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시(詩)/漢詩(한시)

海棠(해당) - 蘇軾(소식), 수사해당, 중국꽃사과나무(海棠花)

낙은재 2025. 4. 20. 07:31

 

겹분홍중국꽃사과나무
겹분홍중국꽃사과나무

 

 

 

송나라 대시인 동파거사(東坡居士) 소식(蘇軾, 1037~1101)이 1084년에 쓴 해당이라는 칠언절구(七言绝句) 시이다. 밤이 깊으면 해당이 잠이 든다는 것은 양귀비가 당현종과 연회 중에 술에 취해 잠이 들자 황제가 海棠睡未足耳(해당수미족이)라고 ‘해당화가 수면이 부족한 것뿐이다.’라고 두둔한 것을 은유한 것이다. 이후 해당화는 화귀비(贵妃), 화존귀(花尊贵) 등으로 불리면서 황실 정원에서도 목련(玉兰)、모란(牡丹)、목서(桂花) 등과 함께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정원수 중 하나가 된다. 물론 중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해당화는 단연 수사해당(垂絲海棠)과 서부해당(西府海棠)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정명으로 해당화(海棠花)라고 불리는 수종은 따로 있는데 그게 바로 우리가 중국꽃사과나무라고 부르는 Malus spectabilis이다. 이 수종은 잎자루와 꽃자루가 짧고 노란 열매가 달리는 것이 특징인데 특히 분홍색 겹꽃이 피는 품종을 중국에서는 중판분홍해당화(重瓣粉红海棠花)라고 하는데 매우 아름답지만 국내에서는 흔하지 않은 것 같다.

 

 

海棠(해당) - 蘇軾(소식)

 

東風裊裊泛崇光(동풍뇨뇨범숭광)

香霧空濛月轉廊(향무공몽월전랑)

只恐夜深花睡去(지공야심화수거)

故燒高燭照紅妝(고소고촉조홍장)

 

동풍이 불어오니 봄기운이 넘실거리고  

은은한 향기속 흐릿한 달 빛 행랑을 넘네.

밤이 깊어 가니 꽃들이 잠들어 버릴까 봐  

촛불 높이 들어 붉은 꽃 비추고 있다네.

 

 

중국꽃사과나무
겹분홍중국꽃사과나무
겹분홍중국꽃사과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