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인동과/산분꽃나무속

105 털설구화 라나스, 털설구화 핑크뷰티, 털설구화 다츠 레드 로빈, 털설구화 사스타 등

낙은재 2016. 5. 8. 22:45


털설구화 '라나스'


산분꽃나무속(viburnum) 나무 탐구는 라나스로 대표되는 털설구화부터 시작한다. 우리나라 야산에서 볼 수 있는 나무는 아니지만 수목원이나 우리 주변 공원은 물론 가정의 정원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그 이름을 많은 사람들이 라나스덜꿩나무로 잘못 부르기 때문이다. 이는 이렇게 부르는 사람들의 잘못이 아니고 나라와 학계의 잘못이다. 지금도 수목원에 가면 라나스덜꿩나무라고 잘못된 이름표가 붙어 있으며 심지어는 산림청 국생정에도 덜꿩나무 '라나스' 라는 잘못된 이름으로 올려져 있다. 


털설구화는 중국 원산의 호접협미(蝴蝶荚蒾)를 말하며 학명으로는 Viburnum plicatum f. tomentosum이다. 일본에도 자생하는데 일본 이름은 야부데마리(ヤブデマリ : 藪手毬)이며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도 자생한다고 일본 등 외국에서는 알고있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라나스등 원예종만 등록되었고 원종은 등록도 안되었고 그 어디서도 존재를 찾아보기 어렵다. 과거 일본 학자들이 국내 자생을 확인하였지만 그 이후 멸종되었는지 아니면 요즘 지지부진한 우리나라 식물학계가 우리 자생종도 챙기지 못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학명도 마치 Viburnum plicatum으로 쓰는 설구화의 변종같이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설구화가 털설구화의 변종인데도 먼저 등록되었기 때문에 이상한 모양새의 학명이 되어버렸단다. 즉 설구화는 야생에서는 번식을 할 수가 없는 무성화로만 구성된 일본산 변이종인데도 마치 야생에서 자생하는 털설구화의 원종같이 그리고 털설구화가 설구화의 변이종같이 학명이 아래와 같이 등록되어 있다는 이야기이다. 

설구화 : Viburnum plicatum

털설구화 : Viburnum plicatum f. tomentosum


털설구화의 중국명은 호접협미이다.


털설구화의 일본 이름은 야부데마리이다.


그리고 학명의 종소명 plicatum은 잎맥을 따라서 주름잡혀있다는 뜻이고 tomentosum은 헝크러진 가늘고도 빽빽한 솜털을 말하며 일본명 야브데마리 중 야브는 덤불이라고 우리말 야산과 비슷한 뜻이며 데마리는 수구를 뜻한다. 중국명 호접협미는 별명이며 중국 정명은 호접희주화(蝴蝶戏珠花)인데 가장자리 장식화를 나비에 비유하여 마치 구슬같은 가운데 양성화를 나비가 즐기고 있는 꽃이란 뜻이다. 이렇게 학명이나 중국명 또는 일본명은 이름만 들어도 대충 그 식물의 특성이 그려지는데 우리나라는 나무이름은 왜 그게 안될까? 


이 나무의 원예종인 설구화는 말 그대로 설구 snow ball 즉 꽃이 하얀 공같이 둥글게 생겼으므로 아주 적당한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도 우리가 스스로 작명한 것은 아니고 중국것을 베낀 것에 불과하지만. 그런데 이 털설구화는 꽃 모양이 전혀 다른데도 불구하고 설구화에 비하여 털이 있다고 그 누구라도 상상할만한 털설구화로 명명한 것은 정말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그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털은 보이고 꽃모양이 완전히 다른 것이 보이지 않더란 말인가? 게다가 더더욱 기가 막힌 것은 털설구화는 설구화에 비하여 털이 오히려 적으면 적었지 결코 많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털설구화는 털도 많지 않고 꽃모양도 설구(雪球)형이 아니라는 말이다. 헐!! 


이게 설구화(雪球花)이다.

꽃이 구형으로 생겼기 때문에 설구라는 이름을 얻었다.


중국과 일본의 이름에는 털이란 뜻을 내포한 毛자는 들어가 있지 않는데 왜 우리는 들어 갔을까? 그건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학명에 털이란 뜻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저 현실을 도외시하고 학명만 충실하게 의역한 것인가? 그럼 여기서 학명에는 왜 털이란 뜻이 들어가 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건 일본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일본 야생에는 털이 없는 야부데마리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케나시야부데마리(ケナシヤブデマリ)라는 것으로 한문으로는 毛無藪手毬(무모수수구)로 표기하며 학명은 Viburnum plicatum var.glabrum이다. 


이게 털이 없다는 케나시야부데마리(毛無藪手毬)이다.

여기에 반하여 야부데마리(藪手毬)는 줄기와 잎뒷면에 털이 있다.


결국 일본에는 야생에서 자생하는 수구가 있는데 하나는 털이 있고 하나는 털이 없는 종인데 그 중 털이 있는 종을 공모양 꽃으로 개량한 것을 오오데마리(オオデマリ : 大手毬)라고 하며 이를 우리가 설구화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털이 있는 원종을 명명하면서 엉뚱하게 그 자신의 원예종 이름인 설구화에다가 털이 있다는 특성을 붙여 버린 것이다. 이 무슨 해괴한 넌센스인가? 설구화 자체가 이미 털이 있는 종을 개량한 것인데 거기에다가 무슨 또 털을 붙인단 말인가? 참으로 황당하다. 그리고 설구화는 원예종의 특성을 따서 명명한 이름이지 이 종의 기본 특성(주름잎)이 아니다. 그런데도 원종을 꽃이 둥글지도 않는데도 불구하고 털설구화라고 명명하기에 부끄럽지도 않더란 말인가?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 털설구화의 꽃같이 가장자리에 장식화가 달리고 가운데 양성화가 있는 모양을 lacecap이라고 하며 설구화 같은 구형을 mophead라고 하는데 이런 비슷한 모양을 가진 꽃이 또 있는데 그게 바로 수국이다. 수국도 두 가지의 꽃모양을 모두 가지고 있다. 둘은 워낙 비슷하여 옛날부터 많이 헷갈리게 만들었다. 원래 중국의 백낙천이 자양화를 기려 자양화란 시를 지은적이 있는데 그때 이 털설구화(绣球花)와 매우 흡사한 수구협미(绣球荚蒾)를 두고서 지은 것인데도 일본에서는 수국으로 잘못 알고서 수국을 자양화로 불렀다. 그 이후 지금까지도 일본에서는 수국을 자양화로 부르고 있다. 그러나 수국과 설구화의 꽃모양은 겉보기에는 비슷해도 구조는 완전 다르다. 수국은 꽃받침이 변해서 장식화가 된 것인데 반하여 털설구화는 꽃부리 즉 꽃잎이 변화여 장식화가 된 것이 차이점이다. 쉽게 말하여 털설구화나 설구화의 장식화에는 꽃받침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말이다.


털설구화의 장식화 아래는 작은 꽃받침이 보인다.


그러나 수국의 장식화는 꽃받침이 변한 것이므로 곧바로 줄기에 연결되어 있다.


우리나라에는 털설구화 원종은 등록되어 있지 않고 라나스 등 원예종만 5개가 등록되어 있다. 비록 존재도 없고 미등록종이지만 원종의 특성을 간단하게 알아보고 원예종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등록명 : 미등록종

이  름 : 털설구화

학  명 : Viburnum plicatum Thunb. var. tomentosum (Thunb.) Miq

원산지 : 중국, 일본

중국명 : 호접희주화(蝴蝶戏珠花), 별명 : 호접협미(蝴蝶荚蒾)

일본명 : 야부데마리(ヤブデマリ : 藪手毬), 별명 산수구(山手毬)

영어명 : Doublefile viburnum

수  고 : 3m

당년지 : 옅은 황갈색, 황갈색 융모

이년지 : 회갈색 또는 회흑색 

잎특징 : 좁은편, 뒷면 녹백색, 측맥 10~17조

꽃차례 : 4~10cm 지름, 긴 꽃자루, 소화 4cm지름, 크기 다른 4~5꽃잎, 양성화 3mm 지름

꽃색상 : 장식화 백색, 양성화 황백색, 수술이 화관보다 김

열  매 : 홍색에서 흑색으로 변함

개화기 : 4~5월

결실기 : 8~9월


호접희주화(蝴蝶戏珠花)


등록명 : 털설구화 '라나스'

학  명 : Viburnum plicatum f. tomentosum 'Lanarth'

분  류 : 인동과 산분꽃나무속 관목

크  기 : 높이 4m, 가로 4m

방향성 : 향기는 없다.

열매색 : 붉은색(검게 변하지 않는 것이 특징)

내한성 : 전국 노지월동 가능

특  징 : 1930년 이전에 영국 라나스에 살던 원예가 P.D. Williams에 의하여 개량된 원예종

기존의 마리에시와 비슷하지만 꽃이 더 크고 가지가 거의 수평으로 넓게 퍼지는 마리에시에 비하여 약간 위로 뻗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에 가장 널리 보급된 수종이다.


이를 라나스덜꿩나무라고 초창기에 불렀으며 지금도 일부 수목원에 그렇게 팻말이 달려있으며 심지어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국생정 정보에도 덜꿩나무 '라나스'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장식화가 전혀 없는 덜꿩과는 꽃모양도 다르고 잎자루가 거의 없는 덜꿩나무와는 달리 털설구화 '라나스'는 잎자루가 매우 길고 가지가 옆으로 쭉 뻗는 특성 그리고 열매의 선명한 색상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그리고 이걸 덜꿩나무라고 부르는 나라는 없다.


털설구화 '라나스'와 설구화가 함께있는 모습이다.

뒷줄이 라나스며 앞에 있는 것이 설구화'팝콘'으로 추정된다.


털설구화 '라나스'

장식화 꽃잎 한두 개가 작은 것이 특징


털설구화 '라나스'

꽃자루가 매우 긴 것이 특징이다. 


털설구화 '라나스'



털설구화 '라나스'


털설구화 '라나스'


이게 덜꿩나무이다. 장식화가 없으며 잎도 좁은 편이고 잎자루는 거의 없다.


등록명 : 털설구화 '마리에시'

학  명 : Viburnum plicatum f. tomentosum 'Mariesii'

분  류 : 인동과 산분꽃나무속 관목

크  기 : 높이 3.6m, 가로 4.5m

방향성 : 향기 없음

열매색 : 붉은색에서 성숙하면서 검게 변함

내한성 : 전국 노지월동 가능

개량자 : 영국의 챌시 가든의Charles Maries (1851-1902)가 개량 

특  징 : 라나스와 매우 비슷하나 열매가 나중에 검게 변하는 것이 차이


털설구화 '마리에시'


털설구화 '마리에시'

가지가 거의 수평으로 퍼지는 것이 특징이다.


털설구화 '마리에시'

붉은 열매가 나중에 검게 변한다.



등록명 : 털설구화 '다츠 레드 로빈'

학  명 : Viburnum plicatum f. tomentosum 'Dart'S Red Robin'

분  류 : 인동과 산분꽃나무속 관목

크  기 : 높이 2.4m, 가로 3m

방향성 : 향기 없음

열매색 : 암적색

내한성 : 전국 노지월동 가능

개량지 : 네덜란드 



털설구화 '다츠 레드 로빈'


털설구화 '다츠 레드 로빈'


털설구화 '다츠 레드 로빈'


털설구화 '다츠 레드 로빈'

곤지암에 있는 화담숲에 있는 것인데 이름표가 별당나무로 되어 있다.

천리포수목원 등에서 털설구화를 별당나무로 표기하고 있는데 불합리한 털설구화보다는 어울릴 수도 있다. 


털설구화 '다츠 레드 로빈'


등록명 : 털설구화 '샤스타'

학  명 : Viburnum plicatum f. tomentosum 'Shasta'

분  류 : 인동과 산분꽃나무속 관목

크  기 : 높이 2m, 가로 3.5m

방향성 : 향기 없음

열매색 : 밝은 붉은색

내한성 : 전국 노지월동 가능

개량자 : 미국 국립수목원에서 개량한 원종과 마리에시의 교잡종


털설구화 '샤스타'

꽃이 털설구화 중에서는 가장 크다고 한다.


털설구화 '샤스타'


털설구화 '샤스타'


털설구화 '샤스타'

 

등록명 : 털설구화 '핑크 뷰티'

학  명 :  Viburnum plicatum f. tomentosum 'Pink Beauty'

분  류 : 인동과 산분꽃나무속 관목

크  기 : 높이 3m, 가로 2.4m

방향성 : 향기 없음

열매색 : 밝은 붉은색

내한성 : 전국 노지월동 가능

누가 언제 원예종으로 개발하였는지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가 없다.



털설구화 '핑크 뷰티'


털설구화 '핑크 뷰티'


털설구화 '핑크 뷰티'


털설구화 '핑크 뷰티'


이건 미등록종 털설구화 '와타나베' 이다.

봄에서 초겨울까지 꽃이 계속피지만 열매는 맺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미등록종 털설구화 '썸머 스노우플레이크'

천리포수목원에 있는 나무이다. 명찰에는 별당나무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