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탐구이야기

무환자나무과/ 단풍나무속

439 만주고로쇠, 우리 자생종 고로쇠나무들의 분류

낙은재 2018. 1. 3. 11:14

만주고로쇠


만주고로쇠

높이도 적당하고 수형이 아름답다.


앞에서 우리 자생종 단풍나무 종류는 거의 다 살펴 보았고 이제 고로쇠나무들만 남았으나 이 고로쇠들이 국제적으로 제대로 통일된 이론이 없어 나라마다 뒤죽박죽이고 국내 도감에서도 제대로 정리가 안되어 있어 그야말로 어지럽기 짝이 없다. 우선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록된 고로쇠라는 이름을 가진 수종이 모두 13종인데 이 중 외래 재배종 5종을 제외하더라도 우리 자생종이 8종이나 된다. 이들을 국제적인 기준으로 유사종들을 통합하고 최신 학명으로 변경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두 개의 원종과 세 개의 아종으로 분류되어 다소 간단해 진다. 이 과정에서 붉은고로쇠 등 3종은 유사종으로 이명처리되어 통합되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이명으로 분류하는 것을 국제 기준에 따라서 아종으로 승격시켰는데 그게 바로 우산고로쇠이다. 그래서 정리후 우리나라 자생 고로쇠나무 현황은 다음과 같다.


   

 

학   

신학명

털고로쇠나무

 

Acer pictum Thunb.

Acer pictum C.P. Thunberg ex A. Murray

 고로쇠나무

 

 Acer pictum subsp. mono (Maxim.) Ohashi

 Acer pictum subsp. mono (Maxim.) Ohashi

 긴고로쇠

 

 Acer mono f. dissectum (Wesm.) Rehder

 Acer pictum subsp. dissectum (Wesm.) H. Ohashi

  집께고로쇠

유사종

  Acer mono f. connivens (Nichols.) Rehder

  긴고로쇠의 유사종으로 이명처리

 왕고로쇠나무

 

 Acer mono var. savatieri (Pax) Nakai

 Acer pictum subsp. savatieri (Pax) H. Ohashi

 우산고로쇠

   Acer okamotoanum Nakai Acer pictum subsp. okamotoanum (Nakai) H.Ohashi

만주고로쇠

 

Acer pictum var. truncatum (Bunge) C.S.Chang

Acer truncatum Bunge

  털만주고로쇠

유사종

  Acer truncatum var. barbinerve (Nakai) T.B.Lee

  불명확한 학명이므로 현재로서는 유사종으로 봐야될 듯

  붉은고로쇠

유사종

  Acer mono f. rubripes T.B.Lee

  만주고로쇠의 유사종으로 이명처리


Acer pictum의 하위분류군으로 무려 9개의 아종을 두고 있는 최신 APGⅢ에 의하여 우리 자생종들을 정리하면 위와 같이 된다. 그러나 고로쇠의 분류는 아직 논란이 많아 일부 학자들은 Acer pictum의 아종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모두 하나로 통합하여 분류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털고로쇠나무만 원종으로 인정하고 고로쇠나무는 물론 만주고로쇠도 그 변종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전자를 따를 경우 우리나라 자생종은 고로쇠나무와 만주고로쇠 단 두 종만 남게 되며 후자를 따를 경우 하나의 원종과 두 개의 변종으로 분류된다. 그만큼 이 고로쇠 집안이 복잡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게다가 최초 툰베리가 발표한 학명 Acer pictum에 착오가 발생하여 한동안 Acer mono로 불리다가 다시 일본학자에 의하여 원상복구되는 과정을 거쳐 더더욱 혼란스럽다. 


고로쇠나무들 즉 Acer pictum에 대하여는 다음 포스팅에서 알아보기로 하고 이번에는 두 개의 원종 중 하나인 만주고로쇠를 먼저 알아보자. 이 수종의 우리나라 이름 만주고로쇠는 1937년 정태현 외의 [조선식물향명집]에 근거하는데 그당시에는 우리 자생종이 아닌 것으로 파악하였는지 중국 원산을 나타내는 만주고로쇠로 이름이 붙어 있다. 그러나 현재는 이 수종이 우리나라에서도 거의 전역에서 자생한다고 한다. 초창기부터 만주에서 건너온 외래종으로 파악하여 우리 자생종임을 몰랐는지 만약 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자생종으로 확인되었는지에 대한 정보는 찾을 수가 없다. 초창기 우리나라 방방곡곡의 식물을 조사하여 분류한 일본 식물학자 나카이가 왜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이 나무의 존재를 지나쳤는지 궁금하다. 1915년 나카이가 정리한 조선의 단풍나무 리스트에 들어 있지 않다.


혹시 우리 자생종은 국표식에 만주고로쇠의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는 10개 중 하나로 별도 인식하다가 나중에 유사종으로 확인되어 만주고로쇠에 통합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명 중에는 일본학자 미야베가 1895년 Acer lobelii var. platanoides Miyabe로 발표한 것이 있어 혹시나 하여 찾아봤으나 그 또한 우리나라가 아닌 만주 성경 등지에서 자생하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일본 식물학자 미야베(宮部 金吾 : 1860~1951)는 홋카이도대학 농학교수였는데 이미 1886년부터 1889년까지 미국 하바드대학에 식물학 연구를 위하여 유학까지 다녀왔다고 하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일본의 식물학 역사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실감한다. 여하튼 지금 현재도 많은 해외 자료에는 이 만주고로쇠의 분포지에 중국만 기재되어 있고 우리나라는 빠지는 경우가 많다.


중국에서도 길림 요녕성 즉 만주지방에서만 자생하는 수종은 아니며 하북 산서 섬서 산동 등 황화유역에도 광범위하게 분포를 하는 종이다. 중국에서는 이 수종을 만주와 관련된 이름으로는 부르지는 않고 열매가 중국 고대 화폐인 원보(元宝)를 닮았다고 원보축(元宝槭)이라고 부른다. 중국에서 별명으로 잎의 기부가 평평하다고 평기축(平基槭) 잎의 결각이 5개라고 오각수(五脚树)이라고도 하며 또는 축(槭)이라고도 부른다. 축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자전인 한나라 때 허신(许慎 : 58 ~ 149)이 저술한 설문(说文)에 나오는 “槭木可作大车揉” (축목가작대거유) 즉 단풍나무로 큰 수레바퀴(车輮)를 만든다는 내용에 근거한다. 허신이 말한 축이 황화유역에 많이 자생하던 바로 이 원보축(元宝槭)일 것이라는 것이다. 


오른쪽 열매가 왼쪽 중국 고대 화폐의 일종인 원보(元宝)를 닮았다고 중국에서는 원보축(元宝槭)이라 한다.


여기서 중국의 전통적인 풍(楓)과 축(槭)의 구분법인 三楓五이 등장을 한다. 풍을 대만풍나무 즉 풍향수(枫香树)로 축을 이 만주고로쇠 즉 원보축(元宝槭)으로 대입하면 삼풍오축(三楓五槭)은 매우 적절한 구분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풍나무나 동양풍나무 같은 잎이 5갈래인 풍(楓)이 있고 중국단풍이나 신나무 같은 잎이 3갈래인 (槭)도 있어서 이 삼풍오축은 유용한 구분법이 되지 못한다. 중국에서는 이 수종이 열매에서 얻은 기름은 식용과 공업용으로 사용되며 약으로도 사용되며 목재는 견인세치하여 특수공구나 건축자재로 사용되며 봄의 붉은 새순과 가을 단풍 및 수형이 아름다워 정원수로 또는 플라타너스나 아까시나무 등을 대체할 가로수용 수종이라고 보급에 힘쓰는 것 같다. 다만 이른 봄에 수액을 받아서 마신다는 내용은 중국에서는 없다.


삼풍오축(三楓五槭)

왼쪽은 조록나무과 풍나무 오른쪽은 만주고로쇠


학명 Acer truncatum는 1835년 러시아 식물학자 Alexander Bunge(1803~1890)가 북경 인근에서 채취한 표본에 근거하여 독립된 종으로 묘사 발표한 것으로 그 이후 나카이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이 여타 다양한 단풍나무들의 변종이라고 주장하여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대 장진성교수가 털고로쇠나무의 변종이라며 Acer pictum var. truncatum으로 학명표기를 하자 국표식에서 이대로 등록하고 있으나 현재 세계적으로 거의 모두 최초 Bunge가 발표한 Acer truncatum를 수용하고 있다. 종소명 truncatum는 영어로 cut off라는 뜻으로 이 나무의 잎 기부가 절형(截形)인 것을 말하며 중국 이명 평기축(平基槭)과 일맥상통하는 이름이다. 일본에서는 이 나무를 マンシュウイタヤ(満州板屋)라고 하는데 이 이름을 따라서 우리 이름이 만주고로쇠로 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 


만주고로쇠

잎의 기부 즉 밑부분이 칼로 자른(cut off) 듯 평평하다.


일반 영어명은 Shantung maple또는 purpleblow maple이라고 하는데 Shantung는 중국의 원산지 중 하나인 산동(山東)을 말하며 purpleblow는 이 나무의 새순 또는 가을 단풍의 자주색을 말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는 이창복박사가 명명한 마치 외견상 고로쇠나무의 변종 같은 학명을 가진 붉은고로쇠가 학명 Acer mono f. rubripes로 등록되어 있으나 이는 국제적으로 만주고로쇠의 유사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여기서 품종명 rubripes는 잎자루가 붉다는 뜻이다. 그 외에도 나카이가 최초 묘사한 것을 우리나라 이창복박사가 수정 발표했다는 잎 뒷면에 털이 있다는 털만주고로쇠가 하나의 변종으로 Acer truncatum var. barbinerve 국표식에 등록되어 있으나 이 학명은 해외에서는 그 존재를 찾아볼 수가 없다. 아마 제대로 수용되지 못한 것 같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변종으로 보기는 어렵겠다. 변종명 barbinerve는 잎맥에 털이 있다는 뜻이다.



만주고로쇠

새순과 단풍의 색상이 자주색이라고 영어로 purpleblow maple이라고도 한다.


등록명 : 만주고로쇠

학  명 : Acer truncatum Bunge

이  명 : Acer pictum var. truncatum (Bunge) C.S.Chang

분  류 : 무환자나무과 단풍나무속 낙엽 교목

원산지 : 우리 자생종, 중국

중국명 : 원보축(元宝槭), 별명 - 평기축(平基槭), 오각수(五脚树), 축(槭)

영어명 : Shantung maple, purpleblow maple

수  고 : 8~10m

수  피 : 회갈색혹심갈색, 심종렬

가  지 : 소지무모, 당년지록색, 다년지회갈색, 원형피공

동  아 : 소, 난원형, 인편예첨, 외측미피단유모

엽  편 : 지질, 5~10 x 8~12cm, 상5렬, 희7렬, 기부절형희근심장형

열  편 : 3각란형혹피침형, 선단예첨혹미상예첨, 변연전연, 3~5 x 1.5~2cm, 중앙렬편상단재3렬, 열편간요결예첨혹둔첨

색  상 : 상면심록색, 무모, 하면담록색, 눈시맥액피총모, 여타무모, 점노전부무모

주  맥 : 5조, 상면현저, 하면미철기

측  맥 : 상면미현저, 하면현저

엽  병 : 3~5cm, 희9cm, 무모, 희눈시정단피단유모

화  서 : 황록색꽃, 잡성, 웅화와양성화 동주, 상성무모적산방화서, 길이 5cm, 지름 8cm

총화경 : 1~2cm

꽃받침 : 5, 황록색, 장원형, 선단둔형, 장4~5mm

꽃부리 : 5, 담황색혹담백색, 장원도란형, 장5~7mm

수  술 : 8, 웅화수술 2~3mm, 양성화수술짧음, 화반의 내연에 착생, 화약황색, 화사무모

화  반 : 미렬

자  방 : 눈시유점성, 무모, 화주단, 장1mm, 무모, 2렬, 주두반권, 미만곡

화  경 : 세수, 장1cm, 무모,

열  매 : 시과눈시담록색, 성숙시담황색혹담갈색, 상성하수적산방과서 

소견과 : 압편상, 장1.3~1.8cm, 너비 1~1.2cm

날  개 : 장원형, 양측평행, 너비8mm, 상여소견과등장, 희초장, 장개성예각혹둔각

화  기 : 4월

과  기 : 8월

산  지 : 해발 400~1,200m

내한성 : 영하 30도

용  도 : 정원수, 가로수, 종자유 풍부 - 식용, 공업용, 목재세밀 - 특수용구, 건축자재


만주고로쇠

주로 5렬하지만 7렬도 보이며 중앙 열편은 다시 3렬하는 경우가 많다.


만주고로쇠


만주고로쇠


만주고로쇠


만주고로쇠

잎 뒷면 맥액에 총모가 있지만 점차 사라진다.


만주고로쇠

우리나라 국립수목원 도감에는 사진은 없고 표본만 있다.



만주고로쇠

국립수목원 도감


만주고로쇠

웅화


만주고로쇠

웅화 양성화와 모습이 비슷하지만 수술이 좀 더 길다. 


만주고로쇠 웅화



만주고로쇠 웅화

꽃받침 5개 꽃잎 5개 수술 8개이며 길이는 꽃잎이 가장 길고 꽃받침 수술 순이다.


만주고로쇠

산방화서이며 털은 없다.


만주고로쇠 웅화서


만주고로쇠 양성화

수술이 짧고 가운데 끝이 갈라진 화주가 보인다.


만주고로쇠 양성화


만주고로쇠

열매가 고로쇠에 비하면 좀 더 크다.


만주고로쇠


만주고로쇠



만주고로쇠

단풍


만주고로쇠

동아가 작고 계란원형이며 인편은 끝이 뾰족하고 복와상배열에 겉에 털이 있다. 


만주고로쇠 발아 모습

단풍나무로는 특이하게 지하자엽형 발아 (地下子葉型 發芽) 모습을 보인다.

이는 영어로는 Hypogeal germination라고 하며 지상자엽형인 Epigeal germination과 대립되는 개념이다.


오른쪽이 지하발아형인데 종자가 발아한 자엽이 지하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만주고로쇠 잎과 수피

북경식물원


만주고로쇠


만주고로쇠


만주고로쇠

중국 산동성 원산이라고 영어로 Shantung maple라고 한다.


만주고로쇠 원예종

Acer truncatum 'Keithsform'


만주고로쇠 원예종

Acer truncatum 'Fire dragon'

이들 두 종은 모두 미국 텍사스에 있는 Metro maples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단풍나무 수목원에서 Keith Johansson이 개량한 것이다.