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인문학(人文學) 광장/낙은재 세상이야기

퇴고(推敲)의 어원

낙은재 2026. 7. 15. 08:40

 

 

우리 민족 대시인 김소월 선생도 좋은 작품을 남기기 위하여 끝없이 수정하는 작업을 많이 했다고 한다. 역시 그래서 그분이 좋은 시를 많이 남긴 것이 아닌가 한다. 이렇게 작가가 글을 지을 때 여러 번 생각하여 고치고 다듬는 것을 퇴고(推敲)라고 하는데 이는 당나라의 시인 가도(賈島)가 僧推月下門(승퇴월화문)이란 시구를 지을 때 민다는 뜻의 推(퇴)를 두드린다는 뜻의 敲(고)로 바꿀까 말까 망설이다가 대 문장가 한유(韓愈)선생을 만나 그의 조언으로 敲(고)로 결정하여 스님이 달빛 아래 문을 밀고 들어오는 것이 아닌 조심스럽게 두드리는 것으로 고쳤다 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가도가 과거를 보기 위해 상경한 어느 날 나귀를 타고 장안 거리를 거닐고 있었는데 갑자기 鳥宿池邊樹(조숙지변수) 僧推月下門(승퇴월하문) 즉 ‘새는 연못가 나무에 잠들었는데, 스님은 달빛 아래 문을 민다.’라는 시구가 떠올랐다고 한다. 그런데 그 밀 퇴(推) 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생각해 낸 것이 두드릴 고(敲) 자였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또 어쩐지 퇴자가 나은 것 같기도 했다. 이렇게 퇴와 고를 두고 거기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가 그만 당송 8대 문장가이며 당시 경조윤(京兆尹)이던 한유(韓愈)의 행렬과 부딪쳤다고 한다.

 

병졸이 소리치며 가도를 말에서 끌어내려 한유 앞으로 끌고 갔는데 거기서 말에서 내리지 못한 이유를 이실직고하니 한유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가도의 참다운 창작 태도를 칭찬하면서 잠시 생각하더니 “퇴(推)보다 고(敲)가 나을 것 같소.”라고 말했다고 한다. 작은 소리로 인하여 오히려 큰 정적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 이유라고 한다. 그래서 가도는 고(敲) 자를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며 이로부터 글다듬기를 퇴고(推敲)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참고로 推 자는 추천(推薦)이나 추이(推移) 추측(推測) 등에서는 추로 읽지만 퇴고(推敲)에서는 퇴로 읽는다. 중국 발음은 tuī로 퇴와 추의 중간이라기보다는 퇴에 가깝게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