢰(蕾)나 송이를 뜻하는 타(朶)가 된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한자이다.
일본에서는 홍철쭉을 연꽃 같은 꽃이 핀다고 렌게쯔쯔지(レンゲツツジ)라고 부르며 연화철쭉(蓮華躑躅)으로 쓴다. 개화기가 부처님오신날 즈음이라고 불전에 바친다고 그렇게 붙였다는 설도 있다. 여기서 노란 꽃이 피는 품종은 황연화철쭉(黃蓮華躑躅)이라고 하고 원종인 중국 양척촉은 당연화철쭉(唐蓮華躑躅)이라고 한다. 우리는 중국을 주로 한(漢)이라고 접두사를 붙이는데 일본은 주로 당(唐)을 많이 쓴다. 당나라 장안을 본 떠 헤이조쿄라는 수도를 나라에 만들기도 했던 민족이다. 일본에서도 중국의 양척촉과 마찬가지로 이 수종의 꽃과 잎에 독성이 있다고 먹으면 죽는다고 귀철쭉(鬼躑躅)이라고도 하며 또한 소나 말이 먹지 않는다고 마철쭉(馬躑躅) 또는 우철쭉(牛躑躅)이라고도 한다. 일본에서도 야생 홍철쭉의 개체수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는데 아직 10만 주 이상으로 집단 자생하는 대규모 군락지가 더러 있다. 꿀에서도 독성분이 검출되기 때문에 양봉업자들은 개화기에는 그 부근을 피한다고 한다. 이 수종은 여름 더위와 과습을 싫어한다. 특히 오후에 볕이 드는 장소는 꺼린다.
등록명 : 홍철쭉
일반명 : 홍황철쭉, 구봉화
등록명 : Rhododendron japonicum C.K.Schneid (엉뚱한 학명)
학 명 : Rhododendron japonicum (A. Gray) Suringar
이 명 : Rhododendron molle subsp. japonicum (A.Gray) K.Kron
분 류 : 진달래과 진달래속 낙엽 관목
그 룹 : 아잘레아 그룹, 철쭉아속
원산지 : 일본
일본명 : 렌게쯔쯔지(蓮華躑躅)
수 고 : 1~2m
잎특징 : 도피침형, 5~12 x 1.5~3cm, 엽병 3~7mm
꽃색상 : 홍색
수 술 : 5개
꽃지름 : 5~8cm
화 서 : 총상화서 2~8 (최대 13)송이
열 매 : 장구형 삭과
개화기 : 4~6월
특 기 : 독성이 강한 수종
내한성 : 26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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