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골목서
구골목서
목서속에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교잡종이 두 종이 있다. 하나는 은목서와 구골나무와의 교잡종으로 알려진 구골목서이고 또 하나는 부르크워오디목서인데 이는 중국의 산계화 즉 델라바이목서와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인 코카서스지방 원산인 데코루스목서와의 교잡으로 태어난 것이다. 이 중 중국 원산의 은목서와 일본 원산의 구골나무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구골목서는 부모 형질을 이어받아 잎의 크기나 모양 그리고 개화시기 등에서 중간 형태를 보이고 있으며 우리 주변에 비교적 흔하게 보이는 종이다.
1864년 프랑스 식물학자 카리에르에 의하여 학명이 명명되었다고 하는데 일본과 중국 그 어디에서도 시원하게 이 교잡종이 자연발생종인지 아니면 인위적인 교잡종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난 아직까지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합법명은 아니고 미해결종으로 남아 있다. 자연발생종일 것으로 보이기는 하는데 중국의 목서와 일본의 구골나무인 그 부모들의 원산지가 좀 멀기는 하다. 일본에서도 처음에는 중국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더니 요즘은 그 기원이 불명확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들 둘 다 자라고 있었을 법한 대만일 가능성이 높은데 대만에서도 여기에 대하여는 별 언급이 없으며 오히려 일본이 출발점이 아닌가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구골목서의 원산지인 일본과 중국에서 그리고 영국원예학회인 RHS에서도 인정하는 학명인데다가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국내에 널리 보급되어 있으므로 등록할 만도 하건만 이상하게 아직 등록하지 않은 미등록종으로 남아 있어 의아스럽다. 더욱 이상한 것은 광릉 국립수목원 온실에 가면 이 나무가 있는데 그 이름표를 엉뚱하게 은목서라고 달고 있다. 이게 무슨 일인가? 국립수목원 뿐만아니다. 국내 굴지의 수목원인 천리포에서도 은목서라는 명패가 붙어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우선 등록도 안된 외래종이 어찌 구골목서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널리 알려졌을까? 그것도 궁금하다. 아마 일본의 영향일 것이다. 일본에서 구골나무를 히이라기(柊)라고 하며 구골목서를 히이라기목세이(柊木犀)라고 하기 때문에 국내서 자연스럽게 구골목서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그 부모 수종이 구골나무 + 목서 이므로 자연스럽게 구골목서가 되었으리라. 목서속 나무에다가 호랑가시나무를 지칭하는 중국이름 구골을 붙인 구골나무는 마땅하지 않은 이름이라고는 앞 글에서 언급하였지만 이왕 굳어진 이름 구골나무와 은목서의 교잡종을 구골목서라고 하는 것은 나름대로 적절한 이름이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아직 국내의 식물목록에 등록이 안된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정명 신분은 아니다.
이 구골나무의 교잡종명 fortunei는 중국에서 식물 채집활동을 한 스코틀랜드 식물학자 Robert Fortune(1812-1880)의 이름에서 왔는데 지난번 향선나무에 이어 이 구골목서도 포춘의 이름으로 카리에르에 의하여 명명된 것이 흥미를 끈다. 아마 그들 사이에 무슨 특별한 관계가 있는가 보다. 일본의 이름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히이라기목서인데 이는 가시에 찔리면 따끔따끔 아픈 목서라는 의미이다. 중국 이름은 치엽목서는 날카로운 이빨 모양의 거치가 있는 잎이라는 뜻이므로 대동소이하다.
그런데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 국립수목원이나 국표식에서는 이를 구골목서로 부를 생각이 별로 없어 보인다. 우선 이 구골목서의 무늬종이 하나 현재 등록되어 있는데 학명이 Osmanthus fortunei 'variegata' 이므로 당연히 '무늬구골목서'로 불려야 마땅해 보이지만 이를 어쩐지 무늬은목서라고 등록하고 있다. 게다가 광릉 국립수목원 온실에 가면 명패에 분명하게 학명 Osmanthus x fortunei로 표기된 수종을 은목서라고 버젖이 표시하고 있다. 국립수목원 뿐만아니다. 천리포수목원 또한 마찬가지이다. 뭔가 큰 착오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 수종이 아직 미등록종이므로 그 이름을 구골목서가 아닌 다른 것으로 국명을 얼마든지 정할 수는 있다고 인정하더라도 은목서는 아니지 않는가? 그리고 교잡종인 이 수종의 이름을 정말 은목서라고 부르고 싶다면 왜 등록은 여태 안하고 있다는 말인가? 현재로서의 최선의 답은 목서에 관한한 국표식이나 국생정의 정보를 걍 무시하는 수 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광릉 국립수목원 온실인데 구골목서가 분명한데도 은목서 명패가 붙어 있다.
광릉 국립수목원 온실
이 또한 구골목서로 보이는데 아무런 명패가 없다.
천리포수목원인데 여기 또한 은목서라고 잘못된 이름표가 붙었다.
등록명 : 미등록종
일반명 : 구골목서(枸骨木犀)
학 명 : Osmanthus × fortunei Carr.
분 류 : 물푸레나무과 목서속 상록 관목 혹 교목
원산지 : 구골나무와 은목서의 교잡종
일본명 : 히이라기목세이(柊木犀)
중국명 : 치엽목서(齿叶木犀)
수 고 : 2m, 최대 7m
수 피 : 회색
가 지 : 소지회백색, 유지회황색, 피유모
엽 편 : 후혁질, 관타원형, 희타원형혹란형
잎크기 : 6~8 x 3~4cm
잎모양 : 선단점첨, 증단미상, 구침첨두, 기부관설형혹초증원형
잎거치 : 엽연 8~9대 대예첨 거치, 치장 2~4mm, 양면침첨상돌기의 소선점
잎면맥 : 중맥상면요입, 피유모, 근엽병처우밀, 하면철기, 측맥7~9대 양면철기, 상면명현
잎자루 : (5(7~10mm, 다소피유모
꽃차례 : 족생엽액, 매액내유6~12송이
포 편 : 장 2~3mm, 단첨두, 피유모
꽃자루 : 5~10mm, 무모
꽃향기 : 방향
꽃받침 : 장1mm, 대소부등렬편
꽃부리 : 화관백색, 화관관단, 근장1.5~2mm, 열편장4~5mm
꽃수술 : 화관관상부착생, 장2.5~3mm, 화약과 화사 등장, 약격연신 성명현 소첨두
웅 화 : 암술불발육, 원추상, 1mm 길이
열 매 : 미발견
내한성 : 영하 15도
이 나무 또한 중국에서는 양성화와 웅화가 존재하는 것으로 묘사하며 일본에서는 자웅이주라고 하는데 문제는 아무도 암꽃이나 양성화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열매를 본 사람이 없다. 그러므로 종자번식은 불가능하고 삽목 등에 의하여 번식해 왔다.
일본 히로시마에 400년된 8m 높이의 구골목서라는데 정확하게 수종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구골목서도 가끔 이렇게 가시거치가 없는 경우도 있다.
구골목서는 잎에 날카로운 가시 거치가 있어서 목서와는 구분이 확연히 된다. 그외에도 잎 크기가 목서에 비하면 작다. 그러나 구골나무와 구골목서는 모두 가시 거치가 있으며 백색 꽃이 피어 얼핏 구분하기 어려울 것 같으나 실상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럼 여기서 그 차이점을 알아보자.
구골목서와 구골나무의 차이점
1. 잎의 크기가 구골목서는 구골나무보다는 크고 목서보다는 작다.
잎 최대 길이 : 구골목서 8cm, 구골나무 6cm, 목서 14.5cm
동경시내 공원인데 구골나무가 아래 구골목서와 나란히 심어져 있었다.
구골목서
2. 잎의 가시 거치수가 많고 길이는 짧다. 그리고 구골나무는 거치가 없는 잎도 상당수 있지만 구골목서는 거치가 없는 잎은 드물다.
구골목서 8~9조, 구골나무 2~5조
구골목서
구골목서
구골나무는 가시 수가 적고 그 대신 길다.
3. 개화시기는 은목서와 구골나무의 중간이다.
은목서 9월, 구골목서 10월, 구골나무 11월 - 물론 시기는 지역에 따라서 차이가 나지만 그 순서는 같다.
4. 꽃이 여러송이 모여서 핀다.
구골목서 6~12송이, 구골나무 5~8송이, 사계목서 2~3송이
구골나무
꽃잎이 뒤로 뒤집어졌다.
구골목서
매우 여러 송이가 함께 달린다.
구골목서
5. 꽃잎이 뒤로 말리지 않는다.
구골나무는 꽃잎이 뒤로 말리지만 구골목서는 목서와 마찬가지로 뒤로 말리지 않는다.
6. 구골목서의 수술은 은목서보다는 길지만 구골나무 수술보다는 짧다.
구골목서 웅화
수술이 꽃잎 밖으로 나오지는 못하여 은목서와 구골나무의 중간 길이이다.
구골나무 웅화
수술이 말린 꽃잎 밖으로 쭉 나온다.
은목서 웅화
수술이 셋 중 가장 짧다.
7. 구골나무는 열매를 맺지만 구골목서는 수꽃 외에는 발견되지 않아서 열매를 본 사람이 없다.
구골나무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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