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무환자나무과/ 단풍나무속

437 부게꽃나무

낙은재 2017. 12. 26. 12:29

부게꽃나무

화서가 가지끝에서 나와 총상 원추화서로 직립하여 단풍나무로서는 특이한 모습을 보인다.


부게꽃나무

잎자루에는 짧고 부드러운 털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다.


단풍나무속으로 분류되지만 좁은 의미의 단풍나무와는 모습이 다른 또 하나의 우리 자생종 부게꽃나무라는 것이 있다. 우리나라 북한지역과 백두대간으로 이어진 강원도와 소백산 그리고 지리산에서까지 발견되며 중국 동북 3성과 극동 러시아에서 자생한다는 점에서 산겨릅나무나 시닥나무 그리고 청시닥나무와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이 부게꽃나무는 그 자생지 범위가 좀 더 넓어 홋카이도에서 나라현까지 일본의 중부 이북지역에서도 자생한다. 학명 Acer ukurunduense Trautv. & C.A. Mey.는 1856년 극동 러시아에서 채취한 표본을 근거로 독일 식물학자 Ernst Rudolf von Trautvetter(1809~1889)와 러시아 식물학자 Carl Anton von Meyer(1795~1855)가 발표한 것으로 종소명 ukurunduense는 시베리아의 어느 지역명 같은데 정확하게 어디인지는 알 수가 없다. 우수리강 유역이라는 뜻의 ussuriense라야 어울리는 이름인데 혹시 착오는 아닌지 모르겠다.


아직 원산지인 동양 삼국에서는 위와 같이 독립된 종으로 분류하지만 미국과 영국 등 서구에서는 1966년 미국 식물학자 Albert Edward Murray에 의하여 히말라야 인근이 원산지인 중국명 장미축(长尾槭)의 아종으로 분류되어 학명 Acer caudatum subsp. ukurunduense (Trautv. & C. A. Mey.) E. Murr.로 표기하는 것을 따르고 있다. 여기서 장미축(长尾槭) 즉 Acer caudatum의 종소명 caudatum는 꼬리가 있다는 뜻으로 중국명 장미(长尾)와 같은 의미이다. 우리나라 이름 부게꽃나무는 엉뚱하게 전남방언이라는 기록이 있으나 뭔가 좀 이상하다. 북한지역에 많이 자생하는 나무를 왜 전남지방의 방언으로 이름을 정하였을까 하는 의문이 먼저 들고 그 이전에 부게 또는 그 이명들인 부갸근, 부개근의 뜻이 도대체 뭔지 그리고 어디서 유래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다만 이 나무의 이명으로 산겨릅나무가 있는데 이 이름의 유래는 드디어 알 수가 있게 된 것 같다.


장미축(长尾槭) Acer caudatum

서구에서는 부게꽃나무를 이 수종이 아종으로 분류한다. 중렬편의 끝이 꼬리와 같이 길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중국에서는 이 부게꽃나무를 화해축(花楷槭)이라고 한다. 중국에서 단풍나무 중에서 3종을 해축이라고 하는데 산겨릅나무를 청해축 시닥나무를 소해축 그리고 이 부게꽃나무를 화해축이라고 하지만 그 해축(楷槭)이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단지 원산지가 모두 중국의 동북3성이라는 것은 있지만 단풍나무속의 세부 분류에서도 청해축과 소해축은 같은 대화축조(大花槭组) 즉 Sect. Macrantha Section으로 분류되는 근연종이지만 이 화해축은 앞의 두 종과는 거리가 있는 Section Spicata 즉 수상축조(穗状槭组)로 분류되어 공통점이 있다고 보기 힘든다. 다만 이들 이름이 모두 중국 식물학자 유신악(刘慎谔) 등이 1955년 편찬한 동북목본식물도지(东北木本植物图志)에 근거한다고 하니 아마 동북지방에서 사용되는 단풍나무와 관련된 용어일지는 모르겠다.


일본에서는 이 나무를 오가라바나(オガラバナ)라고 하며 한자로 마간화(麻幹花)라고 하는데 여기서 드디어 산겨릅나무의 어원을 찾게 되다니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씁쓸하다. 헐! 결국 그런 것이 었던가? 여기서 마간(麻幹)이란 마(麻) 즉 삼의 줄기(幹)이니까 다름 아닌 우리말로 겨릅인 것이다. 그래서 이 부게꽃나무의 이명으로 산겨릅나무가 등재되어 있었던 것이다. 결국 산겨릅나무는 평북지방의 방언이 아니고 일본에서 온 이름이었던 것이다. 일본에서 겨릅꽃이라고 부르는 것을 우리는 부게꽃나무라고 부르고 우리는 학명 Acer tegmentosum인 다른 비슷한 나무에다가 산겨릅나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껍질을 벗긴 삼의 줄기를 일본에서 마간(麻幹)이라고 하며 우리는 겨릅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붕재로 이용하기도 하며 목재주택의 흙벽의 심으로 이용하였다.


물론 반대로 우리 이름이 예전에 일본으로 전파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주장하려면 먼저 우리나라에서 산겨릅의 겨릅이 삼의 줄기라고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거나 최소한 인식은 하고 있었어야 한다. 겨릅이 뭔지를 국내서 아무도 설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본의 마간화(麻幹花)가 우리나라에서 전파된 이름이라고 우긴들 누가 인정하겠는가? 여하튼 일본에서는 이 나무의 줄기가 삼 즉 대마(大麻)의 줄기 만큼이나 무르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라고 도감마다 설명하고 있다. 이쯤되면 설혹 우리 이름이 그 옛날에 건너갔더라도 근거가 없으므로 우리가 베낀 것이 되고 만다. 항상 기록을 열심히 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것을 게을리 한다. 초창기 일본학자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채집한 수 많은 식물표본들의 채집 장소를 일일이 일본어로 기록하였는데 이제와서 보니 이상한 발음의 일본어로 기록된 지명을 정확히 알 수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동반한 우리나라 학자들도 있었을 터인데 나중이라도 우리말로 병기하지 않고 거의 다 돌아가셨으니 이제와서 누가 알 수 있으랴? 


이 부게꽃나무의 성별에 대하여는 의견이 분분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잡성, 양성 또는 암수한그루라고 하고 있는데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그럼 잡성이나 양성은 자웅이주라는 뜻인지? 여하튼 일본에서는 여느 단풍나무들과 마찬가지로 웅화와 양성화가 한그루에 피는 자웅동주라고 한다. 그러니까 웅화만 피는 화서와 웅화와 양성화가 동시에 섞여서 피는 화서가 한 나무에 섞여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단성 자웅이주라고 하는데 잘못된 정보인지 아니면 중국에 자생하는 개체들은 모두 그런 특성을 보이는지 알 수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식물애호가들이 야생하는 것을 촬영한 사진들을 보니 대개 웅화만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같은 나무에 웅화만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일본에서도 이런 웅화만 피는 나무가 존재한다고 한다. 그러나 가끔 양성화와 웅화가 섞인 화서와 양성화만 있는 화서도 보여 단성 자웅이주는 분명 아닌 것 같았다. 그러나 웅화와 양성화가 각기 다른 나무에서 피며 양성화가 자가수분을 하지 않아 실질적인 자화의 역할만을 한다면 자웅이주라는 묘사도 전혀 틀린 말은 아니게 된다. 


부게꽃나무

아래는 양성화 위에는 웅화

이런 경우는 아래 그림과 같이 화서 아래에만 열매를 맺는다.


부게꽃나무

위는 수꽃이 피었던 자리이다.


등록명 : 부게꽃나무

이  명 : 산겨릅나무, 부개근나무, 청부게꽃나무 등

학  명 : Acer ukurunduense Trautv. & C.A. Mey.

이  명 : Acer caudatum subsp. ukurunduense (Trautv. & C. A. Mey.) E. Murr.

분  류 : 무환자나무과 단풍나무속 낙엽 교목

원산지 : 우리 자생종, 중국 동북, 극동 러시아, 일본

중국명 : 화해축(花楷槭)

일본명 : 오가라바나(オガラバナ) : 마간화(麻幹花), 이명 - ホザキカエデ(穂咲楓) 

영어명 : Ukurundu maple

수  고 : 통상 8~10m 드물게 15m

수  피 : 거침, 회갈색 혹 심갈색, 상렬성박편탈락

가  지 : 세수, 당년지자색혹자갈색, 상유황색단유모, 다년생갈색혹심갈색, 무모혹근무모

동  아 : 단원추형, 외부2매인편 심자색, 황색단유모, 내부2매포편 갈색단유모

엽  편 : 막질혹지질, 기부절형혹근심장형, 외모근원형

잎크기 : 10~12 x 7~9cm

잎모양 : 상5렬, 희7렬, 열편활란형희3각란형, 선단예첨, 변연조거치, 열편간요결예첨, 심달엽편2/5

잎색상 : 상면심록색, 근무모, 하면담록색혹황록색, 담황색유모밀생

잎  맥 : 주맥 5조, 상면현저, 하면요철, 측맥11~13대, 봉예미, 현저, 하면현저 상면소엽맥불현저, 하면현저

엽  병 : 3~12cm, 미유단유모혹무모

꽃차례 : 황록색, 웅화 양성화 동주, 단유모 직립 정생 총상원추화서, 8~10cm

총화경 : 3cm, 생착엽소지상

꽃받침 : 5, 담황록색, 피침형, 2mm, 미유단유모

꽃부리 : 5, 백색미현담황, 도피침형, 장3mm

수  술 : 8, 무모, 화반중부착생, 장5mm, 신출화외, 화약황색

화  반 : 무모, 미렬

자  방 : 융모밀생

화  경 : 5~8mm, 세수, 피단유모

시  과 : 눈시담홍색, 성숙시황갈색, 상성직립수상과서 

소견과 : 란원형, 미유모, 지름6mm, 시포함 1.5~2cm x 6mm, 장개성직각

화  기 : 5월 

과  기 : 9월

산  지 : 해발 500 ~ 1,500m

지리산이나 황해도에서 자생한다는 어릴 때는 다소 털이 있으나 점차 없어져 드물게 기부 주맥에 조금 있는 것 외에는 잎 뒷면에 털이 거의 없는 변종 청부게꽃나무 Acer ukurunduense var.pilosum를 Nakai가 발표하였으나 현재는 부게꽃나무의 유사종으로 통합 이명처리 하고 있다. 


부게꽃나무


부게꽃나무


부게꽃나무


부게꽃나무


부게꽃나무

하면은 담황색 털이 밀생하고 주맥 5~7조와 측맥 11~13대가 뚜렷하게 볼록하다. 뒷면에 털이 거의 없어 과거 청부게꽃나무로 불리던 변종도 이제는 부게꽃나무로 통합되었다.

 

부게꽃나무

잎자루가 매우 길다.


부게꽃나무

잎자루가 매우 짧아 위와 대조가 된다. 이렇게 잎자루와 잎모양의 변이가 크다.



부게꽃나무

잎자루의 변이가 심하다.


부게꽃나무 웅화


부게꽃나무 웅화



부게꽃나무 웅화


부게꽃나무 웅화와 양성화가 섞인 것으로 보인다.


부게꽃나무 웅화와 양성화


부게꽃나무 양성화


부게꽃나무 웅화와 양성화



부게꽃나무 양성화


부게꽃나무 열매(시과)


부게꽃나무 열매(시과)



부게꽃나무 열매(시과)

90도 또는 그 이하로 벌어진다.


부게꽃나무 열매(시과) 부드러운 털이 있다.


부게꽃나무 열매(시과)

가지 끝에 과서가 달려있다.


부게꽃나무 열매(시과)

위는 수꽃이 있던 자리이며 직립 수상과서이다.


부게꽃나무 열매(시과)

어린 가지에는 털이 있다.


부게꽃나무 동아


부게꽃나무

교목이지만 떨기나무와 같이 여러 줄기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


부게꽃나무

심갈색 수피에 벗겨지는 특성이 있다.


부게꽃나무

주로 회갈색이며 피목이 크게 보이기도 하며 중국단풍이나 복자기와 같이 수피가 벗겨지는 특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