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물푸레나무과/ 수수꽃다리속

302 우리 자생종 수수꽃다리 그리고 라일락과 차이점

낙은재 2017. 3. 18. 09:27

수수꽃다리

라일락에 비하여 전혀 손색이 없게 아름답다.


수수꽃다리속을 탐구하다가 보니 수백 년 또는 수천 년부터 이땅에서 자라왔던 십여 종의 우리 자생종 나무들이 서양에서 온 라일락 단 한 종에 묻혀 수수꽃다리속 전체가 마치 서양식물인 양 우리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어 무척 안타깝다. 이번에 탐구할 수수꽃다리는 우리 자생종으로 중국 북서부 청해성에서도 일부 자생한다는 설은 있지만 중국인 스스로도 조선정향이라고 부르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우리 고유종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닌 종인데 그 나무나 꽃의 모양새와 꽃향기가 서양에서 들어 온 라일락과 거의 흡사하여 전문가도 구별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 땅에 있던 수수꽃다리는 뒷전에 제쳐두고 온 국민이 라일락에만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 참으로 궁금하다. 개화기 우리보다 월등하게 앞선 서양문물에 놀라 무조건 숭배하던 시절에 라일락과 마로니에 등이 서양을 상징하는 것으로 생각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일반 국민들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심지어는 일부 백과사전이나 도감에서도 수수꽃다리속 수종들이 마치 서양이 본고장인 양 그렇게 소개하고 있어 안타깝다. 앞에서 언급하였지만 수수꽃다리속은 그 대부분이 중국을 중심으로한 동양이 원산지이며 서양이 원산지인 종은 단 두 개 뿐이며 그 중 하나이며 특히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라일락은 유럽이라고는 하지만 동양과 경계선상인 발칸반도가 원산지이며 이 꽃나무가 터키의 오스만제국에서 유럽의 중심부에까지 들어 간 것은 16세기 말경이고 그것도 외교관이 삽목용 가지를 하나 들고 간 것이 유럽 라일락의 시초이다. 따라서 정작 서양사람들은 라일락이 동양 또는 동쪽에서 온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라일락이라는 이름 자체도 페르시아어 니락(nilak)에서 유래하는데 우리만 서양이 중심인 줄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 이 Syringa(수수꽃다리속)로 분류되는 개회나무나 정향나무 등 여러 자생종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서양에서 온 라일락과 가장 비슷한 수종이 바로 우리나라 북한의 함경도나 평안도 등지의 석회암지대에서 주로 자생하던 수수꽃다리이다. 따라서 라일락의 우리나라 등록명을 서양수수꽃다리로 명명하였으며 이 속명도 수수꽃다리속으로 부르고 있다. 꽃차례가 마치 수수꽃을 닮아서 이런 우리 독창적인 순수 우리말 예쁜 이름이 붙은 수수꽃다리는 학명을 Syringa oblata subsp. dilatata로 표기하는데 이는 Syringa oblata의 아종이라는 뜻이다. Syringa oblata는 천 년 이상의 재배역사를 가지고 있는 중국이 원산지이며 주로 중국의 장강이북 지역에서 자생하는데 중국에서는 이를 자정향(紫丁香)으로 부르나 별명으로 그냥 정향(丁香)으로도 불러 이 속을 대표하는 수종으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속명도 정향속(丁香属)이라고 한다. 오랫동안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아 온 나무인데 두보를 비롯한 중국의 수많은 문인들이 노래한 정향은 모두 이 나무를 말한다.


정향이라고 흔히들 부르는 중국 자정향(紫丁香)

학명 : Syringa oblata 

용인 한택수목원에 가면 참수수꽃다리 또는 오블라타 라일락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식용 향신료로 사용하는 인도네시아 원산 아래의 정향과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그것은 도금양과 시기지움속 나무로서 학명은 Syzygium aromaticum이다.


식용 또는 약용으로 사용하는 정향(丁香)

우리나라 미등록종 학명 : Syzygium aromaticum


우리 자생종 수수꽃다리와 중국의 자정향 그리고 유럽의 라일락은 겉모습만 봐서는 쉽게 구분하지 못한다. 아니 겉모습 뿐만 아니라 자세히 관찰을 하여도 구분하기 어렵다. 수수꽃다리와 중국 자정향은 구분점이 거의 없어서 도감에서는 중국 청해성에서도 자생한다고는 하지만 중국에서는 그런 자생식물은 발견하지 못하였다고 하며 아예 수수꽃다리를 독립된 아종으로 인정하지 않고 유보적인 입장을 견지하며 자정향에 통합하여 분류하고 있는 입장이다. 우리나라 도감에서도 수수꽃다리는 자생지를 알 수가 없다고 하고 현재 덕수궁 등 남쪽에 심어져 있는 것은 모두 분단 전에 북에서 이식해 온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라일락이나 중국 자정향과 비교하려 하여도 기준을 삼을 만한 표본 자체가 불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수수꽃다리의 학명은 국제적으로는 인정된 합법명이다. 1918년 일본 학자 나카이가 가로로 넓은 잎이라는 뜻으로 학명 Syringa dilatata Nakai로 명명하고 독립된 종으로 최초 발표하였으나 1921는 Rehder에 의하여 중국 자정향의 변종으로 인정되어 Syringa oblata var. dilatata (Nakai) Rehder로 바뀌었다가 다시 1995년에 영국의 피터 쇼 그린교수와 중국의 장명각(張明覺)교수에 의하여 자정향의 아종으로 학명이 Syringa oblata subsp. dilatata (Nakai) P.S.Green & M.C.Chang로 바뀌게 되었으나 아직 우리나라에는 레더교수의 학명이 등록되어 있다. 여하튼 최근의 이런 움직임으로 보아 유럽의 라일락이나 중국의 자정향과는 다른 독립된 아종으로 확실하게 인정 받은 것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수수꽃다리는 중국 자정향과는 뭔가는 차이점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다만 그 차이점을 쉽게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등록명 : 수수꽃다리

학  명 : Syringa oblata var. dilatata (Nakai) Rehder

신학명 : Syringa oblata subsp. dilatata (Nakai) P.S.Green & M.C.Chang

분  류 : 물푸레나무과 수수꽃다리속 낙엽 관목

원산지 : 우리나라, 중국

중국명 : 조양정향(朝阳丁香), 조선정향(朝鲜丁香)

영어명 : Korean early lilac

일본명 : 히로바하시도이(ヒロハハシドイ)

수  고 : 3~4m

줄  기 : 유지담홍갈색, 평활무모

잎특징 : 난원형, 정단점첨, 기부재형혹관설형, 혁질혹후혁질

잎크기 : 2~14 x 2~15cm

잎색상 : 상면심롤색, 하면담록색

잎모양 : 맹지상단엽편상증장란형, 선단점첨

잎자루 : 세장, 2.5cm, 담홍색

꽃차례 : 원추화서 발자측아, 성기고 크다, 장12~20cm

꽃색상 : 자색혹백색, 세장화관관, 장2cm, 화관렬편협장

꽃자루 : 0.5~3mm

꽃받침 : 3mm, 악치점첨, 에첨혹둔

화  약 : 착생관구약간아래

열  매 : 삭과표면평, 무피공, 7~15mm

개화기 : 4월중하순

결실기 : 8월

낙엽기 : 10월중하순

자생지 : 해발 100~700m

용  도 : 약용, 미고 성한, 청열조습작용

내한성 : 영하 30도


종소명 oblata와 아종소명 dilatata 모두 넓은잎이라는 뜻으로 잎의 가로가 넓은 이 나무의 특징을 말한다. 이 종은 1917년 어니스트 윌슨이라는 미국 식물 채집가에 의하여 종자가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 부설 아놀드수목원에서 번식에 성공하여 미국에서는 원종 뿐만아니라 'Cheyenne'나 'Donaldii', 'Nakai'와 'Wild Fire' 등과 같은 원예종까지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어 온통 유럽에서 온 라일락으로 뒤덮인 우리나라 보다도 더 수수꽃다리가 잘 보존되어 있는 것 같다. 어니스트 윌슨은 금강산에서 금강산개나리라고도 불리는 만리화를 나카이와 비슷한 시기에 발견하여 서양에 소개한 사람이기도 하다. 


수수꽃다리

하버드대학 부설 아놀드수목원에 있는 나무이다. 아마 윌슨이 1917년 받아간 종자의 후손일 것이리라.


가끔 초창기 외국 식물학자나 채집가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종자를 가져가 발아시켜 해당 식물을 세상에 널리 보급시키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구상나무와 미스김라일락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두고 마치 문화재라도 도굴이나 당한 양 매우 분개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지금의 식물유전자원 개념에서 볼 때 전혀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당시 우리 상황을 생각하면 나무를 뿌리채 뽑아간 것도 아니고 고작 씨를 받아 간 것에 불과한데 너무 쓸데없는 애국심(?)을 발휘하는 것만 같다. 과연 미국인이 북한산의 털개회나무 종자를 미국으로 가져가 발아시키지 않았다면 과연 지금쯤 미스김라일락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품종이 저절로 태어났을까 그리고 제주도 구상나무가 과연 크리스마스 트리용으로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을까 생각해 보면 절대 아니라고 판단된다. 일반인들이 그러는 것은 그래도 이해가 간다. 그런데 가끔 우리 식물자원의 발굴과 분류 및 관리에 책임이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도 끼어들고 있는 것을 보면 기가 막힌다. 마태복음에 남의 눈에 티끌은 보여도 내 눈의 들보는 안보인다는 귀절이 있다. 


수수꽃다리

과거 분단 전에 북에서 이식해 왔다는 덕수궁 초입에 있는 수수꽃다리

화관관이 유난히 길어 보이는 것이 도감과 일치한다.


수수꽃다리 출처 : 국생정


수수꽃다리 출처 : 국생정


수수꽃다리 출처 : 국생정


수수꽃다리 출처 : 국생정

화관관은 길쭉해 보이나 잎은 아직 어려서 그런지 세로가 길어 보인다. 


수수꽃다리 출처 : 국생정

라일락이나 수수꽃다리 모두 꽃의 암술과 수술이 화관관 속에 깊숙이 들어가 있으므로 곤충에 의한 수분이 쉽지 않아서 결실율이 높은 편은 아니다. 그래서 야생에서 자생하는 모습은 어느 나라던 흔하지 않고 주로 삽목이나 포기나누기 등으로 번식되는 민가 주변에서만 많이 보인다.


수수꽃다리


수수꽃다리


수수꽃다리


수수꽃다리



라일락과 중국의 자정향 그리고 수수꽃다리의 차이


유럽의 라일락과 중국의 자정향 그리고 자정향의 아종인 우리의 수수꽃다리는 정말 구분이 어렵다. 웬만하면 하나로 통합하지 왜 이렇게 구분하여 분류하는지 알 수가 없다. 아마 원산지가 워낙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동일 종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 않았을까 싶기는하다. 우선 모두가 잎의 모양에서 라일락은 세로로 길고 자정향과 그 아종인 수수꽃다리는 가로로 길다는 차이점이 있다고는 하나 쉽게 구분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수고는 라일락이 7m로 가장 높고 자정향이 5m 그리고 우리 수수꽃다리가 3m로 가장 아담하다. 그리고 라일락만 어린 가지에 가끔 4개의 능선이 보인다.


라일락의 어린 가지에는 이런 능선 4개가 보이는 경우가 있다.


수수꽃다리

확실하게 가로가 세로보다 넓다.

그러나 모든 잎이 이런 모습이 아니라서 동정에 어려움이 있다.


자정향

중국 자정향도 가로가 세로 보다 길다고는 하지만 위 사진에서 보듯이 세로가 약간 더 길다.



라일락

누가 봐도 세로로 길쭉하다.


잎의 질감에서 자정향과 수수꽃다리는 혁질 또는 두터운 지질로 다소 두툼한 편에서 라일락과 비교가 되고 꽃차례의 길이는 비교적 비슷한 편이지만 우리의 수수꽃다리가 다소 성근편이라서 다복한 맛은 덜한 편이다. 그리고 꽃부리통의 길이는 수수꽃다리가 거의 2cm로 가장 길고 다음이 자정향이며 라일락이 0.6~1.1cm로 가장 짧다. 그리고 라일락은 근얼이나 분얼이 심한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자정향이나 수수꽃다리는 그렇지 않다. 개화시기는 자정향과 수수꽃다리가 라일락 보다 최소한 1주일 이상은 빠르다고 한다. 따라서 영어권에서는 이들을 early lilac라고 부른다. 혹자는 라일락이 향기가 더 좋다고 하는데 그것은 객관적인 특성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라일락은 워낙 원예종이 많아서 그런 특성을 가진 원예종이 있을 수는 있다. 


수수꽃다리와 서양수수꽃다리(라일락) 그리고 중국 자정향의 차이점


구     분

수수꽃다리

중국 자정향

서양수수꽃다리(유럽 라일락)

 학     명 

 Syringa oblata subsp. dilatata

 Syringa oblata

Syringa vulgaris 

영 어 명

Korean early lilac

 Early blooming lilac

 lilac

잎 사이즈(세로 x 가로cm)

 14 x 15

14 x 15

13 x 9

나무 높이

2~3m

5m

3~7m

잎 질 감

혁질 또는 후지질

혁질 또는 후지질

-

어린 가지

-

-

가끔 4릉형도 보임

화서축 길이

12~20cm 다소 성글다

4~16(20)cm

10~20cm

화관관(꽃부리통) 길이

가늘고 김, 최대 22mm

원주형, 8~17mm

가늘고 약함, 근원주형 6~10mm

 분얼, 근얼 여부

 X

 X

 O

 꽃 색 상

자색, 백색 

자색, 백색 

자색, 담자색, 백색, 자홍색, 남색 


수수꽃다리


중국 자정향



라일락

화관렬편에 비하여 화관관에 위 두 개의 종에 비하여 짧아 보이기는 한다.


다음 블로거 한강산님이 수락산 능선에서 발견하였다는 수수꽃다리로 보이는 나무

발견 장소도 그렇고 잎이 넓직하여 너비가 길이 보다 크고 화관관도 매우 길게 보여 라일락은 아닌 것이 분명해 보인다.

바로가기 http://blog.daum.net/cybkhan/15772357


라일락

라일락은 나이가 들어도 계속 땅속 뿌리 또는 밑 줄기에서 새 가지가 나오는 분얼 특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