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삼잎국화 Rudbeckia laciniata var. hortensis Bailey
양평 지평에 있는 수곡서원 앞
요즘 같은 삼복더위에 황금색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키가 매우 큰 다년생 초본식물 삼잎국화에 대하여 알아본다. 개인적으로 어린 시절 우리 집 마당과 어릴 때 내가 다니던 국민학교 화단에 있던 꽃이라서 매우 정감이 가는데도 서울서는 쉽게 볼 수가 없어서 매우 아쉽게 생각했던 꽃이다. 실제로 서울 화원에 가면 이 꽃은 거의 팔지 않으며 어디서도 쉽게 찾을 수가 없다. 아마 키가 너무 커서 실내 화분에서 키우기는 어렵기 때문일 것이리라.
여기 양평으로 이사와 보니 인근 농가 텃밭 울타리 등에서 자라고 있는 모습을 더러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가을에 종자를 받아서 발아시켜볼까 하던 차에 지방사는 인척이 몇 포기를 가져다 줘 실로 오랜만에 다시 우리 마당에서 볼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우리 집에 수 많은 종류의 꽃과 나무가 있건만 이 것과 해당화 등 어릴 적 보고 자랐던 꽃들은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떠나서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나의 삶의 흔적이 배어있어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가 나에게는 있다. 그런데 오늘 삼잎국화를 우연하게 탐구 대상으로 삼게되면서 내용을 들여다 보니 그동안의 환상이 좀 깨지려고 한다. 이거 괜히 시작했다고 후회가 된다.
삼잎국화 Rudbeckia laciniata L.
우리 마당이다.
우선 이 식물은 우리 토종 즉 자생종일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전혀 아니었다. 외래종이다. 그것도 인근 중국이나 일본에서 오래 전에 들어 온 것도 아니고 저멀리 미국에서 비교적 최근인 개화기에 들어 온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식물은 우리 조상들의 삶과는 무관하고 겨우 우리 부모님 세대에 우리 고항마을로 들어 온 것으로 판단된다. 그래서 자생식물로 분류는 안되고 그 중 겹삼잎국화는 귀화식물로 삼잎국화는 재배식물로 분류되어 있다. 그런데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도대체 귀화식물의 기준이 뭘까? 천년 전에 들어 온 치자나무도 아직 재배식물로 분류하고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가져와서 심었다는 보리자나무도 재배식물로 분류하고 있으면서 어찌 19세기에 들어 온 이 겹삼잎국화는 귀화식물로 분류되어 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또 하나 놀란 것은 이 꽃이 루드베키아의 일종 이란 것이다. 요즘 도로변에 많이 심는 노란 꽃이 피는 루드베키아를 우리말로 원추천인국이라고 하는데 그것과 같은 국화과 원추천인국속 초본 식물이라는 것이다. 우리 마당에서 둘 다 있지만 평소 같은 속 식물일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해 본 바가 없는 나로서는 정말 놀랍다. 삼잎국화가 원추천인국속이라니...
원추천인국 Rudbeckia bicolor Nutt.
이게 원추천인국인데 가운데 두 가지 색상 때문에 삼잎국화와는 닮지 않은 듯
수잔루드베키아 Rudbeckia hirta L.
이게 원추천인국속의 모식종인데 우리나라에도 많이 분포되어 있다.
그러고 보니 꽃 모습이 삼잎국화와 많이 닮았다.
게다가 이 식물이 아련한 고향 추억을 떠올리게만 하는 줄 알았더니 주변 식물의 생장을 방해하는 침입식물로 분류하는 나라도 있다고 한다. 이웃 일본만 해도 이 식물을 환경성지정 특정외래생물로 관리하고 있다. 지하로 뿌리를 뻗어 번식하기 때문이다. 번식력이 강한 것은 맞지만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주변 식물의 성장을 저해할 정도로 강한지는 글쎄다. 몇 년을 길러봐도 그렇게 생각해 본 바가 없기 때문이다. 기후조건이 특히 습도가 맞지 않아서 그런가? 이 식물은 기본적으로 습지를 좋아한다.
삼(대마)잎을 닮았다고 삼잎국화라고 부르는데 잎이 세 갈래로 갈라지기 때문에 세잎국화로도 부르는 이 다년생 초본식물은 세계적으로 수많은 종이 있지만 최근에는 20 ~ 30 종으로 통합되고 있다는데 그 중 삼잎국화와 겹삼잎국화 그리고 록키 산맥에 분포한다는 사이즈가 매우 큰 암팔라삼잎국화 이렇게 세 종류가 우리나라에 등록되어 있다.
등록명 : 삼잎국화
이 명 : 세잎국화
학 명 : Rudbeckia laciniata L.
분 류 : 국화과 원추천인국속 다년생 초본
원산지 : 북미 동북부지역
영어명 : cutleaf coneflower, goldenglow, green-headed coneflower, tall coneflower
중국명 : 금광국(金光菊)
일본명 : オオハンゴンソウ(大反魂草)
잎특징 : 중간부분은 3~5분열하지만 상부잎은 갈라지지 않음
속명 Rudbeckia는 린네가 그의 식물학 스승 루드백교수 부자를 기려서 명명한 것이며 종소명 laciniata는 잎이 좁게 갈라진다는 뜻이다. 중국명 금광국은 영어명 goldenglow에서 온 것으로 보이며 일본명 대반혼초(大反魂草)는 이 꽃이 반혼초(反魂草)를 닮았기 때문이다. 반혼초는 우리나라에서도 자생하는 삼잎방망이를 말하며 이는 국화과 금방망이속 다년생 초본이다.
삼잎방망이 Senecio cannabifolius
일본명 : 반혼초, 중국명 : 마엽천리광(麻叶千里光)
잎이 3개로 갈려지기 때문에 세잎국화라고 한다고 명시된 자료도 있고 그런 취지의 많은 식물 이름이 있으므로 논란의 여지가 없겠지만 종소명이나 영어명 cutleaf의 뜻이 세엽(細葉)인 점을 감안하면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세잎이 3잎을 말하는 것이 분명하다면 우리 등록명 삼잎국화도 혹시 잎이 3개라는 데서 온 것이 아닌가 혼란스럽다. 그러나 삼잎국화의 삼이 3이 아닌 삼(麻)를 뜻한다는 유래는 위에서 언급한 삼잎방망이에서 찾을 수 있다. 삼잎방망이(Senecio cannabifolius)의 중국명에서 그 실마리가 보인다. 그 중국명이 마엽천리광(麻叶千里光)으로서 마엽 즉 삼잎임을 분명하게 표시하고 있다. 이게 모두 한글전용을 너무 강조하였기 때문에 발생하는 혼란이다. 이래서 한자 병행표기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게 삼(麻) 이다. 학명 : Cannabis sativa L.
삼잎국화 Rudbeckia laciniata L.
위에 잎은 갈라지 않는다.
삼잎국화 Rudbeckia laciniata L.
아래 잎은 3 ~ 5개로 갈라진다.
삼잎국화 Rudbeckia laciniata L.
삼잎국화 Rudbeckia laciniata L.
삼잎국화 Rudbeckia laciniata L.
삼잎국화 Rudbeckia laciniata L.
야생은 이렇게 강변에서 자란다.
삼잎국화 Rudbeckia laciniata L.
등록명 : 겹삼잎국화
학 명 : Rudbeckia laciniata var. hortensis Bailey
분 류 : 국화과 원추천인국속 다년생 초본
원산지 : 북미 동북부지역
영어명 : Double Black-Eyed Susan 'Hortensia'
삼잎국화의 원예종으로서 겹꽃이 특징인데 어떤 이유에서 인지 우리나라에는 이 원예종이 먼저 들어와 널리 보급된 것 같다. 그 결과 이삼잎국화는 귀화식물로 분류되어 있고 원종인 위 삼잎국화는 재배식물로 분류되어 있는 것이 흥미롭다. 그러고 보니 내가 어릴 때 본 꽃도 겹삼잎국화였다.
겹삼잎국화 Rudbeckia laciniata var. hortensis Bailey
겹삼잎국화 Rudbeckia laciniata var. hortensis Bailey
겹삼잎국화 Rudbeckia laciniata var. hortensis Bailey
등록명 : 암플라삼잎국화
학 명 : Rudbeckia laciniata subsp. ampla (A.Nelson) W.A.Weber
분 류 : 국화과 원추천인국속 다년생 초본
원산지 : 북미 록키산맥지역
변이종명 ampla는 크고 거대하다는 뜻이다.
암플라삼잎국화
학명 : Rudbeckia laciniata subsp. ampla (A.Nelson) W.A.We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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