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물푸레나무과/목서(계화)속

289 구골나무 - 생약명 향목균계(香木菌桂)

낙은재 2017. 2. 28. 00:02

구골나무

잎의 가시거치 외에도 꽃잎이 뒤로 말리고 수술이 길어 목서와는 구분이 된다.


세계적으로 목서속에는 앞에서 살펴본 금목서 은목서 등 협의의 목서외에도 약 30종의 수종들이 더 있다. 우리나라에는 원예종 포함 모두 18개 종이 등록되어 있는데 그 중 구골나무가 모두 10종이나 되어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구골나무를 알아보자. 이 구골나무를 포함 목서속 나무들에 대하여 1년 전에도 대충 훑어본 바가 있으며 그 결과를 17번 글에서 정리하였지만 지금와서 보니 그 내용이 부실하고 간혹 잘못된 정보도 보여 이번에 다시 수정 보완하려고 한다. 


불과 1년 전에 정리한 내용인데도 이런 미흡한 점이 보이는데 수십 년 전에 묘사된 백과사전이나 도감들에서 약간의 오류나 미비점이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제대로 된 정확한 도감이 국내는 거의 없다고 불평하면서 시작한 것이 나의 목본탐구인데 나 자신이 불과 1년 전에 정리한 내용에서 오류가 발견된 것이다. 느낀 바가 있으며 앞으로는 보다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여 신중하게 결론을 내려서 글을 쓰려고 다짐하고 반성하고 있다. 


그러고보니 우리가 그 어떤 비용을 지급하거나 지원한 바도 없는 국내 여러 백과사전이나 도감들이 설혹 그 내용에서 부족한 점이 있더라고 우리가 비난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다만 참고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렇지만 최소한 우리 국민들의 세금으로 국가기관에서 운영하는 국가표준식물목록이나 국가생물종정보시스템에 기재된 정보의 장기간 오류 방치 및 새로운 정보 업데이트 태만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이 것은 국생정 목서에 있는 이미지이다.

잎의 작은 사이즈나 모양새 그리고 꽃 모습으로 봤을 때 구골나무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국생정 목서의 이미지 절반 이상이 목서가 아닌 구골나무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최근에 구골나무라고 이름지어 부르는 이 외래 재배종 나무는 일본과 대만 원산이므로 우리나라에는 일본에서 들어 온 것으로 보이는데 왜 하필이면 중국에서 호랑가시나무를 지칭하는 구골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정말 의아하다. 안그래도 나무 잎모양이 비슷하여 구분이 쉽지 않는데 이름마저 헷갈리게 붙이니 요즘도 시중 꽃집에서는 이 구골나무를 호랑가시나무라면서 팔고 있는 곳이 매우 많다. 


이런 이유는 아마 원산지 일본에서 이 구골나무와 호랑가시나무의 이름이 동일하게 히이라기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물론 정확하게는 구골나무는 히이라기(ヒイラギ)라 하고 호랑가시나무는 야바네히이라기모치(矢羽柊黐)라고 하여 약간은 다른 것 같지만 서양에서 온 구주호랑가시를 서양히이라기라고 불러 호랑가시나 구골나무 모두에 히이라기라는 이름을 혼용하고 있어 헷갈리게 되어 있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나라 일어사전에는 히이라기(ヒイラギ)를 찾으면 호랑가시나무라고 나오는 사전들이 많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일본의 히이라기에다가 우리 자생종 호랑가시나무의 중국 이름인 구골을 갖다가 붙였을까 정말 궁금하다. 비록 가시있는 잎의 모습은 서로 많이 닮았다고 하더라도 히이라기는 물푸레나무과이고 호랑가시나무는 감탕나무과이라서 엄연히 과가 다르며 꽃이 피는 시기와 열매의 색상이 전혀 다르고 꽃의 모양도 많이 다른데 말이다. 그것도 일반인들도 아닌 식물학자들이 왜 그렇게 명명하였는지 정말로 의문이다. 국표식에 의하면 우리나라 구골나무 이름은 1980년 이창복의 대한식물도감 등에 근거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 


이 나무가 호랑가시나무인데 중국에서 구골이라고 하며 우리나라 생약명도 구골이다.

잎이 어긋나기이고 열매도 빨간색이라서 구골나무와는 차이점을 보인다.


그런데 이 나무를 구골이라고 부른 이유를 이제사 드디어 찾은 것 같다. 그건 바로 일본과 더불어 또 하나의 원산지인 대만에서는 이 나무를 생약명으로 향목균계(香木菌桂)로 부르는데 그 대만에서 이 나무와 호랑가시나무를 혼동하여 호랑가시나무와 함께 이 나무도 구골(枸骨) 또는 묘아자(貓兒刺)라고 별명으로 부르기 때문에 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금과는 달리 그 당시 중공이던 중국과는 수교하기 전이라서 중국쪽 정보는 주로 대만에서 얻었던 시절인 점도 감안하여야 한다.


여하튼 이 구골나무는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본토에서도 자생하지 않고 주로 일본에 그리고 극히 일부가 대만에 자생하는데 일본 이름은 히이라기(ひいらぎ)이다. 이 이름은 이 나무 가시에 찔리면 따끔하게 아프다는 뜻의 히리히리(ひりひり) 아프다(痛む)의 고어 히이라(疼 : ひいら)에서 히이라기가 되었으며 한자어로는 종(柊)으로 표기하는데 이는 일본에서 만든 한자이다. 이것이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에서도 이 나무의 이름을 자계(刺桂)나 중약명인 향목균계(香木菌桂) 등을 제치고 일본 이름 그대로 종수(柊树)라고 정명을 정한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 한의학계에서는 구골나무의 생약명을 중국이나 대만과 마찬가지로 중화본초를 따라 향목균계(香木菌桂)라고 하고 있다. 


정리하자면 일본명 히이라기의 한자 표기인 종목(柊木)이 중국의 정명 종수(柊树)가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대만의 중약명 향목균계의 별명인 구골을 따라서 구골나무라고 하고 생약명은 그대로 중화본초를 따라 향목균계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자생종 호랑가시나무의 생약명은 중국과 대만 그리고 우리나라 모두 구골(枸骨)이라고 한다. 결국 외래 구골나무가 도입될 당시 외국의 이름을 따르려면 제대로 정확하게 알아보고 따라야 하는데 그만 엉뚱하게 호랑가시나무 이름을 구골나무에다가 우리만 공식적으로 붙인 꼴이 되었다. 


그리고 한의학의 본고장 중국 대만에서 이렇게 호랑가시나무와 구골나무가 비록 성질은 쓰고(苦) 차다(冷)는 공통점이 있기는 하지만 엄연히 다른 나무인데 이를 헷갈려서 둘 다 구골 또는 묘아자라고 한다는 것이 한의학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리나라 학의학 자료를 확인해 보니 놀랍게도 정확하게 호랑가시나무는 생약명이 구골이고 구골나무는 향목균계라고 명시하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 식물학계에서 그 이름을 뭐라고 잘못 붙이던간에 우리 한의학계에서는 약용식물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생약명을 정확하게 부르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우리 등록명

학   명

 과  명

원산지

중국명

일본명

대만명

생약명

구골나무

Osmanthus heterophyllus

 물푸레나무과

일본, 대만

종수(柊树)

히이라기(종목 : 柊木)

향목균계

향목균계

호랑가시나무

Ilex cornuta

 감탕나무과

한국, 중국

구골(枸骨)

시우종리(矢羽柊黐)

구골

구골


등록명 : 구골나무

학  명 : Osmanthus heterophyllus (G.Don) P.S.Green

분  류 : 물푸레나무과 목서속 상록 관목, 소교목

원산지 : 일본, 대만

일본명 : 히이라기(종목 : 柊木)

중국명 : 종수(柊树)

영어명 : holly osmanthus, holly olive, false holly

수  고 : 2~8m

수  피 : 광활, 회백색, 유지피유모

엽  편 : 혁질

잎크기 : 4.5~6 x 1.5~2.5cm

잎모양 : 장원상타원형혹타원형, 선단점첨, 침상첨두, 기부설형혹관설형

잎거치 : 엽연3~4대자상아치 혹 전연, 치장5~9mm, 선단구예첨적자

선  점 : 상면세소수포상돌기 선점, 하면 불명현

잎면맥 : 중맥양면명현철기, 상면피유모, 근엽병처모우밀, 유엽갱밀, 우상망맥상면명형철기, 하면 불명형

잎자루 : 5~10mm, 유시상피유모

꽃차례 : 족생 엽액, 매액내5~8송이

포  편 : 장2~2.5mm, 피유모

꽃자루 : 5~6mm, 무모

꽃향기 : 방향

꽃받침 : 1~1.5mm 길이, 열편대소부등

꽃부리 : 백색, 장3.5~5mm, 화관관 극단, 1~1.5mm, 열편 3~3.5mm

수  술 : 화관관 기부에 착생, 열편과 등장, 화사장 2~3mm, 꽃밥 1~2mm, 선단유불명현소첨두

암  술 : 장3mm, 암술대 2mm, 주두두상, 명현2렬

웅  화 : 불육암술 원추상, 장1.5mm

열  매 : 난원형, 장1.5cm, 경1cm, 암자색

개화기 : 11~12월

결실기 : 익년 5~6월 

내한성 : 영하 15도, 목서보다는 내한성이 강하나 중부지방 노지월동은 어려움

용  도 : 약용, 생약명 향목균계 효능 보간신(补肝肾),강요슬(强腰膝), 소창독(消疮毒)

종소명 heterophyllus는 잎모양이 다르다는 뜻으로 가시거치가 있는 잎과 없는 잎이 섞여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 구골나무도 일본 자료에 모두 자웅이주라고 나오는데 일부 관찰자료에 보면 양성화와 암술이 퇴화한 웅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성화이더라도 자가수정을 하지 않아 단 한 주로는 결실하지 못하므로 자웅이주나 거의 마찬가지인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자료에서는 양성화와 웅화가 있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구골나무

잎이 목서에 비하면 많이 작고 구골목서에 비하여도 작다. 같은 나무 같은 가지에 전혀 가시 톱니가 없는 잎이 섞여 있다.


구골나무

엽액에 5~8송이가 모여서 핀다.


구골나무

가시거치가 2~5쌍이 있거나 밋밋하다.



구골나무

원산지 일본에는 이런 고목들도 있다. 수령 300년 높이 11m 


구골나무

가시 거치가 없는 잎이 대개 작다.



구골나무 새순


구골나무 양성화


구골나무 양성화


구골나무 양성화


구골나무 웅화


구골나무 웅화


구골나무 웅화


구골나무 자방


구골나무 열매


구골나무 열매


구골나무 열매


구골나무 종자


구골나무 동아


구골나무 동아


구골나무 수피


구골나무 수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