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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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 민생열귀 - 대청도에서 발견되었다는 의문의 토종 장미

낙은재 2017. 6. 16. 10:33

Rosa silenidiflora Nakai

이런 모습으로 외국 사이트에 올려져 있지만 진위는 알 수 없다.


이제 토종 장미의 마지막으로 민생열귀를 알아보자. 앞의 대청가시나무와 마찬가지로 이 또한 1924년 하은 정태현박사가 대청도에서 채집한 표본을 근거로 일본 식물학자 나카이가 명명한 것을 1950년에 정태현박사가 Rosa silenidiflora Nakai ex T.Kawamoto라는 나카이 이름으로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또한 국제적인 인정을 받지 못한 미해결 학명 상태에 머물고 있는 종이다. 그래서 그런지 국립수목원에서 운영하는 국생정에도 민생열귀에 대하여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 아예 도감 목록에 누락되어 있다. 다만 생열귀나무 등의 유사종으로는 언급이 있을 뿐인데 그 내용은 '잎의 뒷면에 선점이 거의 없다.' 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나 희귀식물 목록 또는 대청도 특산식물을 언급하는 글 등에는 거의 빠짐없이 이 민생열귀가 등장을 한다. 


그런에 이 나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정태현박사가 1924년 표본을 채취하였고 너도나도 대청도 뿐만아니라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라고 하지만 이때껏 왜 사진 한장 없으며 또 왜 정확한 묘사가 된 정보가 없는지 그것이 이해가 안된다. 그리고 또 하나는 민생열귀나무에서 잎 뒷면 선점만 없는 종이라면 민생열귀나무의 변종으로 예를 들면 Rosa davurica Pall. var. xxx 등으로 명명되어야 할 것 같은데 완전히 다른 종으로 Rosa silenidiflora라는 학명으로 발표가 되었다. 게다가 종소명 silenidiflora는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그 정보를 아무리 찾으려해도 나오지를 않는다.  


그것이 의문의 전부가 아니다. 결정적인 것은 생열귀나무의 변종으로 잎 뒷면에 선점이 없거나 거의 없는 종으로 이미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종이 세 종이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는 앞의 생열귀나무 포스팅에서 언급한 바가 있는데 이들을 우리나라에서는 뜻밖에도 생열귀나무의 이명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들이 중국 다자산자매(多刺山刺玫 var. setaea)와 광엽산자매(光叶山刺玫 var. glabra)와 우리나라에서 붉은인가목(var. alpestris)이라고 부르는 종이다. 광엽산자매와 붉은인가목은 잎 뒷면에 선점이 아예 없으며 다자산자매도 거의 없다. 그리고 중국 자료에는 붉은인가목은 물론 광엽산자매도 우리나라 북부에서 자생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생열귀나무와 흡사하지만 잎 뒷면에 선점이 없다고 무조건 민생열귀로 동정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Rosa davurica var. setaea Liou (중국명 : 다자산자매)

작은 가지에 대소 크기의 가시가 밀생한다.


Rosa davurica var. setaea Liou (중국명 : 다자산자매)

잎 뒷면에 선점이 거의 없으나 맥위에는 짧은 털이 있다.


Rosa davurica var. glabra Liou (중국명 : 광엽산자매)

소엽이 생열귀나무에 비하여 크고(4cm) 뒷면에 선점이 없고 맥위에 단모가 있다.


Rosa davurica var. glabra Liou (중국명 : 광엽산자매)

우리나라 북부지방에 분포한다.


Rosa davurica var. alpestris (Nakai) Kitag.(붉은인가목, 좀붉은인가목)

Rosa marretii, Rosa marretii var. alpestris

잎 뒷면에 선점이 없고 열매자루에 샘털이 없어 매끈하며 꽃받침조각에는 가장자리에 털이 있고 열매는 도란형이다.


사진 출처 : 국생정

Rosa davurica var. alpestris (Nakai) Kitag.(붉은인가목, 좀붉은인가목)

Rosa marretii, Rosa marretii var. alpestris


따라서 결론적으로 정말 대청도에 대청가시나무외에 민생열귀라는 또 다른 종의 토종 장미가 존재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생열귀나무로 통합시키고 있는 생열귀나무의 변종 중 하나인지 아니면 독립된 종인지 다시 조사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실체도 불분명한 것을 특산식물이니 희귀종이니 하면서 나열하면 그 정보의 신뢰성만 떨어질 뿐이다. 일본에서 온 나카이는 동갑내기 정태현 선생과 함께 교통이 불편하던 그 시절 1924년에 대청도까지 가서 발견하여 우리나라 고유의 신품종이라고 명명한 것을 그 이후 근 백 년이 다 되어가도록 그 미흡한 점에 대한 자료보완도 못한다는 말인가?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나카이가 간 이후에는 우리나라 식물분류학계는 정녕 사라졌단 말인가? 


아래는 일본 어느 장미 전문 사이트에 Rosa silenidiflora라고 올려져 있는 사진인데 우리 특산식물이 어떻게 일본에? 나카이가 종자를 받아갔나? 하여튼 그 진위를 알 수는 없다. 판단할 기준이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