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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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5 수성도(壽星桃) 남경도(南京桃) 복사나무 '보난자' 등 왜성품종

낙은재 2022. 5. 22. 10:03

수성도
수성도
수성도

 

우리나라 정원에는 남경도라고 적색 또는 분홍색 그리고 백색으로 꽃이 피는 키가 1.5m내외의 왜성 꽃복사나무를 흔히 볼 수 있다. 가지마다 꽃이 다닥다닥 붙어서 매우 복잡하게 피지만 그 열매는 작아서 식용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 왜성 복사나무 품종이 분명 외국에서 도입된 것인데도 이상하게 일본이나 중국에는 남경도(南京桃)라는 이름을 가진 이런 유형의 품종이 없다. 그래서 필자는 2016년에 남경도의 진짜 이름은 수성도(壽星桃)이며 중국에서 유래된 변종이라는 글을 이 블로그에 게시한 바 있다. 그런데 그 때는 미처 발견하지 못하였는데 지금와서 보니 이미 2011년에 복사나무 ‘난킹’이라는 국명에 학명 Prunus persica 'Nanking'으로 등록된 품종이 있다. 남경(南京)을 일본에서 난킹(なんきん)이라고 발음하므로 아마 이 품종은 남경도를 지칭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다만 품종명을 포함한 학명을 일본에서 Prunus persica 'Nanking'이라고 한 것은 아닌 것 같고 아마 국내서 그렇게 붙여서 등록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왜성 품종이 이뿐만은 아니다. 복사나무 ‘보난자’라는 국명에 학명 Prunus persica 'Bonanza'로 등록된 품종도 있는데 이 또한 키가 1.8m 미만인 왜성종이다. 1963년 캐나다에서 개발된 이 품종은 수형이나 잎모습 등에서 국내 남경도로 알려진 품종과 매우 유사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 열매가 일반 복숭아의 평균 수준 사이즈로 달려 식용으로 이용된다고 한다. 실제로 과육이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단맛이 난다고 한다. 그럼 일본에서 건너와서 국내서 남경도라고 불리는 품종과 중국의 오래된 왜성 품종 수성도(寿星桃) 그리고 미국의 ‘보난자’는 어떤 관계에 있는 것인지에 대하여 파악해 본다.

 

복사나무의 오랜 재배 역사를 가진 중국에서 과수용 복사로는 우리가 천도(天桃)라고 부르는 유도(油桃와 우리가 감복사 또는 납작복숭아라고 부르는 반도(蟠桃)라는 변종이 있고 관상용 꽃복사나무로는 우리가 만첩이라고 부르는 겹꽃인 벽도(碧桃)와 우리가 흔히 남경도라고 부르는 왜성종인 수성도(壽星桃)가 있다고 분류한다. 그렇다면 왜성 변종을 중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재배하였다는 것인데 언제부터 재배하였으며 언제부터 수성도라는 이름으로 불렸는지에 대한 정보를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일본에서도 이를 아주 오래전에 중국으로부터 도래하였으며 꽃이 아름다워 인기가 높아 계속 품종이 개량되어 에도시절에 이미 적색 분홍색 백색으로 피는 홑꽃과 겹꽃 품종으로 나눠져 있었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이 품종을 수성도(寿星桃)라고 부르지만 당도(唐桃)나 왜성이라고 왜도(矮桃) 또는 어린 복사나무라고 해아도(孩兒桃) 등의 별명으로도 불렀다고 한다. 특히 살구를 뜻하기도 하는 당도(唐桃)라는 이름으로 이 품종을 일본에서 아직도 많이 부른다. 그러니까 일본에서는 당(唐)나라 즉 중국에서 온 복사나무 품종이라는 뜻으로 불러 그 원산지가 중국임을 분명히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중국과 일본에서 공통으로 부르는 이름 수성도는 어떻게 붙은 이름일까? 이상하게도 중국과 일본 어디에서도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지만 수성(壽星)이 어떤 별인지를 알아보면 그 이유를 저절로 알게 된다. 수성(壽星)은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수성(水星)과는 다른 별로서 남쪽 지평선 부근에 가끔 보이는 용골좌의 남극성(南極星)을 이르는 말이다. 남극노인성(南极老人星)으로도 불리는 수성은 중국 고대신화에서는 장수(長壽)의 신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주로 장수를 상징하는 사슴이나 학 그리고 복숭아와 함께 그림에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중국 고전 서유기에서 수성(壽星)을 장두대이단신구(长头大耳短身躯)한 즉 ‘머리는 길고 귀가 크고 키가 작은’ 신선으로 묘사하고 있다. 키가 작다는 바로 이 점에서 이 품종의 이름으로는 더할나위 없이 적합하여 이 왜성종 복사나무의 이름으로 붙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일본을 통하여 이 품종을 도입한 우리는 왜 이 품종을 남경도(南京桃)라고 할까?

 

중국 전설에서 수성이라는 남극노인은 장수를 관장하는 신으로 키가 작다.
중국과 일본에서 수성도라고 부른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진들

 

원산지는 중국이지만 이 품종에 학명을 처음 부여한 사람은 일본의 대표적인 식물학자인 마키노 토미타로(牧野 富太郎, 1862~1957)이다. 그가 1902년 복사나무의 변종으로 분류하여 Prunus persica var. densa Makino라고 명명하였는데 여기서 변종명 densa는 밀집하다는 뜻으로 마디(node)가 짧아 화아가 밀집하여 결국 꽃이 다닥다닥 피기 때문에 붙인 것이다. 왜성 수성도는 세월이 감에 따라 점차 개량되어 원산지 중국의 품종이 있고 일본으로 건너가서 개량된 품종이 있고 미국으로 건너가서 개량된 품종들이 있어 전세계 약 10종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까 수성도는 마디가 짧아 꽃이 밀집하게 피는 키가 작은 복사나무 품종을 통칭하는 용어인 것이다. 수성도는 원래 꽃복사나무이므로 열매의 크기가 작지만 미국으로 건너가서 개량된 품종 중에서 열매가 일반 복숭아와 거의 비슷한 크기로 달리는 품종이 있는데 그게 바로 우리나라에 등록된 복사나무 '보난자'인 것이다. 학명 Prunus persica 'Bonanza'로 표기되는 이 품종은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농장을 경영하던 David Armstrong이라는 사람이 개발하여 1963년 발표한 품종으로서 식용 가능한 붉은 과피에 육질과 핵이 쉽게 분리되는 이핵과(離核果)가 달린다고 한다.

 

그럼 이제부터 남경도의 정체를 파악해 보자. 남경도(南京桃)는 일본의 효고현 이타미시(伊丹市)의 특산 품종으로 약 150년 전 중국에서 도입된 아름다운 겹꽃이 피는 품종을 그 지역의 특화된 뛰어난 접목기술로 하나의 대목에 홍색 분홍색 백색의 꽃이 피는 3가지 색상의 복사나무 눈(芽)을 각각 접목시킨 다음 가지가 자라면 줄을 매어서 아래로 처지게 만들어 처진 3색 만첩도화를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다. 그결과 한꺼번에 3색 도화를 하나의 나무에서 즐길 수 있는 관상수로서 주로 분재용으로 공급되는 것이다. 키는 대목이나 접목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주로 2.5~3m로 수성도보다는 좀 더 크게 자라는 것으로 보인다. 이 품종에다가 남경도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과거 그 지역으로 도입된 복사나무가 중국 남경(南京)에서 왔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일본에는 대도예(大道芸)라는 길거리에서 행하는 전통 놀이 문화인 전통예능(伝統芸能) 행사가 있다. 그 때 공연자가 폭 20~30cm가 되는 긴 대나무 발(簾)을 들고 나와서 그 발로 낚시대나 다리 그리고 늘어진 수양버들 또는 깃발 모양을 만들어 연출하는데 이 대도예 자체 또는 이 놀이에 쓰는 발을 난킹타마스다레(なんきんたますだれ) 즉 남경옥렴(南京玉簾)이라고 부른다. 일본에는 워낙 발을 가림막으로 많이 쓰고 심지어는 소바나 우동 같은 음식을 담는 용기로도 많이 쓰기 때문에 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으므로 이런 행사에도 등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름은 옥렴(玉簾)이지만 구슬발 즉 주렴(珠簾)은 아니고 발의 미칭(美稱)이며 실제로는 대나무발 즉 죽렴(竹簾)인데 여기에 남경(南京)을 붙인 이유는 원래 에도시절에 와서 당인아란타남경무쌍옥렴(唐人阿蘭陀南京無双玉簾) 즉 중국에도 아란타(네덜란드)에도 남경에도 없는 최고의 옥렴이라는 뜻으로 부르다가 남경옥렴이 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일본에서 중국 남경을 동경하였던 것은 분명하지만 이 복사나무와 중국 남경(난징)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일본 전통 놀이인 대도예에서 남경옥렴(南京玉簾)의 처지는 모습이 남경도의 가지 모습과 비슷하다.
남경옥렴(南京玉簾)

 

여하튼 남경옥렴에서 수양버들과 같이 늘어진 대나무 발이 이 복사나무의 가지가 늘어지는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에 남경도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래서 가지가 아래로 처져야만 남경도(南京桃)라는 이름으로 불릴 요건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적색 분홍색 백색 등 3색 최소한 2색 이상의 꽃이 피는 품종이 일본 효고현(兵庫縣) 이타미시(伊丹市)의 특산품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내 정원에서 흔하게 보이는 키가 작고 직립으로 자라는 꽃복사나무 수종을 남경도라고 부르면 안되는 것이다. 현재 이 직립 왜성종은 국내 미등록된 상태이므로 국명이 없다. 따라서 원산지 중국과 일본에서 부르는 이름 그대로 수성도(壽星桃)라고 불러주는 것이 마땅해 보인다. 1902년 일본학자 마키노가 변종으로 명명한 학명은 이제 국제적으로 원종에 통합되었으므로 앞으로도 이런 왜성 품종을 통칭하는 이름인 수성도가 국내에 변종으로 등록되기는 어려울 듯하다. 다만 수성도의 일종으로 미국서 개량된 품종인 복사나무 ‘보난자’가 이미 등록되어 있으며 남경도도 복사나무 ‘난킹’으로 등록되어 있다. 난킹은 아마 일본에서 도입된 처진 삼색도화 분재를 대상으로 누가 등록한 것이 아닐까? 아니라면 혹시 수성도를 남경도로 잘못 알고서 없는 학명까지 만들어 등록하였다면 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다. 남경도의 접목용 아(芽)로 수성도를 쓰는 경우에 가지를 줄로 잡아 당겨서 아래로 처지게 만들지 않고 그냥 위로 자라게 하면 수성도나 다름이 없다. 특히 처음은 3색이지만 나중에 일부 가지가 없어지고 단색이 남을 경우는 그야말로 수성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국내 도입된 수성도가 남경도라는 이름으로 잘못 알려진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이  름 : 수성도(壽星桃) – 미등록종

유통명 : 남경도(南京桃)

학  명 : Prunus persica var. densa Makino

통합명 : Prunus persica (L.) Batsch

분  류 : 장미과 벚나무속 낙엽 관목

원산지 : 중국

중국명 : 수성도(寿星桃)

일본명 : 수성도(寿星桃), 당도(唐桃), 왜도(矮桃)

수  고 : 1.8m 직립 왜성

줄  기 : 절간단, 화아밀집

꽃특징 : 홑꽃 겹꽃 홍 분홍 백색 지름 4cm, 꽃잎 27 수술 37

열  매 : 7.5cm 미만 대개 식용 부적합

 

원래 수성도는 홑꽃이 피는 품종도 있다.
수성도
수성도
수성도
국내 수성도 열매는 작아서 식용하지 않지만 식용가능한 품종도 있다.
수성도 백화와 분홍화가 섞여서 피는 품종도 보인다.
수성도

 

등록명 : 복사나무 '보난자'

학  명 : Prunus persica 'Bonanza'

육  종 : 1963 캐나다 David Armstrong

특  징 : 수성도와 같지만 열매가 보통 복숭아 사이즈로 식용 가능

 

꽃과 잎 그리고 수형은 여느 수성도와 비슷하다.
열매는 식용가능한 사이즈로 자란다.

 

등록명 : 복사나무 '난킹'

이  명 : 남경도

학  명 : Prunus persica 'Nanking'

원산지 : 일본 이타미시 등에서 개량한 품종

일본명 : 남경도(南京桃)

특  징 : 인위적으로 가지가 처지게 만든 왜성 3색 겹꽃 도화

 

남경도는 남경발과 같이 가지가 아래로 처진다. 
남경도
남경도는 홍 백 분홍 3색을 하나의 나무에 아접시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