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과 낙엽의 시기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온이 아닌 일조량이다.
광합성 작용의 지속 여부를 일조량으로 판단해서 결정하기 때문이다.
아직 인간들은 식물에 대하여 모르는 것이 매우 많다. 앞에서 어떻게 단풍이 다양한 색상으로 물드는지에 대하여 알아봤으나 왜 일부 수종에서 붉거나 자주색의 색소가 생성되는지에 대하여는 아직 제대로 시원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노란색 계열의 카로티노이드는 엽록소와 마찬가지로 광합성을 작용을 돕는 색소인데 평소에는 엽록소에 가려져 있다가 엽록소가 옅어지면 드러나는 것이라지만 적자색 색소인 안토시아닌은 왜 나중에 잎의 당분에서 생성되는지 여러 설이 분분하다. 하나는 우선 잎의 광합성 작용을 중단하고 단풍이 들며 떨켜(abscission layer)가 생성되어 잎이 떨어질 때까지 잎에 잔존하는 영양분을 줄기로 온전하게 옮기기 위하여 그 과정 중의 잎을 태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이 있지만 안토시아닌 색소의 생성 자체가 영양분을 소모하는 것을 감안하면 별로 남는 장사가 아닌게 되어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 다른 주장은 황색은 곤충들이 좋아하는 색상이라서 벌레들이 모여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붉은색으로 위장 내지 경고하는 것이라는 설이 있다. 실제로 진딧물의 경우 붉은색을 꺼린다는 연구결과는 있으나 다른 곤충들도 그런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리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러면 노란색 단풍이 드는 식물들은 어떻게 살아남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는다. 또 다른 설은 붉은 단풍의 낙엽에서는 여타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가 들어 있어 주변의 다른 나무들의 묘목이 자라기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즉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에너지를 써서 붉은색 단풍을 만든다는 이야기이다.
이번에는 이들 색소들은 어디까지나 단풍의 색상을 좌우하는 것이지 단풍이 떨어지게 하는 것과는 무관한데 그러면 어떤 이유로 가을에 낙엽이 지는 것인지에 대하여 알아보자. 결국 나무는 겨울이 다가와 일조량이 부족해지면 잎을 계속 유지하는 비용과 잎에서 광합성 작용으로 얻는 이득을 계산하게 된다. 그래서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면 광합성으로 유기물을 생산하는 공장을 폐쇄하는 것이다. 이게 바로 가을에 낙엽수들이 잎을 떨구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그 외에도 다른 이유가 몇 가지 더 있는데 우선 나무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잎을 떨구는지에 대하여 먼저 알아보자.
나무가 잎을 버리려고 결정을 하면 먼저 나무의 줄기와 잎자루의 접점에 새로운 세포층을 만든다. 두 개의 층인데 하나는 분리층(separation layer)이고 다른 하나는 보다 줄기에 가까운 쪽으로 보호층(protective layer)이라고 한다. 이들 둘을 합하여 우리말로는 떨켜라고 하며 영어로는 abscission layer(압시젼 레이어)라고 한다. 이 떨켜가 잎과 줄기 사이의 수분과 영양분의 통로를 서서히 막고 급기야는 잎의 무게나 바람 등 외부 요인에 의하여 분리층에서 잎자루가 떨어져 나가면 보호층에 줄기와의 통로를 막아 보호를 하게 되는 구조이다. 이때 잎자루의 떨어져 나간 모습을 엽흔이라고 하며 그 가운데 통로였던 흔적이 보이는데 이들를 유관속 또는 관다발이라고 한다. 따라서 아무리 급격한 변화가 와서 잎을 떨궈야하는 사정이 생겨서 잎은 곧장 시들어 축 처지더라도 잎자루에 이 떨켜라는 조직을 만들 최소한의 시일이 지나야만 완전하게 떨어지는 것이다.
떨켜(abscission layer)
잎이 떨어진 다음 남은 엽흔(leaf scar)
그럼 여기서 식물의 잎이 떨어지는 원인들을 살펴보자. 가을에 단풍이 때가 되어 낙엽지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지만 여름철 야외에 두었던 화분을 실내로 옮기거나 봄에 실내 화분을 밖으로 내가면 대부분 잎이 떨어지는 몸살을 하게 된다. 그 외에도 꽃과 나무를 키우다보면 별 이유도 없이 잎이 떨어지는 경우를 만나게 되는데 식물의 잎이 떨어지는 원인들은 다음과 같다.
식물의 잎이 떨어지는 다양한 원인들
1. 쇼크
화분을 키우는 경우라면 아마 잎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그 식물이 받는 쇼크일 것이다. 쇼크는 장소이동이나 분갈이 그리고 분주 등에 의하여 발생하게 된다. 봄에 실내 화분을 밖으로 내갈 때도 발생하고 가을에 들일 때도 발생한다. 온도와 일조량 그리고 습도의 차이가 식물에게는 나쁜 영향을 주게 되면 심할 경우 잎을 모두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단계별 점진적 이동 등이 필요하다.
2. 날씨와 기후
갑작스러운 날씨나 기후의 변화는 낙엽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갑자기 춥거나 더워지면 잎이 노랗거나 갈색으로 변하여 떨어지게 된다.
3. 과습과 물부족
물주기가 지나쳐 과습이 되거나 지나치게 게을러 적게 줄 경우도 잎이 떨어진다. 과습의 경우 먼저 잎이 노랗게 변한 다음 떨어지며 수분 부족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지속적으로 수분 공급이 부족하거나 특히 분이 적은 경우 식물을 생존을 위하여 수시로 잎을 떨군다. 분갈이의 신호로 판단하면 된다.
왼쪽 과습의 경우 끝이 마르며 오른쪽 부족의 경우 처진다.
4. 계절의 변화
낙엽수의 가을 낙엽은 일상적이지만 상록수도 환절기에는 잎갈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상록 활엽수의 경우는 봄과 늦은 여름과 초겨울 사이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 새 잎이 자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하여 오래된 잎을 버리는 정상적인 현상으로서 때로는 색상이 먼저 변하기도 한다.
5. 병충해
마지막으로 병충해로 잎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런 경우는 면밀히 관찰하여 그 원인을 파악하여 대응해야 하며 평소 수시로 주의깊게 살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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