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장미과 벗나무속/벚나무아속

1816 산개벚지나무 - 귀룽나무를 닮은 토종 벚나무

낙은재 2023. 4. 28. 14:54

산개벚지나무 - 꽃차례가 귀룽나무를 닮았다.
산개벚지나무 - 잎과 꽃이 동시에 나와 만개시 잎이 무성하여 벚나무와 구분이 된다.

 

벚나무는 일본에서 온 수종이라는 인식이 깊이 박혀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중국에는 일본보다 더 많은 무려 수십 종이 자생하며 우리나라에도 10여 종이나 자생한다. 벚나무와 산벚나무 분홍벚나무 올벚나무 잔털벚나무 섬벚나무 산개벚지나무 사옥 개벚지나무 제주왕벚나무 그리고 별벚꽃나무가 우리 자생종으로 등록된 벚나무들이다. 그런데도 벚꽃이라고 하면 일본이 떠오르는 이유는 우리 주변에 가장 흔하게 보이는 수종이 바로 일본 원산의 왕벚나무이기 때문이다. 장미과에는 매우 다양한 봄꽃나무들이 있는데 사과와 배 등을 제외한 Prunus(벚나무)속으로 분류되는 수종들만도 소위 행앵도리(杏櫻桃李)로 불리는 살구나무와 매실나무 그리고 벚나무와 복사나무, 자두나무 등 즐비하다. 그런데도 벚꽃이 단연 봄꽃의 대명사가 된 것은 일본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일본은 에도시대(1603~1868)부터 사쿠라하나미(桜花見) 즉 벚꽃놀이에 열광하였는데 그 문화가 전세계로 퍼져나간 것이다. 그럼 왜 중국과 우리나라에는 벚꽃놀이 문화가 없었을까? 그 이유는 중국과 우리나라에도 벚나무가 있었지만 벚꽃보다는 살구꽃이나 복사꽃을 더 아름답게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과 우리나라의 수많은 시인들과 화가들은 주로 도화(복사꽃)와 행화(살구꽃)에 대하여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렸지만 벚꽃에 대하여는 그랬다는 흔적이 거의 없다. 그만큼 중국과 우리나라 자생종 벚나무들은 매력적이지 못하였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그러다가 일본에서 왕벚나무를 비롯하여 다양한 아름다운 벚나무 원예품종들이 도입되자 상황이 변한 것이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나라 삼천리 금수강산이 봄이면 벚꽃천지가 되어 버린 것이다. 에도시대에 일본에서 벚꽃놀이를 할 때 우리나라 조선시대에서는 살구꽃놀이를 즐겼다. 한양의 경우 종로구 필운대 살구꽃이 유명하여 필운대간행화(弼雲臺看杏花)라는 연암 박지원의 시도 있고 겸제 정선의 필운상화(弼雲賞花)라는 그림도 있다. 그런데도 이제는 그 살구꽃을 깡그리 잊어버리고 벚꽃만 즐긴다. 급기야는 여기 양평 어느 면에서는 국가지원 지방도로변에 심어진 수령 20년이 넘는 살구나무 수백 그루를 베어내고 벚나무로 교체하자는 논의까지 하고 있다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벚나무 수종들은 서양에서는 유실수로서 동양에서는 관상수로서 사람들의 관심이 많은 데도 불구하고 워낙 자연교잡이 잘 이뤄지는 수종이라서 그런지 학명이 매우 복잡하다. 예를 들면 함경도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생한다는 벚나무라는 이름을 가진 특정 수종의 경우 수시로 학명표기가 변경되어 왔다. 정태현선생 등이 1937년에 편찬한 조선식물향명집에서는 학명이 Prunus donarium으로 되어 있었는데 그 사이 Prunus jamasakura로 또는 일본 꽃벚나무인 Prunus serrulata라고도 표기하다가 한동안 그 변종인 Prunus serrulata var. spontanea로 표기하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2007년 서울대 장진성교수가 발표한 일본 꽃벚나무의 하위 품종인 Prunus serrulata f. spontanea로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는 일부 학자들만 인정하고 대부분은 아직 일본 산벚나무인 산앵(山桜)과 동종으로 봐서 Prunus jamasakura 또는 Cerasus jamasakura로 학명 표기하고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이 벚나무의 중요한 수종들은 대부분 학자들간의 의견이 일치되지 못하여 기준이 되는 학명 그 자체가 흔들리니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중요 벚나무 수종들은 뒤로 미루고 우선 우리나라에 등록된 여타 수종들을 먼저 파악하기로 한다. 산개벚지나무는 우리나라 전라도와 강원도 제주도 및 평안도와 일본과 중국에 분포하는 우리 자생종 중 하나인데 꽃과 열매가 학명 Prunus glandulifolia 또는 Prunus maackii로 표기하는 또 다른 우리 자생종인 개벚지나무와 많이 닮았기 때문에 1937년 정태현선생 등이 조선식물향명집에서 붙인 이름이다. 앞에 산이 붙은 이유는 이 수종이 깊은 산중에서 자생한다고 일본에서  미야마자쿠라(ミヤマザクラ) 즉 심산앵(深山桜)이라고 부르는 것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벚지는 버찌를 말하고 개벚지나무는 벚나무를 닮은 나무라는 뜻이다. 개벚지나무와 산개벚지나무는 실제로 귀룽나무를 많이 닮았는데 특히 개벚지나무를 귀룽나무로 분류하는 학자들도 많다. 산개벚지나무의 학명 Prunus maximowiczii Rupr.는 오스트리아태생으로 러시아에서 활동한 식물학자 Franz Josef Ruprecht(1814~1870)가 1856년 명명한 것으로 종소명 maximowiczii는 극동지역 식물을 연구한 러시아의 식물학자인 칼 맥스모비치(Karl Maximovich, 1827~1891)의 이름에서 온 것이다. 아마 그가 채집이나 명명에 관여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수종은 중국 동북지역과 극동러시아 그리고 일본 거의 전역에서 자생하지만 주로 우리나라에 많이 분포한다고 영어로 Korean cherry, Korean mountain cherry로 불린다.  

 

개벚지나무의 잎에는 털이 없어 산개벚지나무와 구분이 된다.

 

 

  

등록명 : 산개벚지나무

학    명 : Prunus maximowiczii Rupr.

이   명 : Cerasus maximowiczii (Rupr.) Kom.

분    류 : 장미과 벚나무속 벚나무아속 낙엽 교목

원산지 : 우리 자생종, 중국, 일본, 극동러시아

중국명 : 흑앵도(黑樱桃)

일본명 : 심산앵(深山桜, ミヤマザクラ)

영어명 : Korean cherry, Korean mountain cherry

수    고 : 7~15m

잎특징 : 3~9 ~ 1.5~4cm, 이중거치, 측맥 6~9, 중맥 복생유모

잎자루 : 0.5~1.5cm, 유모밀생

탁    엽 : 선형, 심자색 선체, 화후 탈락

꽃차례 : 총상형 산방화서, 5~10송이, 기부 엽상 포편, 화엽동개

총포편 : 숟갈형, 1~1.5cm, 암홍색 선체, 화후 숙존

화    축 : 복생 유모

포    편 : 녹색, 5~7 x 5~7mm

꽃자루 : 0.5~1.5cm, 복생 유모

꽃크기 : 지름 1.5cm

꽃받침 : 악통 도원추상, 3~4mm, 외면 복생 단유모, 악편 삼각형

꽃부리 : 백색, 타원형, 6~7 x 5~6mm

수    술 : 36매

암   술 : 수술과 같은 길이, 주두 확대, 두상

열    매 : 핵과 난구형, 성숙후변흑색, 7~8 x 5~6mm, 핵표면 능문

개화기 : 4~5월

결실기 : 7~8월

내한성 : 영하 34도

용    도 : 목재, 물감, 관상용

 

산개벚지나무
산개벚지나무
총상화서를 닮은 산방화서
산개벚지나무 수피
열매가 처음에는 붉게 익다가 나중에 검게 변한다.
잎의 기부에 선체가 있으며 잎자루와 가지에 털이 많다.
선형 탁엽이 있으며 이중거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