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장미과 아몬드아과/채진목속

1891 준베리 – 꽃과 잎이 매우 아름다운 채진목

낙은재 2023. 9. 27. 15:38

준베리

 

 

우리나라에 준베리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채진목속 특정 수종이 있다. Juneberry는 유럽보다는 북미에서 채진목속 수종들을 보편적으로 부르는 이름이다. 이 수종들이 매우 이른 시기인 6월경에 생으로 먹을 수 있는 맛이 좋고 영양분이 풍부한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그래서 준베리라고 하면 어떤 하나의 수종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고 흰 꽃이 피고 자주색 식용 가능한 열매가 열리는 북미 원산의 채진목속 여러 수종들을 이르는 말이라고 다음과 같이 대부분의 영어 사전에서 풀이하고 있다. Any of several North American trees of the genus Amelanchier, having white flowers and edible, purplish fruit. 그래서 대부분의 북미 원산 채진목을 준베리라고 통칭하여 부르며 심지어는 북미와는 거리가 먼 동아시아 원산의 우리 자생종도 Korean Juneberry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와 같이 넓은 의미의 준베리를 정의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 블루베리 붐을 타고 유사한 농업용 베리류의 일종으로 도입된 채진목들을 수종에 관계없이 모두 준베리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채진목속 수종들을 통칭하는 용어로서 Juneberry라고도 하지만 북미에서는 주로 Service berry라고 부르며 유럽에서는 Snowy mespilus라고 보편적으로 부른다. 그리고 Juneberry라는 용어가 좁은 의미로 특정 수종을 지칭할 때가 있는데 그게 바로 학명 Amelanchier lamarckii인 수종을 말한다. 왜냐하면 이 수종은 일찍이 1700년대 후반에 이미 유럽에 등장하여 널리 보급되어 있다. 게다가 채진목 수종들 중에서 사이즈가 아담하여 정원수로 적합하고 처음 자갈색으로 나와서 여름에 녹색으로 변하고 가을에는 붉게 아름다운 단풍이 드는 잎은 물론 하얀 꽃과 적자색 열매가 아름답고 심지어는 겨울에 매끈한 줄기도 볼만하여 사계절 사랑을 받기에 영국 RHS로부터 최우수정원수 즉 AGM으로 선정된 바도 있다. 그래서 유럽인들에게는 대표적인 Juneberry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이 수종에다가 준베리라는 명칭을 붙인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국내 실제 현장에서는 우리 자생종을 포함한 거의 모든 채진목 수종들을 준베리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학명을 Amelanchier alnifolia로 표기하기도 한다. 이는 2018년 조경학회지에 실린 어느 논문에서 오리잎채진목 Amelanchier alnifolia를 준베리라고 명시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중에서 유통되는 준베리 중에서 오리잎채진목으로 추정되는 수종은 거의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이름을 붙였는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준베리는 채진목속 전체를 통칭하는 이름이지만 국내서 특정 수종에 붙이려면 국내서도 이미 널리 보급된 이 수종 즉 Amelanchier lamarckii에 붙인 것은 적절해 보인다.

 

준베리 - 꽃과 잎 열매 모두가 아름다운 정원수이다.

 

 

종자 번식이 되는 준베리 즉 Amelanchier lamarckii는 하나의 독립된 종인지 아니면 자연 교잡종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으며 교잡종일 경우 그 부모종에 대하여는 한 쪽은 북미 동부 원산인 반들채진목 즉 Amelanchier laevis라는 것에는 의견이 없다. 왜냐하면 신엽이 자갈색으로 나오며 꽃이 크다는 점이 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한 쪽 부모종에 대하여는 북아메리카 북동부 원산인 캐나다채진목 즉 Amelanchier Canadensis라는 주장과 북아메리카 중동부에 널리 분포하는 솜털채진목 즉 Amelanchier arborea라는 설이 대립하고 있다. 원래 이들 둘은 매우 비슷하여 구분하기 어려운데 보다 북쪽에 분포하는 캐나다채진목이 키가 더 작고 내한성이 강하며 열매의 맛이 좋고 잎이 길쭉한 타원형인데 반하여 솜털채진목은 키가 20m까지도 자라는 큰 나무이고 열매에 수분이 없어 맛이 없고 잎이 도란형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잎모양이나 잎과 꽃차례의 털의 정도 그리고 열매에 숙존하는 꽃받침의 직립여부 등으로 봐서 캐나다채진목이라는 설이 우세하지만 글쎄 관목이나 소교목 수준인 나무의 사이즈나 도란형 잎이 많이 보이는 잎모양이나 달콤한 열매의 맛 등으로 봐서는 솜털채진목이라는 설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러고 보면 준베리는 여하튼 북아메리카가 원산의 두 수종간의 교잡종이므로 북미가 원산지가 된다. 그렇다면 학명 표기도 교잡종임을 명시하여 Amelanchier x lamarckii라고 표기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그냥 Amelanchier lamarckii로 등록되어 있는데 이는 하나의 독립된 종으로 판단하여 의도적으로 그렇게 등록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오기인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준베리를 하나의 독립된 종이라고 분류한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이 수종이 북미가 아닌 유럽에서 처음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채진목속으로는 겨우 잔설채진목 단 한종만 남부지방에 자생하여 결코 흔한 수종이 아니며 이 준베리의 특성이 북미 원산 수종들과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이 준베리는 1893년에 영국 런던 남부지역인 서레이 등지에서 존재한 기록이 남아 있으며 그 지역에는 같은 특성을 가진 크고 작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하지만 그 지역이 원산지라고 판단하는 학자들은 없으며 유럽 최초로 그 지역으로 도입된 것으로 믿는 학자들도 드물다. 실제로 그 이전에 이미 유럽대륙에 도입되어 프랑스의 자연학자이자 생물학자이며 군인인 Jean-Baptiste Lamarck(1744~1829)에 의하여 1785년 산사나무속으로 분류되어 Crataegus racemosa Lam.라는 학명이 부여된다. 이게 정말 준베리인지 논란이 있으며 지금 현재는 장바티스트 라마르크가 명명한 이 학명을 대부분 캐나다채진목의 이명으로 처리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를 준베리라고 판단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독일 식물학자인 Fred-Günter Schroeder(1930~2019)가 채진목속으로 편입하여 Amelanchier racemosa (Lam.)라고 명명하려다 보니 이 학명이 이미 진주가침박달에 먼저 사용되었기에 하는 수 없이 독일에서 새로운 표본을 채집하여 1968년 Amelanchier lamarckii F.G.Schroed.라는 학명을 부여한 것이다. 여기서 종소명은 당연히 프랑스 학자 라마르크의 이름에서 온 것이다. 그래서 외형적으로는 이 준베리가 국내 등록된 채진목 중 가장 늦은 1968년에 학명이 부여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럽에는 오래 전부터 가장 아름다운 채진목으로 사랑을 받아왔던 것이다. 그래서 Juneberry라는 명칭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일반적으로 이를 하얀 꽃이 만개할 때 눈으로 덮힌 모습을 보인다고 snowy mespilus라고 부르며 특히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는 커런트 베리 비슷한 열매를 수확하는 나무라고 currant tree라고도 부른다.

 

등록명 : 준베리

학    명 : Amelanchier lamarckii F.G.Schroed.

분    류 : 장미과 채진목속 낙엽 관목 소교목

원산지 : 북미 원산의 독립종 또는 자연교잡종

부모종 : 반들채진목과 솜털 또는 캐나다채진목의 교잡종

영어명 : Juneberry, serviceberry or shadbush

유럽명 : snowy mespilus, snowy mespil

독일명 : currant tree

중국명 : 라마키당체(克唐棣)

일본명 : 자이후리보크(ザイフリボク) 라마루키(ラマルキ)

수    고 : 4.5~7.5m

잎특징 : 신엽 자갈색, 길이 7.5cm, 초기 뒷면 융모, 길쭉한 타원형

잎자루 : 0.8~1.2cm

꽃차례 : 총상화서, 5~7.5cm, 7~12송이, 엽반개시 개화

열    매 : 지름 0.9cm, 꽃받침 직립 숙존, 암자색, 단맛

내한성 : 영하 34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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