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진달래과 진달래속/영산홍아속

1435 둥근잎철쭉 - 일본 원산 둥근잎 영산홍

낙은재 2021. 6. 12. 16:11

둥근잎철쭉
둥근잎철쭉
여름 이후에 나오는 추엽(秋葉)은 둥글지만 봄에 나오는 하엽(夏葉)은 끝이 뾰족하다. 

둥근잎철쭉이라고 등록된 수종이 있는데 그 이름으로 보나 나중에 추가된 사진으로 보나 이는 일본 규슈 최남단 섬인 야쿠시마(屋久島)와 타네가시마(種子島)에서 자생하는 마루바사츠키(マルバサツキ, 丸葉皐月)가 분명해 보인다. 이렇게 표현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에 등록된 학명 Rhododendron tamurae Masamune가 명확하지 않은 학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둥근잎영산홍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일본 고유종인 마루바사츠키까지 그 정체나 존재가 애매하다는 것은 아니다. 이 수종은 희귀종이기는 하지만 세계적으로 독립된 종으로 인정을 받고 있으며 진달래속의 교잡 원예종 개발에 많이 활용되어 널리 알려진 수종이다. 하지만 그 학명은 Rhododendron eriocarpum (Hayata) Nakai가 정명이고 그 이명 중에 Rhododendron tamurai (Makino) Masam.라는 것이 있지만 우리나라에 등록된 학명 Rhododendron tamurae와는 스펠링이 약간 다르다. 일부가 종소명 tamurai를 tamurae로 표기하는데 이 또한 일본 둥근잎영산홍의 유사학명이라고 하지만 일부에서는 tamurae는 중국 원산의 심스아잘레아 즉 R. simsii Planch.의 이명으로 처리하여 스펠링 하나로 종이 달라져 헷갈리게 한다. 그래서 이 수종을 오해 없이 제대로 지칭하려면 Rhododendron eriocarpum라고  표기해야 한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서 엉뚱한 학명으로 등록된 이유는 아마 영국 쪽의 정보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일본 원산 마루바사츠키를 등록한 것이라면 원산지 일본에서도 쓰지 않는 불명확한 학명은 삭제 수정하는 것이 마땅해 보인다.

 

둥근잎철쭉은 일본 규슈 남단 야쿠시마와 다네가시마에서 자생한다.

 

여하튼 일본 마루바사츠키 즉 환엽고월(丸葉皐月)은 잎이 원형 즉 환엽(丸葉)이고 5월 즉 고월(皐月)에 꽃이 핀다는 뜻인데 원래 일본의 대만 전문 식물학자로 유명한 하야타 분조(早田文藏, 1874~1934)가 1913년 영산홍 즉 사츠키(皐月)의 변종으로 분류하여 학명 Rhododendron indicum var. eriocarpum Hayata라고 명명한 것을 1922년 한국 식물 전문 일본 학자인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 1882~1952)이 독립된 종으로 승격시켜 Rhododendron eriocarpum (Hayata) Nakai라고 명명한 것이다. 여기서 종소명 eriocarpum은 열매에 털이 많다는 뜻이다. 실제로 길이 8~10mm인 이 수종의 삭과에는 갈색 강모가 밀생한다. 학명이 이렇게 단순하고 깔끔한데 왜 tamurae라는 종소명이 끼어들었을까?

 

거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일본의 또 다른 유명학자인 마키노 도미타로(牧野富太郎, 1862~1957)가 이미 그 이전인 1904년에 이 수종을 영산홍의 변종으로 Rhododendron indicum var. Tamurai Makino라고  명명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대만 식물 전문 일본 학자 마사무네 겐케이(正宗 厳敬, 1899~1993)가 1929년 독립된 종으로 승격시켜 Rhododendron tamurai (Makino) Masam.라는 학명을 부여한다. 여기서 종소명 tamurai는 그 당시 가고시마현청 소속으로 감귤전문 과수연구가로 유명한 타무라 토시치카(田村利親, 1856~1934)의 이름에서 온 것 같은데 아마 그가 이 수종을 가고시마현내 야쿠시마 등의 섬지역에서 발견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마키노의 명명이 1904년 동경 식물학잡지 제18권 102페이지에 인쇄되어 발표되었다는 자료도 보이는데 이상하게 무슨 결격사유가 있는지 그 사실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 아무도 언제 어디에 발표하였다는 내용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스펠링이 약간 다른 학명 둘이 거론되고 있고 내용도 일본 둥근잎철쭉 뿐만 아니라 중국 심스아잘레아를 묘사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어  혼란스럽게 한다. 아마 당초 발표된 논문이 멸실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나중에 발표된 하야타의 명명이 비록 후순위이지만 정명으로 취급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여하튼 이 둥근잎철쭉이 독립된 종이던 아니면 일본 영산홍의 변종이던 또는 중국의 두견화 즉 심스아잘레아를 닮았다고 하더라도 모두 진달래속의 영산홍아속으로 분류가 된다. 사실 앞 1357번 게시글에서 다룬 중국의 두견(杜鵑)은 1353번 게시글에서 다룬 일본의 사츠키 즉 영산홍과 매우 흡사하다. 따라서 이 둥근잎철쭉은 쉽게 말하면 둥근잎을 가진 영산홍이라고 인식하면 될 듯하다. 그렇다고 잎 모양만 영산홍과 다른 것은 아니다. 수술이 5개인 영산홍에 반하여 둥근잎철쭉은 수술이 7~10개로서 오히려 중국의 두견 즉 심스아잘레아에 가깝다. 그리고 잎이 영산홍에 비하여 더 크고 특히 더 넓어서 상대적으로 둥글게 보인다. 둥근잎철쭉은 일본 거의 최남단에서 자생하는 종이므로 내한성이 영하 18도 정도에 그치므로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는 노지 재배에 어려움이 있을 듯하다. 게다가 봄 늦서리에 약하여 영국의 경우 정원에서 재배할 경우 꽃을 보기 어렵다는 기록도 있다.

 

등록명 : 둥근잎철쭉

등록명 : Rhododendron tamurae Masamune

학   명 : Rhododendron eriocarpum (Hayata) Nakai

이   명 : Rhododendron indicum var. eriocarpum Hayata

이   명 : Rhododendron indicum var. Tamurai Makino

이   명 : Rhododendron tamurai (Makino) Masam.

분   류 : 진달래과 진달래속 반상록 관목

그   룹 : 아잘레아, 영산홍아속

원산지 : 일본 야쿠시마 타네가시마

일본명 : 마루바사츠키(丸葉皐月), 카이몬사츠키(開聞皐月)

수   고 : 0.5~1.5m

잎특징 : 1~4 x 0.5~2.5cm, 후 광택, 양면 장모

꽃특징 : 지정 1~2송이, 담홍자색, 지름 3~5cm, 5렬

수   술 : 7~10개

열  매 : 삭과 8~10 mm, 갈색 강모 밀생

개화기 : 5~6월

특   징 : 원예종 교잡에 활용

내한성 : 영하 18도

 

둥근잎철쭉 - 수술이 7개 이상이다.
둥근잎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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