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과 아몬드아과 사과나무족 팥배나무속
장미과는 실질적으로 담자리꽃나무족 하나를 제외하면 장미아과와 아몬드아과로 크게 양분되며 오늘 현재 우리나라에 등록된 장미과 아몬드아과 목본은 이미 앞에서 다룬 아몬드족과 가침박달족 황매화족 외에도 사과나무족 국수나무족 쉬땅나무족 조팝나무족 등 4개 족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장미과 목본 분류
아과(subfamily) | 학 명 | 족(tribe) | 학 명 |
아몬드아과 | Amygdaloideae | 아몬드족 | Amygdaleae |
가침박달족 | Exochordeae | ||
황매화족 | Kerrieae | ||
사과나무족 | Maleae | ||
국수나무족 | Neillieae | ||
쉬땅나무족 | Sorbarieae | ||
조팝나무족 | Spiraeeae | ||
담자리꽃나무아과 | Dryadoideae | 담자리꽃나무족 | Dryadeae |
장미아과 | Rosoideae | 양지꽃족 | Potentilleae |
산딸기족 | Rubeae | ||
장미족 | Roseae |
이제부터는 아몬드아과 중 사과나무족 수종들의 탐구를 시작한다. 사과나무족은 사과나무속과 배나무속 모과나무속 등 모두 18속 209종으로 구성되어 있어 우리나라에 등록된 장미과에서는 가장 많은 수종들이 포진하고 있다. 그 내용은 아래의 표와 같다. 참고로 우리나라 봄꽃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행앵도리(杏櫻桃李) 즉 살구와 벚 복사 자두나무는 모두 아몬드족 벚나무속 하나로 분류되지만 사과나무와 배나무는 각각 독립된 속으로 분류되어 사과나무족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장미과 아몬드아과 사과나무족 국내등록 현황(2023.07.23)
족 명 | 속 명 | 학 명 | 종수 |
사과나무족 Maleae |
팥배나무속 | Alniaria | 1 |
채진목속 | Amelanchier | 13 | |
아로니아속 | Aronia | 7 | |
명자나무속 | Chaenomeles | 4 | |
섬개야광나무속 | Cotoneaster | 58 | |
산사나무속 | Crataegus | 23 | |
키도니아속 | Cydonia | 3 | |
비파나무속 | Eriobotrya | 2 | |
사과나무속 | Malus | 19 | |
오스테오멜레스속 | Osteomeles | 1 | |
홍가시나무속 | Photinia | 14 | |
윤노리나무속 | Pourthiaea | 1 | |
모과나무속 | Pseudocydonia | 1 | |
피라칸타속 | Pyracantha | 12 | |
배나무속 | Pyrus | 12 | |
다정큼나무속 | Rhaphiolepis | 5 | |
마가목속 | Sorbus | 30 | |
스트란배시아속 | Stranvaesia | 3 | |
합 계 | 18속 | 209종 |
그럼 우리나라와 중국과 일본에서 자생하는 팥배나무부터 탐구한다. 좁게 키가 10~20m까지 높이 자라는 이 수종은 가을에 길이 1cm 내외의 연한 붉은색 타원형 열매가 달리는데 표면에 반점이 있다. 그래서 열매의 색상과 사이즈는 팥(小豆)을 닮았지만 반점이 있는 모습이 배를 닮았다고 우리나라에서 오래 전부터 팥배나무로 불린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일각에서는 열매가 팥을 닮았고 꽃이 배꽃을 닮았다고 팥배라무라고 부른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배와 팥배 둘 다 백색의 꽃잎이 5장이기는 하지만 꽃잎이나 암수술의 숫자와 형상이 돌배나 산돌배 등과는 약간 다른데 이걸 닮았다고 말할 수 있나 싶다. 꽃으로만 따진다면 오히려 산사나무를 더 닮은 것이 아닌가 한다. 여하튼 조선시대 자료에 한글로 팟배나무로 표기하고 한자어로 두리목(豆梨木)이라고 표기한 기록이 보인다. 하지만 이 두리목(豆梨木)은 우리나라에서 만든 한자어로 판단되며 정작 중국에서 두리(豆梨)는 콩배를 뜻한다. 그 외에도 우리나라에서 물방치나무 물앵도나무 벌배나무 운향나무 산매자나무 등으로도 불렀다지만 팟배나무가 압도적으로 널리 사용되었기에 1937년 조선식물향명집에서 팥배나무라고 하였고 후세 이창복 이영노 이우철 등 다수의 학자들이 그대로 따랐기에 지금까지도 그렇게 불린다. 하지만 이 팥배나무는 아그배나무와 마찬가지로 배나무라는 이름은 붙어 있지만 전혀 무관한 속으로 분류되고 있어 진짜 배나무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팥배나무는 감당(甘棠)이나 당리(棠梨) 또는 두리(杜梨)가 아니다.
팥배나무는 그 잎이나 열매 그리고 수피와 수형이 나름대로 뚜렷한 특징이 있어 쉽게 구분되는 수종이며 우리 이름도 팥배나무 하나로 거의 통일되어 간단해 보이지만 이를 한자로 표현하는 방법은 예로부터 많은 혼란이 있어 왔다. 우선 지금도 팥배나무를 네이버사전에서 한자어나 중국어로 번역시키면 당리(棠梨)나 두리(杜梨) 또는 감당(甘棠)으로 답이 나온다. 이들은 모두 중국에서는 팥배나무가 아닌 자작잎배나무(杜梨)를 뜻하며 일부에서는 콩배(豆梨)를 뜻하는 말이다. 우리가 말하는 팥배나무는 중국에서는 식물분류학에 따라서 마가목 즉 화추(花楸)의 일종으로 봐서 수유화추(水榆花楸)라고 부르며 배나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다만 대만에서는 근자에 와서 새로운 식물분류법에 따라서 과거 Sorbus속(花楸屬)에서 Aria속(赤楊葉屬)으로 변경되자 이를 적양엽리(赤楊葉梨)라고 불러 배나무와 관련된 이름으로 부르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고전에서 감당(甘棠)을 그동안 대부분 팥배나무라고 번역한 것은 오역이며 자작잎배나무라고 하던지 아니면 그냥 배나무라고 번역하는 것이 옳다. 중국 고대 서주시절 신하의 신분으로 최고 권력을 가진 공화정을 최초로 실시한 소목공 희석(姬奭)이라는 재상이 남쪽을 순행하면서 감당(甘棠)이라는 나무 아래서 머물면서 선정을 베풀었기에 이를 기리는 소남 감당(召南·甘棠)이라는 시가 사서삼경인 시경(诗经)에 실려있는데 이 감당(甘棠)이 바로 두리(杜梨)라고 중국에서 풀이한다. 소백(召伯)님이 노숙하고(茇) 휴식하고(憩) 머무신(说) 저 고귀한 감당나무(두리)는 아무도 베지도(伐) 꺽지도(败) 훼손하지도(拜) 말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국내 많은 한문학자들이 감당을 팥배나무라고 잘못 풀이하고 있다.
소남 감당(召南·甘棠) - 시경(诗经)
蔽芾甘棠 勿剪勿伐 召伯所茇。
폐불감당 물전물벌 소백소발
蔽芾甘棠 勿剪勿败 召伯所憩。
폐불감당 물전물패 소백소식
蔽芾甘棠 勿剪勿拜 召伯所说。
폐불감당 물전물배 소백소세
천자문에도 이와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存以甘棠 去而益詠(존이감당, 거이익영) 즉 “감당나무를 그대로 두어 (소백)님이 가신 후에도 높이 칭송하였다.”라는 내용인데 여기서도 감당을 팥배나무가 아닌 배나무로 번역해야 한다. 정리하자면 우리 선조들은 이 수종을 그 열매나 꽃의 형상을 보고서 팥배나무라고 불렀으며 한자로는 두리(豆梨)라고 임의로 썼는데 시경과 천자문의 감당(甘棠)을 팥배나무라고 풀이하고 나니 중국에서 감당나무의 다른 이름인 두리(杜梨)와 당리(棠梨)도 혼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조선후기 실학자들이 펴낸 물보나 물명보 임원경제지 등에서 감당(甘棠)과 두리(杜梨) 당리(棠梨)가 팟배나무를 지칭하는 한자로 나오는 것이다. 지금은 세계 공통으로 쓰는 식물 이름인 학명이 있으므로 정확한 파악이 가능하지만 그 전에는 중국에서도 헷갈리던 이름이라서 감당(甘棠)이라는 수종을 전혀 본 적이 없었던 과거 우리나라 학자들이 파악하기는 정말 어려웠던 것이다. 여하튼 지금은 앞으로 다룰 자작잎배나무의 중국 정명이 두리(杜梨)이며 그 별명이 당리(棠梨)이고 콩배나무의 중국 정명은 두리(豆梨)이며 그 별명 중에 두리(杜梨)가 있다. 그래서 중국에서도 헷갈리는 것인데 시경에 기록된 감당은 자작잎배나무로 보는 것이 정설이다. 자작잎배나무는 키가 10m까지 자라지만 지름이 겨우 1cm에 불과한 갈색 열매가 달리는 배나무의 일종이다. 자작잎배나무는 열매가 작지만 배의 모습을 갖추고 있으며 익으면 맛이 달기에 감당(甘棠)으로 불리는 것이다. 자작잎배나무 즉 감당(甘棠)은 나무 높이가 팥배나무와 비슷하게 10m 내외이고 지름 1cm 안팎의 열매의 크기나 붉은 색상 그리고 단맛이 나는 것까지 유사하며 5장의 백색 꽃잎으로 구성된 꽃의 모습 조차도 팥배나무와 매우 유사하기에 우리 선조들은 팥배나무가 바로 감당이라고 오인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본초강목 등에 기록된 한약재 당리(棠梨)도 콩배를 지칭한다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자작잎배나무 즉 두리(杜梨)를 이르는 말이다. 콩배도 나중에 와서는 중약재로 쓰이는데 이 경우 약재명은 두리(豆梨)이다.
중국 이름은 수유화추(水榆花楸) 또는 적양엽리(赤楊葉梨)
중국에서는 팥배나무를 서양식물분류학이 도입되기 전에는 그 잎 모양이 유(楡) 즉 느릅나무를 많이 닮았다고 수유(水榆)나 황산유(黄山榆) 또는 풍유(枫榆) 등 주로 느릅나무의 일종으로 불러왔다. 그러다가 서양 식물분류학에서 마가목속 즉 화추(花楸)속으로 분류하자 수유화추(水榆花楸)라는 정명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다음에 언급하겠지만 이 팥배나무의 분류에 관하여 서양에서도 논란이 많아서 그동안 해당 속이 수없이 변경되어 오기를 거듭하였다. 팥배나무가 나중에 마가목속에서 분리되어 현재 우리나라에 등록된 Aria속으로 분류되자 대만에서는 이 분류법을 따라서 적양엽리(赤楊葉梨)라고 부르고 있다. 왜냐하면 마가목속은 중국에서 화추속(花楸屬)이라고 하고 팥배나무속 즉 Aria속은 대만에서 적양엽속(赤楊葉屬)으로 부르기 때문에 수유화추(水榆花楸)라는 이름은 더 이상 적합한 이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 이름은 우리 팥배나무를 따른 아즈키나시(小豆梨)
다음은 또 다른 원산지인 일본의 이름인데 일본 정명은 아즈키나시(アズキナシ)이며 한자로는 소두리(小豆梨)로 쓴다. 아즈키 즉 소두(小豆)가 팥이고 나시 즉 리(梨)가 배이므로 우리나라 이름 팥배나무를 그대로 따른 것이 분명하다. 다만 우리 선조들은 콩과 팥을 엄밀하게 구분하지 않고서 팥배나무를 두리(豆梨)라고 하여 결과적으로 콩배나무라고 애매하게 한자표기 한 것에 반하여 일본에서는 팥배나무라고 부르고 한자로도 정확하게 그렇게 표기하는 것이다. 우리가 식물분류학을 일본으로부터 배웠기에 우리가 일본이름을 따랐다고 의심할 여지도 있지만 그건 아니다. 우리는 이미 조선조에 팟배나무로 기록한 자료가 많기 때문이며 일본에서도 아즈키나시(小豆梨)라는 이름은 식물분류학이 들어온 다음 생긴 이름이라고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전 일본에서는 지방마다 다양한 향명이 있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목재가 단단하고 숯을 만들면 매우 단단한 숯 즉 견탄(堅炭)이 생산되기에 카타스기(カタスギ) 즉 견삼(堅杉)이라고 부르는 이름과 어린 줄기에 일정한 간격의 피목이 있다고 저울 눈금이라는 의미의 하카리노메(ハカリノメ) 즉 칭목(秤目)이라는 이름이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팥배나무 학명의 혼란은 아직도 진행중
다음은 팥배나무의 복잡하기 그지없는 학명에 대하여 알아 보자. 팥배나무는 매우 독특한 모습을 가지고 있어 그동안 세계 식물학자들도 식물분류학적으로 이 수종을 어떻게 분류할지를 몰라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 왔다. 그래서 현재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학명을 Aria alnifolia (Siebold & Zucc.) Decne라고 표기하지만 중국의 경우는 Sorbus alnifolia (Siebold & Zucc.) K. Koch라고 마가목속으로 분류한다. 하지만 현재 서양 학자들은 대부분 학명 Alniaria alnifolia (Sieb. & Zucc.) Rushforth로 표기한다. 그렇다고 이게 전부가 아니다. 우리나라 최초 식물목록집인 1937년 발간된 조선식물향명집에는 팥배나무를 3개의 변종으로 구분하여 학명 Micromeles alnifolia var. tiliifolia (Decne.) C. K. Schneid를 팥배나무로 등재하고 있다. 그리고 서양 학자로서는 처음 이 수종을 발견하여 학명을 부여한 사람은 일본을 방문하여 수년 간 규슈 나가사키 앞 바다에 있는 섬인 데지마에 체류하면서 일본 식물을 탐사하고 일본인들에게 식물분류학과 의학을 전수한 독일 의사겸 식물학자인 필리프 프란츠 폰 지볼트(Philipp Franz von Siebold, 1796~1866)이다. 그는 일본에서 처음 이 수종을 접하고서는 산사나무의 일종으로 판단하고 잎이 오리나무 잎을 닮았다고 종소명 alnifolia를 붙여서 1845년 Crataegus alnifolia Siebold & Zucc.라는 학명을 맨 처음으로 부여하였다. 그러다가 1864년 독일 식물학자인 Karl Heinrich Emil Koch(1809~1879)가 산사나무속이 아닌 마가목속으로 편입하여 Sorbus alnifolia (Siebold & Zucc.) K. Koch라고 재명명하게 된다. 바로 이 학명이 현재 중국에서도 사용하며 우리나라도 얼마 전까지 이 학명을 사용하였기에 국내의 웬만한 도감에는 이 학명으로 표기되어 있다. 그 후 프랑스 식물학자인 Joseph Decaisne(1807~1882)가 산사나무속도 아니고 마가목속도 아닌 것으로 판단하여 이번에는 Aria속으로 편입하여 1874년 Aria alnifolia (Siebold & Zucc.) Decne.라고 재명명하였는데 이 학명을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따르고 있으며 한일 양국에서 이 Aria속을 팥배나무속이라고 부르고 있다.
하지만 마가목속에서 Aria속으로 변경 분류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학자들도 많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가 1906년 독일 식물학자인 Camillo Karl Schneider(1876~1951)가 1890년 독일학자 Bernhard Adalbert Emil Koehne(1848~1918)이 또 다른 Micromeles속으로 분류하여 명명하였던 두 종을 통합하여 변종 형식으로 명명한 학명 Micromeles alnifolia var. tiliifolia (Decne.) C.K. Schneid도 있다. 잎이 피나무와 같이 넓고 둥근 변종이라는 뜻이다. 아마 1937년 조선식물향명집을 발간할 당시에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자생종은 이 변종이라고 판단하였기에 그렇게 등재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식물향명집에는 팥배나무 외에 왕팥배나무와 털팥배나무도 등재되어 있는데 그 학명은 둘 다 1916년 일본학자 나카이가 변종형식으로 명명한 것으로 왕팥배나무는 Micromeles alnifolia Koehne var. macrophylla Nakai이며 털팥배나무는 Micromeles alnifolia Koehne var. hirtella Nakai로 등재되어 있다. 참고로 현재는 국내외 학자들에 의하여 이들 변종들을 모두 원종 하나로 통합되었다. 하지만 더 이상 팥배나무를 이 Micromeles속으로 인정하는 학자들이 없어서 국내서는 마가목속으로 되돌아 갔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가장 최근인 2018년 영국 식물학자인 Keith Rushforth(1953~ )가 기존에 마가목으로 분류되던 7종을 묶어서 분리하여 새로운 Alnifolia속을 신설하였는데 이 속의 모식종이 팥배나무이다. 그래서 2018년 명명한 학명이 Alniaria alnifolia (Sieb. & Zucc.) Rushforth인데 아직 우리나라는 따르지 않고 있지만 서양 학자들 대부분 따르기 때문에 조만간 이 학명으로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 언급한 학명들을 발표된 연도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845 Crataegus alnifolia Siebold & Zucc.
1864 Sorbus alnifolia (Siebold & Zucc.) K. Koch
1874 Aria alnifolia (Siebold & Zucc.) Decne.
1890 Micromeles alnifolia (Siebold & Zucc.) Koehne
1890 Micromeles tiliifolia (Decne.) Koehne
1906 Micromeles alnifolia var. tiliifolia (Decne.) C. K. Schneid
2018 Alniaria alnifolia (Sieb. & Zucc.) Rushforth
결론적으로 정리하자면 팥배나무는 최초에 산사나무속으로 편입하였다가 마가목속으로 변경되었으나 거기서도 이질감이 있어 Aria속과 Micromeles속을 신설하여 분리되어 나왔으나 세계 학자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가 최종적으로 2018년 신설된 팥배나무속으로 분류한 학명 Alniaria alnifolia (Sieb. & Zucc.) Rushforth가 현재 세계적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는 말이다. 그만큼 팥배나무는 근연종이 거의 없으며 특히 국내에서는 자생종은 물론 도입종 중에서도 없어 이 속의 유일한 종이 된다. 그래서 앞으로 변경될 Alniaria속도 팥배나무속으로 부를 수밖에 없을 듯하여 현재 Aria속의 국명과 중복될 처지에 놓였다.
Korean mountain ash 또는 Korean whitebeam으로 불린다.
팥배나무는 그 독특한 잎 모양 때문에 영어로 alder-leafed whitebeam이라고 불린다. 여기서 whitebeam은 과거 또는 현재 마가목으로 분류되던 수종들 중 잎이 어긋나며 잎 뒷면에 백색 털이 많은 일부 수종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그리고 alder-leafed는 오리나무 잎이라는 뜻으로 학명의 종소명 alnifolia과 같은 맥락이다. 영어권에서는 이 이름 외에도 Korean whitebeam으로도 불리며 특히 Korean mountain ash로도 많이 불린다. Mountain ash는 마가목을 뜻한다. 과거 팥배나무가 마가목속으로 분류되던 시절이므로 한국 마가목이라는 뜻으로 불리는 것이다. 그런데 팥배나무는 우리나라 특산 수종이 아니고 중국과 일본 그리고 극동러시아와 대만도 원산지인 데다가 서양학자에 의하여 최초로 발견되고 표본이 채집된 곳도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인데 왜 Korean mountain ash라고 부르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유럽에 팥배나무를 최초로 도입한 것은 1892년 독일의 유명한 Späth nursery인데 1879년 문을 연 이 수목원에서 식물채집을 위하여 북미와 아시아 및 남부유럽으로 사람을 보냈는데 팥배나무를 아시아 어디서 도입하였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일본에서 최초를 발견하여 학명을 부여한 지볼트가 독일인이라는 점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유명한 식물채집가인 어네스트 윌슨(1876~1930)이 1901년 중국 호북성에서 채집한 종자를 Kew에서 재배하여 출품한 'Submollis' 품종이 1924년 RHS의 우수정원수(AM)로 선정된 바도 있는데 이때까지 특별히 우리나라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도 Korean mountain ash로 불리는 이유는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채집해 간 품종이 정원수로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로 결코 빠르지는 않지만 실제로 서양에서 재배되고 있는 팥배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채집해간 경우가 많다. 우선 수형이 좁게 직립으로 자라는 품종인 ‘Skyline’이라는 품종은 어네스트 윌슨이 우리나라에서 채집한 종자에서 비롯된 것이며 영국 왕실정원인 큐(kew)에서 재배하는 키가 나지막한 팥배나무들은 우리나라 제주도에서 종자를 채집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덴마크 Hørsholm수목원에서 1976년 동양 식물을 채집하기 위하여 일본과 우리나라에 식물탐사대를 보냈는데 그 때 일본에서 발견한 팥배나무는 모두 키가 9m가 넘었지만 우리나라 경기도에서 정원수로 적합한 3m 높이의 4년생을 발견하여 구해갔다는 기록이 있다. 그래서 그때 심은 나무가 아직도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부설 호르스홀름수목원에 자라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이들을 Korean whitebeam 또는 Korean mountain ash라고 부르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등록명 : 팥배나무
학 명 : Aria alnifolia (Siebold & Zucc.) Decne
신학명 : Alniaria alnifolia (Sieb. & Zucc.) Rushforth
구학명 : Sorbus alnifolia (Siebold & Zucc.) K. Koch
분 류 : 장미과 사과나무족 팥배나무속 낙엽 교목
원산지 : 한중일러 등 극동아시아
중국명 : 수유화추(水榆花楸)
일본명 : 아즈키나시(小豆梨)
영어명 : Korean mountain ash
수 고 : 20m
줄 기 : 소지 원주형, 회백색 피공, 유시 유모, 2년생 암홍갈색, 노지 암회갈색, 무모
동 아 : 난형, 선단급첨, 외부 수매 암홍갈색 무모 인편
엽 편 : 난형 타원란형, 5~10 x 3~6cm, 선단단점첨, 기부관설형 원형
잎거치 : 부정제 첨예 중거치, 가끔 미천렬
잎면맥 : 양면무모 혹 하면 중맥과 측맥상 단유모, 측맥 6~14대, 직달엽변치첨
잎자루 : 1.5~3cm, 무모, 희유모
꽃차례 : 복산방화서, 6~25송이
총화경 : 소유모
꽃자루 : 소유모, 6~12mm
꽃크기 : 지름 10~18mm
꽃받침 : 악통 종상, 외면무모, 내면 근무모,
악 편 : 3각형, 선단급첨, 외면무모, 내면 백색융모밀생
꽃부리 : 난형 근원형, 5~7 x 3.5~6mm, 선단원둔, 백색
수 술 : 20, 단우 화판
화 주 : 2, 기부 홍 중부이하 합생, 광활무모, 단우 수술
열 매 : 타원형 난형, 10~13 x 7~10mm, 홍색 황색, 반점 , 2실, 악편탈락후 잔류원반
개화기 : 5월
결실기 : 8~9월
용 도 : 관상수, 목재 – 기구, 숯, 염료 – 수피, 제지원료
내한성 : 영하 34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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