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무환자나무과/ 단풍나무속

435 시닥나무

낙은재 2017. 12. 24. 17:52

시닥나무

잎이 3~5개로 갈라지고 가장자리 날카로운 톱니가 있으며 중렬편과 측렬편의 끝은 뾰족하다. 잎자루는 붉으며 초기에는 털이 있다.


산겨릅나무와 마찬가가지 만주와 극동 러시아 그리고 우리나라 이북지방에 자생하는 또 하나의 단풍나무 종류로 시닥나무라는 것이 있다. 시닥나무는 이 수종의 정명이기도 하지만 신나무와 예덕나무의 이명이기도 하며 청시닥나무에도 붙는 이름이다. 그 외에 사예시닥나무 모협시닥나무 등 많은 외래종의 끝에 붙어 마치 어떤 특징이나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 법 하건만 언뜻 그들의 공통점이 잘 보이지가 않는다. 그리고 그 어원도 평북방언이라는 것 외에는 알려진 것이 없고 시다거나 씻다거나 또는 고어 싣다(변하다 ?)에서 왔다는 등의 주장들이 분분하다. 그 중 가장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것은 1527년 조선 중종 때 최세진이 쓴 훈몽자회(訓蒙字會)에서 풍(楓)을 싣나모라고 해설한 것을 근거로 싣나모가 싯나무로 그리고 신나무로 또는 시닥나무로 변하여 모두 단풍나무를 뜻하는 우리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풍을 풀이한 싣나모가 단풍나무 전체를 통칭하는 말인지 아니면 신나무 만을 지칭하는 것인지가 의문이다. 우리 사전에서는 넓게는 단풍나무들 전체를 좁게는 신나무를 즉 둘 다를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하여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럼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20여 종의 단풍나무 중에서 과연 신나무가 대표이냐는 것이다. 그 누가 신나무를 단풍나무의 대표라고 하겠나? 이건 절대 아니다. 그럼 왜 풍(楓)을 싣나모라고 하였을까? 혹시 중국에서 널리 퍼진 분류법 삼풍오축(三楓五槭)을 의식하여 우리나라에서 잎이 세 갈래로 갈라지는 단풍나무을 찾은 결과 신나무라고 풀이한 것은 아닐까? 중국 풍(楓)과 축(槭)의 의미와 논쟁에 대하여는 앞 406번 포스티에서 다룬 바 있다. 바로가기 http://blog.daum.net/tnknam/838


또 다른 원산지 중국에서는 이 나무를 소해축(小楷槭)이라고 부르는데 왜 해축(楷槭)이라고 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아마 그들이 청해축(青楷槭)이라고 부르는 산겨릅나무에 비하여 나무 크기나 잎의 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 아닌가 한다. 참고로 소해축과 청해축 모두 중국 동북지방이 원산지이다. 일본에서는 일본 고유종 ミネカエデ(峰楓 : 봉풍)과 닮았다고 チョウセン ミネカエデ(朝鮮峰楓 : 조선봉풍)이라고 부른다. 일본에서 봉단풍이라고 하는 것은 이 수종이 주로 산봉우리나 등성이에서 자생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본 고유종 미네카에데(ミネカエデ : 峰楓 = 봉풍)

학자에 따라서는 시닥나무를 이 수종의 아종 또는 변종으로 보기도 한다.


학명은 우리나라에서와 미국 일본 등에서는 Acer komarovii Pojark로 표기하는데 이는 러시아 여성 식물학자 Antonina Pojarkova(1897~1980)가 러시아 식물학자 Vladimir Komarov(1869~1945)가 길림성에서 채취한 표본을 근거로 그의 이름으로 종소명을 정하여 1949년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 영국 등 일부에서는 일본 Acer tschonoskii(ミネカエデ : 峰楓)의 아종으로 Acer tschonoskii subsp. koreanum E.Murray 또는 변종으로 Acer tschonoskii var. rubripes Kom. 표기하는 등 매우 복잡하다. 쉽게 말해 아직 학계 통일된 의견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이 경우 종소명 tschonoskii는 러시아 식물학자 맥스모비치의 일본 탐사시절 조수를 맡은 쵸노스케 스가와(須川長之助)의 이름이며 아종명 koreanum는 당연히 한국 자생종이라는 뜻이고 변종명 rubripes는 영어로 Red footed라는 뜻으로 가지와 잎자루의 색상이 자홍색인 것을 말한다.


원래 시닥나무의 자생지는 옛 고구려의 영토이지만 특이하게도 이 나무는 고온에도 잘 적응하는지 북한지역 뿐만아니라 백두대간인 강원도의 태백산맥을 거쳐 소백산과 덕유산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와 지리산에서도 발견이 된다. 단풍나무속의 세부 분류에 의하면 시닥나무는 청시닥나무나 신나무와는 거리가 있고 오히려 산겨릅나무와 같이 대화축조(大花槭组) 즉 Sect. Macrantha에 속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이름과 잎 모양 때문에 청시닥나무를 근연종으로 판단하고 시닥나무와 구분에 애를 많이 쓰지만 실제로 청시닥나무와는 꽃 모습이 확연하게 달라 쉽게 구분이 된다. 시닥나무의 유사종을 비교하려면 산겨릅나무와 해야 하지만 수피와 잎 형상이 서로 많이 다르고 꽃차례도 달라서 구분이 쉽다. 


산겨릅나무 

시닥나무에 비하여 잎모양이 많이 다르다.


이제까지 살펴 본 단풍나무 대부분이 웅화와 양성화가 한 그루에 피는 자웅동주이었는데 이 시닥나무는 우리나라 도감에서는 거의 대부분 웅화와 자화가 한 나무에 피는 자웅동주라고 묘사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자웅이주라고 분명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에는 이 시닥나무는 없지만 그 원종으로 분류되기도 하는 미네카에데 즉 Acer tschonoskii의 경우 자웅이주라고 설명하는 도감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자웅동주인 경우도 있다고 설명하는 도감도 있다. 따라서 자웅이주는 실제로 분명하게 발견되는데 과연 극히 일부라도 자웅동주인 경우가 있는지 이 부분의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겠다.


등록명 : 시닥나무

이  명 : 단풍자래(강원도 방언)

학  명 : Acer komarovii Pojark

이  명 : Acer tschonoskii subsp. koreanum E.Murray

이  명 : Acer tschonoskii var. rubripes Kom.

분  류 : 무환자나무과 단풍나무속 낙엽 소교목

원산지 : 우리 자생종, 중국, 러시아

중국명 : 소해축(小楷槭)

일본명 : チョウセン ミネカエデ

수  고 : 5m

수  피 : 광활, 회색

가  지 : 세수, 무모, 당년지자색혹자홍색, 다년지자갈색혹자황색

동  아 : 자색, 타원형, 섭합상배열

엽  편 : 지질, 외모장원란형

크  기 : 6~10 x 6~8cm

모  양 : 기부심장형혹근심장형, 변연예첨거치, 상5렬, 희3렬

열  편 : 매렬편 재분렬 성소렬편, 중렬편란형, 예첨, 선단구미상첨두, 측렬편3각상란형, 선단예첨, 기부렬편란형, 통상둔첨

열편간 : 요결협착, 심렬엽편2/3까지

잎색상 : 심록색, 무모, 하면담록색, 눈시맥액상피홍갈색단유모

잎자루 : 4~5cm, 자색혹홍자색, 눈시근정단홍갈색단유모

꽃차례 : 황록색, 단성, 자웅이주, 총상화서세수, 4~6cm, 총화경1~1.5cm, 정생착엽소지상, 개화발엽동시

꽃받침 : 5, 난상장원형, 선단둔형, 장3~4mm

꽃부리 : 5, 장원도란형, 선단둔형, 장4~5mm

수  술 : 8, 무모, 악편과 등장, 자화 수술 불발육, 화약황색, 구형혹란형

화  반 : 무모, 미렬성둔거치상, 웅예내측에 위치

자  방 : 자홍색, 무모, 웅화 자방 불발육, 화주매우짧음, 주두반권

꽃자루 : 3~4cm, 세수, 무모

열  매 : 시과눈시자홍색, 성숙후황갈색, 7~10매 총상과서

소견과 : 미편평, 8 x 5mm, 배열수평상, 시가 소견과 2~2.5 x 1~1.2cm, 장개성둔각

과  경 : 세수, 자갈색, 장7mm

화  기 : 5월

과  기 : 9월

산  지 : 해발 800 ~ 1,200m



시닥나무


시닥나무


시닥나무 웅화

꽃받침 5, 꽃잎 5, 수술 10개 


시닥나무 자화

수술은 불발육, 주두는 2렬한다.


시닥나무

시과는 둔각으로 벌어진다.


시닥나무

신가지는 자홍색이며 시과는 자홍색에서 황갈색으로 성숙한다.


시닥나무


시닥나무


시닥나무 수피


시닥나무 수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