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인문학(人文學) 광장/낙은재 세상이야기

단속사 정당매(政堂梅)와 간양록(看羊錄)

낙은재 2026. 7. 14. 20:40

단속사지 정당매



조선 초기에 정당문학이라는 직책으로 조선의 기틀을 잡는데 기여한 통정(通亭) 강회백(姜淮伯)이 젊은 날 글공부하러 산청 단속사에 갔다가 심은 매화 한 그루가 어떻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손자인 강희안(姜希顔)이 그의 저서 양화수록(養花小錄)에서 언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양화수록(養花小錄)은 우리나라 최초이자 가장 권위 있는 원예서로 널리 알려져 화초에 관심 있는 조선의 선비라면 거의 다 읽었던 책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생육신 남효온(南孝溫, 1454~1492)이나 무오사화(1498)의 조의제문으로 유명한 김일손(金馹孫, 1464~1498), 남명(南冥) 조식(曹植, 1501~1572) 반계(磻溪) 유형원(柳馨遠, 1622~1673) 같은 유명 학자들의 시나 글에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지금도 정당매는 경남 산청군 단성면 운리에 가면 경남 도나무로 지정 관리되고 있는데 그게 고려말 강회백(姜淮伯, 1357~1402) 선생이 직접 심은 나무려니 하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여기에 대하여 강회백의 7대손이자 정유재란의 산 증인 강항 (姜沆, 1567~1618)이 쓴 그 유명한 간양록(看羊錄)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다. 

看祖通亭種梅於斷俗寺(간조통정종매어단속사)
山僧號曰政堂梅(산승호왈정당매)
梅枯輒値他梅於其地(매고첩치타매어기지)

할아버지 통정공이 단속사에 심은 매화를 보자면, 
스님들이 정당매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매화가 말라죽으면 매번 다른 매화를 그 자리에다 심었다.

강항(姜沆)이라는 분은 정유재란 때 포로로 끌려갔으나 그들에게 성리학을 가르쳐 일본 주자학의 비조로 불리는 분이다.  그가 2년 7개월 후인 1600년에 귀국한 후 그 과정을 일일이 기록한 중요한 사료 간양록(看羊錄)을 남겼는데 이 내용이 MBC에서 드라마로 제작된 바 있고 조용필의 노래 간양록은 바로 이 드라마의 주제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