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물푸레나무과/ 수수꽃다리속

304 개회나무 - 중부지방 최고의 정원수 중 하나

낙은재 2017. 3. 20. 10:24


개회나무


개회나무


이번에는 들정향나무의 변종인 개회나무를 알아본다. 학명 Syringa reticulata로 표기되는 들정향나무에는 두 개의 아종이 있다. 그 하나가 바로 학명 Syringa reticulata subsp. amurensis로 표기되는 개회나무인데 아종소명 amurensis는 중소 접경인 아무르지역을 뜻한다. 또 다른 하나는 학명이 Syringa reticulata subsp. pekinensis로서 중국 북경이북 지역이 원산인 북경정향(北京丁香)인데 이를 우리나라에서는 북경라일락이라고 등록되어 있다. 같은 수종을 두고서 원종은 정향나무로 아종 하나는 개회나무 또 다른 하나는 라일락이라는 이름이 혼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즉 라일락과 수수꽃다리 그리고 정향나무와 개회나무가 모두 같은 의미의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원종 : Syringa reticulata (들정향나무) - 우리나라, 일본 원산

아종 : Syringa reticulata subsp. amurensis (개회나무) - 우리나라, 중국, 러시아

아종 : Syringa reticulata subsp. pekinensis (북경라일락) - 중국


개회나무는 순수 우리말 이름으로서 참 회나무가 아닌 개 회나무를 뜻한다. 여기서 회나무는 화살나무속 회나무나 참회나무가 아니고 콩과 고삼속의 회화나무를 말한다. 회화나무는 중국 원산으로서 중국 이름이 괴(槐) 또는 괴수(槐树)이다. 그런데 괴의 중국 발음이 회와 비슷하여 우리 이름이 회나무 또는 회화(槐花)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개회나무의 개화기에 멀리서 보면 약간 회화나무 느낌이 나기는 난다. 그 외에도 개화기 꽃 모습이 마치 바람에 넘실대는 구름과 같아 귀룽나무를 닮았다고 개구름나무로 불리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개정향나무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원종인 들정향나무의 일본 한자 이름이 정향화이기 때문일 것으로 판단된다.


회화(槐花)나무의 이명이 회나무이다.

이 회화나무 노거수의 위용을 보니 우리 선조들이 개회나무에다가 왜 개라는 접두사를 붙였는지 이해가 간다.



회화(槐花)나무 - 콩과 고삼속

그러나 자세히 보면 꽃 모습이나 잎모습이 개회나무와는 전혀 다르다.


그런데 최근에 난데없이 이 개회나무를 향수목이나 거향수라고 부르는 것을 자주 보게된다. 우리나라 식물 이름에 영향을 줬을 만한 중국이나 일본 그 어디에도 이런 이름은 없다. 도대체 어디에서 흘러온 이름인가 하고 한참을 찾아봐도 정확한 이름의 근거가 나오지 않는데 오늘 현재도 이 나무의 어린 나무를 공급하는 농장에서 그렇게 홍보를 하고 있다. 이리저리 검색해 보니 아무래도 중국에서 이 나무를 수입해 오면서 중국이름 폭마정향(暴马丁香)이나 폭마자(暴马子)가 마뜩하지 않아서 홍보하기 쉬운 이름으로 향기가 나는 거대한 나무라는 뜻으로 거향수(巨香樹) 또는 향수목(香樹木 또는 香水木)이라고 유통업자가 바꿔서 붙인 것 같다. 


그동안 개회나무에 대하여 별로 아는 바가 없던 일반시민들은 이 나무가 우리나라에서도 자생하는 개회나무와 동일한 종인데도 다른 나무로 인식하였을 수 있고 알고 있었더라도 우리나라 어느 지방 향명(鄕名)인가 하고서 따라서 부른 것이 아닌가 한다. 그냥 정향이나 라일락이라고 하였다면 작은 나무로 인식될가 봐 큰 교목 또는 최소한 소교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유통계 입장에서는 적절한 이름이라고 판단은 된다. 수수꽃다리 수종 중에서 가장 크게 자라는 이 나무의 특성을 매우 잘 살린 유통 별명이라고 인정은 되지만 반드시 정명을 함께 표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최근에 외국에서 들어오는 식물들은 워낙 우리나라 정명이 어려워서 거의 모두 이런 식으로 유통업자들이 때로는 외우기 어려워서 또는 알면서도 고의로 자기들 입맛에 맞게 또는 변형시켜 유통시키면서 국명이나 학명은 표기조차도 하지 않고 있다. 예를들면 desert rose라는 사막장미를 석화라고 부른다거나 양골담초를 애니시다로 자트로파 인테게리마를 마타피아로 탈리눔 파니쿨라툼을 자금성으로 돌부채의 일종을 히말라야바위취로 부르는 등 수도 없이 많다. 이들 이름들은 이미 널리 퍼저 굳어져버려 이제는 바꾸기도 어렵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아무도 여기에 대하여 신경쓰는 단체나 기관이 없다는 것이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 수많은 봄꽃들의 향연이 끝나고 좀 뜸한 시기인 6~7월에 진한 향기와 함께 나무 전체를 온통 뒤덮으면서 흰색 또는 크림색 꽃이 눈부시게 피는 이 개회나무는 최고의 정원수임에는 틀림이 없다. 게다가 내한성이 무지 강하여 영하 40도까지도 견디므로 중부지방에서는 어디에 심어도 문제가 없다. 따라서 큰 나무를 구입하려는 사람은 많아도 국내 큰 나무가 흔하지 않아서 엄청난 고가에 거래된다고 한다. 


등록명 : 개회나무

이  명 : 개구름나무, 개정향나무

학  명 : Syringa reticulata var. mandshurica (Maxim.) H. Hara

신학명 : Syringa reticulata subsp. amurensis (Rupr.) P.S.Green & M.C.Chang

이  명 : Syringa reticulata f. bracteata (Nakai) T.Lee (수개회나무)

이  명 : Syringa fauriei H.Lév. (버들개회나무)

이  명 : Syringa reticulata var. longifolia (긴잎개회나무)

분  류 : 물푸레나무과 수수꽃다리속 소교목 또는 교목

원산지 : 우리 자생종, 중국, 러시아

중국명 : 폭마정향(暴马丁香)

영어명 : Amur lilac

일본명 : 만슈하시도이(マンシュウハシドイ : 満州丁香花) 

수  고 : 4~10m (최대 15m)

수  형 : 직립 또는 전개

수  피 : 자회갈색, 세렬문

가  지 : 회갈색, 무모, 당년생지 녹색 혹 약내자훈, 무모, 피공, 이년생지 종갈색, 광량, 무모, 피공교밀

엽  편 : 후지질, 관란형, 란형지타원상란형, 장원상피침형

잎크기 : 2.5~13 x 1~6(8)cm

잎모양 : 선단다미첨 지 미상점첨 혹 예첨, 기부상원형, 설형, 관설형, 절형

잎색상 : 상면 황록색, 황갈색, 측맥과 세맥 명현 오목 엽면 주름, 하면 담황록색, 가을 수색(녹슨 색)

잎면모 : 무모, 드물게 중맥피유모, 하면 중맥과 측맥 볼록

잎자루 : 1~2.5cm, 무모

꽃차례 : 원추화서, 전년지 끝에서 나옴, 10~27 x 8~20cm, 화서축과 화경 화악 무모

화서축 : 피공

꽃자루 : 0~2mm

꽃받침 : 1.5~2mm, 꽃받침조각 둔, 요첨혹재평

꽃부리 : 백색, 증폭상, 장 4~5mm, 화관관 1.5mm, 옆편란형, 장2~3mm, 선단예첨

수술대 : 화관열편과 같은 길이,  혹 열편보다 1.5mm 김, 화약 황색

열  매 : 장타원형, 1.5~2.5cm, 선단상둔, 혹예첨, 철첨, 광활혹구세소피공

개화기 : 5~7월

결실기 : 8~10월

내한성 : 영하 40도, 남부지방은 다소 부적합

용  도 : 수피, 줄기 뿌리 모두 입약, 소담 진해 이수 작용, 천연향료 


처음 1857년에는 아무르지역에서 발견되었다고 Syringa amurensis라는 독립된 종으로, 곧이어 1859년에 쥐똥나무를 닮았다고 Ligustrina amurensis라는 아예 다른 속으로 재분류되었다가 한참 후인 1941년에 다시 Syringa로 돌아와 그물맥이 있는 종인 들정향나무의 변종으로 reticulata var. mandshurica로 분류되고 비교적 최근인 1995년 최종적으로 변종이 아닌 아종으로 Syringa reticulata subsp. amurensis라는 학명을 가지게 된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만주라는 변종명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개회나무 외에도 Syringa reticulata로 시작되는 학명을 가진 몇 개의 수종이 더 등록되어 있는데 긴잎개회나무와 털긴잎개회나무는 비합법명이고 수개회나무와 버들개회나무는 합법명이며 외관상 차이점을 보이지만 개회나무의 이명으로 처리되고 있다. 이들은 다음에 들정향나무의 또 다른 아종인 북경라일락을 탐구할 때 간단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아마 중국에서 거향수라고 들어 오는 나무들 중에는 분명 개회나무가 아닌 북경라일락도 섞여 있을 것이라고 추정되므로 그 구분점도 다음에 파악해 보기로 한다.


개회나무

수술 두 개는 길고 가운데 암술은 짧다.


개회나무

앞뒤 그물맥이 선명하고 앞뒤면 어디에도 털이 없어 뒷면 특히 중맥 근처에 밀집한 들정향나무와는 구분이 된다.

앞면 중맥과 측맥은 약간 오목하고 뒷면은 약간 볼록하다.


개회나무

한택수목원


개회나무

한택수목원


개회나무

한택수목원


개회나무

우리집 뒷마당


개회나무

우리집 뒷마당


개회나무

라일락과 다르게 매끈하다.

 


개회나무

약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줄기를 채취한 모습


중국 사찰에 심어진 개회나무

중국 추운지방에서는 인도보리수 대신에 개회나무(폭마정향)를 서해보리수(西海菩提樹)라며 사찰에 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