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꽃나무는 일 년 전에는 등대꽃나무라고 되어 있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등대꽃으로 등록되어 있다. 분명히 그렇지 않았는데 말이다. 아니 국가에서 관리하는 국가표준식물목록이 이렇게 누가 기분에 따라서 이름을 마음대로 이랬다저랬다 변경한다면 우리 국민들은 뭘 표준으로 삼으라는 말인지 정말 알 수가 없다. 이게 낙서장은 아니지 않은가? 일 년 전에 잘못 본 것이 아니라는 증거를 올린다. 분명 아래 작업이력정보에 추천명을 등대꽃에서 등대꽃나무로 변경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그러니까 등대꽃을 등대꽃나무로 변경하였다가 다시 등대꽃으로 원상복귀하였다는 말이 된다. 그런데 왜 다시 등대꽃으로 복귀하였다는 말인지 도대체 모르겠다. 등대꽃은 1980년 이창복의 대한식물도감에 근거하는데 거기에 등대꽃으로 되어 있었기에 속명도 등대꽃속이라고 하므로 등대꽃이라고 하는 것이 얼핏 일관성이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초본도 아닌 엄연한 목본을 그냥 꽃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어색하여 등대꽃나무라고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는 한다. 게다가 그 변종은 팔리빈등대꽃나무로 등록되어 있고 원예품종은 등대꽃나무 '아카츠키'라고 등록되어 있으며 여타 종들도 모두 xx등대꽃나무라고 등록되어 있으면서 말이다. 그러나 사실 등대꽃이던 등대꽃나무이던 별 관심이 없다. 왜냐하면 등대라는 말 자체가 우리에게는 전혀 의미가 없는 일본에서 유래된 이름이므로 거부감이 간다. 따라서 차제에 근본적으로 검토하여 적당한 이름으로 교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듯하다.
일본 오사카 이동(以東)에서 홋카이도까지 분포하는 일본 고유종인 이 등대꽃나무는 일본에서는 사라사도단(サラサドウダン)이라고 부르며 한자로는 경사등대(更紗灯台) 또는 경사만천성(更紗満天星)이라고 쓴다. 오사카보다 더 온난한 지역에서는 생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말이다. 그리고 만천성(満天星)에 대하여는 다음에 단풍철쭉을 다룰 때 언급하기로 한다. 사라사(更紗)는 15세기에 이미 면직물 고급 염색기술을 개발한 인도에서 품질좋은 면직물에 어렵다는 붉은색과 보라색을 사용하여 꽃무늬 등을 화려하게 날염한 천을 말한다. 인도에서는 산스크리트어로 saranga라고 하였지만 이게 말레이시아에 와서 sarasah로 변하고 다시 포르투갈 상인들에 의하여 saraça로 불리면서 16~17세기경에 일본에 도입되었기에 일본에서 처음에는 佐良佐, 紗良紗 또는 華布로 쓰다가 에도 말기에 更紗로 한자표기가 굳어졌다고 한다. 이 사라사를 중국에서는 포문(布纹)이라고 하며 영어로는 chintz라고 한다. 이 수종을 사라사도단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꽃의 색상이 담황색 또는 담홍색 바탕에 홍색 세로 줄무늬가 있기 때문에 사라사 천의 날염(捺染) 색상과 비슷하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도단은 한자로 등대(燈臺)로 쓰는데 앞 게시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해안가 등대탑이 아니고 막대기 세 개를 묶어서 만든 실내외서 불을 밝히기 위한 등잔대(燈盞臺)를 말한다. 우리 등잔대와는 달리 일본의 등잔대는 그 모습이 이 수종의 가지 모습과 비슷하기에 이 속을 도단쯔쯔지(ドウダンツツジ)속이라고 하며 한자로는 등대철쭉(灯台躑躅)속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우리가 단풍철쭉이라고 하는 흰꽃이 피는 수종을 기본으로 삼고서 도단쯔쯔지(ドウダンツツジ)라고 하기에 이 수종을 사라사 염색이 된 도단이라고 사라사도단(サラサドウダン)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등대꽃의 학명 Enkianthus campanulatus (Miq.) G.Nicholson는 원래 1863년 네덜란드 국립 표본실을 담당하던 네덜란드 식물학자인 Friedrich Anton Wilhelm Miquel (1811~1871)이 장지석남속으로 분류하여 Andromeda campanulata Miq.라고 명명하였던 것을 1884년 영국 식물학자이자 원예가인 George Nicholson (1847~1908)이 등대꽃속으로 편입시켜 재명명한 것이다. 속명 Enkianthus는 꽃의 기부가 팽대하다는 뜻에서 붙은 것인데 이 수종과는 무관한 모식종인 중국 적종화나 일본의 단풍철쭉에 해당하는 특징이다. 종소명 campanulatus는 종모양 즉 Bell-shaped라는 뜻으로 꽃 모양을 말한다. 글쎄 이 속 수종들 꽃모양이 거의 모두 종형이지만 초창기라서 모식종에 비하면 좀 더 종모양에 가깝다는 의미로 보면 되겠다. 일본에서도 이를 사라사도단이라는 이름 외에도 후우린쯔쯔지(フウリンツツジ)라고 한자로는 풍령철쭉(風鈴躑躅)이라고 쓴다. 풍령(風鈴)이란 풍경(風磬)과 같은 말로서 결국 작은 종이라는 뜻으로 중국의 적종(吊鐘)과 거의 같은 의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유통계를 포함하여 일부에서 방울철쭉이라고 하는데 등대꽃보다는 훨씬 더 적합한 이름이라고 판단된다. 일본 이름을 따라 하려면 이 이름을 따랐어야 했다.
아마 일본 풍령(風鈴)을 방울로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일본의 풍령은 방울이라기보다는 처마 밑에 다는 작은 종을 의미한다. 따라서 중국의 등롱(燈籠)은 불을 밝히기 위하여 매다는 것이라서 목적이 다르지만 중국의 적종(吊鐘)과 일본의 풍령(風鈴)은 의미가 거의 다르지 않다. 그런데 방울이라고 번역한 령(鈴)도 종(鐘)의 한 종류로서 사이즈가 좀 작은 것을 말한다. 즉 큰 것은 범종(梵鍾) 작은 것은 탁(鐸) 더 작은 것을 령(鈴)이라고 했다. 우리 옛날 군이나 사찰 그리고 무속에서 쓰는 요령(鐃鈴)을 종모양으로 만든 방울이라고 정의하므로 결국 방울도 종이 된다. 그래서 방울철쭉이라고 하면 학명의 종소명 campanulatus와도 같은 맥락이 되고 일본의 후우린쯔쯔지는 물론 중국의 적종화(吊鐘花)와도 통하는 이름이 된다. 따라서 우리와 전혀 무관한 의미인 등대꽃보다는 훨씬 와닿는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이를 포문적종화(布纹吊钟花) 또는 홍맥적종화(红脉吊钟花)라고 하는데 포문은 사라사를 의미하고 홍맥은 꽃잎의 적색 줄무늬를 말한다. 일반 영어명도 홍맥과 같은 맥락인 redvein enkianthus라고 한다. 이 수종의 변종 하나와 원예품종 하나가 별도 등록되어 있는데 변종은 다음 게시글에서 다루기로 한다.
등록명 : 등대꽃(나무)
유통명 : 방울철쭉
학 명 : Enkianthus campanulatus (Miq.) G.Nicholson
분 류 : 진달래과 등대꽃속 낙엽 관목
원산지 : 일본 고유종
일본명 : 사라사도단(サラサドウダン, 更紗灯台、更紗満天星) 후우린쯔쯔지(フウリンツツジ, 風鈴躑躅)
중국명 : 포문적종화(布纹吊钟花), 홍맥적종화(红脉吊钟花)
영어명 : redvein enkianthus
수 고 : 2~5m
잎특징 : 윤생상 호생, 도란형, 3~6 x 1~2cm, 양면 엽연 모, 세거치
꽃차례 : 지선 2~3cm 총상화서, 10 송이
꽃자루 : 1~2cm, 처짐
꽃받침 : 5렬, 종형
꽃부리 : 8~10mm, 선단 천5렬, 담황색 담홍색 바탕에 홍색 줄무늬
수 술 : 10개, 화약 돌기 2
열 매 : 삭과, 상향, 5실, 난형, 포배열개
개화기 : 5~7월
내한성 : 영하 32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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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꽃나무 '아카츠키' Enkianthus campanulatus 'Akatsuki'
일본에서 미국 Heritage Seedlings, Inc.사로 건너간 묘목 중에서 색상이 은은하여 마치 dawn 즉 여명과 같다고 일본어로 아카츠키(あかつき) 즉 효(暁)로 붙은 원예품종이다. 원예품종이라는 것이 원래 이렇게 조그마한 특징만 보이면 자기 마음대로 붙이는 것이므로 어떤 큰 차이점을 찾으려는 것은 부질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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